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착의 론도 오리하라 이치 도착 시리즈 1
오리하라 이치 지음, 권일영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08년 11월
평점 :
절판



도착 시리즈의 서막 <도착의 론도>는 서술트릭의 묘미를 느낄 수 있는 추리소설입니다. '서술트릭 자체가 스포일러 아니냐?'라고 반문하실 분들이 있겠지만, 출판사에서도 서술트릭으로 홍보를 하고 있고, 알고 읽어도 크게 문제가 없습니다. 서술트릭을 깨고 싶으신 분들은 눈 똑바로 뜨고, 집중해서 읽으시기 바랍니다. 어느 정도 예상은 할 수 있겠지만, 작가의 장난에는 두 손, 두 발 다 들 수밖에 없네요. 일본의 권위 있는 추리소설상인 에도가와 란포상의 도작 사건을 넌지시 암시하면서 이야기를 이끌어가니 뭐 대단하다고 할 수 밖에 없네요. 아니면 뭐 두려움이 없는 거겠죠.

<도착의 론도>는 1989년에 출판되었더군요. 에도가와 란포상, 일본추리작가협회상 모두 떨어졌지만, 이 재미있는 소설이 지금에야 소개가 된 것은 조금 의외더군요. 물론 서술트릭이라는 것 자체가 국내에는 그렇게 익숙한 것이 아니었지만요(그런 면에서 이 소설은 <벚꽃 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와 <살육에 이르는 병>에 기대고 있는 면이 큰 것 같아요). 앞의 두 작품을 언급한 이유는 아시겠지만, 서술트릭이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벚꽃 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와 <살육에 이르는 병> 모두 충격적인 반전이 나오는 서술트릭을 구사하는 추리소설임에도 한편으로는 '사기'라는 평까지 들을 정도로 굉장히 평가가 극과 극이었고, 그 충격의 강도 역시 엄청났죠. 이 두 소설이 국내에 서술트릭이라는 추리소설의 장르를 넓히는데 기여한 면은 확실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도착의 론도>는? <벚꽃 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와 <살육에 이르는 병>처럼 '사기'로 느껴질 만한 서술트릭을 구사하는 추리소설은 아닙니다. 그것보다는 뻔뻔하고 과감한 유희정신이 돋보이는 추리소설이라고 할까요? 서술트릭 자체가 목적이 아닌 하나의 오락거리로 이 소설에서는 다루고지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서술트릭이라는 반전을 제외하고도 충분히 재미있는 요소가 많습니다. 작가의 능청스러움, 뻔뻔함, 그리고 (후기까지 읽으면) 치열함까지 느껴지는 아주 보기 드문 그런 서술트릭을 구사하는 추리소설입니다. 오리하라 이치 확실히 재미있는 작가입니다. 염려되는 점은 소설 속 <환상의 여인>처럼 이 소설이 오리하라 이치의 최고의 작품은 아닐까 하는 점입니다. 암튼 이 작가의 다른 작품들을 좀 더 읽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암튼 재미있는 작가의 재미있는 소설입니다.

인터넷에서 검색을 해봅니다. 제34회 에도가와 란포상의 사카모토 고이치의 <백색의 잔상>과 제43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의 사사키조의 <에트로프발 긴급전>(참고로 하라 료의 <내가 죽인 소녀>와 오리하라 이치의 <도착의 론도>는 후보로 선정되었습니다). 모두 실재하는 작품이더군요. 암튼 대단한 작품들과 경쟁을 했네요. 그래도 수상을 못한 것은 몹시 아쉽네요. 뭐 그래도 결국 일본추리작가협회상은 받았더군요. 암튼 이런 모든 이야기들이 소설 속에 등장합니다. 뭐 아주 재미있습니다. 소설가와 도작자, 그리고 추리소설을 쓴다는 것 등 암튼 추리소설 매니아라면 흥미로운 요소들이 무척 많습니다. 이 소설은 추리소설 매니아들을 위한 소설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굉장히 매니아적인 요소들이 많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작가 지망생 야마모토 야스오가 추리소설을 쓰는 과정이 몹시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암튼 추리소설 작가 지망생 분들에게도 굉장히 흥미롭고 재미있는 요소들이 많습니다.

도대체 무슨 소설이냐? 그러고 보니 소설의 내용은 거의 언급을 하지 않았네요. 사실 서술트릭을 구사하는 추리소설은 스토리 자체를 알면 조금은 재미가 없죠. 암튼 후회하지는 않을 작품입니다. 특히나 서술트릭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는요. 정말 오랜만에 오락적인 요소가 가득한 서술트릭을 구사하는 추리소설을 만나게 되었네요. 충격전인 반전 물론 있습니다. 끝까지 긴장을 늦추지 말고 읽으세요. 그리고 역시나 한 문장, 한 문장 집중해서 읽어보세요. 그리고 한번 추리해 보세요. 물론 저처럼 아무 생각 없이 읽는 것이 오히려 더 재미있겠지만요. 마지막으로 소설의 내용과 표지의 싱크로율은 정말 정확하네요. 이야기가 아주 뱅글뱅글 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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