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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을 만드는 원자의 역사 - 나를 이루는 원자들의 세계
댄 레빗 지음, 이덕환 옮김 / 까치 / 2024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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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당 도서는 까치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
다큐멘터리 제작자가 풀어낸 원자 이야기.
한 날 한 시에 태어난 원자들이 우주를 채우고 지구를 이루고 생명, 인간의 몸이 되어 지금 여기에 이르게 된, 그리고 그걸 알아낸 그간의 이야기를 촘촘하고 재미있게 들려준다.
빅뱅 이후부터 시작해서 태양계, 지구, 생명, 인간, 세포까지. 원자의 역사는 이제 인간의 역사라는 제목으로도 깊어진다. 원자의 역사가 인간의 역사이고 나의 이야기이며, 내가 우주라는 경이.
우리 몸에는 사막의 모래알의 10억 배 만큼의 원자가 있다고 하고, 우리 몸은 60여 종의 원소로 이루어져 있는데 구체적으로 따져보자면 우리 몸에 탄소로 10kg 정도의 숯을 만들 수 있고 7cm 가량의 못을 만들 수 있는 철이 있다고 한다. (이렇게 친숙한 구체물로 이미지가 그려지면 경이는 더 커진다.) 빅뱅부터 우주와 태양에서 쭉 지나 우리의 몸 속, 세포들의 신뢰도 높은 기계적이고 유기적인 기능들까지 살펴보다보면, 인류가 골디락스와 창발성의 존재 이상의 것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비문학에서 문학 이상의 인간을 들여다보며 느끼는 묘미랄까. 과학과 수학과 인간은 원자들이 우주 속에서 그러하듯이 서로 유기적으로 결합-해리되며 문명과 문화, 기술 등으로 연대의 역사를 만들어가고 있다. 7cm짜리 못이 될 수도 있지만 7cm 못으로 그림을 그려 남길 수도 있듯이. 10kg의 숯이 될 수도 있지만 그 숯으로 따뜻한 요리를 만들어 이웃과 나누는 것처럼.
p.397 원자는 지구에 처음 도착했을 때 생각, 욕망, 계획, 행동을 만드는 세포의 눈부신 메커니즘은커녕 자급자족하는 거대한 생명의 순환 고리에 참여하게 되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을 것이다.
따라서 마침내 우리는 과학만큼이나 철학적으로 가장 심오한 질문에 도달하게 되었다. 우리 세포는 온갖 종류의 놀라운 기계들로 가득 차 있지만, 우리 자신은 어떤 존재일까? 우리는 이제 우리 안에 무엇이 들어 있는 지 알아냈지만, 궁극적으로 과연 우리는 무엇일까?
과연 우리는, 인간은 무엇일까? 우리 안에 들어 있는 것들로 우리는 무엇을 하는 어떤 존재여야 할까?
책을 덮고 생각을 정리하던 12월 3일 밤에 들려온 비상계엄선포에 더욱 깊이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