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 앤드 커맨더 1 오브리-머투린 시리즈 1
패트릭 오브라이언 지음, 이원경 옮김 / 황금가지 / 2008년 9월
평점 :
절판


 

오브리-머투린 시리즈의 첫 번째 <마스터 앤드 커맨더 1>가 돛을 올렸습니다. 굳이 장르를 구분하자면 해양모험소설이겠지만, 해양에서의 모험도 다루고는 있지만 (물론 아직 1권 시작이라 단정 짓기에는 조금 이르지만요) 좀더 19세기 초 유럽의 정치, 사회, 문화, 종교 등을 광범위하게 다루고 있는 하나의 역사소설이지 않나 생각합니다. 고로 그 당시의 유럽 역사에 대해서 어느 정도 해박한 분들이 읽는다면 좀 더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물론 저는 19세기 초의 유럽 역사에 대해 고등학교 세계사 시간에 배운 단편적인 지식 밖에는 모릅니다. 따라서 흥미가 조금은 반감되는 느낌이 없지 않아 있었습니다).

해군 대위 출신의 잭 오브리는 어느 날 제국 전함 '소피 호'의 사령관으로 임명한다는 편지를 받게 됩니다. 그리고 총독 관저의 연주회장에서 의사이자 자연학자인 그의 영원한 벗(?) 스티븐 머투린을 만나게 됩니다. 오브리가 조금 활달하고 자존심이 강하고 진취적인 성격의 호탕한 인간이라면 머투린은 조금은 소심하고 내성적이며 사려 깊은 (그러나 마음속에는 무슨 꿍꿍이가 있는지는 모르지만) 인간입니다. 아직까지는 이 둘의 대립은 없습니다. 그리고 오브리-머투린 외에도 배 위에서 함께 동고동락하는 갑판장, 부관, 사무장, 장포장, 수습사원, 서기, 조함장 등의 선원들에 대한 간략한 소개도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지휘 체제, 배의 구조, 항해술 등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다보니 읽기에 조금 어려운 부분도 있더군요. 특히나 적군을 만났을 때 대처하는 방법이 무척 긴박감 있게 돌아가고 있음에도 배위 구조와 각 선원들의 역할을 잘 모르다보니 어디에서 어디로 움직이고, 어디를 공격하는 것인지 그림이 떠오르지가 않더군요. 그러니까 이 소설은 어느 정도 배의 구조에 대한 기초 지식과 항해술이나 해상 전투에 있어서의 기초적인 전략 등의 사전 정보 습득은 필수이지 않나 생각합니다. 물론 저처럼 모르고 읽어도 크게 무리는 없습니다.

남자들이라면 바다 위에서의 모험에 대한 어느 정도의 로망은 있지 않을까 싶어요. 끝이 보이지 않는 수평선 너머로 떠나는 여행. 태풍과 싸우고, 적을 물리치며 보물을 찾고, 예쁜 아내(또는 여자 친구)가 기다리는 대륙으로 돌아오는 그런 조금은 낭만적인 꿈. 어린 시절 <나디아>, <보물섬>, <태양소년 에스테반> 등의 만화를 엄청나게 재미있게 봤습니다. 따라서 바다 위에서의 모험을 다룬 소설은 꼭 읽어보자 했는데, 조금 어려울 것 같아서 포기를 했는데, 이렇게 만나게 되었네요. 물론 <마스터 앤드 커맨더>는 만화만큼 쉽지가 않습니다. 어렵습니다. 그리고 호흡이 무척 길고 느립니다. 따라서 초반부터 충격적인 그 무엇을 기대하고 읽는다면 조금 실망할 수도 있습니다. 마음의 여유를 갖고 마치 오브리-머투린와 19세기 초 유럽의 바다 위를 함께 여행하듯이(모험을 떠나듯이) 읽으면 좋을 듯싶네요. 이제서야 해양소설의 첫 발을 떼었습니다. 다음 시리즈를 읽기 전에 러셀 크로우 주연의 영화 <마스터 앤드 커맨더>를 제대로 복습해야겠습니다. 암튼 오브리-머투린 시리즈 양적으로가 아닌 질적으로 무척 스펙터클하네요. 너무 모르는 것이 많아서 미지의 곳을 탐험하는 느낌이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