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작은 것들로 - 장영희 문장들
장영희 지음 / 샘터사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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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


오래전부터 샘터사 간행물에서 장영희님의 칼럼을 챙겨서 읽곤 했던거 같다. 

이제 장영희님이 돌아가신지 15년이 , 아니 25년이 되었으니 16년이 되는 해이다. 세상을 떠나셨지만 그를 잊지 않고 그의 글들을 되세기며 읽는 독자들이 나만 있는건 아닐꺼라 생각한다. 그러던중에 이번에 삶은 작은 것들로 라는 신간이 나왔고, 장영희님의 주옥같은 문장들을 한 권의 책으로 모아 놓았다니 기대가 되었다.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장영희님도 인생에서 어려움을 겪고 극복하며 살았지만, 가족의 커다란 사랑과 문학이라는 거대한 숲 안에서 지혜와 통찰을 찾고 순리대로 인생을 살고 글을 썼기 때문에 많은 이들에게 울림을 주는 것 같다.  

‘삶은 작은 것들로’ 라는 제목도 마음에 든다. 자연, 인생, 당신, 사랑, 희망이라는 다섯 가지의 챕터를 구분하고 빛나는 문장들을 발췌하여 실었다. 되새기며 음미하고 싶은 문장들로만 채워진 페이지들이었다. 


가슴에 새겨질 인상적인 구절들이 너무나 많았다. 

장영희님 가족의 가훈은 ‘선내보(착한 것 속에 보물이 있다)’였고, 착하고, 건강하고, 보통인 사람들로 키우는 교육관을 부모님이 갖고 있었다고 한다. 

이 책을 통해서 그런 가르침이 체화된 저자의 모습이 보인다. 

특히 많은 가치들 중에서 사랑에 관한 내용들이 좋았다. 나를 사랑하는 이가 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것이 내 삶의 가장 커다란 힘이라는 것, 사랑에 눈뜬다는 것은 축복이며, 지옥이란 사랑하는 능력을 상실하는 데서 오는 괴로움이라는 것을 새삼 잔잔하게 깨닫게 되었다. 


가벼운 내용의 자기계발서에도 용기, 인내, 사랑, 의지 등의 미덕에 관한 얘기가 나오지만, 이 책은 저자의 삶과 대가들의 문학에서 캐낸 깊이 있는 덕목의 발견이라서 감동의 차원이 다를 것이다. 여덟 권의 수필에서 가려 뽑은 문장들이니, 바쁜 독자들에게도 간편하게 손이 자주 갈 수 있는 책인 것 같다. 


우리 삶에서 작은 순간들의 행복을 찾을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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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것들의 추한 역사 - 욕망이 소비주의를 만날 때
케이티 켈러허 지음, 이채현 옮김 / 청미래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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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


이 책은 부제로 욕망이 소비주의를 만날 때가 달려 있다.


아름다움의 이면을 탐구하며 본질에 대한 성찰을 욕망과 역사의 실타래로 풀어내고 있다. 케이티 켈러허의 책은 과학, 역사, 회고록의 경계를 넘나들며, 인간이 만들어낸 가장 매혹적인 물건들의 이면을 탐구하고 있다. 인간의 욕망이 아름다움 속에 투영되는 과정을 섬세하게 해부하면서 이를 통해 아름다움이 단순한 찬미의 대상이 아닌 복잡한 역사의 산물임을 보여주고 있다.


책에서 다룬 물건들은 거울, 보석, 향수, 실크, 대리석 등 현대 사회의 소비주의를 상징하는 것들이다. 이들은 한결같이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인간 욕망의 산물이지만, 그 과정에서 잔혹함과 추악함을 동반했다. 예컨대, 거울은 중세 유리공예가들을 수은 중독으로 몰아넣었고, 난초와 같은 꽃들은 제국주의적 사고를 상징했다. 다이아몬드는 영원의 상징으로 포장된 채 수많은 광산 노동자들의 목숨을 앗아갔으며, 실크는 대량의 생명 희생을 통해 상류 계층의 특권을 나타냈다.


켈러허는 아름다움과 추함이 단순히 대립하는 개념이 아님을 강조하고 있다. 오히려 추악한 욕망과 불편한 진실이야말로 아름다움의 본질을 이루는 요소라고 주장하고 있다. 인간의 욕망이 추악함을 두려워하지 않기에, 그 속에는 진실한 아름다움의 단서가 숨겨져 있다는 것이다.


