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쪽까지 들여다보는 스프링 시큐리티 - 구현하며 이해하는 인증·인가·OAuth 2.0·테스트
강준현 지음 / 비제이퍼블릭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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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드를 직접 타이핑하고 실행 흐름을 머릿속에 그리며 스프링 시큐리티의 정수를 습득하려는 정보보호 엔지니어와 프로그래머에게 훌륭한 멘토가 되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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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쪽까지 들여다보는 스프링 시큐리티 - 구현하며 이해하는 인증·인가·OAuth 2.0·테스트
강준현 지음 / 비제이퍼블릭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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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제이퍼블릭에서 출간된 강준현 저자 <안쪽까지 들여다보는 스프링 시큐리티>는 자바 진영의 핵심 보안 프레임워크인 '스프링 시큐리티'의 내부 구조를 깊이 있게 파헤친 전문 서적이다. 개발자 커뮤니티에서 단순한 API 사용법을 넘어 프레임워크의 동작 원리를 해부한 실무 지침서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저자 강준현은 포스코DX, 지뉴인, 브로드컴 탄주 랩스를 거쳐 현재 비카인드랩스코리아에서 시니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재직 중이다. 대규모 무중단 시스템 서버 개발과 애자일 컨설턴트로 활동하며 쌓은 실전 문제 해결 과정이 이 책의 탄탄한 뼈대가 되었다.


이 책의 가장 돋보이는 강점은 최신 개발 환경을 철저히 반영하여 작성되었다는 점이다. 스프링 부트 3.3.5 버전과 스프링 시큐리티 6.3.4 버전을 기준으로 삼아 레거시 시스템을 모던 아키텍처로 전환하려는 실무자에게 훌륭한 레퍼런스를 제공한다. 책의 전반부는 서블릿 컨테이너와 시큐리티 필터 체인의 구조를 다루며 프레임워크가 블랙박스처럼 숨겨두었던 인증과 인가 과정을 투명하게 드러낸다. 독자는 AuthenticationManager, SecurityContextHolder 등 핵심 컴포넌트의 유기적인 동작 흐름을 파악하고 폼 로그인, HTTP 기본 인증, 리멤버 미 인증 등 다양한 시나리오를 구조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안쪽까지 들여다보는 스프링 시큐리티>는 이론에만 머물지 않고 실무에 즉시 적용 가능한 코드 패턴을 심도 있게 다룬다. 특히 스프링 시큐리티 6.x 버전에서 지원되는 람다 DSL 기반의 환경 설정 방법을 구체적인 예제로 제시한다. 개발자는 기존의 메서드 체이닝 방식을 벗어나 SecurityFilterChain을 빈으로 등록하고 authorizeHttpRequests 구문을 활용해 직관적으로 API 엔드포인트별 인가 규칙을 작성하는 최신 실무 표준을 익힐 수 있다. 데이터베이스의 사용자 계정 정보를 조회하는 UserDetailsService 인터페이스와 비밀번호를 안전하게 단방향 암호화하는 PasswordEncoder의 커스텀 구현체 작성법도 상세히 안내하여 현업의 다양한 인증 요구사항에 유연하게 대처하도록 돕는다.


실무에서 가장 까다롭게 여기는 'OAuth 2.0 인증 구조'를 명확히 분리하여 설명한 부분은 이 책의 강점이다. 외부 소셜 로그인 연동 코드를 제공하는 수준을 넘어 oauth2Login 기능과 oauth2Client 기능의 본질적인 차이를 세밀히 분석한다. 권한 부여 승인 리다이렉트를 담당하는 OAuth2AuthorizationRequestRedirectFilter와 실제 인증 처리를 수행하는 OAuth2LoginAuthenticationFilter의 필터 체인 내 동작을 상세히 다룬다.

실무자는 각자의 비즈니스 로직에 맞춰 액세스 토큰과 리프레시 토큰을 안전하게 관리하며 AuthenticationSuccessHandler를 커스텀하여 JWT 토큰 발급 등 인증 성공 후의 흐름을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다.


