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마리 토끼 잡는 워킹맘 육아 - 일과 육아 모두 놓치고 싶지 않은 맞벌이 부부들에게
박예슬 지음 / 푸른향기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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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 육아 지침서 추천! 4년 차 맞벌이 부부의 <두 마리 토끼 잡는 워킹맘 육아> 소개..

육아라는 낯선 세계에 발을 들인 초보 부모들에게 현실은 녹록지 않다. 특히 일과 양육을 병행해야 하는 맞벌이 부부의 삶은 매 순간이 선택과 타협의 연속이다. 푸른향기 출판사에서 출간한 박예슬 작가의 <두 마리 토끼 잡는 워킹맘 육아>는 이런 치열한 전쟁터에서 살아남은 한 여성의 고군분투기이자, 지금도 어딘가에서 발을 동동 구르고 있을 수많은 부모를 위한 실전 지침서 역할을 톡톡히 한다. 12년간 취재기자로 일해온 저자는 특유의 예리한 관찰력과 정돈된 문장력으로 자신만의 양육 철학을 풀어낸다. 막연한 두려움으로 임신과 출산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이 책은 뜬구름 잡는 위로가 아닌 뼈아프고도 따뜻한 실전 노하우를 제공한다.


맨땅에서 일궈낸 부부의 굳건한 연대

결혼 당시 모은 돈 천만 원에 학자금 대출 빚 이천만 원. 12평 남짓한 작은 투룸 빌라에서 시작한 저자의 신혼은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양가의 경제적 지원을 전혀 받을 수 없는 이른바 글자 그대로의 지원금 0원 상태였지만 부부는 좌절하지 않았다. 2020년 겨울 출산과 함께 찾아온 코로나19 팬데믹, 옆집의 신축 공사 소음, 교대근무를 하는 남편의 빈자리까지 겹치며 저자는 지독한 산후우울증을 겪고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했다. 하지만 이들은 현실의 벽 앞에서 도망치는 대신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 남편과 교대로 각각 1년씩 육아휴직을 감행한 것이다. 복직 전 직장이 출산휴가 3개월에 육아휴직 1년을 모두 쓰는 직원이 거의 없는 분위기였음에도, 아이에 대한 책임감으로 휴직을 감행하는 경력 단절의 위기가 생생히 묘사된다. 공무원인 남편조차 남성 휴직이 드물어 윗선과 동료들의 눈총을 받아야 했던 척박한 환경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부부가 온전히 책임진 이 2년의 시간은 아이와 애착을 형성하고 가정을 단단하게 결속하는 가장 생산적인 기간이 되었다.


시련을 성장의 발판으로 바꾸는 지혜

순탄할 것만 같았던 육아 과정에 또 다른 시련이 찾아온다. 아이가 21개월 무렵 전반적 발달지연 진단을 받은 것이다. 청천벽력 같은 소식 앞에서도 저자는 무너지지 않고 즉각적인 행동에 돌입했다. 신혼집 텔레비전을 과감히 치우고 거실을 전면 책장으로 채웠으며 비싼 옷을 사주는 대신 다채로운 경험을 선물하는 데 집중했다. 하원 후 연장반에 보내지 않고 아이와 밀착하는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고군분투했고, 잠들기 전 1시간을 부모와 아이만의 퀄리티 타임으로 활용했다. 기자로서의 정보 수집 능력과 빠른 상황 판단력이 십분 발휘된 이러한 대처는 아이의 발달을 촉진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부모 자신도 한 뼘 더 성장하는 기폭제로 작용했다. 아이에게 빈자리를 느끼지 않게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부모의 흔들림 없는 태도와 일관된 애정이 아이를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증명한다.


죄책감을 덜어내고 나를 사랑하는 법

<두 마리 토끼 잡는 워킹맘 육아>가 지니는 가장 큰 미덕은 일하는 엄마들이 흔히 겪는 굴레인 죄책감을 가벼이 덜어준다는 점에 있다. 저자는 온갖 육아 콘텐츠가 조장하는 죄책감에서 벗어나라고 조언하며, 아이에게 모든 것을 해주지 못한다는 미안함에 갇히기보다 현재 제공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할 것을 권한다. 고시원에서 삼각김밥으로 끼니를 때우며 앞이 보이지 않는 터널을 걷던 20대 취업 준비생 시절을 회고하며, 아이와 함께 무드등 불빛 아래서 평범한 하루를 마무리하는 현재의 삶에 진심으로 감사하는 진솔한 통찰을 보여준다. 억지로 미라클 모닝을 실천하며 수면 부족으로 자신을 갉아먹는 대신 주어진 시간을 효율적으로 통제하는 워킹맘의 시간 관리법을 제안한다. 책 149쪽에서 제시하는 직장 내에서 육아 메이트를 찾아 정서적 지지 기반을 마련하는 팁이나, 159쪽의 사회 초년생 인턴 시절 여의도 통근의 고단함을 추억하며 스스로를 소중히 대하는 태도 역시 눈여겨볼 만하다. 버거운 순간에는 그저 힘들다고 솔직하게 인정하는 태도야말로 기나긴 양육의 터널을 무사히 통과하는 비결임을 일깨워 준다.


모성애의 환상을 깬 책임감과 연대의 중요성

저자는 이른바 모성애가 부족하다고 스스로 자책했던 순간을 가감 없이 고백한다. 아이를 위해 무조건적인 희생을 감수하는 다른 부모들을 부러워하면서도 육체적 피로 앞에서 짜증을 내고 마는 자신을 탓하는 대목은 짙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저자는 천성적인 감성이 부족하다면 이성적인 책임감으로 그 빈자리를 치열하게 메우겠다고 다짐하며 돌파구를 찾는다. 이러한 주체적인 태도는 책에서 언급되는 워킹맘을 향한 낡은 편견과도 당당히 맞선다. 일찍 기관에 맡겨진 아이들이 방치된다는 맘 카페의 날 선 시선 앞에서 위축되는 대신, 우리 사회에는 일과 양육 모두 무리 없이 해나가는 긍정적인 성공담이 더 많이 공유되어야 한다고 역설한다.