현대의 소비주의 사회는 모든 아름다운 것들을 상품화하며, 심지어 상품화하고 싶은 것들마저 ‘아름다움’으로 포장한다. 이 과정에서 불편한 진실들은 지워지고, 추악한 역사는 가려지는 것이다. 우리는 거울의 맑은 표면을 바라보지만, 그 뒤에 얽힌 수은의 독성을 떠올리지 않는다. 실크의 부드러움을 느끼면서도 그 제작 과정에서 희생된 생명은 외면하는 것이다.


아름다움을 직시하는 용기로 기록된 것이다. 켈러허는 독자들에게 자신이 추구하는 아름다움의 본질을 직시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우리가 매혹된 아름다움이란 무엇이며, 그것을 이루기 위해 누가 어떤 대가를 치렀는지 묻고 있다. 저자는 인간의 어두운 욕망이야말로 아름다움의 본질에 가까이 다가가는 열쇠라고 단언하고 있다.


"아름다움을 이해하는 것이 아름다움을 낳는다."

켈러허의 말처럼, 아름다움은 단순한 감상이 아니라 이해와 성찰의 대상이다. 미적 경험의 본질을 재정의하면서, 일상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통찰을 제공하고 있다. 저자의 서술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는 아름다움과 욕망의 실타래를 풀어내는 동시에 스스로의 욕망을 마주할 용기를 얻게 될 것이다.


내가 무엇을 아름답다고 생각하는지 다시 생각해 보게 만드는 좋은 힌트를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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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의 발견 - 믿는 것이 현실이 되는 마인드셋
데이비드 롭슨 지음, 이한나 옮김 / 까치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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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는 기대 효과 expectation effect, 우리 제목은 기대의 발견.

기대에 대해 내가 발견할 수 있기를 작가가 기대하는 바가 무엇일까.


이 책은 유사과학이나 자기계발서와는 조금 다른 그러나 나를 꾸리는 어디쯤의 카테고리에서 나를 들여다보는 지침서로 새해 이 즈음에 보기 좋았다. 우리가 가진 구체적인 믿음, 기대가 우리를 어떻게 특정한 방향으로 이끄는가에 관한, 게다가 과학적 지식과 이론으로 설명, 해석 가능한 상황들이 충분히 제시된다.


“시험 잘 보게 해 주세요.” “얼른 낫게 해 주세요.” 빌기보다는 스스로 공부를 더 하고, 복용약을 제 때 잘 챙기는 나를 믿는 편이라, 이 책에 등장하는 예들을 좀 더 호기심과 애정으로 읽었다. 결과에 대한 기대와 생물학적 반응, 신체 활동 등이 너무나 당연하게 귀결될 때는 사람이 이렇게 단순할 수 있나 싶으면서도 그래서 다행이기다 싶기도 했다. 몸과 마음이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 어떤 사이비나 영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현실적이고 과학적이기도 한 낙관으로의 연결고리로 이어진다니, 얼마나 대단한 응원인가. 특히 스트레스에 대한 이야기는 나의 회복탄력성에 대해 많이 생각해본 단락이었다. ‘힘들다면 그때가 비로소 레벨업의 단계’라니! 이 책의 부제, <믿는 것이 현실이 되는 마인드셋>, How Your Mindset Can Change Your World, 이 말처럼 나의 세상은 믿는 것이 현실이 된다. 조금만 더 무섭게 말 해 보자면, 믿는 것만큼 현실이 된다. 


새해에 읽기 좋았다. 그리고 뭔가를 도모하고자 하는데, 자기 안에  초능력을 새삼 모아야할 때 읽기도 좋겠다. 나는, 너는, 우리는, 꽤 많은 것을 할 수 있다. 그렇게 될 거라는 기대를 시작하는 것만으로도.


p.360 400년도 더 전, 셰익스피어는 햄릿의 입을 빌려 “이 세상에는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없다. 단지 생각이 그렇게 만들 뿐이다.”라고 이러한 진리를 절묘하게 표현했다. 그리고 이 깨달음이 있다면 우리 모두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만들어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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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바다 바뢰이 연대기 2
로이 야콥센 지음, 손화수 옮김 / 잔(도서출판)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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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 야콥센의 바뢰이 연대기 두 번째 이야기.