데이터베이스 연결 없이 메모리에 사용자 정보를 준비하는 InMemoryUserDetailsManager 활용법 등 실전 테스트 기법을 소개한 점도 유용하다. 프레임워크의 내부 구조를 이해해야만 상황에 맞게 주도적으로 보안 구조를 설계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저자의 철학이 일관되게 전달된다. 코드를 직접 타이핑하고 실행 흐름을 머릿속에 그리며 스프링 시큐리티의 정수를 체화하려는 정보보호 엔지니어와 프로그래머에게 훌륭한 멘토가 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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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친구들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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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드릭 배크만의 신작 장편소설 <나의 친구들>은 상처 입은 영혼들이 연대하며 만들어내는 경이로운 구원의 서사다. 다산북스에서 번역, 출간된 이 책은 <불안한 사람들> 이후 5년 만에 선보이는 단행본이다. 출간 직후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으며 2025 굿리즈 올해의 소설로 선정되는 기염을 토했다. 냉소적이면서도 다정다감한 인물들이 빚어내는 대사가 짙은 여운을 남긴다는 평이 줄을 잇고 있다. 한 시대를 풍미한 천재 화가의 작품을 둘러싸고 형성된 아이들의 우정과 십 대 소녀의 이야기가 묵직한 감동을 전한다.


저자 프레드릭 배크만은 평범한 스웨덴 블로거에서 전 세계 1900만 독자를 사로잡은 초대형 베스트셀러 작가로 거듭난 인물이다. 데뷔작 <오베라는 남자>를 필두로 <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 <베어타운> 시리즈, <일생일대의 거래> 등을 통해 웃음과 눈물이 교차하는 독보적인 휴머니즘을 선보여 왔다. 그는 세밀한 관찰력을 바탕으로 우리 주변의 결핍되고 소외된 사람들을 따뜻하게 품어내는 스토리텔링에 탁월하다. 평소 그는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유머의 힘을 굳게 믿는다고 인터뷰를 통해 밝혔다. 거창한 영웅 주의보다 평범한 인간이 일상에서 내리는 소소한 선택과 연대가 삶을 견디게 한다는 철학이다. 책 말미 감사의 말에서 아내와 18년을 함께하며 감자튀김의 절반을 양보했다는 유쾌한 고백이나 페테르 보를란드 편집자, 자녀들, 반려견 동키를 향한 애정 어린 문구는 작가 특유의 다정함이 그의 삶과 소설을 관통하는 뼈대임을 짐작하게 한다.


소설 속 인물들은 각자의 비극을 품고 엉뚱한 방식으로 서로의 삶에 깊숙이 개입한다. 십 대 소녀 루이사는 미술품 경매장 사건에 얽히면서도 스스로를 천재라고 여기는 당돌함을 지녔다. 열차 안에서 낯선 엄마의 부탁으로 갑작스럽게 아기를 안게 된 루이사가 "전혀 번거롭지 않아요"라며 퉁명스럽지만 다정하게 응하고 곁에서 테드가 자랑스러운 미소를 짓는 장면은 이들의 미묘하고도 끈끈한 유대를 보여준다. 끔찍한 가정 폭력을 겪은 탓에.. 스물다섯 살의 나이에도 잦은 음주와 불면으로 늙어 보이는 요아르를 향해 테드가 "머리가 많이 빠졌네"라고 농담을 던지는 에피소드는 팍팍한 현실 속에서도 빛을 발하는 친구들 특유의 티키타카를 증명한다. 이들은 겉으로는 거칠고 투박한 태도로 무장했지만 삶의 벼랑 끝에 몰린 결정적인 순간에는 기꺼이 서로의 든든한 방패가 되어준다.


프레드릭 배크만은 삶의 비극과 절망에 굴복하지 않고 우정과 예술이라는 굳건한 치유의 방식을 제시한다. 삶이 우리를 무자비하게 짓누를지라도 곁에 있는 누군가와 온기를 나눈다면 충분히 살아갈 가치가 있다는 묵직한 진심을 던진다. 책 서두에 적힌 "무엇이든 창조하고 싶은 모든 젊은이들에게. 일단 저질러보길."이라는 문장은 실패와 상처를 두려워하는 이들을 향한 배크만의 다정하고도 굳센 응원이다.


