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펙트 플랜 노블우드 클럽 3
야나기하라 케이 지음, 이은주 옮김 / 로크미디어 / 2008년 9월
평점 :
품절


 

그녀의 생활을 지탱해 주는 것은 오직, 그녀의 자궁뿐이었다.

<콜링-어둠 속에서 부르는 목소리>를 시작으로 올해부터 빠른 속도로 국내에 소개되고 있는 야나기하라 케이의 신작으로 제2회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대상 수상작으로 유아 유괴를 다루고 있는 작품입니다. 요즘 일본 미스터리가 붐이라고는 하지만 올해에만 3편의 작품이 소개되었다는 것은 야나기하라 케이 소설에 어떤 매력이 있는 것이겠죠. 성형과 사이버공간, 광우병, 그리고 익명에서 오는 고독과 소외감을 다룬 <콜링-어둠 속에서 부르는 목소리>, 유산 상속과 인간의 양면성을 통해 추악한 인간의 진실을 폭로하는 <사기꾼>, 그리고 대리모와 유괴, 생명윤리에 어긋나는 의료기술을 다룬 <퍼펙트 플랜>까지 우선 소재 자체가 무척 흥미롭습니다. 그리고 인간의 어두운 내면을 폭로하는 작품들이 많고요. 뭔가 비정상적인 인간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데,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뭔가 슬픔, 고독, 외로움, 분노와 증오 등이 숨겨져 있습니다. 그래서 결코 그들을 미워할 수 없고, 책장을 덮으면 왠지 모를 안타까움과 슬픔이 베어 나오는 것 같아요. 물론 그렇다고 진지한 주제의식을 갖췄다는 것은 아닙니다. 약간은 진지하면서도 핵심은 오락성입니다. 소설 자체가 무척 흥미롭습니다. 따라서 가독성도 좋고요. 야나기하라 케이 소설은 무척 쉽게 그리고 빨리 읽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무엇보다 현대사회의 문제점들을 반영하는 이야기는 작가의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싶어요. 그래서 국내에 이렇게 빠른 속도로 작품이 소개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모든 것을 무로. 형태를 가진 것, 의지를 가진 것을 모두 말살하라.

- 오다기리 요시에가 쓴 시의 한 구절 -

<퍼펙트 플랜>은 몸값을 전혀 요구하지 않으면서도 5억 엔을 챙길 수 있는 유괴를 다루고는 있지만, 사실 유괴는 이 소설의 작은 부분은 차지할 뿐, 이야기는 사방으로 뻗어갑니다. 대리모와 주가 조작, ES세포와 미용성형, 게다가 순간기억이라는 이상한 능력까지 등장합니다. 대리모와 ES세포(태아세포)는 어느 정도 관련이 있지만, 크래킹과 트로이의 목마라는 바이러스까지 등장을 하면 도대체 이야기의 결말이 예상되지가 않습니다. 현대사회에 문제가 되는 온갖 잡다한 것을 요리조리 끼어 맞춰서 이야기를 만드는 것도 재능이라면 재능이겠죠. 암튼 얼핏 보면 이런 상관없는 것들이 잘 맞물려서 굴러갑니다. 게다가 사회파 미스터리소설에서 자주 등장하는 이상한 여자가 두 명이나 등장합니다. 대리모로 살아가는 여성과 자신의 자식을 학대하는 여성. 특히 자신의 자식을 학대하는 여성 캐릭터는 끔찍합니다. 정신 줄을 놓았다고 할까요? 그녀의 말투와 행동은 정말 소름이 돋습니다. 그녀가 이렇게까지 삐뚤어지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요? 소설 속에 인물들에게서는 가족의 부재가 많이 보입니다. 그렇다면 가족의 부재가 원인일까요? 이 소설에서는 이 모든 사건의 원인을 제공하는 사이버공간 상에 존재하는 절대 악이 등장하는데, 그(그녀)가 이 모든 사건의 정말 원인을 제공한 것일까요? 나름대로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기도 하네요. 씁쓸한 여운이 남는 그런 작품이었습니다. 과연 누구의 잘못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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