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워
배명훈 지음 / 오멜라스(웅진) / 200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아마도 100년 후, 한국 문단은 작가 배명훈이 이 땅에 있었다는 사실에 뒤늦은 감사를 표해야 할 것이다. 오늘 그가 쌓은 '타워'의 높이보다 그 탑의 그림자가 몇 배는 더 길거란 사실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 박민규(소설가)

박민규 씨는 국내 작가 중에서 (현재) 천명관 씨와 함께 가장 좋아하는 작가입니다. 그런 박민규 씨가 SF소설을 쓰는 후배 작가에게 저런 극찬을 했습니다. 박민규 씨의 저런 극찬 100% 믿으셔도 됩니다. 정말 황홀하고 충격적이고 재미있는 작품이었습니다. 불온한 나라에서 날아온 작가의 불온한 상상력에 경배를!

빈스토크(Beanstalk)는 674층 높이에 인구 50만 명을 수용하는 가상의 도시국가입니다. 그런데 결코 빈스토크는 가상도시(타워)가 아닙니다. 현재 진행형인 대한민국의 슬픈 현실입니다. 현재의 대한민국은 몹시 이상합니다. 아니 지금 2009년의 대한민국은 정말 이상합니다. 배명훈의 『타워』는 현 대한민국의 정치 상황을 너무나도 날카롭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소름이 돋지만 한편으로는 슬픕니다. 이 소설은 21세기의 슬픈 대한민국의 자화상입니다. 유쾌하지만 웃을 수는 없습니다. 웃음은 너무나도 쉽게 슬픔으로 변화거든요. 「타클라마칸 배달 사고」(참고로 『타워』는 빈스토크라는 타워이자 가상도시를 소재로 한 연작소설집입니다)를 보면 비정규직 비행기 조종사가 나옵니다. 빈스토크는 주변 국가와의 정치나 외교적인 문제 때문에 외부로부터 용병을 고용합니다. 적대국에 의해서 비행기는 사막에 추락합니다. 권가 권력은 그를 버립니다. 일회용 소모품으로 취급하고 그냥 모른 채 합니다. 용도 폐기. 「엘리베이터 기동연습」이라는 단편을 살펴볼까요? 수평운송노조와 수직운송조합이 등장합니다(674층의 높이다 보니 수직운송만큼 수평운송도 중요합니다. 일직선의 타워는 아니거든요). 그 두 단체의 입장 차이를 보다 보면 정말 현재 대한민국의 많은 상황들이 조건반사적으로 떠오릅니다. 이런 재기 넘치는 불온한 상상력을 품고 있는 내용들이 정말 많습니다. 아니 배명훈의 『타워』는 불온서적입니다. SF소설이라는 장르의 외피를 쓰고 있지만 그 내면은 정치풍자비판(사회비판) 소설입니다. 그러나 무조건적으로 현 대한민국을 비판하지는 않습니다. 희망 또한 제시합니다. 그러니까 그냥 무조건 현 정치를 씹음으로써 오르가즘을 느끼는 그런 자위소설은 아니라는 말입니다. 암튼 말이 길어졌습니다. 2009년에 꼭 읽어야 할 소설이라 생각합니다. 너무 재밌습니다. 마지막으로 빈스토크의 유명 배우 P라는 개의 말을 인용하면서 감상을 마치겠습니다. 끝으로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멍멍!! 멍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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