<나의 친구들>의 가장 큰 강점은 죽음과 상실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관통하면서도 특유의 유쾌함을 잃지 않는 탁월한 감정선 조율에 있다. 핏줄로 이어진 가족이 아닐지라도 기꺼이 서로의 결핍을 채워주는 대안 가족의 형태는 뭉클한 감동을 선사한다. 각박하고 파편화된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이 불완전한 인물들의 맹목적인 연대는 진정한 구원이 무엇인지 질문한다. 다음 문장은 배크만식 철학과 위로의 정수를 웅변한다.



"단 한 가지 당연한 게 있다면, 우리가 사랑했던 모든 사람이 언젠가는 죽는다는 사실이다. (...) 죽음을 생각하지 않을 때, 인생을 낭비하는 때야말로 최고의 순간이다."



우리는 이 역설적인 문장을 통해 살아 숨 쉬는 현재의 소중함과 곁에 있는 친구의 의미를 다시금 깨닫게 된다. 삶의 어느 순간 길을 잃었다고 느낄 때 말없이 어깨를 내어줄 친구의 존재를 그리워하게 만드는 탁월한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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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달린 여자
서계수 지음 / 오러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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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러 출판사 신간, 서계수 작가의 첫 단독 소설집 <머리 달린 여자>는 독특한 호러 환상 문학으로 독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가부장제와 폭력이라는 현실의 억압을 날카로운 장르 문법으로 도려낸 수작이다. 익명성 뒤에 숨어 타인의 고통을 오락거리로 소비하는 현대 사회의 병폐를 기괴한 복수극으로 승화시켜 압도적인 해방감을 선사한다.


서계수 작가는 주로 여성과 청소년을 내세운 판타지 호러 소설을 꾸준히 발표하며 탄탄한 마니아층을 형성해 왔다. 오전에는 글을 쓰고 오후에는 아르바이트를 하며 게임으로 우울함을 달랜다는 소박한 작가 이력 이면에는 현실의 모순을 꿰뚫어 보는 예리한 통찰력이 자리한다. 여러 앤솔러지 작품들로 독창성을 증명해 온 작가는 자신의 이름을 단 첫 단독 소설집에서 억압받는 이들의 목소리를 기괴하고 서늘한 세계관 안에 응축했다. 최근 장르 문학계에서 주목받는 작가의 문체는 건조하면서도 폐부를 찌르는 예리함을 지니고 있다.


책을 손에 쥐는 순간, 가장 먼저 눈을 사로잡는 것은 강렬한 흑백의 표지 이미지다. 독일의 식물 사진가 칼 블로스펠트의 1928년 작품인 양귀비 씨방 사진은 그 자체로 기괴하면서 묘한 매력을 발산한다. 극단적으로 확대된 식물의 일부분은 목이 잘려 나간 기괴한 신체의 단면 같기도 하고, 무언가를 응시하는 괴물의 머리 같기도 하다. 일상적인 대상을 낯설고 공포스러운 오브제로 변형시킨 이 표지는 평범한 일상 속에 스며든 끔찍한 폭력을 비틀어 보여주는 소설의 방향성과 절묘하게 맞닿아 있다.


<머리 달린 여자>는 총 다섯 편의 서늘한 이야기를 품고 있다.

첫 수록작 <지옥은 악마의 부재>는 인간과 악마가 공존하는 반인반마를 처단하는 기괴한 의식을 다루며 악의 근원을 지워버리는 텍스트적 처형을 감행한다. 이어지는 <산상수훈>은 타인의 목을 조르는 극단적인 폭력의 순간에 솟구치는 살의와 죽음의 감각을 건조하고 적나라하게 묘사한다.

<만회반점>은 냉동육 대신 갓 잡은 신선한 고기만을 고집한다는 중국집을 배경으로 호러의 고전적 모티프인 식인을 섬뜩하게 비틀어낸다. 마지막 수록작 <프로메테우스의 여자들>은 타오른다는 뜻을 가진 이름 연소를 통해 여성에게 지워진 운명과 이를 거부하려는 연대의 서사를 풀어낸다.


