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터너티브 드림 - 한국 SF 대표 작가 단편 10선 크로스로드 SF컬렉션 1
복거일 외 지음 / 황금가지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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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SF소설은 거의 읽은 적이 없습니다. 생각해보니 외국 SF소설도 필립 K. 딕의 소설을 제외하고는 거의 읽지를 않았네요. 이유는 어렵다는 이유입니다. 필립 K. 딕의 소설은 쉬우면서도 재미있고, 마지막의 허를 찌르는 반전도 있고 해서 좋아하지만요. 그러니까 <얼터너티브 드림>은 국내 SF소설 중에서 처음 접하는 소설이었습니다. 물론 잡지를 통해 국내단편SF소설을 접한 적은 있지만요.

  

<얼터너티브 드림>은 2005년 10월에 창간한 월간 웹진 '크로스로드'에 실린 국내 작가들의 10편의 중단편 SF소설을 엮은 작품집입니다. 기성 작가 듀나, 복거일, 이영도 씨와 신진 작가 김덕성, 김보영, 고장원 등의 작품이 실려 있는데 작품 하나하나가 버릴 것이 없을 정도로 완성도가 높네요. 인조인간, 개인간(정확한 명칭은 '크러스'. 개의 몸에 인간의 의식을 인식시켜 군견병으로서 부대에서 활약하는 인간), 돼지인간(돼지의 몸에 인간의 의식을 인식시킴. 후에 돼지인간은 후각이 발달해서 향수 제조의 전문가가 됩니다), 꿈과 게임의 크로스, 과거로의 시간 여행(과거로의 시간 여행은 과연 옳은 일인가?), 그리고 지상이 아닌 지하 세계, 외계인 등 소재도 이야기도 무척이나 다채롭고 던져주는 메시지도 이해하기 쉽고 무척이나 유익합니다. 무거운 SF소설에 거부감이 있는 분들이나 SF소설을 처음 접하시는 분들이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 아닐까 싶네요.

 

 

작품 이야기를 해보면, 사실 모든 작품에 대해서 언급하고 싶지만(10편의 작품이 모두 재미있습니다.), 필력이 딸리는지라 그 중에서도 재미있게 읽은 몇 작품만 언급하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가장 재미있는 소설은(저는 작품성은 잘 모릅니다. 재미있는 소설은 무척 좋아하고요.) 표제작인 <얼터너티브 드림>입니다. 생수를 먹게 된 인간들이 꿈속에서 (마치 RPG게임처럼) 다른 존재(인간이나 곰, 독수리, 그리고 게임 속 캐릭터 등 다양한 존재들)를 서로 죽고 죽이는 이야기입니다. 꿈속에서 죽으면 현실에서도 죽고요. 자각몽? 그렇습니다. 꿈속에서 스스로 꿈인 것을 자각하고 행동을 합니다. 꿈속에서 많은 인간을 죽일수록 경험치(?)가 높아져서 더 강해집니다. 그렇다면 누가 이런 생수를 만들었을까요? 무슨 목적으로 이런 생수병을 유포했을까요? 그리고 점점 누군가를 죽일수록(비록 꿈이기는 하지만, 인지는 하고 있습니다. 꿈속에서 죽으면 현실에서도 죽는다고) 쾌감을 느낍니다. 살인에 대한 가벼운 유희. 결국 모든 인간들이 꿈을 꾸고 꿈속에서 다른 존재를 죽이고, 세상은 혼란스러워지고, 마지막은? 다음으로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다룬 <로도스의 첩자>입니다. 이 소설은 반전이 무척 마음에 들더군요(물론 아주 신선한 반전은 아닙니다). 역사복원학? 역사에 대해 조금 관심이 있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역사는 권력자들의 이야기죠. 그리고 정확하지 않은 역사도 있고요.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통해 역사를 복원한다면? 물론 과거를 현재가 개입하게 되면 현재도 그만큼 바뀌게 되니까 조심스럽게 행동을 해야 되겠죠? 이 이야기는 미스터리 장르의 외형을 띄고 있습니다. 시간감시자가 역사복원학 교수를 의심하고 쫒습니다. 역사복원학 교수가 역사복원학 교수가 아니라는 의심으로요. 과연 과거에는 무슨 일이 있었고, 그는 정말 그가 아닐까요? 이야기는 흥미진지하게 전개됩니다. 다음으로 <땅 밑에>라는 단편소설도 무척 짧고 강렬합니다. 인간은 누구나 천상을 꿈꾸지 지하를 꿈꾸지는 않습니다. 하늘 위에 무엇이 있을까? 더 높은 곳으로 더 멀리 날아가려고 하죠. 땅 밑에는? 당연히 지구과학을 배우신 분들이라면 맨틀이니 외핵이니 내핵이니 결코 알고 싶지 않은 것들이 있다는 것을 알죠. 그러나 과연 정말 그럴까요? 땅 속으로 계속 내려가면 다른 무언가가 있지 않을까요. 이 소설은 SF모험소설입니다. 인간들이 땅 밑을 탐험하는 이야기인데 무척 스릴있습니다. 폐쇄공포증을 유발시키는 아찔함(?)도 있고요. 마지막 반전도 좋습니다. 그리고 빼 놓을 수 없는 작품이 마지막에 실린 중편소설 <필멸(必滅)의 변(辯)>입니다. 전신일괄대체재(全身一括代替財)를 다룬 이야기입니다. 무슨 이야기인 줄 잘 모르겠다고요? 육체를 바꾸는 이야기입니다. 싱싱한 육체로 말이죠. 그러니까 의체의 확장 형태라고 보시면 됩니다. 육체도 당연히 유통기간이 있겠죠. 따라서 갱신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런 불멸자(죽지 않는 자)가 있다면 그에 대항하는 필멸자(죽는 자)도 생기게 마련이죠. 이들의 대립은 당연히 예상 가능하고요. 이러한 현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합니까? 영원토록 살고자 하는 것은 인간의 욕망 중의 하나죠. 과연 실현이 된다면? 엄청나게 진보된 의학기술, 그 이면에는 음모가 도사리고 있습니다. 이 소설도 미스터리한 전개가 무척 마음에 들어요. 그리고 다중서사라고 해야 하나요? 여러 개의 이야기가 나중에 하나의 이야기로 합쳐지는데, 그 구성 방식도 무척 마음에 들고요. 암튼 이 소설도 무척 마음에 듭니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모든 작품에 대한 느낌을 말하고 싶지만, 이야기가 너무 길어지네요. 따라서의 위의 4작품만 살짝 언급을 했습니다. 다른 작품들도 모두 재미있습니다. 흥미롭고 서스펜스가 넘치며, 기발한 상상력과 이야기 전개, 허까지는 아니지만 반전, 그리고 다양한 소재와 다양한 문화의 크로스(게임과 SF, 역사, 과학), 그리고 친근한 장소(서울, 부천, 상계동 등)와 친근한 인물. 암튼 결코 후회하지 않을 작품입니다. 저처럼 SF에 처음으로 입문한 분들이 가볍게 보기에 무척 유용한 입문서가 아닐까 싶네요. 재미있습니다. 이거 하나는 보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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