저출산 시대, 돈보다 절실한 양육의 재정의

후반부에 이르러 작가의 시선은 개인의 고군분투를 넘어 한국 사회의 구조적 문제로 확장된다. 2023년 4분기 기준 0.6대까지 추락한 출산율 지표를 조명하며, 단편적인 출산장려금 지급보다 아이의 작은 단점조차 엄마 탓으로 돌리는 억압적인 문화를 쇄신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나아가 에필로그를 통해 부모의 인생과 아이의 행복이 결코 한쪽을 포기해야만 하는 제로섬 게임이 아님을 분명히 밝힌다. 육아와 가사가 온전히 엄마 몫이라는 편견을 벗어던지고 부부가 공동 책임으로 시간을 내어 참여할 때 비로소 두 가지 성취가 공존할 수 있다는 확고한 믿음을 보여준다. 책 뒤표지에 적힌 '육아 체질이 아니어도 괜찮아'라는 따뜻한 다독임처럼.. 이 책은 낯선 희생에 짓눌려 출산을 주저하는 예비 부모들에게 훌륭한 해방구로 다가온다.


푸른향기 신간 <두 마리 토끼 잡는 워킹맘 육아>는 이상적인 훈계나 전문가의 딱딱한 이론서가 아니다. 맨몸으로 부딪혀 얻어낸 상처와 훈장이 고스란히 담긴 생생한 기록이자 가이드북이다. 출산장려금 몇 푼보다 부부가 각자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며 삶의 균형을 찾아가는 과정이 얼마나 가치 있는지를 박예슬 저자의 삶 자체로 보여준다. 아이의 행복만큼이나 부모의 성장과 자아실현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싶은 모든 맞벌이 부부에게 이 책을 적극 권한다. 막막한 두려움 앞을 밝혀주는 든든한 이정표를 만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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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라도 동해 - 동해 예찬론자의 동해에 사는 기쁨 ㅣ 언제라도 여행 시리즈 2
채지형 지음 / 푸른향기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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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향기 출판사의 '언제라도 여행 시리즈' 두 번째 에세이 <언제라도 동해>는 단순한 명소 가이드북을 뛰어넘는 진정한 로컬 라이프의 기록이다. 90여 개국을 누빈 1세대 여행작가 채지형은 <지구별 워커홀릭>, <여행의 힘>, <여행이 떠나도 사랑은 남는다> 등을 통해 자신만의 여행 철학을 구축해 온 인물이다. 세계 곳곳을 누비던 그가 국내의 작은 항구마을에 마음을 빼앗긴 사연은 묘한 호기심을 자아낸다. 최근 2025년 12월 갤러리 바란에서 사진작가 조성중과 함께 동명의 감성 사진전을 개최하며 강원도 동해시를 향한 남다른 애정을 증명한 저자는, 이 책에서 든든한 동반자 남편 브루스와 묵호에 여행책방 '잔잔하게'를 열고 정착한 3년의 궤적을 촘촘히 풀어낸다. 팍팍한 일상에 쉼표가 필요한 현대인과 지역 창작자를 꿈꾸는 이들에게 이 에세이가 훌륭한 가이드 역할을 할 것이다.


낯선 정박지가 다정한 일상이 되기까지..

책의 목차는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다. 책을 읽다 보면 이방인이 어떻게 지역 공동체의 일원으로 녹아드는지 엿볼 수 있다. 서두에서 밝히듯, 저자는 2020년 봄 발한도서관 강의 차 묵호에 들렀다가 '동해 한 달 살기'를 결심하고 결국 삶의 터전을 통째로 옮기게 된다. 프롤로그에는 "그림 같은 집을 지어 제2의 인생을 계획한 것도, 지역 생태계를 위한 로컬 라이프를 꿈꾸며 내려온 것도 아니었다. 일 때문에 왔다가, 친절한 이들 덕분에 좀 더 머물렀다"라는 솔직한 고백이 담겨 있다. 억지로 꾸며낸 거창한 귀촌 서사가 아니라 우연이 필연으로 스며드는 과정을 담담히 그렸기에 설득력이 돋보인다. 서울신문 박상준 여행작가의 언론 기사에 인용된 "여행이란 결국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이라는 책 속 문구처럼, 채지형 작가에게 묵호는 끝없이 내면을 대면하는 맑은 거울 같은 장소다.


동해 한 달 살기의 진정한 의미와 궤도의 변화

당초 9월에 시작했던 저자의 동해 한 달 살기는 연장을 거듭해 12월까지 이어졌다. 온전히 30일을 묵호에 머물며 코로나 시기의 답답함을 파도 소리로 달래던 이 시간은, 단순한 장기 여행을 넘어 삶의 우선순위를 재편하는 계기가 된다. 책 속에는 어머니의 네 번째 다리 수술로 인해 두 달간 병원에서 합숙 간호를 해야 했던 애틋한 사연이 등장한다. 간호를 마치고 서울 마곡동 집으로 돌아와 유유히 흐르는 한강을 바라보면서도, 저자는 성난 파도가 달려들던 동해의 거세고 푸른 바다를 그리워한다. 동해 한 달 살기가 일시적인 도피처가 아니라, 도시의 매끈한 일상보다 거칠지만 펄떡이는 자연의 호흡이 인간의 영혼을 어떻게 충만하게 채우는지 증명한다.