단연 압도적인 몰입감을 선사하는 작품은 표제작 <머리 달린 여자>다. 주인공 진성은 어느 날부터 세상 모든 사람과 동물의 머리가 보이지 않는 기이한 환각에 시달린다. 그가 극심한 스트레스에서 도피하기 위해 매일 밤 탐닉하는 것은 다름 아닌 얼굴이 잘려 나간 불법 촬영물이다. 미쳐가던 그의 눈앞에 기적처럼 유일하게 머리 달린 여자 하늘이 나타나고 진성은 그녀에게 맹목적으로 빠져든다.


그녀의 정체는 2020년 6월 30일 서울 월곡산에서 머리 없는 시체로 발견된 불법 촬영물의 피해자다. 촬영한 가해자뿐만 아니라 영상을 돌려본 진성 같은 방관자들을 무작위로 골라 처단하는 하늘의 복수는 강렬하고 참혹하다. 진성은 자신의 비틀린 욕망을 직시하지 못한 채 폭력을 관망하고 조장하는 현대인의 비겁한 민낯을 대변한다.


"반인반마를 죽이는 방법 1. 두 번 죽여야 한다. 악마인 동시에 인간인 자들이니 너는 악마로서의 그의 이름을 부름으로써 먼저 이 세상에서 몰아내고 인간으로서의 그를 마저 죽여야 한다."

9p


"우리 집 만두는 냉동육을 쓰지 않아요. 갓 잡은 고깃감을 다져서 속을 채우지요."

85p



이 강렬한 책 속 문장들처럼 작가는 현실의 폭력에 가담한 괴물들을 직시하고 오만한 인간의 민낯을 예리하게 찌른다. 수록작 전체를 관통하는 메인 주제는 일상적 폭력의 고발과 그 폭력을 향한 전복이다. 특히 표제작에서 보여준 디지털 성범죄와 익명성에 대한 비판은 동시대 한국 사회의 가장 어두운 환부를 정확히 겨냥한다. 타인의 고통을 안전한 거리에서 관망하며 오락거리로 삼는 방관자들 역시 가해자와 다를 바 없다는 서늘한 경고는 읽는 이의 윤리적 감각을 강하게 흔든다.


서계수 작가는 호러라는 장르적 외피를 두르고 있지만 그 안에는 타자화된 약자들의 분노와 슬픔을 단단하게 응축해 놓았다. 잔혹하고 기괴한 설정은 단순한 장르적 자극을 넘어 현실의 억압을 뚫고 나오는 파괴적인 에너지를 발산한다. 익명이라는 안전지대에 숨어 누군가를 무감각하게 소비하는 세상에 날리는 통쾌한 반격의 메시지가 핏빛 카타르시스와 함께 묵직한 여운을 남긴다. 우리는 책장을 덮은 후에도 서늘한 공포 속에서 자신의 일상을 되돌아보게 된다. <머리 달린 여자>는 단순한 공포 소설을 넘어 현실의 잔혹함을 비추는 뛰어난 문학적 거울이자 사회적 고발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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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불광 vol.618 : 반야심경, 공과 진언 - 2026.4
불광 편집부 지음 / 불광(잡지)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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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4월에 발간된 <월간 불광> 618호는 대승불교의 핵심 경전인 <반야심경>을 깊이 있게 조명한다. '반야심경, 공과 진언'이라는 메인 주제를 바탕으로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경전의 교리를 현대인의 눈높이에 맞춰 쉽게 풀어냈다.


<반야심경>을 단순한 텍스트가 아닌 지혜를 뜻하는 '반야'와 실천적 에너지를 담은 '진언'의 결합으로 설명한다. 핵심 개념인 '공(空)'은 아무것도 없다는 허무주의가 아니라 만물에 고정 불변하는 실체가 없음을 뜻한다. 집착할 대상이 애초에 없음을 깨달아 도리어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두는 지혜다. 진언은 이러한 깨달음을 우리 삶 속에서 실제로 작동하게 만드는 영적 스위치 역할을 한다.


