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는 숲 현대문학 가가형사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0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가가 형사 시리즈」 제2탄. 1989년에 발표된 작품으로 명문 '다카야나기 발레단'에서의 의문의 연속 살인사건을 그리고 있습니다. 발레 무대가 배경입니다. 즉 한정된 공간과 제한된 인원 내에서 추리를 할 수 밖에 없는 사건입니다. 사실 사건은 조금 루즈하게 진행되는 면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가가 형사(및 수사팀)의 추리가 조금 늦다고 할까요? 뭔가가 발견되는 것이 늦습니다. 미국까지 수사팀을 보낼 정도입니다. 또한 독자가 추리할 수 있는 여지가 조금 없다고 할까요? 형사들이 수사를 해서 뭔가가 발견되어야만 앞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조금 답답하기도 하고요. 그리고 가가 형사의 추리도 <소년탐정 김전일>처럼 갑자기 떠오르는 경우가 많고요("가가는 멍하니 생각을 더듬다가 문득 눈이 번쩍 뜨인 듯한 마음이 들었다. 그렇다. 이야기가 그렇게 된다면 실로 앞뒤가 딱 맞아떨어진다." 이런 표현들이 그렇습니다. 불현듯 떠오르는 생각들이 사건 해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뭐 이게 나쁘다는 것은 아닙니다. 약간의 상상력을 동원하여 흩어진 퍼즐 조각들을 각기 알맞은 자리에 채워 넣으면 될 뿐, 결코 반칙은 아닙니다.

<잠자는 숲> 역시 히가시노 게이고가 「가가 형사 시리즈」에 얼마나 애정이 많은지 알 수 있는 작품입니다. 정당방위 살인사건과 객석 위에서의 (니코틴) 독살사건이 주요 사건인데, 과감하게 배팅을 하기도 하고, 조심스럽게 접근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다양한 트릭 역시 빼놓을 수 없고요. 사실 이번 작품은 <졸업>에서의 그 '삼월화 살인게임'처럼 수학 논리적인 사고력을 요구하지는 않습니다. 인간관계에 초점을 둔 추리라고 할까요? 결국 범행의 동기는 인간관계에 숨어 있습니다. 그 관계도를 파악하는 것이 물론 쉽지는 않죠. 그러니까 이번 작품은 트릭보다는 인간 이면에 감추어진 진실을 파헤치는 사회파 미스터리 계열에 가까운 추리소설이 아닐까 싶네요. 여담으로 <졸업>에서는 대학 동기와의 풋풋한 로맨스가 있었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발레리나와의 조금 적극적인 로맨스가 있습니다(참고로 이 작품에서 가가 형사는 30세 전후로 나옵니다. 이미 교사를 그만 둔 상황입니다. 교사로서도 사건을 해결하는 에피소드가 있을 줄 알았는데 없네요). 마지막으로 저는 이 소설에서의 가장 중요한 트릭, 공정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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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석 2009-07-02 09: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데 별 3개! 썩 훌륭하진 않았나보군요;

로네리 2009-07-03 09:46   좋아요 0 | URL
3개 반인데... 반은 줄 수가 없어서 그냥 3개 줬습니다. 사실 4개를 줘도 크게 상관은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