묵호항에서 논골담길까지.. 책으로 걷는 명소들

책 곳곳에 등장하는 손수 그린 아기자기한 지도는 텍스트를 읽는 묘미를 배가한다. 논골담길, 바람의 언덕, 묵호등대 같은 전통적인 랜드마크는 물론이고, 도째비골 스카이밸리 등 최근 떠오르는 문화 공간까지 저자의 섬세한 시선으로 포착된다. 대우칼국수와 오뚜기칼국수의 양대 장칼국수를 비교하거나 동쪽 바다 중앙시장의 활력을 묘사한 대목에서는 미각과 후각이 동시에 자극받는다. 여기에 더해 발한삼거리 주변의 소박한 핫플 탐방기는 쏠쏠한 재미를 선사한다. 고양이를 사랑하는 부부가 운영하는 소품 가게 '묘한', 흑임자 커피와 퀸아망이 일품인 '라운드어바웃', 그리고 해당화 차를 내어주는 '연필뮤지엄' 4층 카페는 뚜벅이 여행자의 발걸음을 붙잡는다. 답답할 때면 곧장 달려간다는 추암해변의 늠름한 촛대바위와 72미터 길이의 출렁다리 풍광은 텍스트만으로도 가슴을 탁 트이게 한다.


책방 '잔잔하게'가 쏘아 올린 연대의 가치

2부의 중심 배경이 되는 동네 서점 창업기는 본 작품의 가장 눈부신 매력 포인트다. 대도시에서도 살아남기 힘든 종이책 방을 인구 감소를 걱정하는 바닷가 마을에 열었다는 사실 자체가 하나의 신선한 모험이다. '묵호책방'이나 '문어책방' 같은 뻔한 이름 대신, "꽃이 참 잔잔해서 예쁘다"라고 하셨던 어머니의 말씀에서 영감을 얻어 '잔잔하게'라는 서정적인 간판을 달게 된 일화는 다정다감하다. 매주 화요일 책방 문을 닫는 날이면 부부는 도연명의 산문에서 유래한 무릉계곡 베틀바위로 향한다. 방전된 에너지를 숲의 정기로 채우며 일과 휴식의 절묘한 균형을 맞춰가는 이들의 일상은 진정한 로컬 라이프의 본보기를 제시한다. 소설가 김연수 작가와 함께한 한여름 밤의 낭독회 풍경은 이 비좁은 공간이 어떻게 새로운 생기를 불어넣었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아름다운 책방이 아름다운 도시를 만든다는 증명

동해에서 여행책방을 운영한다는 것은 단순한 상업적 행위를 넘어선다. 저자는 출판평론가 한미화의 저서 <유럽 책방 문화 탐구>에 등장하는 "아름다운 책방이 아름다운 도시를 만든다"라는 문장을 인용하며 동네 서점의 가치를 역설한다. 과거 묵호에는 속초나 강릉과 달리 이렇다 할 작은 서점이 부재했다. 문화적 인프라가 부족했던 바닷가 마을에 자리 잡은 서점은 일종의 복지 시설이자 마을을 지탱하는 공공장소로 기능한다. 책과 사람이 만나고 서로의 취향을 나누며 연대하는 이 공간은 지역 주민과 여행자 모두에게 지적 갈증을 해소해 주는 소중한 문화적 구심점이 되었다.


여명과 산불, 경이롭고도 두려운 자연의 양면성

<언제라도 동해>는 바닷가 마을의 낭만만을 소비하지 않는다. 이웃 주민들과 함께 여명이 떠오를 무렵 너른 데크에 매트를 펴고 수리야 나마스카라 일출 요가를 수행하는 장면은 태국 빠이의 히피 마을을 연상케 할 만큼 자유롭다. 반면, 울진에서 시작된 산불이 동해안을 덮치고 소방차보다 빠른 '양간지풍'이 진군하는 병사처럼 골목을 점령했던 봄날의 묘사는 아찔하다. 논골담길의 게스트하우스 옥상에서 불이 번지지 않게 물을 퍼부어야 했던 긴박한 순간은 대자연의 경이로움 이면에 도사린 매서운 위협을 고스란히 전달하며 동해살이의 고단한 이면을 비춘다.


오늘도 여행하듯 산다는 것, 일상 탐험의 묘미

에필로그에 묘사된 저자 부부의 일상은 동해살이의 정수를 보여준다. 저녁 7시부터 9시까지 남편 브루스와 함께 걷는 시간은 숨 막히는 서울의 지하철 출퇴근길과 확연히 대비된다. 이들은 맑은 공기를 마시며 매일 걷는 이 시간을 '탐험'이라 부른다. 반듯한 도로 대신 골목마다 다른 표정을 지닌 묵호의 미로 같은 길을 걸으며, 익숙함 속에서 생소함을 발견하는 기쁨을 누린다. 가볍게 대진까지 걷거나 논골담길로 내려오고, 체력이 허락하면 사문재를 넘어 어달로 향하는 발걸음에는 "오늘도 여행하듯, 동해에 삽니다"라는 저자의 진솔한 고백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마음의 속도로 걷고 싶은 이들에게 전하는 위로

책의 뒤표지에 새겨진 "마음의 속도로 해변을 걷고 싶은 이들에게"라는 문구는 이 작품을 관통하는 핵심 메시지다. 치열한 속도전이 벌어지는 도심을 벗어나 자신만의 보폭으로 걷고 싶은 사람들에게 묵호는 최적의 성지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파도를 멍하니 바라보며 사색에 잠기는 시간은 현대인이 누릴 수 있는 진정한 휴식이다. 반짝반짝 빛나는 바다를 곁에 두고 느리게 걷다 보면 굳게 닫혀 있던 마음의 빗장이 스르르 풀린다.


