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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문
폴 알테르 지음, 이상해 옮김 / 시공사 / 2009년 10월
평점 :
절판
밀실에서 벌어지는 불가능한 범죄를 다룬 추리소설하면 우선 존 딕슨 카 선생님이 떠오르죠. <네 번째 문>은 프랑스의 존 딕슨 카로 불린다는 폴 알테르의 두 번째 작품으로 1987년 코냑 상 수상작이자 일본 미스터리 팬들에게도 무척 인기가 많은 작품이라고 하네요. 또한 명탐정 트위스트 박사가 멋진 활약을 하는 작품이기도 하고요. 존 딕슨 카뿐만 아니라 애거서 크리스티, 가스통 르루 등 고전 추리작가의 영향도 많이 받은 것 같더군요. 그리고 존 딕슨 카의 밀실을 소재로 한 불가능한 범죄 이야기를 따라가다 뒤통수를 치는 반전도 나름 유쾌했고요. 심리학적인 방법으로 사건을 추리하는 명탐정이 등장합니다. 존 딕슨 카의 추리소설에 등장하는 펠 박사를 떠올리는 순간 뒤집어버리네요.
옥스퍼드 교외의 한 마을의 빅터 단리의 저택 꼭대기 층 다락방(밀실)에서 그의 아내가 칼에 찔려 죽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물론 외부적인 요인이나 살해 동기를 전혀 찾을 수가 없어서 사건은 자살로 종결짓습니다. 그리고 3년 후 맞은편 저택에 사는 아서 화이트의 아내가 불의의 사고로 목숨을 잃는 사건이 발생하고, 그 이후 조용한 마을에는 연속적인 살인사건이 계속 일어납니다. 빅터 단리의 아내가 죽은 다락방에서는 유령(환영)이 나타나고, 영매술사 래티머 부인은 그런 유령과 대화를 하고, 화이트의 아들 헨리는 다른 장소에서 각각 발견되며, 헨리(?)는 빅터 단리의 아내가 죽은 다락방(역시나 밀실)에서 죽은 시체로 발견됩니다. 유령의 존재를 인정해야만 사건을 해결할 수 있는데, 유령의 존재를 인정하더라도 사건은 뭔가가 이상합니다. 아니 뭔가가 어긋나 있다고 할까요?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초자연적인 마술과 논리적 추리가 교묘하게 어우러져 작품을 더욱 풍성하게 만듭니다. 다락방 밀실살인의 트릭도 나름 신선하고, 3부 막간에서의 반전(구성상의 반전)과 5부 사건 해결 후의 또 다른 반전까지(사실 조금 무리수를 둔 반전 같기도 한데) 구성이나 트릭, 반전 모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네요. 존 딕슨 카의 추리소설만큼의 기괴한 분위기는 없지만 추리의 논리성이나 구성의 치밀함은 나름 괜찮네요. 프랑스 작가의 본격 미스터리라 사실 조금 걱정을 했는데, 가독성도 좋고(제한된 등장인물의 등장, 스토리 구성의 단순성. 따라서 따라가기가 무척 쉽습니다) 재미도 있네요. 밀실트릭을 소재로 한 본격 미스터리 좋아하시는 분들은 일독을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