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전체주의와 문명의 야만] 서평단 알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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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전체주의와 문명의 야만 ㅣ 問 라이브러리 2
도정일 지음 / 생각의나무 / 2008년 9월
평점 :
품절
생각의 나무 <문라이브러리> 시리즈의 두 번째 책입니다. 영문학자 도정일 씨가 바라본 시장전체주의의 위험성과 인문학의 위기에 대해서 신랄하게 평한 비평서입니다. 새롭게 발표된 원고보다는 기존(특히 밀레니엄을 앞둔 1990년대 후반에 발표된) 원고가 많아요. 그렇다고 해서 유효기간이 지난 것은 아닙니다. 아직도 시장전체주의는 판을 치고 있고, 사교육은 위험 수위까지 가 있으며(우리나라를 떠난다는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죠. 국민을 버리는 국가, 이게 정말 국가 맞습니까?), 인문학의 가치는 땅바닥에 떨어지다 못해 내 팽개쳐져 있죠. 분명 나라는 위기인데, 사람들은 태평하게 살아가고 있고, 아무도 그 위험을 감지하지 못하고 있어요. 그러한 기능을 해 주는 것이 바로 인문학인데, 대학에서조차 인문학은 '돈 안 되는 학문'으로 낙인찍힌 채 거리로 내 몰리고 있죠.
<시장전체주의와 문명의 야만>은 크게 6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밀레니엄, 오 밀레니엄!', '문화 영역의 세계화 또는 아큐 현상', '문명의 야만성과 세계화 비전', '경쟁력, 수월성, 창의성의 비극: 배반의 교육과 교육의 배반', '시장전체주의와 한국 인문학', '시장전체주의와 인문 가치' 이렇게 6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밀레니엄, 오 밀레니엄!'의 장이 원래 내용이 어려운 것인지, 아니면 오랜만에 읽은 인문서(몇 년 만의 처음이라는)라 저의 이해력이 딸려서 어려운 건지 암튼 잘은 모르겠지만, 진도가 잘 안 나가더군요. 스스로 자학을 했습니다. 이렇게 무식해서야, 한글도 이해를 못하다니. 암튼 초반에는 긴장도 해고 그래서인지 어렵더군요. 그런데 '문화 영역의 세계화 또는 아큐 현상'부터는 머리에 쏙쏙 들어오고, 이해도 잘 되더군요. 또한 이런 사회, 국민, 국가에 대해서 심도 있게 비판하는 글도 정말 오랜만에 읽은 것 같고요. 내가 살아가는 사회에 대해서 그 동안 너무 무심한 게 아니었나 하는 반성도 들었고요. 암튼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국민이라면 한번 쯤 읽어두면 좋을 듯싶네요.
개인적으로 인문학의 위기에 대한 글과 김영삼-김대중의 문민정부시기를 잇는 세계화에 대한 비판의 글이 좋더군요. 허울뿐인 세계화가 어떻게 국민들을 죽음으로 내 모는지, 정말 가슴 깊숙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 대학수학능력 시험을 위해 암기식으로 무조건 외우고, 대학도 세계화와 시장경쟁체제에 발맞춰 회사에 바로 투입 가능한 인간으로 길러내고, 그렇지 못한 대학은 죽여 버리고, 그렇지 못한 학문 역시 죽여 버리고, 적응하지 못한 인간들 역시 죽여 버리고. 과연 무엇을, 누구를 위한 세계화인지. 도정일 씨는 세계화와 시장전체주의 자체를 비판하지는 않습니다. 자본주의사회에서는 어쩔 수 없으니까요. 그런데 오로지 세계화와 시장전체주의만을 위해서 무조건 죽이고, 싸움터에서 살아남는 것을 강요하는 교육을 정부에서 권장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죠. 경쟁력과 수월성, 창의성을 위한 교육이 지금 이루어지고 있는 건가요? 1990년대에 발표한 그의 글을 이제 평가해 봅시다. 그렇게 경쟁력과 수월성, 창의성을 부르짖었던 교육이 성공하고 있나요? 인성교육은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나요? 인성교육은 필요하다고 그렇게 강조하면서 대학에서의 인문학은 왜 자꾸 죽이려고 하는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