고단한 영혼을 위한 안식처, 언제라도 동해

책의 제목이 왜 하필 '언제라도 동해'인지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일 년 365일 어느 때 방문해도 각기 다른 빛깔로 여행자를 품어주는 바다의 포용력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치열한 일과를 버텨내다가 언제라도 마음 한구석을 기댈 수 있는 정신적 안식처가 그곳에 있다는 메시지이기도 하다. 경향신문 후마니타스연구소에서 여행 글쓰기를 가르치며 '책을 쓴다는 것은 통과의례'라고 설파하던 저자는, 플라톤 아카데미가 주관한 홍천의 '1박 2일 북캠프'에 참가해 자발적으로 독서를 위한 감옥에 갇히기도 한다. 세상을 떠돌며 글을 쓰는 작가에게도, 좁은 방 안에서 침묵하며 책에 집중하는 시간과 묵호 앞바다를 멍하니 응시하는 시간은 모두 영혼을 치유하는 동일한 의식이다.


왜 지금, 당장 동해로 떠나야 하는가?

마지막 4부 '동해를 여행하는 10가지 방법'은 에세이 특유의 감성을 유지하면서도 실용적인 정보 측면을 온전히 채워준다. 해파랑길 33코스를 걷거나 추암에서 어달해변으로 이어지는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묵호가 품은 다채로운 푸른빛에 무장해제된다. 저자가 강조하듯 동해는 오일장의 푸근함과 대형마트의 편리함이 공존하고, 세련됨과 소박함이 균형을 이루는 흔치 않은 도시다. 쉼 없이 팽창하는 수도권 경쟁에 지친 사람들에게 이곳은 자신의 속도대로 넉넉히 숨 쉴 수 있는 해방구다. 언제라도 기차에 올라타 묵호역에 내리면.. 두 팔 벌려 환영해 줄 것 같은 사람의 온기가 책의 처음부터 끝까지 진동한다.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나면 누구라도 당장 스마트폰을 열어 KTX 승차권을 예매하고 싶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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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윈 영의 악의 기원
박지리 지음 / 사계절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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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고한 계급 사회 속 발아하는 비극의 씨앗

박지리 작가의 <다윈 영의 악의 기원>은 철저하게 통제되고 구획된 가상의 디스토피아를 배경으로 인간의 씁쓸한 이면을 치밀하게 묘사한 소설이다. 소설 속 세계는 1지구부터 9지구까지 철저한 계급에 따라 나뉘어 있다. 상위 지구로 갈수록 풍요와 특권을 누리며 하위 지구는 빈곤과 범죄가 들끓는 무법 지대다.

주인공 다윈 영은 최상위 계층이 거주하는 1지구의 명문 학교 프라임스쿨에 재학 중인 16세 소년이다. 문교부 장관인 아버지 니스 영의 든든한 배경과 본인의 뛰어난 두뇌, 티 없이 맑고 순수한 성정까지 갖춘 다윈은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온전한 빛의 표상처럼 보인다. 여기에 프라임스쿨의 숨 막히는 학업 경쟁이 더해진다. "프라임 보이들은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이겨 내기 위해 매일 밤 창가 빛을 밝히지만, 이들에게 실패는 기회가 아니라 오히려 벌의 속성을 띠었다."라는 작가의 통찰은 1지구의 풍요 속에 감춰진 억압적인 엘리트주의를 고발한다.


하지만 소설은 다윈이 1지구의 온실을 벗어나 하위 지구의 정원사 아저씨가 흘리는 땀방울에서 묘한 죄책감을 느끼는 장면이나, 동갑내기 소녀 루미 헌터와 함께 하위 지구로 향하는 낡은 기차에 탑승하며 겪는 충격을 통해 견고한 체제에 균열을 내기 시작한다. 부모 형제와 단절된 채 오직 1지구의 지배 계층으로 길러지는 프라임스쿨의 엄격한 기숙사 생활은 소년들의 내면에 은밀한 이질감을 심어놓는다. 책 속에 묘사된 낡은 열차의 불쾌한 냄새와 뜯겨 나간 좌석 커버는 다윈이 처음 마주한 현실의 흉터이자 앞으로 그가 짊어져야 할 진실의 예고편과 같다. 특히 루미 헌터가 죽은 삼촌 제이의 방에서 테이프에 녹음된 음성을 듣고 과거를 추적하기 시작하면서, 30년 전 안개에 휩싸인 실버힐 폭동의 미스터리가 본격적으로 수면 위로 떠오른다.


세대를 이어 대물림되는 원죄와 인간의 딜레마

주요한 갈등은 아버지와 아들 세대에 걸쳐 이어지는 원죄의 대물림이다. 30년 전 실버힐에서 발생한 제이 헌터의 죽음은 영 가문에 숨겨진 거대한 그림자다. 루미 헌터가 삼촌 제이의 죽음을 파헤치기 시작하면서, 자애로운 1지구의 어른으로만 보였던 아버지 니스 영의 불안은 서서히 수면 위로 떠오른다. 다윈이 루미를 집으로 초대했을 때 니스가 느꼈던 미심쩍은 조각과 두려움은 단순한 부모의 기우가 아닌, 과거의 과오가 현재의 일상을 파괴할지도 모른다는 본능적인 공포였다. 아들을 향한 니스의 비틀린 부성애는 "다윈은 한 마리의 양이었다. 내가 저지른 죄를 속죄하기 위해 제물로 바치는 양"이라는 고해성사 같은 독백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할아버지 러너 영과 아버지 니스 영, 그리고 아들 다윈 영으로 이어지는 3대의 관계는 신뢰가 아닌, 날 선 긴장감으로 팽팽하다. 대외적으로 예의 바르기로 소문난 니스가 아버지 러너에게만은 적대적으로 반응하는 모습은 "세상의 모든 아들들은 아버지의 적군이다"라는 섬뜩한 문장과 맞물려 숨 막히는 몰입감을 선사한다. 다윈은 진실의 조각들을 맞춰가는 과정에서 선악의 기로에 선다. 아버지가 감춘 죄악을 깨달은 다윈은 악몽 속에서 "살인자, 살인자, 니스 영 넌 살인자야."라는 환청에 시달리며 무너져 내린다. 정의를 선택하여 자신이 누려온 1지구의 삶과 아버지를 파멸시킬 것인가, 아니면 그 악을 고스란히 물려받아 기득권의 세계를 지켜낼 것인가. 소설은 섣부른 도덕적 판단을 유보한 채, 생존과 번영을 위해 기꺼이 타락을 선택하는 인간의 서글픈 생물학적 본능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천재 작가가 남긴 문학적 유산 & 사후의 평가

