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눈박이 원숭이
미치오 슈스케 지음, 김윤수 옮김 / 들녘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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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년 판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에서 작가별 득표수 1위를 차지한 명성답게 이번 작품 <외눈박이 원숭이>도 재미있네요. <섀도우>, <해바라기가 피지 않은 여름> 그리고 <외눈박이 원숭이>까지 딱 세 편의 작품을 읽었는데, 어떤 일관된 흐름을 보이지 않고(예측하기가 힘들더군요), 어디로 튈지 모르는 엉뚱함을 계속 보여주네요(사실 매니아들 사이에서만 추앙 받는 이태리 호러영화의 거장 루치오 풀치 감독과 그의 작품 <좀비>, <뉴욕리퍼> 등을 이 작품에서 보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네요. 그리고 글 속에 미치오 슈스케의 애정이 들어간 것 같아 무척 반가웠습니다. 저 역시 루치오 풀치의 고어영화들을 무척 좋아하거든요. 뭐 작품과는 별 상관없는 잡담입니다).

 

  도청전문 탐정 미나시의 평범한 일상으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미나시는 귀가 남들과는 조금 다르다는 이유로 헤드폰을 쓰고 사건을 추리하고 해결합니다. 다니구치 악기사로부터 경쟁업체의 디자인 도용에 대한 사실 여부를 밝혀달라는 의뢰를 받고 사건을 수사하던 중 눈이 남들과 조금 다른 여자, 후유에를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벌어지는 경쟁업체 살인사건과 누명을 쓰게 된 후유에, 그리고 그 내막을 밝히려는 탐정 미나시. 여기까지는 뭐 여타의 추리소설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아 맞다. 탐정 미나시는 뛰어난 청각능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멀리에서 소곤거리는 대화도 모두 들을 수 있을 정도로 청강능력이 뛰어납니다. 설마 초능력이 등장하는 것인가? 뭐 이건 넘어가고 추리소설의 기본적인 요소는 뭐 대충 갖추었습니다. 그런데 미나시의 탐정 사무소 팬텀이 있는 2층짜리 고물아파트 로즈플랫에 거주하는 인간들이 조금 특이하고 괴팍합니다. 이거 코믹 탐정 추리 소설인가? 도헤이라는 청년은 카드로 미래를 예언하는 능력을 갖고 있기도 합니다. 이거 또 초능력의 등장인가? 암튼 탐정의 능력도 범상치가 않은데, 아파트 주민들로 인해 이야기는 무겁다기보다는 밝은 분위기를 띕니다. 유쾌하다고 할까요.

  사실 미치오 슈스케에게 기대한 것은 이런 추리소설은 아닌데, 사건이 너무 평범하게 흘러가서 실망하려는 순간 (후반부에) 전혀 다른 반전을 준비하고 있더군요. 미치오 슈스케는 새로움과 재미를 아는 작가죠. 결코 독자를 실망시키지는 않습니다(물론 반전이 뻔하고 약하다고 하시는 분들도 있겠지만요). 감동의 코드가 살짝 들어 간 본격 미스터리라고 정의할 수 있겠네요. 의아하고 황당했던 것들이 마지막 반전으로 인해 논리 정연한 사건들로 뒤바뀝니다. 미치오 슈스케는 확실히 영리한 작가입니다. 국내에 소개된 <섀도우>, <해바라기가 피지 않은 여름>만큼의 반전은 아닐지도 모르지만, 소소한 즐거움을 마지막에 확실히 주고 있습니다. 조금은 불편할 수도 있는 소재인데, 이런 불편한 소재를 이런 식으로 추리소설에 활용을 하기도 하는군요. 나중에 뜯어보면 여러 의미를 찾을 수 있는 그런 작품입니다. 괜찮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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