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 살, 도쿄
오쿠다 히데오 지음, 양윤옥 옮김 / 은행나무 / 2008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청춘은 끝나고 인생은 시작된다."

 

 

다무라 히사오의 도쿄 상경기. 히사오의 18세(1978년)부터 서른을 일주일 앞둔 29세(1989년, 베를린 장벽 붕괴)까지의 6일 간의 삶의 단편을 묘사한 내용으로 공감 가는 내용이 많더군요. 개인적으로는 <공중그네>보다 더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재수 시절, 대학 시절, 연애, 직장에서의 생활 등 20대를 살고 있는 분들에게는 무척 공감이 갈만한 내용을 지루하지 않고 웃음과 감동으로 잘 표현한 것 같아요. 음악을 사랑하던 10, 20대에서 돈과 결혼에 압박을 받고 지쳐가는 30대로의 진입. 누구나 자신의 미래는 아름답고 멋질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현실의 벽은 그렇게 만만하지가 않죠. 꿈을 포기하고 매일 반복되는 삶으로의 안주. 벗어나고 싶지만 벗어나지 못하는 삶. 어른이 되기 싫어서 책임감을 벗어 던진 채 아이도 어른도 아닌 어정쩡한 삶을 살아가는 청춘들.

1978년부터 1989년까지 사실 큰 사건이 벌어지지는 않습니다. 그런데도 무척 특별한 해의 특별한 날로 그리는 것 같더군요. 보잘 것 없는 삶이지만 뜯어보면 나름대로 의미도 있고, 추억도 있으며, 행복하지 않았느냐? 라고 묻는 느낌이었습니다. 재수 시절 나고야에서 도쿄로 상경한 후 낯선 도시에서 겪는 일상의 에피소드, 낯선 곳이지만 그래도 친구와 음악(가수)이 있어서 외롭지는 않은 그런 날. 아버지 회사의 부도로 대학을 포기하고 직장생활을 하면서 겪게 되는 일상의 에피소드, 소규모 회사의 모습이 생생하게 그려져 있더군요. 이 에피소드는 나름대로 웃기기도 했습니다. 말단 사원으로서 밥도 먹지 못한 채 어설픈 부품 하나를 배달하는 이야기인데, 시스템이 체계적으로 잡혀 있지 않은 분야의 일이라 고생 좀 합니다. 밥을 먹으려고 하면 일이 잘 못 되었다고 연락이 오고, 밥 좀 먹으려고 하면 또 연락이 오고. 결국 힘들게 밥을 먹습니다. 짧지만 강렬한 연애담(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크지만)도 있습니다. 부모와 자식의 갈등, 젊은 사람들의 결혼관, 그리고 여성으로서의 직장생활과 결혼 등 충분히 고민해 봤음직한 내용을 소소한 웃음과 함께 잘 표현했더군요. 콧대 높은, 그래서 키가 큼에도 하이힐을 신고 다니는 요코라는 여자가 무척 귀엽게 나옵니다. 그리고 이제는 30대를 바로 눈앞에 둔 히사오의 직장생활. 이제는 어엿한 직장인. 그리고 연애도 하며, 안정적인 생활을 펼쳐 나갑니다. 그런데 왠지 모를 허전함과 아쉬움. 꿈을 포기하고 너무 앞만 보고 달릴 것인 아닌가? 마지막 결혼하는 한 친구의 결혼식을 앞둔 모임. 음악을 하고 싶었으나 포기하고 결혼을 하는 오구라와의 대화는 무척 가슴에 와 닿았습니다. 그래도 청춘은 끝났지만 인생은 다시 시작되겠죠. 여자 친구 리에코가 만들어 준 스웨터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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