책에서 제시하는 가장 핵심적인 구절은 경전 말미의 진언인 "아제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 사바하"다. '가자 가자 저 언덕으로 가자, 완전히 넘어가서 깨달음을 이루자'는 긍정적이고 진취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실생활에서 이를 실천하는 방법은 일상의 고통이나 스트레스에 갇히지 않는 것이다. 화가 나거나 극심한 불안을 느낄 때 이 구절을 마음속으로 되뇌며 부정적 감정 역시 고정된 실체가 없는 '공'임을 자각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감정에 끌려다니지 않고 주도적으로 마음의 평온을 되찾아 지혜로운 행동으로 나아가는 것이 반야의 참된 실천이다.


이번 호에 수록된 다채로운 아티클들은 불교 예술과 현대 문화의 융합을 훌륭하게 보여준다. 백승열 사진가가 담아낸 무각사 문자 불화 포토 에세이는 <반야심경>의 글자 하나하나가 부처의 형상이나 예술적 패턴으로 피어나는 경이로운 시각적 경험을 제공한다. 경전의 글귀 자체가 수행의 도구이자 심미적 신앙 대상이 되는 과정을 깊이 있게 담아냈다.


AI 뮤직 아티스트 곰딴(김동현)의 인터뷰 기사인 '반야심경, 주인 없는 목소리'는 기술과 종교의 만남을 흥미롭게 다룬다. AI를 활용해 창작된 찬불가가 전통 신앙에 어떻게 스며들 수 있는지 질문을 던지며 불교 음악이 나아가야 할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한다.


불교로 문화 읽기 코너의 '패배하지 않는 죽음' 아티클은 장항준 감독의 흥행 영화 <왕과 사는 남자>를 불교적 생사관으로 탁월하게 분석한다. 계유정난으로 유배된 단종과 그를 지키려 했던 촌장 엄흥도의 서사를 다룬 이 영화를 통해 세속의 권력 앞에서는 패배한 듯 보이나. 역사와 도의적 차원에서는 결코 꺾이지 않은 숭고한 정신을 조명한다. 죽음을 불사한 이들의 선택을 진정한 승리로 해석하며 깊은 울림을 준다.


<월간 불광>이 타 종교 매거진과 뚜렷하게 차별화되는 지점은 교조적인 틀에 갇히지 않고 우리 삶의 다양한 문화 현상을 포용한다는 것이다. 고품질 사진 화보는 물론 AI 기술, 상업 영화, 생태 문제 등 최신 트렌드를 불교적 사유로 매끄럽게 엮어낸다. 불자들만의 매체라는 한계를 넘어 대중과 소통하는 세련된 종합 인문 교양지로서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고 있다.


전통의 무게와 현대적 감각을 조화롭게 아우르려 한 노력이 돋보인다. 수천 년 전의 깨달음을 다루면서도 오늘날 우리가 겪는 번뇌와 동떨어지지 않고 맞닿아 있다. <반야심경>의 공사상과 진언이라는 묵직한 주제를 일상 언어로 해체해 독자에게 실천적 지혜를 쥐여준다. 단순한 종교적 가르침을 넘어 다채로운 문화 예술 콘텐츠를 통해 불교적 사유의 외연을 확장했다. 문자 불화의 고전적 아름다움부터 AI 시대의 음악, 천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분석까지 폭넓은 스펙트럼을 자랑한다.

어지러운 세상 속에서 흔들리지 않고 중심을 잡기란 무척 어려운 일이다.


<월간 불광> 618호는 <반야심경>의 텅 빈 지혜를 통해 낡은 집착을 내려놓고 진정한 자유로 나아가는 길을 친절하게 안내한다. 특정 종교인에게만 유의미한 책이 결코 아니다. 삶의 방향성을 치열하게 고민하는 모든 이들에게 깊은 사색의 시간을 선사한다.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스스로 마음을 챙기고 세상을 통찰할 수 있는 단단한 인문학적 나침반을 제공한다. 종교 매거진이라는 기존의 한계를 가뿐히 뛰어넘어 시대의 흐름을 읽고 마음의 평수를 넓혀주는 훌륭한 인문 교양서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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