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일은 결국 벌어진다 - 하 - 스티븐 킹 단편집 밀리언셀러 클럽 101
스티븐 킹 지음, 조영학 옮김 / 황금가지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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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킹 단편집 《모든 일은 결국 벌어진다》(상)권에 이어 (하)권을 읽었는데, 역시나 이번 단편집에도 흥미로운 작품들이 많네요. 개인적으로는 E-Book으로 선보여 화제가 되었던 <총알 차 타기>와 미카엘 하프스트롬 감독의 영화 『1408』의 원작 <1408>이 가장 궁금했는데, 분량이나 완성도, 그리고 재미 면에서 역시나 앞의 언급한 두 작품이 가장 괜찮네요. <1408>은 영화를 먼저 봤는데, 영화와 원작의 차이가 궁금했는데 크게 차이는 없더군요. 영화『1408』이 원작의 분위기를 잘 살렸더군요. 무엇보다 영화는 초자연적인 공포 요소들을 더 추가해서(바다 위의 배 그림이 현실화되는 부분이나 무척 추운 곳으로 떨어진 부분, 그리고 창문으로 탈출하는 부분 등) 이야기를 더 풍부하게 만들었더군요. 원작도 좋지만 <1408>은 영화도 추천합니다.

E-Book으로 화제가 되었던 <총알 차 타기>는 스티븐 킹의 기존 공포소설과 가장 많이 닮은 소설이 아닌가 싶네요. 그만큼 재미있습니다. 어머님이 입원한 병원을 가기 위해 히치하이커를 하게 된 소년이 겪게 되는 심리적인 공포가 무척 잘 그려진 작품입니다. 물론 그가 겪은 무시무시한 일들은 망상일 수도 있고, 실제 현실일 수도 있습니다. 이번 단편집에 수록된 단편들의 주인공들이 대부분 이런 심리적 망상에 사로잡혀 있더군요. 물론 실제로 초현실적인 일들이 벌어진 것일 수도 있지만요, 저는 주인공들의 망상이 아닐까 싶네요. <1408>의 모텔에 머무는 유령 관련 에세이를 쓰는 작가도 그런 망상에 시달리는 것 같고요. 정말 그 호텔에는 유령이 있었을까요? 그리고 <총알 차 타기>에는 가난한 가족에 대한 이야기도 있습니다. 자신이 살기 위해 어머니의 목숨을 줘버리는 소년의 죄책감은 아마 그가 죽는 순간까지도 짊어지고 가야 할 짐이 아닐까 싶네요. 소설 속에서는 유원지에서의 유년시절 이야기도 잠깐 나오는데, 개인적으로 무서우면서도 조금은 슬픈 이야기였습니다.

<데자뷰>는 결혼한 여자의 신경성 스트레스를 다룬 이야기이고(자꾸 데자뷰 현상이 보인다면서 일어나지도 않을 일을 미리부터 겁을 먹고 의심합니다. 주로 여자의 독백에 의해서 이야기가 진행되는데, 정신 상태가 조금 불안한 듯. 그런데 개인적으로는 조금 난해하기도 한 작품이었습니다. 여자의 정신적 불안 상태가 별로 공감은 되지 않았거든요), <고담 카페에서의 점심 식사>는 금연과 이혼 때문에 역시나 정신적으로 불안 상태에 놓인 한 남자의 고군분투를 다룬 이야기인데, 주인공이 고담 카페에서의 미친 놈(지배인)의 칼부림으로부터 벗어나는 장면은 역시나 좋더군요(사실 스티븐 킹에서의 소설에서는 이런 내용과 장면을 기대하는 편인데, 이번 단편집에서는 그런 장면이나 내용을 다룬 단편은 거의 없더군요. 아무래도 스티븐 킹에게도 변화가 온 듯).

<L.T.의 애완동물 이론>은 수컷 개는 아내만을 좋아하고, 암컷 고양이는 남편만을 좋아하는 어느 부부가 서로 싸운 후 헤어지게 되기까지의 과정을 그린 소설인데, 착상은 기발하고 재미있으나(물론 마지막의 결말도 역시나) 큰 임팩트는 없더군요. 저는 조금 지루하게 읽었습니다. 다음으로 <로드 바이러스, 북쪽으로 가다> 이 작품은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그림 속의 차가 움직여서 사람을 죽인다는 설정 자체가 제가 좋아하는 부류의 공포 이야기라서 무척 흥미로웠습니다. 개인적으로 스티븐 킹에게 이런 이야기가 가장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그리고 그림 속의 차가 움직이면서 타고 있던 청년과 눈이 마주칠 때의 그 불길함. 아니 로즈우드라는 마을에서 그 그림을 샀을 때부터 불길했습니다. 그런 불길한 예감이 잘 녹아든 작품이 아닐까 싶어요. 마지막 <행운의 동전>은 가난한 가족의 정말 기적 같은 마법(비록 그 마법의 힘이 오래가지는 못하겠지만)을 다룬 작품입니다. 25센트의 행운의 동전, 조금은 슬픈 이야기인데, 그래도 희망을 쉽게 포기하지는 않겠다는 의지가 살짝 엿보이는 소설입니다. 슬프면서 따뜻한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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