첫 번째 이야기인 보이지 않는 것들을 읽기 전이라 조금 염려가 되었으나 『하얀 바다』는 이 자체로도 충분히 깊은 이야기였다.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잉그리드에 대해 더 알고 싶은 마음에 보이지 않는 것들을 급히 도서관에서 대출한 건 굉장히 자연스러운 흐름.


『하얀 바다』는 겨울, 이 즈음에 또 생각날 것 같은 소설이다.

2차 세계대전 중 나치 독일 점령지인 노르웨이의 작은 섬 바뢰이.

리겔호의 알렉산더와 잉그리드.

사랑을 지키기 위한 용기와 인내,

척박한 환경에서도 삶에 대한 강한 의지,

상실과 이별의 슬픔들.

잉그리드와 많은 이들의 연대로 채워지고 여물고 단단해지는 여정.

눈에 선한 듯 그려내는 풍경을 담은 문장과 가만가만 짚어내는 심리들이 바뢰이와 잉그리드에 대한 애정이 깊어진다. 


알렉산더는 어떻게 되었을까.

잉그리드는 이제 어떻게 할까.

그 하얀 바다는 무엇을 더 데려오고 데려갈까.


p.261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라고 적혀 있네요.”

그녀는 통통한 손가락으로 종이 위의 글자들을 짚어 내려가며 말했다. 

“무려 아홉 번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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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천재들 - 물리학의 한계에 도전하는 바다 생물의 놀라운 생존 기술
빌 프랑수아 지음, 발랑틴 플레시 그림, 이충호 옮김 / 해나무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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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담컨대, 물속에서 50분 이상 머무는 법도 알아내지 못한 그들이 내 빨판의 작동 원리를 알 리가 없죠!


문어의 유쾌한 상상력이 담긴 이 의견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났다. 인간과 바닷속 생물들은 서로를 몰라도 너무 모르는 것 같다. 깊은 바닷속에 사는 수많은 생물들은 늘 신비로운 존재로 여겨지고, 인간의 이해를 넘어서는 영역으로 간주되곤 한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러한 미지의 해양 생물의 생태 시스템을 간단한 과학 원리로 풀어내어 과학에 대해 잘 모르는 나에게 읽는 즐거움을 선사했다.예를 들어, 민물 고기와 해수 고기가 삼투압을 이겨내기 위해 끊임없이 오줌을 싼다거나, 아가미를 미친 듯이 사용하는 방식은 흥미진진했다. 그런데 민물과 해수 두 환경에서 모두 살 수 있는 연어의 비밀을 알게 되었을 때는 역시 어떤 환경이든 맞춰서 진화하기마련이네 싶어 감탄했다. 추운 바닷속에 사는 온열동물인 고래의 체온 변화에 대한 물리적인 이론과 그 방식이 가진 한계도 흥미로웠다. 책을 읽다말고 나는 옆에 앉은 가족이라도 붙잡고  그거 알아? 고래는 죽으면 과열 상태가 되어 스스로 익어버린대! 라고 외치고 싶었다.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5부 **‘빛의 존재’**였다. 스스로 빛을 발하는 생명체들, 작은 생명체에서 커다란 상어까지, 수없이 오랜 시간 동안 지구에서 살아남기 위해 각자 어떻게 진화해 왔으며 어떤 부위를 어떻게 발전시켜 왔는지 읽으며, 또 상상해 보면, 거대한 지구와 그 안에 사는 모든 생명체 앞에서 인간의 작음을 느끼며 겸허함이 우러나왔다. 

이 책을 사랑하게 된 이유 중 하나는 큼직한 책에 읽기 좋은 글씨 크기, 그리고 각기 귀여운 일러스트들이다. 처음에는 더 자세히 알고 싶어 그림 대신 사진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읽다 보니 일러스트 덕분에 해양 생물들이 귀엽게 각인되었고, 그들에 대해 더 알고 싶어지는 호기심이 커졌다. 저자가 언급한 것처럼, 현재 이 순간에도 새로운 생물이 발견되며(목격되며) 기존 이론을 뒤집고 있다. 그들의 물리적인 생존 방식에 대한 연구는 결국 인간에게 이로운 발명과 환경적 통찰을 가져다줄 것이라 믿는다. 수없이 많은 가능성을 지닌 새로운 해양 생물들은 지금도 미지의 세계 속에서 인간들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니, 이렇게 귀엽고 재미있는 책이 언젠가 많은 미래의 해양생물학자를 탄생시키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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