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라미드 스핑크스
임오르 지음 / 북랩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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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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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팩토리 - 공장은 어떻게 인류의 역사를 바꿔왔는가
조슈아 B. 프리먼 지음, 이경남 옮김 / 시공사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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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의 풍요, 번영에는 여러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반드시 그 원인에 들어가야 하며 빼놓을 수 없는 게 바로 공장화에 의한 대량 생산입니다. 인류의 문명사를 되짚고 서술하는 소재는 여러가지일 수 있겠지만 현대의 성격을 규정짓는데 큰 공헌을 한 공장에 대한 역사는 반드시 언급하고 넘어가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공장의 역사에 대한 문명사 서적은 그다지 쉽게 찾아 볼 수는 없었습니다. 물론 제가 과문한 탓이겠지요. 이번에 시공사에서 출간한 “더 팩토리”는 그러한 거대 공장 (Giant Factory)를 중심으로 인류의 역사를 어떻게 바뀌어 왔는가를 고찰한 문명사입니다.

 산업 혁명 이후 근대에 접어들면서 공장은 문명의 상징이었으며 경이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수많은 예술가와 철학가는 이러한 공장에 대해 경이와 찬탄을 바쳤으며 두려워하기까지 하였습니다. 또한 공장의 생산력은 과거의 경제 성장률과 비교도 안될 만큼 거대한 성장을 이끌어내어 인류의 역사상 가장 풍요로운 시대를 만들어냈고 세상의 모습을 완전히 바꾸어 놓으면서 현대성(modernity)의 상징과도 같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근대 이후의 공장은 비인간화의 상징이기도 합니다. 굳이 찰리 채플린의 모던 타임스 등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이는 일상에서도 노동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분업으로 대표되는 포디즘(Fordism)이 추구하는 극도의 효율성, 이로 말미암은 노동자의 부품화, 소외화 등을 느낄 수 있습니다.


 자이언트 팩토리의 탄생에서 이로 인해 발생하는 비인간화 및 갈등, 논쟁, 그리고 노동운동까지 공장의 역사에서 다뤄야할 대부분을 다룰 뿐 아니라 다양한 사례의 서술을 통해 흥미를 잃지 않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21세기 폭스콘 등과 같은 초거대 공장도 빼놓지 않고 다룸으로써 18세기부터 21세기의 현재까지의 공장의 역사를 총망라하였습니다.

 앞으로의 공장이 어떻게 변화할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모릅니다만 현대성을 만들어내는 데 큰 기여를 한 공장의 역사를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훌륭한 독서 경험이었습니다. 


Ps. 국문판 제목은 더 팩토리인데 원제는 Behemoth: A History of the Factory and the Making of the Modern World이네요. 왠지 이 책의 소재인 자이언트 팩토리를 생각해보면 베헤모스 (구약성서에 등장하는 거대 육상 괴수)라는 원제가 더 잘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ps. 잦은 오타가 눈에 띄네요. 다음 판본에는 해결되기를 바랍니다.


#더팩토리 #조슈아B프리먼 #시공사 #자이언트팩토리 #현대성 #문명사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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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 웨이 다운
제이슨 레이놀즈 지음, 황석희 옮김 / 밝은세상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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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어머니의 습진에 효과가 좋은 비누를 사오던 숀이 누군가의 총격에 쓰러지고 이제 막 열 다섯살이 된 윌은 형이 살해되는 그 장면을 목격합니다. 윌이 살고 있는 동네에는 세가지 룰이 있습니다. 첫번째 울지마라, 두번째 밀고하지 마라, 세번째 복수하라. 이러한 룰에 따라 윌은 울지도, 밀고하지도 않고 숀의 권총을 가지고 세번째 룰, 숀을 죽인 자에게 복수하기 위해 집을 나섭니다. 이러한 책소개를 처음 봤을 때 형이 갱단에 의해 살해당한 뒤 동생이 복수하는 이야기 구조를 가진 일반적인 미스터리물 혹은 스릴러물이라 생각했습니다. 책을 마지막까지 읽고 나면 그런 단순한 이야기가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누구나 이 책의 첫 장부터 당혹감이 들 것으로 보입니다. 익숙한 산문체가 아닌 운문체 소설이기 때문입니다. 익숙하지 않은 문체로 인해 저도 이 책을 끝까지 읽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처음에 매우 당황했습니다. 하지만 2-3페이지만에 바로 윌에 몰입하여 끝까지 읽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사실 첫 페이지부터 마지막 페이지까지 1-2시간이면 읽을 수 있습니다.)


(이하 스포일러의 가능성이 있습니다.)

윌이 7층부터 1층까지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갈 때 각 층에서 엘리베이터에 탑승하는 수수께끼의 인물들과의 대화를 통해 복수라고 하는 폭력의 순환 구조에서 벗어나는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명시적으로 윌이 복수를 포기했다는 정황이나 묘사는 없습니다만 마지막 숀의 대사 “안 와?”는 은원을 초월한 망자들과 함께 가자는 의미로 저에게는 보였습니다. 즉, 숀은 자기를 죽인 사람이 누구이던지간에 윌이 복수를 포기하여 든 은원을 잊고 반드시 폭력의 순환 구조를 이겨내 정상적인 삶을 살기를 바라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는 작가 제이슨 레이놀즈가 책 마지막에 남겨놓은 감사의 글에서 힌트를 얻을 수도 있습니다. “구금 시설에서 복역 중인 아이들에게도 전할 말이 있습니다. (중략) 하지만 너희는 이겨낼거야. 이겨낼거야.”