박지리 작가는 스물다섯에 <합체>로 제8회 사계절문학상 대상을 받으며 화려하게 등장했지만 2016년 이른 나이에 돌연 세상을 떠났다. <다윈 영의 악의 기원>은 그가 남긴 서사적 성취를 증명하는 대표작이다. 800쪽이 넘는 방대한 분량에도 불구하고 단 한순간도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 속도감과 복선 회수 능력은 놀라움을 자아낸다. 인간 내면에 숨겨진 위선과 이기심을 해부하는 작가 특유의 예리한 시선은 디스토피아적 세계관과 만나 에너지를 뿜어낸다. "만약에 저울에 3그램 이상이 뜨면, 그 사람은 새해를 맞을 자격이 없는 죄인이니 처벌받아야 한다"라는 대사처럼, 소설은 끊임없이 인간의 원죄와 순결함에 대한 철학적인 질문을 던진다.


이 소설이 2016년 출간 이후 15쇄를 돌파하며 굳건한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고, 2018년 서울 예술단의 창작 뮤지컬로 무대에 올라 매 시즌 폭발적인 관객 반응을 이끌어낸 이유는 명확하다. 단순히 가상의 세계를 그린 판타지 스릴러를 넘어 현대 사회의 보이지 않는 계급주의와 능력주의의 허상을 날카롭게 찌르고 있기 때문이다. 관객과 독자들은 무대 위에서, 혹은 활자 속에서 살아 숨 쉬는 다윈의 절망적인 선택을 지켜보며 우리 현실의 불편한 진실을 마주하게 된다.


한국 문단에 새겨진 독보적 발자취, 박지리의 작품 세계

사후인 2020년, 그의 문학적 성취를 기리기 위해 제정된 '박지리문학상'은 작가가 한국 문단에 남긴 족적이 얼마나 뚜렷한지를 방증한다. 생전에 발표한 고시원 배경의 소설 <맨홀>(2012)과 노인들의 씁쓸한 현실을 그려낸 <양춘단 대학 탐방기>(2014), 그리고 사후에 출간된 <번외>(2018)에 이르기까지 그의 작품들은 하나같이 사회의 그늘진 곳과 인간 존재의 근원을 집요하게 파고든다.

<다윈 영의 악의 기원>을 두고 김명남 과학서 번역가는 추천사에서 "가상세계를 가장 효과적으로 그려낸 일종의 SF다. 또한 종교적 상징과 과학을 끌어들인 은유를 비롯하여 많은 기호로 시공을 추상화했으나 그것이 유치하지 않은 일종의 판타지"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덧붙여 결말을 일찍 짐작했음에도 플롯의 당위에 설득되어 나가는 탁월한 범죄소설이라고 평가했다. 치열한 삶의 문제의식을 탁월한 서사로 엮어낸 그의 통찰을 확인하고 싶다면, 데뷔작 <합체>부터 마지막 흔적인 <번외>까지 작가의 궤적을 차례로 좇아 읽어보기를 강력히 권한다.


선과 악의 경계에 선 독자들에게..

다윈 영의 이야기는 끝내 해피엔딩으로 귀결되지 않는다. 결말부에 다다라 다윈은 어린 시절 친구 레오와 나누었던 오래된 놀이공원 입장권을 땅에 떨어뜨리며 "이젠 아무 쓸모 없는 거야"라고 차갑게 내뱉는다. 빗물에 젖어 곧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 찢어지는 종이의 묘사는, 다윈이 자신의 결백했던 과거를 가차 없이 단절해 버리는 의식과도 같다. "어떠한 죄도 짓지 않은 채 어린 시절과 결별하고 어른이 된다는 게 가능할까?"라는 문구는 바로 이 참혹한 성장의 순간을 정통으로 찌른다.

자신의 생존을 위해 "살려 달라고 빌어야지. 아버지와 나를 살려 달라고 눈물로 빌며 애원해야지"라고 되뇌며 끔찍한 진실을 은폐하는 다윈의 모습은 타락의 정점을 보여준다. 빛을 향해 뻗어 나가려던 소년이 어떻게 안개 낀 어둠 속으로 스스로 걸어 들어가 무감각한 어른이 되어가는지.. 그 비극적인 껍질 깨기를 숨죽여 지켜볼 뿐이다. 진실을 마주한 다윈의 서늘한 변화는 우리의 가슴에 거대한 파문을 일으킨다.


