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 웨이 다운
제이슨 레이놀즈 지음, 황석희 옮김 / 밝은세상 / 2019년 12월
평점 :
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어머니의 습진에 효과가 좋은 비누를 사오던 숀이 누군가의 총격에 쓰러지고 이제 막 열 다섯살이 된 윌은 형이 살해되는 그 장면을 목격합니다. 윌이 살고 있는 동네에는 세가지 룰이 있습니다. 첫번째 울지마라, 두번째 밀고하지 마라, 세번째 복수하라. 이러한 룰에 따라 윌은 울지도, 밀고하지도 않고 숀의 권총을 가지고 세번째 룰, 숀을 죽인 자에게 복수하기 위해 집을 나섭니다. 이러한 책소개를 처음 봤을 때 형이 갱단에 의해 살해당한 뒤 동생이 복수하는 이야기 구조를 가진 일반적인 미스터리물 혹은 스릴러물이라 생각했습니다. 책을 마지막까지 읽고 나면 그런 단순한 이야기가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누구나 이 책의 첫 장부터 당혹감이 들 것으로 보입니다. 익숙한 산문체가 아닌 운문체 소설이기 때문입니다. 익숙하지 않은 문체로 인해 저도 이 책을 끝까지 읽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처음에 매우 당황했습니다. 하지만 2-3페이지만에 바로 윌에 몰입하여 끝까지 읽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사실 첫 페이지부터 마지막 페이지까지 1-2시간이면 읽을 수 있습니다.)


(이하 스포일러의 가능성이 있습니다.)

윌이 7층부터 1층까지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갈 때 각 층에서 엘리베이터에 탑승하는 수수께끼의 인물들과의 대화를 통해 복수라고 하는 폭력의 순환 구조에서 벗어나는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명시적으로 윌이 복수를 포기했다는 정황이나 묘사는 없습니다만 마지막 숀의 대사 “안 와?”는 은원을 초월한 망자들과 함께 가자는 의미로 저에게는 보였습니다. 즉, 숀은 자기를 죽인 사람이 누구이던지간에 윌이 복수를 포기하여 든 은원을 잊고 반드시 폭력의 순환 구조를 이겨내 정상적인 삶을 살기를 바라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는 작가 제이슨 레이놀즈가 책 마지막에 남겨놓은 감사의 글에서 힌트를 얻을 수도 있습니다. “구금 시설에서 복역 중인 아이들에게도 전할 말이 있습니다. (중략) 하지만 너희는 이겨낼거야. 이겨낼거야.”


책을 처음 수령했을 때 의아한 딱지가 하나 붙어있었습니다. 뉴베리 아너? 제가 알고 있기로는 뉴베리 메달은 아동이나 청소년 도서에 부여하는 문학상으로 알고 있는데 말이죠. 아마도 이 책은 미국 슬럼가에서 어렸을 때부터 범죄에 노출되는 아이들을 위한 책이었나 봅니다.


#롱웨이다운 #제이슨레이놀즈 #밝은세상 #컬쳐블룸 #뉴베리아너 #황석희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