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 스파이 - 나치의 원자폭탄 개발을 필사적으로 막은 과학자와 스파이들
샘 킨 지음, 이충호 옮김 / 해나무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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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 스파이 (샘 킨 著, 이충호 譯, 해나무, 원제 : The Bastard Brigade: The True Story of the Renegade Scientists and Spies Who Sabotaged the Nazi Atomic Bomb)”를 읽었습니다.



너무 성의 없이 대충 지은 듯한 제목이라 제목만 보고는 그냥 넘어가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작가가 샘 킨 (Sam Kean)!! 



 “사라진 스푼 (이충호 譯, 해나무, 원제 : The Disappearing Spoon: And Other True Tales of Madness, Love, and the History of the World from the Periodic Table of the Elements )”, “바이올리니스트의 엄지 (이충호 譯, 해나무, 원제 : The Violinist’s Thumb: And other tales of Love, War, and Genius, as written by our Genetic code )”, “뇌과학자들 (이충호 譯, 해나무, 원제 : The Tale of the Dueling Neurosurgeons: The History of the Human Brain as Revealed by True Stories of Trauma, Madness, and Recovery )”, “카이사르의 마지막 숨 (이충호 譯, 해나무, 원제 : Caesar’s Last Breath: Decoding the Secrets of the Air Around Us)”과 같이 주옥 같은 대중과학서로 유명한 바로 그 작가죠.



샘 킨의 신작이라니, 안 읽을 수 없죠. 일단, 어떤 책인지 봅시다. ‘나치의 원자폭탄 개발을 필사적으로 막은 과학자와 스파이들’이라는 부제가 있습니다.



미국은 맨하탄 프로젝트를 통해 원자폭탄 개발에 성공했는데 나치는 시도조차 안했을까하는 점이 항상 궁금했었습니다. 그 궁금증을 해결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만약 나치가 원자폭탄을 먼저 개발했다면 그 뒤의 세계사는 마치 “높은 성의 사내 (필립 딕 著, 남명성 譯, 현대문학, 원제 : The Man in The High Castle )”처럼 되었을 수도 있겠지요.



이 책은 모 버그를 비롯해 나치의 원자폭탄 개발을 방해하는 임무에 참여한 원자 스파이들을 소개하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처음 등장하는 모 버그는 과학자도 군인도 아니었습니다. 바로 야구선수였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흔히 과학사에서 이름을 접하던 리제 마이트너, 이렌 퀴리 같은 과학자들도 등장합니다. 그리고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깊이 있는 리서치와 생존 대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미국과 나치 사이에 벌어진 원자폭탄 개발 경쟁을 생생하게 묘사한다는 점입니다. 일반 대중에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 중 하나는 나치 독일이 원자력을 활용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지가 이 책에는 정말 자세하게 소개되고 있습니다. 



원자 스파이들은 독일 핵 시설 침투, 우라늄 생산 방해, 중요 물질 운송 방해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나치의 원자폭탄 개발을 방해합니다. 그리고 그 작전은 언제나 위험이 도사리고 있었지요. 


 


이 책에서 보다 흥미로운 점은 등장인물들이 가진 윤리적 딜레마와 도덕적 모호성이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는 점입니다. 저자인 샘 킨은 그들이 그런 행동을 해야만 했던 이유가 충분히 있었다고 변호하면서, 초자연적인 힘, 바로 원자력이 미치광이의 손에 들어가는 것만은 막았어야 했다고, 그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그것만을 막을 수 있다면 모든 것을 희생할 수 있는 마음을, 원자 스파이들이 가졌었다고 기술하고 있습니다.



언제나 그렇지만 사실을 기반으로 한 저자의 스토리텔링 능력은 정말 대단합니다. 또한 등장인물들이 가진 개인적인 배경, 그리고 동기를 드러냄으로써 인물 개개인에 대한 몰입도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그들이 희생해야 했던 점과 도전의 어려운 부분을 명백하게 독자들에게 설득해냅니다.  제 2차 세계대전 당시 이름 없는 영웅들이 수행한 비밀 작전에 대한 흥미진진하고 철저한 조사를 바탕으로 한 뛰어난 역사 논픽션 책이자 과학사 책으로 많은 분들에게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원자스파이 #샘킨 #이충호 #해나무 #책과콩나무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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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식의 역설 사전 - 마음을 지배하고 돈을 주무르고 숫자를 갖고 노는 역설의 세계
곽재식 지음 / 북트리거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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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식속도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곽재식 작가가 대중들에게 알려져 있지 않고, 팬덤 사이에서만 유명할 때의 이야기이긴 합니다. 곽재식 작가가 워낙 다작을 하는 작가이다 보니, SF 작가들 사이의 작품을 내는 속도를 비교할 때 사용하던 농담이었지요.  