우리는 과연 다윈에게 돌을 던질 수 있을까. 이 책을 덮고 나면 선과 악이라는 이분법적 잣대는 색채를 잃고 오직 생존을 갈구하는 이기적인 인간의 초상만이 뇌리에 남는다. 인간 진화에 관한 미싱 링크를 치밀하게 추적해 나가는 이 실증적 보고서는 긴 여운과 함께 스스로의 도덕성을 끊임없이 묻고 또 묻게 만든다. 세상을 떠난 천재 작가가 남긴 서늘한 질문이 아직도 귓가를 맴도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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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호텔 ㅣ 노는날 그림책 46
다비드 칼리 지음, 안나 아파리시오 카탈라 그림, 박재연 옮김 / 노는날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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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 바람 부는 계절에 만나는 포근한 이야기 옷깃을 여미게 되는 쌀쌀한 날씨가 찾아오면 마음까지 훈훈하게 데워줄 이야기가 생각나지요. 오늘은 기발한 상상력을 자랑하는 다비드 칼리 작가와 안나 아파리시오 카탈라 작가가 그림을 그린 <가을 호텔>을 소개할게요. 노는날 출판사에서 출간된 이 책은 추운 겨울을 피해 달콤한 단잠에 빠져드는 숲속 생물들의 다정한 일상을 담고 있답니다. 프랑스 문학과 미술사를 공부한 박재연 번역가의 매끄러운 우리말 옮김 덕분에 아이들에게 읽어주기 한결 편안해요.


맞춤형 서비스가 가득한 신기한 호텔 풍경

낙엽이 붉게 물들고 기온이 뚝 떨어지면, 동물들은 겨울을 나기 위해 웅장한 나무로 지어진 가을 호텔로 모여듭니다. 부지런한 오소리 지배인과 까치 벨보이들이 손닙들의 짐을 나르며 분주하게 움직이지요. 1층에는 커다란 곰 아저씨가 자리를 잡고, 대가족인 햄스터는 2층을 통째로 빌렸어요. 마멋 가족은 4층에 널찍한 방을 두 개나 마련했답니다. 손님마다 입맛에 꼭 맞는 맞춤형 간식을 준비해 둔 점이 흥미로워요. 곰을 위한 달콤한 꿀단지, 거북이 부부의 싱싱한 잎사귀, 달팽이의 아삭한 상추, 겨울잠쥐를 위한 개암과 호두까지 세심한 배려가 돋보입니다. 하지만 모두가 벽난로 앞에 모여 인사를 나누는 밤, 겨울잠쥐 기로가 보이지 않아요. 동물들은 매서운 추위 속에 길을 잃었을 기로를 위해 쪽문을 열어두고 환한 불빛을 밝혀둔 채 친구를 기다린답니다.


꽁꽁 언 마음을 녹이는 친구들의 배려심

그림책 <가을 호텔>을 읽으며 가장 가슴 뭉클했던 장면은 아직 도착하지 않은 친구를 애타게 기다리는 숲속 이웃들의 모습이었어요. 자신들은 이미 안전하고 아늑한 방에 들어와 있지만, 밖에서 떨고 있을 누군가를 위해 온기를 나누려는 태도가 여운을 남깁니다. 화사한 가을 색채와 세밀하게 묘사된 건물 내부를 구경하는 즐거움도 크지만, 그 안에 스며든 타인을 향한 따뜻한 메시지가 이야기를 더욱 빛나게 만들어요.


엄마 아빠와 아이가 함께 읽어야 할 이유

부모님과 아이들이 머리를 맞대고 읽기에 참 유익한 책이에요. 자연스럽게 겨울잠을 자는 동물들의 생태와 각기 다른 식성을 습득할 수 있답니다. 무엇보다 생김새와 생활 방식이 다른 생물들이 한 공간에 모여 서로를 챙겨주는 과정을 통해 타인을 이해하는 공감 능력을 기를 수 있어요. 개성 넘치는 귀여운 캐릭터들은 시각적인 만족감까지 풍성하게 선사한답니다.


푹 빠져들어 감상하는 아이들의 다채로운 반응

아이들은 마치 아기자기한 동물의 집을 들여다보듯.. 호텔 단면도를 뚫어지게 관찰했어요. 층마다 어떤 동물이 머물고 있는지 숨은그림찾기 하듯 무척 즐거워했답니다. 각양각색의 간식 창고를 보면서 자신이라면 어떤 음식을 고를지 조잘조잘 이야기꽃을 피웠어요. 마지막에 길을 잃은 기로가 무사히 도착할 수 있을지 두 손을 모으고 응원하는 모습도 사랑스러웠답니다.


다비드 칼리와 노는날 출판사가 선사하는 또 다른 이야기들

다비드 칼리 작가와 노는날 출판사가 호흡을 맞춰 출간한 다른 그림책들도 아이들과 꼭 함께 읽어보시기를 권해드려요. 먼저 <수줍은 괴물 조르지오>는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 온전한 나를 발견하고 자존감을 튼튼하게 키워가는 과정을 흥미진진하게 그려낸 작품이랍니다. <슬픈 유령 누더기>는 마음속에 자리한 상처를 조심스레 알아차리고 건강하게 회복하는 방법을 다정하게 알려주어, 아이들이 낯선 감정을 스스로 돌볼 수 있도록 이끌어 주지요. <가을 호텔>에서 엿볼 수 있었던 작가 특유의 기발한 상상력과 타인을 향한 따스한 시선이 앞서 말한 두 작품에도 고스란히 녹아 있어요. 주말 오후나 잠들기 전, 아이 곁에 나란히 누워 이 책들을 차례대로 만나보시면 가족 모두에게 더욱 다채롭고 포근한 독서 시간이 될 거예요.


기발한 상상력과 따스한 시선이 머무는 다비드 칼리의 작품 세계

다비드 칼리 작가의 그림책이 지닌 가장 큰 매력은 무엇보다 틀을 깨는 독창적인 상상력에 있어요. 일상적인 소재나 평범해 보이는 상황 속에서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재미있는 이야기를 끄집어내는 능력이 탁월하답니다. <가을 호텔>에서 겨울잠을 자러 온 동물들에게 맞춤형 룸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설정처럼, 작가의 작품 곳곳에는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놀라운 발상이 가득해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이야기 바탕에는 항상 타인을 향한 다정한 위로가 깔려 있어서 다 읽고 나면 마음이 포근해진답니다.

