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소녀 나를 찾아가는 징검다리 소설 13
부희령 지음 / 생각과느낌 / 2006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첫 장부터 나의 눈길을 끌었다. 엄마 잃은 '야옹이'는 나의 어릴 적 기억을 떠올리게 했다.

  나는 6살 때쯤인가 옆집아이와 함께 집에서 멀리 떨어진 동네까지 가 논 적이 있다. 그것 때문에 우리가족은 나를 찾으려고 난리가 났었다. 나한테는 같이 노는 친구가 있었지만 야옹이의 곁에는 아무도 없었다. 야옹이의 엄마는 야옹이를 스스로 독립시키기 위해서 자신의 아들을 버렸다. 야옹이는 하루하루를 외로움 속에 갇혀 지내야 할 신세가 되었다.  하지만 야옹이는 외로움 속에서 탈출시켜줄 민영이라는 아이를 만난다. 내가 낯선 곳에 와서 당황한 나를 찾아낸 우리 엄마를 만난 것처럼 말이다. 야옹이는 민영이를 '고양이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고양이사람은 야옹이가 자기 엄마에게서 들은 동물이다. 딱히 동물이라곤 할 수 없지만 그래도 사람은 아니니 그렇게 불러야 하는 게 맞을 것이다.

  민영이는 할머니와 같이 살고있는 여자아이다. 민영이의 엄마는 민영이의 새 아빠와 대전에서 산다. 민영이는 한번도 친 아빠의 얼굴을 본 적이 없다. 그건 야옹이도 마찬가지다. 민영이가 야옹이를 집으로 데려왔을 때 민영이는 귀가 아플 정도로 시끄러운 할머니의 잔소리를 들어야했다. 할머니는 도둑고양이를 싫어하였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엄마 잔소리 보단 심하지 않겠지만 말이다. 민영이는 할머니의 잔소리를 그냥 듣고 있지 만은 않는다. 민영이도 할머니에게 대든다. 조금 예의가 없는 것 같았지만 어차피 우리모두 사춘기 때는 다 이러지 않을까? 나도 가끔 엄마한테 대들고 싶을 때가 있다. 그렇게 할머니와 민영이는 마냥 원수지간처럼 매일매일 실랑이가 오고간다. 할머니에게는 그렇게 화를 내면서도 야옹이에게는 친한 친구처럼 다정하게 대해주는 민영이를 보니 자신의 할머니보다 야옹이를 더 좋아하는 것 같아서 나는 마음이 조금 찜찜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야옹이와 민영이는 친해진다. 야옹이는 민영이가 자신의 주인이기를 바랬다. 하지만 한 순간에 야옹이의 바람은 깨졌다. 민영이는 인터넷 고양이동호회를 통해 한이라는 아이에게 야옹이를 분양한다. 그렇지만 야옹이가 진정으로 원하는 주인은 민영이다. 야옹이는 민영이와 함께 있기를 원했고 민영이의 고양이가 되기를 원했다.

  야옹이는 왜 민영이를 좋아하게 되었을까? 책을 읽다보면 도둑고양이들은 처음 보는데도 민영이를 따라오곤 한다고 나온다. 다른 도둑고양이도 민영이를 고양이사람이라고 느낀 걸까? 하지만 순전히 고양이사람은 야옹이엄마가 야옹이에게 들려준, 말하자면 상상의 동물 일뿐이다. '하지만 고양이사람들은 달라. 우리처럼 필요한 거리를 지키며 혼자 살아가는 당당함을 즐기지.'  민영이가 정말 고양이사람일까? 나는 이 책을 읽는 동안 이 점이 정말 궁금했다. 그렇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필요한 거리를 지킨다는 말 같다. 거리를 지킨다는 것은 아마도 상대방을 너무 참견하는 것이 아니고 그대로 인정하라는 것 같다. 그리고 조용히 지켜보라는 것 같다.

    나는 이 책의 마지막 부분의 문장이 정말 인상 깊었다.
   '외롭지만 않다면, 가슴속에 늘 따뜻함을 간직할 수 있다면, 나는 어떤 위험이나 두려움도 이겨 낼 수 있다.' 
 그렇다. 마음 한 구석에 시커멓게 뭉쳐져 있는 외로움을 가지고 있는 아이들에게 우리는 그 외로움을 싹 가시게 해 줄 친구가 된다면 그 아이들은 어떤 위험이나 두려움도 이겨낼 수 있게 될 것이다. 

                                                                                  (장동초 5학년 ㄱㅎ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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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오리 2006-11-27 2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5학년님 본명이 고홍규인가요? 제가 아는 분이랑 성씨는 다르고 이름은 같네요. ^^ 리뷰를 참 성실하게 올리시네요. 전 리뷰 쓴다고 하면서도 매일 밀리고 있는데..^^;

프레이야 2006-11-27 2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홍규님, 언제나 솔직담백하게 써내려간 리뷰가 감동입니다. 잘 읽고 가요^^ 마지막 문장, 저도 마음에 들어요. 추천!

☞八학년☜ 2006-11-28 18: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ㅋㅋㅋ 또 놀러 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