책을 처음 수령했을 때 의아한 딱지가 하나 붙어있었습니다. 뉴베리 아너? 제가 알고 있기로는 뉴베리 메달은 아동이나 청소년 도서에 부여하는 문학상으로 알고 있는데 말이죠. 아마도 이 책은 미국 슬럼가에서 어렸을 때부터 범죄에 노출되는 아이들을 위한 책이었나 봅니다.


#롱웨이다운 #제이슨레이놀즈 #밝은세상 #컬쳐블룸 #뉴베리아너 #황석희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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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녀들의 수첩 - 수학이 여자의 것이었을 때
이다솔 지음, 갈로아 그림 / 들녘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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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로아 작가의 전작인 오디세이(레진코믹스),  만화로 배우는 곤충의 진화(한빛비즈), 만화로 배우는 공룡의 생태  (한빛비즈)를 감명깊게 읽었기 때문에 이번 신간 “숙녀들의 수첩”을 읽지 않고 넘어갈 재간이 없었습니다. 다만 청소년 대상의 잡지에 연재되었던 작품이었던 까닭에 전작 “만화로 배우는” 시리즈의 깊이에 비해 다소 얕은 내용일 것이라 지레 오해하였습니다.  하지만 본 작의 두 주인공 마리아 아녜시와 숙녀들의 수첩에 대한 깊이 있는 내용에 섣부른 저의 오해가 부끄러웠습니다. 역시 갈로아 작가의 덕력은 하늘과 땅을 덮을 만큼 높고도 넓군요. 

 또한 뒷담 코너를 담당하신 이다솔 기자님의 글에서 배운 바도 굉장히 많습니다. 18세기 여성에 대한 차별이 21세기에도 비슷하게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사회의 변화나 혁신은 어찌나 더딘지 실감했으며, 남녀의 능력 차이에 대한 과거로부터의 고정관념은 더 이상 있어서는 안되며 남녀간의 성차가 차별의 근거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본서의 주제의식에 십분 동감하였습니다. 


가볍게 읽고 넘어가려고 했던 작품이었지만 고민해야할 화두를 많이 던져준 독서였습니다. 좋은 작품 감사합니다.



ps. 다만 오탈자 좀 어떻게 안될까요?


문재나 혜왕성까지는 어떻게 넘어간다 치더라도 1941년은 치명적이었습니다. ^^


ps. 차기작 "만화로 배우는 생명의 역사"를 준비 중이라 들었는데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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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흐르지 않는다 - 우리의 직관 너머 물리학의 눈으로 본 우주의 시간
카를로 로벨리 지음, 이중원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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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대중과학서는 적당히 어려우면서도 재미있어야 하죠. 적당히 어렵다는 말은 독자가 가지고 있는 과학적 지식의 경계에서 그리 멀지 않은 새로운 지식이나 관점을 줄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만약 너무 멀어버리면 이해가 안되거나 지레 포기해 버리기 때문에, 경계 안쪽으로 들어와 버린다면 이미 알고 있는 지식이나 관점을 되풀이하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에 책을 읽는 의미가 줄어들지요. 독자의 지식 층위는 굉장히 그 폭이 넓어서 '적당히 어렵다'라는 요건을 맞추기에 굉장히 까다로운 것은 사실입니다. 더구나 재미까지 있어야 한다니요. 전문가들의 글쓰기는 재미와는 거리가 먼 경우가 많은 것도 현실이지요. 카를로 로벨리는 전작인 '모든 순간의 물리학'에서 만나본 적 있습니다. 현대 물리학에 대한 개론 강의를 모아 놓은 책이었는데 '나'에게는 좋은 과학대중서의 요건에 부합한 책이었습니다. 그러기에 물리학의 눈으로 본 ‘시간’에 대한 개론서인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를 기대를 가지고 읽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고 직관적으로 이해하고 있는 시간이라는 개념이 당연하게도 현대 물리학에서는 부정된다고 합니다. 시간은 유일하지도, 흐름의 방향이 있지도 않는다고 하는군요. 심지어 양자 단계에서의 시간은 연속적이지도 않는다고 합니다. 또한 우주의 시간 구조는 수많은 광원뿔로 이루어져 과거의 연속적 시간 층위와는 전혀 다르다고도 합니다. 여기까지가 1, 2부의 내용입니다. 억지로 이해하는 척하면서 넘어왔지만 이런 노력도 3부 시간의 원천에서 무너져버리고 맙니다. 제가 배움이 아직 부족한 탓인지 3부를 읽는 내내 눈으로 글은 읽고 있지만 머리에 전혀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오랜만에 겪어보는 한 페이지 넘기기 어려운 독서 경험이었습니다. 기회가 되면 한번 더 읽어봐야 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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