아이와 어른 모두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따사로운 메시지 또한 작가는 두려움, 소외감, 슬픔 같은 아이들이 겪기 쉬운 복잡한 감정들을 무겁지 않게 다루는 데 능숙해요. 개성 넘치고 귀여운 캐릭터들을 내세워 자칫 어려울 수 있는 주제도 유쾌하고 자연스럽게 풀어내지요. 덕분에 아이들은 거부감 없이 주인공의 상황에 공감하며 스스로 내면을 단단하게 다지는 방법을 배우게 된답니다. 화려한 수식어나 길고 복잡한 문장 없이 간결하면서도 리듬감 있는 글을 선보인다는 점도 돋보여요. 유머러스한 전개 속에 세상을 바라보는 통찰력을 담아내어 아이들뿐만 아니라 함께 책을 읽는 부모님들의 마음까지 뭉클하게 어루만져 주는 특별한 힘을 지니고 있어요.


노는날 출판사와 다비드 칼리 작품을 풍성하게 즐기는 꿀팁

노는날의 사회 정서 그림책 시리즈는 아이들의 마음을 돌보고 세상을 향한 이해심을 넓혀주기로 유명하지요. 이 책을 더욱 생생하게 감상하려면 책 속 부록에 적힌 안내처럼 부모님과 소리 내어 함께 읽어보세요. 주인공들의 기분이 어떨지 마음을 나누고, 그림을 보며 아이가 자유로운 생각을 펼치도록 이끌어주시면 참 좋답니다. 다비드 칼리의 널리 알려진 작품인 <나는 기다립니다>, <수줍은 괴물 조르지오> 등을 함께 찾아 읽어보며 작가 특유의 재치 있고 감동적인 전개 방식을 비교해 보는 독후 활동도 추천해요. 부록 굿즈로 제공되는 포스터, 엽서를 활용해 사랑하는 사람에게 다정한 안부 인사를 전해보는 것도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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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사들 비하인드 컬렉션 : 종족의 숨겨진 이야기 ㅣ 전사들
에린 헌터 지음, 서현정 옮김 / 가람어린이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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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린 헌터의 환상적인 세계관이 돋보이는 가람어린이 신간 <전사들 비하인드 컬렉션: 종족의 숨겨진 이야기>는 기존 시리즈에서 미처 다루지 못했던 전사들의 이면을 조명하는 매력적인 작품이랍니다. 해리 포터 시리즈에 견줄 만큼 전 세계적인 화제작으로 116주 동안 베스트셀러에 오른 이유를 이 책 한 권으로 충분히 증명하고 있어요. 세 편의 이야기는 선과 악의 단순한 대립을 넘어 각 캐릭터가 짊어진 도덕적 번뇌와 처절한 희생을 설득력 있게 그려냅니다.


책은 세 이야기를 담고 있어요. 첫 번째 이야기인 <타이거클로의 분노>에서는 천둥족 무리에서 추방당한 타이거클로가 떠돌이들을 모아 전염병으로 무너져가는 그림자족을 장악하는 맹목적인 야심과 원초적인 생존 본능을 생생하게 보여줘요. 이어서 <리프풀의 소원>은 치료사라는 엄격한 규약과 혈육을 향한 모성애 사이에서 갈등하는, 세 아이를 임신한 리프풀의 애달픈 사연을 다루며 별족의 계시 앞에서도 흔들리는 나약한 개인의 아픔을 포착해 독자들의 콧잔등을 시큰하게 한답니다. 마지막 <도브윙의 침묵>은 어둠의 숲 전투 이후 비범한 능력을 잃어버리고 평범한 전사로 살아가는 도브윙의 상실감을 차분하게 따라갑니다. 동료들과 함께 여우 덫에 갇힌 짐승을 상대하며 일상의 위협에 맞서는 대목은 진정한 용기가 초자연적인 힘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님을 일깨워요. 또한 여우 덫에 걸려 목숨을 잃은 폭스리프를 보며 절망하는 제이페더의 모습이나 파이어스타의 숭고한 죽음 앞에 애통해하는 샌드스톰과 스쿼럴플라이트의 눈물 등.. 남겨진 자들이 겪는 슬픔의 흔적을 생생한 문장으로 담아내어 오랜 여운을 남긴답니다. 어둠의 숲 세력에 가담했던 동료들을 향한 불신을 수습하고 아물지 않는 내상을 보듬어가는 종족들의 분투는 크나큰 감동을 선사하지요.


화려한 영웅 서사 뒤편에 가려져 있던 고양이들의 땀방울과 종족을 지키기 위한 지난한 노력은 청소년뿐만 아니라 성인 독자들에게도 커다란 공감대를 형성해요. 긴장감 넘치는 전개로 손에 땀을 쥐게 하다가도 숙명적인 비극 앞에서는 가슴을 먹먹하게 만드는 에린 헌터 저자 그룹의 유려한 완급 조절이 돋보입니다. 전 세계 38개국에 번역 출판되며 9천만 부 이상 판매된 경이로운 기록은 절대 허투루 쌓인 것이 아님을 실감하게 되지요. 본편의 방대한 서사를 촘촘하게 채워주는 정교한 퍼즐 조각이자 그 자체로도 훌륭한 야생의 연대기를 완성한 이 책은 판타지 문학을 사랑하는 모든 이들에게 기꺼이 추천하고 싶은 소중한 선물입니다. 거짓과 진실 충성과 배신이 교차하는 거친 무대에서 다양한 고양이 전사들이 써 내려간 치열한 삶의 궤적을 꼭 만나보시길 권해요.


