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 손톱
빌 밸린저 지음, 최내현 옮김 / 북스피어 / 2008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이와 손톱>은 두 개의 이야기가 교차로 진행되는 소설입니다. 마술사 '루'가 자신의 사랑스러운 부인을 죽인 살인범을 뒤쫓는 이야기(살인범의 얼굴도 모르고, 목소리도 모르고, 아는 정보가 극히 제한되어 있습니다.)와 법정에서 살인용의자가 무죄냐? 유죄냐를 놓고 검사와 변호사가 벌이는 법정 공방의 이야기. 여기서 잠깐 <이와 손톱>이 원제는 아닙니다. 작가가 원제를 살짝 비튼 제목입니다. 물론 원제는 이 소설의 내용을 정말 잘 설명해 주지만, <이와 손톱>이라는 제목도 (이와 손톱은 살인용의자가 살인을 저질렀다는 증거품입니다.) 소설의 내용을 함축적으로 잘 설명해 주는 것 같네요. 암튼 서로 관계가 없어 보이는 이 두 개의 이야기가 (이 소설이 유명하게 된 계기) 봉인된 부분(225페이지부터)에서부터 어떤 결말을 서서히 드러냅니다. 얼마 전에 읽은 미야베 미유키의 <레벨7>과 이야기 구조가 많이 비슷하더군요(미야베 미유키의 <쓸쓸한 사냥꾼>에서도 '이와 손톱'이 등장하는데, <레벨7>의 이야기를 구성하는데도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암튼 '초판 한정 결말 봉인본'이라는 이색 홍보답게 결말은 상당히 당황스럽고, 충격적입니다. 물론 요즘 소설(영화도 포함)에서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는 이야기가 많은지라 다소 그 충격은 덜할지 몰라도 1955년 작임을 감안하더라도 충분히 흥미롭습니다. 무엇보다 결말의 반전보다 서서히 서스펜스를 구축하는 과정이 더 흥미로웠습니다. 아무런 단서도 없는 '무'에서 아내를 죽인 살인자의 정보를 모으고 서서히 접근하는 과정과 법정에서 변호사와 검사의 공방. 검사의 진술과 변호사의 변론이 처음에는 대등하나 (역시나 결말 봉인 부분에서) 한 명의 논리가 서서히 무너지기 시작합니다. 암튼 결말 부분에 대해 "뭐야?"라고 하실 분들이 분명 있겠지만 (이 소설에 영향을 받은 소설이나 영화가 분명히 있겠죠?) 그 결말의 충격적인 반전을 향해 서스펜스를 차곡차곡 쌓아가는 과정은 정말 인정하지 않을 수 없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불가능한 범죄(살인범을 찾아 복수를 하고, 살인을 저지르고, 그리고 살해당하는, 도대체 무슨 말인지?)의 결말은 어떻게 끝맺을까요? 결말의 반전도 나쁘지는 않지만, 그것보다는 불가능한 범죄를 완전범죄 화시키는 과정을 중점적으로 읽으면 더 큰 재미를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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