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 앤드 커맨더 2 오브리-머투린 시리즈 1
패트릭 오브라이언 지음, 이원경 옮김 / 황금가지 / 2008년 9월
평점 :
절판


 

오브리-머투린의 모험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제2권. 함장 오브리와 부관 딜런과의 마찰이 생기고, 큰 위험에 빠지기도 하며(군법회의), 영국 함대와 프랑스-에스파냐 연함 함대 간의 큰 전투도 벌어집니다. 제1권에 비해서 스케일이 조금 커지기는 했지만, 역시나 기존의 영웅물과는 방향을 달리 하는 작품이라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장감이나 커다란 감동은 역시 없습니다. 소피호(오브린 함장이 모는 배의 이름)가 커다란 위기에 처해서 부관(이런 저런 마찰이 많기는 했지만)이 죽는 상황까지 발생하지만 오브린은 냉정합니다. 나포 상금과 진급에 관심이 오히려 많거든요. 주인공인 줄 알았는데, 이렇게 초반에 죽이다니, 하면서 잠깐 생각을 했는데 배 위에서 살아가는 선원들이 살고 죽는 것은 순간이라 나중에야 이해가 되더군요. 영웅은 살고, 악인은 죽는 그런 전형적인 영웅소설은 절대 아닙니다. 그리고 동료가 죽더라도 살아남은 사람들은 또 앞으로 살아가야 하기 때문에 죽음 앞에 조금은 초연해지는 것이 아닌가 싶네요. 따라서 동료가 죽어도 어떤 감동을 기대하기는 힘듭니다. 21권으로 이루어진 <마스터 앤드 커맨더>는 해양 대서사시입니다. 유능한 부관이 죽는 것쯤이야 이야기의 극히 작은 부분을 차지할 뿐이죠. 물론 죽음 자체가 의미가 없다는 것은 아닙니다.

제2권의 내용은 크게 함장 오브리와 부관 딜런과의 마찰, 군의관 머투린의 배 생활에서 오는 회의감과 그로 인한 고민, 에스파냐의 지벡 프리깃의 나포(전략상으로 무척 힘든 전투인데 승리를 거둡니다. 당연히 포상과 진급이 있을 거라 오브리 함장을 포함해 선원들은 기대를 하나 하트 사령관의 질투와 시기로 오히려 초라한 우편선을 호위하는 임무를 수행하게 됩니다), 프랑스 전함으로부터의 추격 및 나포, 그리고 영국 함대와 프랑스-에스파냐 연함 함대 간의 전투, 군법회의로 이어지는 오브리-머투린의 위기로 볼 수 있겠네요. 물론 위기는 잘 넘깁니다. 그리고 소피호(작은 배)만 보다가 엄청난 전함들이 등장하니 가슴이 두근거리더군요. 정말 소피호가 초라하게 느껴지더군요.

이번 작품은 1권에 비해 조금 이해하기는 쉬웠으나 역시나 어렵기는 하더군요. 주석도 많고, 지역들도 많이 나오고(어디인지도 모르는 곳), 전투 시의 전략이나 모습들도 아직은 구체적으로 떠오르지가 않고요. 21권으로 이루어진 해양소설은 확실히 엄청난 것 같아요. 예전에 <반지의 제왕>을 읽을 때도 참 힘들었는데, <마스터 앤드 커맨더> 시리즈에 비하면 <반지의 제왕>은 정말 쉬웠던 것 같네요(분량 면이나 내용 이해 면에서). 암튼 이 소설이 국내에 계속 소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오브리-머투린이 과연 어떤 모험들을 겪게 될지 궁금하기는 하네요. 그나저나 이 소설의 패트릭 오브라이언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 과학, 의학, 역사, 해양 등등 정말 많은 분야에 있어 지식이 해박한 것 같아요. 소설의 재미있고 없고를 떠나서 작가의 능력만은 정말 인정하지 않을 수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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