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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린 머리의 속삭임 1 - 어둠의 서
최영진(청빙) 지음 / 동아북스 / 2008년 7월
평점 :
절판
10여 년 전 PC통신 시절 '사이코의 사랑 일기'라는 제목으로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소설이라고 하는데, 제가 PC통신 세대이기는 하나 PC통신을 잘 이용하지 않아서 그 진의여부는 잘 모르겠네요. 그러나 확실히 그 시절에 PC통신으로 인기는 꽤 있었을 것 같네요. 그만큼 재미는 있습니다. 꽤 잔인한 장면들도 많고요. 물론 새로움 면에서는 높은 점수를 주기 힘들지만, 흥미 있는 요소를 나름대로 잘 배치한 느낌이 드네요. 다음 장을 계속 읽고 싶게 만들더군요. 물론 너무 흥미 위주의 소재들만 나열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들기는 하지만, 개인적으로 그리 나쁘지는 않았습니다. 오락적인 재미를 추구하는 공포소설 좋아하시는 분들은 나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물론 아직 완결이 아니라서 뭐라 단정 짓긴 이르지만요.
어둠의 기운으로 뒤덮인 민기라는 한 청년이 겪는 기이한 사건들을 다룬 소설입니다. 고등학교 시절 고아원 출신인 친구를 만나서 우정을 쌓고, 서점 종업원 누나를 만나 사랑에 빠지기도 하지만, 그의 내면에 잠재되어 있는 어둠의 기운은 그런 그의 행복을 모조리 빼앗아 갑니다. 그와 간접적으로라도 관계를 맺는 인간들은 모두 잔인하게 죽어버리는 운명에 빠지게 됩니다. 잘린 머리가 "죽여, 죽여" 속삭이고, 15cm 길이의 지네 비슷한 벌레는 귀를 파고들어 뇌를 갉아 먹고, 사랑하는 남자와 그가 새롭게 사귀는 여자를 칼로 난도질을 해서 내 몸 속에서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말을 웅얼웅얼 거리면서 맛있게 먹습니다. 미쳐버린 인간들. 민기라는 청년의 출생의 비밀, 그리고 그를 쫒는 '붉은 십자가', ‘암진면’이라는 마을의 비밀과 진리교의 정체, 의문은 걷잡을 수 없이 뻗어 나갑니다. 과연 민기라는 어둠의 기운으로 덮인 청년이 도착하게 되는 종착지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요? 아무 생각 없이 가볍게 읽기에는 괜찮네요. 물론 아직 완결이 아니라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