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토지 제1부 1~7권 세트 - 박경리 원작
박경리 원작, 오세영 그림 / 마로니에북스 / 2007년 5월
평점 :
절판


 

  만화 '토지' 만큼 옛날 배경을 잘 나타낸 만화책은 없는것 같다. 토지를 읽으면 내가 꼭 그 속에 있는 느낌이 들 정도다.


  토지의 인물들이 내가 배웠던 옛날의 조선시대 사람들하고는 약간 다른 것 같았다. 양반과 상놈이 어울려 다니고 사냥할 때는 총을 쓰고 상투를 자르고 양복을 입는 사람도 나타났으니 아마 토지속의 조선은 서양 문물이 들어와 개화가 한창인 시대일 것이다. 하지만 조선은 거의 망하기 일보직전 이었었다. 민비가 살해당하고 을사조약이 체결됨으로써 조선은 외교권을 잃은 상태였다.

  토지에는 등장인물이 다른 책과는 비교도 안 되게 많이 나온다. 주인공은 서희라는 양반아가씨인데 1~7권에서는 그리 중요한 역할을 하지 않는다. 내가 책을 읽으면서 참 인상깊었던 사람이 있는데 최치수라는 사람이다. 이 사람은 서희의 아버지인데 항상 얼굴이 창백하고 성격이 갑자기 돌변하는 사람이다. 나는 최치수가 약간 미친 사람 같았지만 싫지는 않았다. 왜냐하면 조준구를 약올리듯이 갖고 노는게 참 통쾌했기 때문이다. 최치수는 몰락한 양반인 김평산과 최치수의 재물을 노린  여종 귀녀에게 살해당한다.

  내가 토지에서 인상깊었던 것은 사람들의 대화이다. 토지의 등장인물들은 거의 다 사투리 고수이다. 나는 사람들의 구수한 사투리가 재미있었다. 하지만 우리가 모르는 말이 많이 나와서 읽기가 많이 어려웠다. 내가 1권을 맨 처음 읽을 때에는 너무 사투리가 심하고 등장인물이 다 얼굴이 비슷비슷한 것 같아서 이해를 잘 못했는데 2권부터는 익숙해져서 이해가 잘됬다. 그래서 그런지 1권에서는 큰 재미를 못 느꼈지만 2권부터는 재미있었다.  

  1권부터 7권을 읽으면서 새롭게 알게 된 것은 바로 이 책의 근본적인 줄거리인 일제의 침략에 대한 역사적인 이야기보다 조선말기의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이다. 나는 조선말기 일제시대 때를 학교에서 공부했지만 사람들의 구체적인 생활을 배우지 못했다. 토지에서는 한장 한장 사람들의 생활모습이 담겨있다. 조선이 망하기 직전이라서 그런지 농민들은 대부분 착한 줄 알았는데 나쁜 인물도 생기고 말도 거칠어 진 것 같았다.

  아직 토지 2부가 나오지 않았는데 빨리나왔으면 좋겠다. 그리고 만화 토지를 다 읽은후 토지 원작에 도전하고 싶다. 우리집에 있는 토지 원작 1권은 엄마가 헌책방에서 구하신 것인데, 박경리선생님이 어떤 장관이었던 분께 선물한 친필사인이 있는 책이다.(이 말을 굳이 하는이유는 내가 자랑하고 싶어서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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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25 21: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빨간늑대 2007-09-18 2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토지를 대충 읽어 보았는데 재미있었어요....
*^^*

프레이야 2008-05-09 2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 마지막 줄에 있는 자랑, 할 만해요.^^
고인이 된 박경리 선생의 친필 사인이 있다니요.
토지가 만화로 나와있는 줄 몰랐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