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승완의 본색 - 폼 안잡고 색깔 내는 감독의 모든 것
류승완 지음 / 마음산책 / 2008년 9월
평점 :
품절


 

“전 사실 평론가들이 별 네 개 주는 것보다, 음식 배달하는 애들이나 구로공단에서 일주일 내내 미싱 박던 애들이 토요일 밤에 뭐 할래, 영화나 보러 갈까, 그리고 제 영화를 보고는, 와 죽이더라, 걔네들이 말이야, 그렇게 일주일 동안만이라도 이야기를 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제가 그러면서 성장을 했기 때문에요. 사는 것도 재미없고 애들하고 노는 것도 싫고 술 마시는 것도 싸우는 것도 싫고, 영화 하나 보고 일주일 동안 그 영화 생각하면서 살았으니까. 아무리 힘든 일을 해도 영화를 보는 시간만큼은 도망가 있을 수 있고, 그걸 보고 힘을 얻을 수 있고, 스트레스도 해소할 수 있고, 그런 게 조흔 것 같아요. (중략) 세상에 양아치 아닌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결국 다 백조같이 사는 거잖아요. 우아하게 살아보려고 하지만 물에 떠 있으려고 발버둥을 치는 거잖아요. 요즘은 양아치란 말이 재밌어요. 시원하더라구요."

(<류승완의 본색>, '어느 비폭력주의자의 액션' <PAPER> 황경신 편집장과의 인터뷰 중에서)

이제는 스타 감독이 되어버린 류승완 감독의 에세이집. 물론 그 자신은 스타 감독이라는 말을 싫어하지만 그는 이미 스타 감독이 되어버렸죠. 2000년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로 데뷔했을 때는 그야말로 엄청났죠. 저 역시 극장에서는 못 보고 비디오테이프로 봤는데, 그 때의 흥분은 아직까지도 생생합니다. 물론 이제는 스타 감독보다는 류승범의 형으로 더 유명해졌지만요. 그런데 과연 류승완 감독의 영화는 제 갈 길로 잘 가고 있는 걸까요? 구로공단에서 미싱 박던 애들이 지금의 그의 영화를 좋아할까요? 영화로 예술을 하려는 사람에 대한 거부감이 조금은 있어서 그런 그의 데뷔작은 제게는 무척 충격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진짜 사나이>, <세상 밖으로>, <넘버3> 등의 영화를 무척 좋아합니다. 막장 인생들의 그야 말로 막장 이야기. 요즘에는 이런 영화가 정말 안 보이더군요. 고급스럽게 화면으로 치장한 영화들만 넘치고요. 옛날이 그립다고 하면 오버일까요? 요즘 영화들은 확실히 웰메이드에요. 워낙 기술이 좋아졌고, 스텝들의 능력이 뛰어나니까요. 그런데 확 깨는 그런 영화들은 없는 것 같아요. 신인 감독들의 데뷔작도 신인다운 패기가 안 보이고요. 암튼 이야기가 샛길로 빠져 버렸네요. <박찬욱의 몽타주>에는 가족(특히 자식들) 얘기가 많아서 굉장히 지루했어요. 물론 가족도 박찬욱 감독의 일부니까 이야기가 되는 것은 당연하지만, 지루한 것은 어쩔 수 없어요. 저는 부모가 자식 얘기하는 거 정말 싫어하거든요. 그냥 일기를 쓰던지 돈을 주고 사야하는 책에까지 그런 이야기를 쓸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거든요. 암튼 그래서 그런지 <류승완의 본색>은 좋았습니다. 최소한 가족 얘기는 없거든요(류승범의 얘기도 거의 없습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글들이 다음 카페에 올린 글(영화단평이나 개인사)이나 영화잡지와의 인터뷰 글이네요. 류승완 감독의 팬이라면 익히 봤음직한 그런 글들. 그래서 조금 아쉽기는 했습니다. 그래도 감독 류승완에 대한 많은 부분을 엿 본 느낌은 드네요. 솔직한 그의 글과 인터뷰들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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