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Incite mill 인사이트 밀
요네자와 호노부 지음, 최고은 옮김 / 학산문화사(단행본) / 2008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시급 112,000엔의 아르바이트? 연령과 성별 불문. 기간은 일주일. 24시간 모두 시급으로 계산. 하는 일은 인문과학적 실험의 피험자. 만약 그런 아르바이트가 있다면? 그리고 만약 아르바이트 면접에 통과해서 선택을 해야 될 상황이 온다면? 과연 당신은 아르바이트를 할 의향이 있습니까?

요네자와 호노부의 <인사이트 밀>은 엔터테인먼트 본격 미스터리 소설입니다. 클로즈드 서클 상황에 인간들을 가둬놓고 서로 죽고 죽이는 상황은 관찰하는 내용입니다. 목적은 돈일 수도 있고, 장난일 수도 있고, 암튼 그리 심각한 상황은 아닙니다. 비윤리적일 수도 있습니다. 사람 목숨으로 게임을 하는 것이니까요. 참가인원은 12명. 기간은 7일. 그리고 각자에게 주어진 살인 무기. 소설은 현실이 아닙니다. 상상이죠. 윤리적이고 도덕적인 독자는 과감하게 이런 재미있는 게임을 포기하세요. 가타부타 따지는 것도 이제는 피곤하니까요. 다시 한 번 거듭 말하자면 이 소설은 돈을 목적으로 밀폐된 공간에서 사람들을 죽고 죽이는 게임입니다.

12명의 초대 받은 사람들은 '암귀관'이라는 지하 실험실에서 7일간 살아남아야 합니다. 그래야 돈을 받을 수 있거든요. 암귀관의 건물 구조는 무척 특이합니다. 그리고 어둡고요. 아야츠지 유키토의 <십각관의 살인>과 <암흑관의 살인>이 떠오르더군요. 물론 <암흑관의 살인>은 건물 전체가 어둡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공통점이 별로 없습니다. <십각관의 살인>이 많이 비슷하더군요. '암귀관' 도착한지 4일 후 사람이 죽습니다. 처음에는 장난으로 알던 사람들이 점차 공포심을 느끼며 혼란스러운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각자 개인룸은 잠금 장치가 없습니다. 그리고 각자 개인에는 살인 무기가 주어지고요(물론 자신을 지키는 용도로 사용되겠죠? 이 살인 무기가 무척 재미있습니다). 누가 누구를 믿을 것일까? 사람을 죽인 범인은 누구일까? 각자에게 주어진 무기는 무엇일까? 그리고 기구(이러한 게임을 만든 조직)에서 정해 놓은 복잡한 규칙들. 그러한 것을 모두 이겨내고 과연 살아서 이 건물을 빠져나갈 수 있을까? 클로즈드 서클. 냉정하게 사건을 추리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이성을 잃고 행동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아비규환이 따로 없는 지옥 같은 상황.

12명의 인간들에게 주어진 살인 무기는 무엇일까요? 이 건물의 주인은 어설픈 미스터리 매니아입니다(물론 아닐 수도 있고요). 그래서 살인의 방법과 무기도 모두 다르게 배치합니다. 구살, 교살, 약살, 독살, 압살, 격살, 박살, 사살, 참살 등등. 그리고 부지깽이, 끈, 니트로벤젠, 니코틴, 공기 피스톨, 보우 건, 만돌린, 손도끼, 얼음 나이프, 슬링 샷 등등. 추리소설을 많이 읽어보신 분들은 아마 위의 무기들을 보고 '혹시 그 작품에서 사용된 무기들은 아닐까?' 싶은 무기들도 있을거에요.  친절하게도 각자가 받은 메모랜덤에 설명되어 있습니다. <얼룩 끈>, <비숍 살인 사건>, <이누가미가의 일족>, <X의 비극>, <제3의 총탄> 등등. 용의자로 의심되는 사람들도 많고, 또 열심히 추리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아, 그리고 보너스도 있습니다. 사람을 죽이면 두 배, 범인을 찾으면 탐정 보너스로 3배 등등. 개인적으로 흥미로운 장치들이 이외에도 무척 많습니다. 암튼 본격 미스터리는 설명 자체가 조금 무의미한 것 같아요. 요네자와 호노부의 <인사이트 밀>은 본격 미스터리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결코 실망하지 않을 작품이라 생각합니다. 근래에 읽은 본격 미스터리 소설 중에서 가장 재미있게 읽은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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