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울어진 저택의 범죄 미타라이 기요시 시리즈
시마다 소지 지음, 한희선 옮김 / 시공사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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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정말 오랜만에 뇌를 사용하면서 읽은 본격 미스터리소설이네요. 유빙관(流氷館)이라 불리는 기울어진 저택 자체가 트릭이고 스포일러입니다. 건물 자체가 복잡한 미로 같아서 초반에는 조금 고생을 했는데, 그런 복잡한 건물 설계 자체가 이 건물의 주인인 고자부로나 작가인 시마다 소지의 집념이자 광기가 아닐까 싶네요. 암튼 그 집념이나 광기 앞에서는 고개가 숙여지지 않을 수 없네요.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트릭이냐 아니냐를 떠나서 발상 자체의 선선함에는 정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네요. 물론 100% 순수한 트릭(속임수)은 아니지만 기쿠오카의 밀실살인은 정말 다른 본격 추리소설에 등장하는 밀실살인들과 비교해서도 절대 뒤지지가 않네요. 독창성과 상상력은 정말 뛰어나네요. 단 이 밀실살인의 트릭을 풀기 위해서는 유빙관이라 불리는 기괴한 저택에 대한 완벽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그런데 아무리 첫 장의 저택 도면을 보더라도 (입체가 아닌 평면이라서 그런지) 이 건축물을 완벽하게 이해할 수는 없더군요. 물론 그림이 아닌 글자로 친절하게 설명이 되어 있기는 하지만, (조금 오버해서) 기하학적(도형) 이해력이 떨어진다면 사건이 해결되었어도 '이게 뭐지?' 하는 반응이 일어날 수도 있을 것 같네요. 실제 건축물(모형)을 본다면 이해가 빠르겠지만요. 그만큼 머릿속으로 건축물의 모습에 대한 상상력이 요구되는 작품이 아닐까 싶어요.

기울어진 저택, 유빙관에서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밀실 살인사건이 연속적으로 벌어집니다. 밖에서는 눈보라가 휘몰아치고, 외부에서나 내부에서나 범인으로 의심되는 사람의 흔적조차 없습니다. 심지어는 형사가 저택에 있음에도 살인사건이 벌어집니다. 밀실트릭도 아주 고약하고, 형사들도 자포자기를 합니다. 벽을 지나갈 수 있는 귀신이나 유령이 범인이면 사건 해결도 참 쉬울 텐데, 초자연적인 현상을 다룬 공포도 아니니 그럴 수는 없겠죠?(독자들이 바보가 아닌 이상) 암튼 이 소설은 순수한 트릭으로만 이루어진 본격 미스터리소설입니다. 살해 동기는 후에 밝혀지지만 사실 약합니다. 후일담 정도의 독자에 대한 서비스 정도. 오로지 독특한 트릭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본격 미스터리 독자들에게는 무척 반가운 작품이 아닐까 싶어요. 단, 초반에는 조금 늘어지는 감이 없지 않아 있더군요. 그래도 중반부터는 점성술사 탐정 미라타이 기요시가 등장하면서 속도가 붙더군요. 암튼 매력적인 탐정들이 많지만, 미라타이 이 아저씨도 은근히 재미있는 것 같아요. 특히나 경찰과 말장난 하는 장면은 폭소를 했습니다. '저 자식 저거 뭐야? 미친 거 아니야?' 대부분 이런 반응. 그런데 미치지 않고서야 어찌 이 사건을 해결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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