타이거클로의 분노 주요 등장인물은 타이거클로, 블랙풋, 러닝노즈, 파이어하트 등이랍니다. 줄거리는 천둥족에서 추방당한 타이거클로가 떠돌이 고양이들을 규합하여 새로운 무리를 만드는 과정부터 시작해요. 전염병으로 쇠약해진 그림자족의 현실을 마주한 그는 잔혹한 계략을 꾸며 그들의 새로운 지도자 자리에 오를 치밀한 계획을 실행에 옮긴답니다. 인상적인 에피소드는 가시덤불 숲에서 숙적 파이어하트와 마주쳐 숨 막히는 혈투를 벌이는 대목과 훗날 그림자족의 지도자로 인정받으며 동료들의 환호성을 듣는 장면이에요. 이 이야기를 통해 권력을 향한 맹목적인 야망과 이면에 자리 잡은 짐승의 끈질긴 생존 본능을 엿볼 수 있어요. 입체적인 악역 서사를 탄탄하게 구축하여 시리즈 전체의 긴장감을 끌어올린다는 느낌을 받는답니다.


리프풀의 소원 주요 등장인물은 리프풀, 스쿼럴플라이트, 옐로팽, 크로우페더 등이랍니다. 줄거리는 천둥족의 치료사 리프풀이 타 종족 고양이와의 사이에서 새끼를 잉태하는 중대한 규약 위반을 저지르며 겪는 시련을 다뤄요. 자신의 핏줄을 지키기 위해 자매인 스쿼럴플라이트에게 비밀스러운 부탁을 감행하며 파국을 막으려 애쓴답니다. 밤하늘의 징조 아래에서 별족 옐로팽과 대화하며 자신의 얄궂은 운명과 새끼들의 불투명한 미래 사이에서 절망하고 고뇌하는 장면이 인상적이에요. 종족의 낡은 규약과 본능적인 모성애 사이에서 번민하는 인물의 심리가 섬세하게 묘사되어 먹먹함을 자아냅니다. 영웅들의 서사 뒤에 가려져 있던 개인의 처절한 희생과 내면의 아픔에 크게 공감하게 되어요.


도브윙의 침묵 주요 등장인물은 도브윙, 브램블스타, 아이비풀, 범블스트라이프 등이랍니다. 줄거리는 위대한 예언이 실현되고 거대한 전투가 막을 내린 직후를 배경으로 해요. 특별한 감각 능력을 잃어버린 도브윙이 평범한 전사로서의 삶에 적응하는 혼란스러운 과정을 그립니다. 더불어 어둠의 숲 세력에게 동조하거나 훈련받았던 고양이들을 향한 종족 내의 팽배한 불신을 수습하는 내용도 비중 있게 다뤄진답니다. 초자연적인 청각과 시각으로 세상을 이끌던 도브윙이 감각이 닫힌 듯한 고립감을 느끼며 좌절하고 울부짖는 대목이 돋보여요. 비범한 능력이 사라진 후 겪는 정체성의 혼란과 상실감을 리얼하게 포착했습니다. 진정한 용기는 특별한 힘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평범함 속에서 스스로의 일상을 지켜내는 데 있음을 깨닫게 해요.



<전사들> 7부 <부서진 규약> 1권 <잃어버린 별들> 출간 프리뷰

  • 가람어린이에서 곧 <전사들> 새로운 시리즈, 7부가 출간될 예정이에요. 전사들 팬들이 오랫동안 기다려온 새로운 7부의 포문을 여는 첫 번째 권으로 빠른 시일 내에 정식으로 만나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답니다!

  • 예상 줄거리: 잎 없는 계절의 얼음 같은 추위가 호숫가를 뒤덮고 달못마저 꽁꽁 얼어붙으면서 다섯 종족의 치료사들은 별족과의 소통이 전면적으로 단절되는 초유의 사태를 맞이하게 됩니다. 그 즈음 그림자족의 수습 치료사 섀도포는 안개 속에서 어렴풋한 그림자와 함께 무시무시한 환영을 보게 되지요. 그 환영은 종족 고양이들이 오랜 시간 지켜 온 전사의 규약을 어겼으며, 그로 인해 모두가 고통받게 될 것이라는 불길한 경고를 담고 있어요. 설상가상으로 호수에 빠진 훈련병 루트포를 천둥족의 브리슬포가 구해주면서 새로운 세대의 얽히고설킨 인연이 시작되고, 천둥족의 지도자 브램블스타마저 원인을 알 수 없는 병에 걸리며 숲에는 걷잡을 수 없는 혼란이 몰아닥칩니다.

  • 주요 등장인물: 하늘족의 훈련병에서 의젓한 전사로 성장해 나갈 루트포, 천둥족의 용감하고 당찬 젊은 고양이 브리슬포(브리슬프로스트), 끔찍한 계시의 환영에 시달리는 그림자족의 수습 치료사 섀도포가 극의 중심을 이끌어 간답니다. 여기에 기둥 같은 지도자이지만 이상한 병에 걸려 사경을 헤매는 브램블스타와 그를 살리기 위해 애쓰는 스쿼럴플라이트, 제이페더 등 익숙한 얼굴들도 중요한 역할을 맡아요.

  • 이번 <전사들> 7부의 중심적인 화두는 단연코 별족과의 단절과 전사 규약의 위기랍니다. 영혼들의 인도를 받으며 살아온 고양이들에게 선조들의 침묵은 그 자체로 커다란 재앙이지요. 절대적인 진리로 여겨지던 전사의 규약이 요동치는 위기 속에서 기성세대가 아닌, 새롭게 등장한 세 마리의 어린 고양이들이 어떤 활약으로 다섯 종족의 운명을 구해낼지가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예요. 독자들 사이에서는 벌써부터 브램블스타의 괴이한 병과 섀도포가 들은 목소리의 진짜 정체를 두고 다양한 추론이 오가며 팽팽한 호기심을 자아내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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