어느덧 곽재식 작가가 대중들에게 명성을 얻게되고, 다양한 매체를 통해 만나볼 수 있게 된 요즘에도 여전히 곽재식속도는 유효한 것 같습니다. SF, 미스터리, 대중과학, 어린이, 크리쳐물 등 한 달에 두세 권의 책을 출간하고 있으니 말이지요. 


“곽재식의 역설 사전 (곽재식 著, 북트리거)”는 곽재식 작가의 ‘이번 달에 나온 첫’ 책입니다. 

이 책은 ‘역설 (逆說, paradox)’을 다룬 책입니다. 에빌린의 역설, 루커스의 역설, 가치의 역설, 점검의 역설, 콩도르세의 역설 같은 사회, 경제, 심리, 정책 등과 관련한 다양한 분야의 역설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콩도르세의 역설 (Condorcet’s Paradox)는 21세기 민주주의를 살아가는 시민이 느껴본 바로 그 역설입니다. 18세기 후반 프랑스에서 활동한 수학자이자 정치학자인 니콜라 드 콩도르세 (Nicolas de Condorcet, Marquis de Condorcet, 1743~1794)이 주장한 역설입니다.

이 역설은 단순 다수결이 유권자의 선호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B보다 A를 선호하고, C보다 B를 선호한다면 당연히 C보다 A를 선호하는 결과가 나와야 하지만 개인적인 차원이 아니라 다수가 참여하는 선거에서는 이에 위배되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요?

1:1 대결을 하면 항상 이기는 후보를 이 역설을 처음 주장한 콩도르세의 이름을 따서 콩도르세 승자라하고 그 반대의 경우를 콩도르세 패자라 합니다. 하지만 실제 선거에서는 콩도르세 패자가 최종 승자가 되는 경우를 종종 목격합니다. 책에서는 김대중, 김영삼, 노태우 후보가 경쟁한 1987년 대선을 사례로 들고 있습니다. 당시 노태우 후보는 김대중이나 김영삼 후보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후보였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37퍼센트의 득표율로 결국 대통령이 되고 말았지요.

콩도르세의 역설은 굳이 선거가 아니더라도 많은 의사결정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가끔 선호도가 가장 떨어지는 여행지를 고른다거나, 제한된 예산 범위에서 물건을 사려고 했더니 엉뚱한 물건을 산다건가 하는 경우 말이지요.


콩도르세의 역설은 제도를 어떻게 바꾸어도 완전히 제거하기 어렵다고 합니다. 단지 이 역설을 이해하고 발생할 수 있는 경우의 수를 최소화할 수 있기를 바랄 뿐이지요. 이 역설은 또한 다중의 뜻을 반영하여 정책을 결정하고, 대표자를 뽑는 일이 생각처럼 쉽지만은 않음을 의미합니다. 


이 책에서는 여러 역설들을 설명하고 있는데, 단순히 역설의 의미만을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숨은 역사적 맥락, 그리고 현대적 의미까지 다양한 각도에서 살펴보고 있습니다. 다양한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 보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곽재식의역설사전 #곽재식 #북트리거 #책과콩나무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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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진 : 세 번의 봄 안전가옥 쇼-트 20
강화길 지음 / 안전가옥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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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길. 소위 순문학의 등용문이라 할 수 있는 신춘문예로 등단한 작가임에도 불구하고 장르를 넘나들며 작품을 통해 대중과 소통하는 몇 안되는 존재입니다. 긴 호흡의 이야기에도 능숙하지만 강화길 작가의 장기는 이야기가 농축된 단편에서 더욱 발휘되는 듯 합니다. 현실, 그리고 일상을 통해 작가가 바라보는 세상을 일깨워 독자들에게 이야기들을 들려주는 작가. 그렇기에 강화길 작가는 희소성을 가진 소중한 작가일 것입니다.


이번에 “안진 : 세번의 봄 (강화길 著, 안전가옥)”을 읽었습니다.




세 편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길지 않습니다. 마음 먹고, 시간 내서 읽기를 결심해야 할 정도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앉은 자리에서 짧으면 15분, 길면 20분 정도 하나의 이야기를 끝낼 수 있을 정도의 길이입니다. 하지만 읽고 난 다음, 먹먹함은 짧지 않습니다. 


세 편의 이야기는 각 각 다른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하지만 또 같은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읽는 도중애는 별 것 아닌 이웃의 이야기, 혹은 잡담인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마지막 구절을 읽고 난 다음은 정말 특별한 이야기라는 것이 느껴집니다. 




우주에서 거대한 우주전함을 타고 전투하는 이야기나, 좀비에 쫓기는 이야기도 흥미롭고 재미있습니다. 이야기가 주는 ‘재미’는 한가지만을 의미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별 것 아닌 것 같은 이야기가 다음에 어떻게 될지 궁금하기도 하고,  이야기가 주는 먹먹함이 하루나 이틀 정도 떠나지 않기도 하고. 마치 친구가 담담히 들려주는 이야기를 듣다 문득 눈가에 고인 눈물을 닦아냈을 때처럼 낯설고 당황스러운 경험을 강화길 작가는 아무렇지 않게 우리에게 던져줍니다. 




단순한 삶을 원한다는 작가. 저도 그렇습니다.  그런 삶의 이야기를 강화길 작가의 작품으로 계속 만나보고 싶습니다.


#안진세번의봄 #안전가옥 #강화길 #소설 #한국소설 #리뷰어스클럽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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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살
이태제 지음 / 북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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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살 (이태제 著, 북다)”을 읽었습니다.




교보문고에서 주최하는 스토리공모전 대상 수상작입니다. 지금까지 스토리공모전에서 수상한 작품들은 독자들에게 이야기적 재미를 풍성하게 선사하던 작품들이어서 별다른 망설임 없이 선택하고, 읽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작품 역시 그러한 기대를 충분히 충족시킨 작품입니다.


일단 이 작품의 설정이 흥미롭습니다. 외계생명체 포자가 뇌에 기생하면서 폭력성을 드러낼 때마다 푸른 살이 늘어난다는 설정입니다. 이 작품은 이러한 설정만으로 이야기를 끌고가지 않습니다. 신체적 변화가 가져올 수 있는 세계관의 변화를 이야기를 통해 독자들을 설득해냅니다. 또한 작가만의 독창적인 상상력으로 만들어낸 설정과 세계관은 흥미로운 이야기 전개와 만나면서 빛을 발합니다. 


그리고 독자에게 흥미로운 질문을 던집니다. 폭력성으로 인해 외관 자체가 바뀌게 된다면,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폭력성을 억누르고 살 수 밖에 없습니다. 누구도 자신의 외면 깊숙한 곳의 추악한 모습을 들키고 싶지 않을 테니까요. 

모두가 폭력을 감춘 세상. 그 세상은 얼마나 도덕적일까요? 

일견 세상은 보다 나아진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세상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어쩔 수 없이, ‘나쁜’ 일을 해야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나쁜 일을 옹호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나쁜’ 일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어낸 체계와 구조, 이것들은 세상이 바뀌어도 그다지 변하지 않습니다. 


작가는 여기에 주목한 듯 합니다.


이 작품은 단순히 메시지만 있는 작품은 아닙니다. SF적 상상력, 그리고 스릴러와 미스터리 장르적 요소까지 장르 문학이 재미를 위해 갖추어야할 많은 요소들이 잘 버무러져 있습니다. 처음 만나는 작가, 다음 작품을 기대하게 만드는 훌륭한 데뷔작이라 평가하고 싶습니다. 




#푸른살 #이태제 #북다 #교보문고 #책과콩나무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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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진 : 세 번의 봄 안전가옥 쇼-트 20
강화길 지음 / 안전가옥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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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길 작가의 신작. 언제나 기대와 충족의 사이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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