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 K의 미필적 고의 - 이춘길 소설집 걷는사람 소설집 3
이춘길 지음 / 걷는사람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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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형사k의 미필적 고의>_이춘길_걷는사랑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추천 보증심사지침' 개정안에 따라 명확하게 경제적 이해관계를 밝힙니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결국 <형사K의 미필적고의>의 전체적인 주제가 미필적고의였다. 주인공 '나'는 형에게 차량 명의를 빌려준다. 형은 차량의 실질적 소유자인데 실종되었다. 차를 폐기하려는데 차량이 없다. 강원도 어디 고물상에서 해체되어 사라져버렸다고 한다. 형은 도박 생활을 했다. 차를 도난 신고하려니까 차량이 없어서 신고가 안된다. 명의를 빌려준 것만으론 도난 신고가 이루어질 수 없다고 한다. 폐차가 안되니까 세금이 계속 내야하고 벌금도 수백만원이 된다. 그 상황이 되자 나는 끝내 허위로 도난 신고를 한다. 곧 사건을 담당하는 형사 K가 나타나서 수사를 하고 이걸 단순 도난 사건으로 보지 않고 범죄와 관련되었을 것이라 보고 범위를 넓혀간다.

단순 사건인 듯하면서도 범죄 사건처럼 보여졌다. 일단 형의 행방이 묘연하다는 것. 주인공과는 직접적인 만남 조차도 없었다. 형과 관련 된 상황들도 알 수가 없다. 어쨌든 주인공은 자기 명의로 된 차에 대해 알아야 했기 때문에 스스로 알아 내고 있었다. <형사K의 미필적고의> 에선 일물들의 행동들을 보면서 앞으로 벌어질 상황의 복선을 알 수 있다. 복선이라고 한 건 그것때문에 일종의 긴장감과 불편함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단편소설로서의 축약된 구성 때문인지 상황에 대한 개연성을 따지기에는 상징적인 의미들이 많았다. 그저 글이 이끄는대로 따라 가야했다. 범죄인이 누구였는지 피해자는 어떤 사람인지는 결국 미필적고의라는 주제안에서 독자의 판단을 통해 해석되어 질 것 같다. 소설은 전체적으로 어두운 느낌이었다. 고의성의 유무를 따지기에는 다소 주관적인 생각을 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편한 해결과 극적인 긴장감 그리고 법리를 따져가는 체계적인 추리의 매력이 소설에서 느껴졌다. 짧지만 깊이 있는 묵직함이 있다. 책 표지를 보면 검은 바탕에 K라고 적힌 수첩이 중앙에 자리 잡고 있다. 물론 소설집이라 모든 작품과 연결되어지진 않지만 이 책이 갖고 있는 느낌을 잘 표현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적절한 미스터리 스릴러적 매력과 함께 심리표현이 탁월했던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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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세 번째 눈과의 짧은 조우
브루스 보스턴 지음, 유정훈 옮김 / 필요한책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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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나의 세번째 눈과의 짧은 조우>_브루스보스턴_유정훈옮김_필요한책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추천 보증심사지침' 개정안에 따라 명확하게 경제적 이해관계를 밝힙니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와.. ㅎㅎ
음.. 뭐랄까, 뭔가 일반적이지 않은 이 느낌. 평범하게 이해하기 어려운 것들. 새로움이 항상 긍정적으로 다가와주진 않으니까. 내가 익숙하지 못해서 그런게 맞는 것 같다. 

<나의 세번째 눈과의 짧은 조우> 는 그랬다. 뭔가 초현실주의 그림을 보는 느낌이었다. 있는 그대로는 소화하기 힘든 표현들이었다. SF의 세계관을 알고 있는 독자들은 또모르겠다. 나는 그냥 초짜다. 그런데 그런 개념들을 몰라도 책을 읽으면 읽혀질 수도 있는 것 아닌가. 얼마전 읽었던 하드SF 장르도 시대적 배경이나 전문 단어들 그리고 세계관에 대한 개념을 몰라서 하나도 이해 할 수가 없었던 아타까운 상황이 있었다. 아무래도 한국 시들의 감성으로 접근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어보였다. 솔직한 건 솔직하게 적는게 맞는 것 같다. 그래도 수상작 몇개와 일부 시들은 머릿속에 형상화하며 잘 읽었다. 물론 초현실주의 SF시라고 분명히 생각했다. 1+1=2 가 꼭 2가 아닐 수 있고 0다음에 1이라지만 그 사이엔 무한한 수들이 있지않은가. <나의 세 번째 눈과의 조우>는 그렇게 다가왔다. 그리고 진짜 나의 세번째 눈으로 바라봐야 할 작품들이었다. 당장은 시가 가진 매력을 알 수는 없지만 차차 이해되리라 하고 긍정적인 생각을 해본다. 어쩌면 어떤 작품들의 장면들을 일부 담은 시는 아닐까. 어떤 시는 제목 읻에 누구누구를 위하여 라누 부제를 달고 있었다. 그들이 누구인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시의 맥락을 살펴보면 무슨 일이 있었던 건 분명한 것 같다.

<본문 내용 중, 나의 아내는 자신이 원할 때 돌아온다>
-모린Maureen을 위하여.
이 부분.

"나는 나비로 돌아올 거야,"
그녀는 내게 종종 말했다,
"제왕나비 아니면 그처럼 아름다운 걸로."

보면 어떤 소설의 일부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리고 SF시라고 모두 그것들로만 이루어져 있지는 않았다. 호러적인 것도 있었고, 일사의 일부를 담은 것도 있었고, 그냥 시인 것들도 있었다. 대부분 장문의 시로 되어있어서 소설의 한부분이나 수필같이 보여지기도 했다. 우리 시처럼 짧은 건 많지 않았다.

모든 것은 시작이 중요한 것 같다. 우리 나라 최초의 SF시집으로 보여지는데 시의 본 느낌을 그대로 전달하는 것도 좋지만 우리 정서에 맞게 살짝 변화를 주어도 괜찮을 것 같다. 어쩌면 이것을 시작으로 한국에도 SF시 공모전이 생기고 훗날 미국의 권위있는 SF시의 상이라 일컬어지는 <라이즐링 어워드>에 한국인의 시가 수상의 영광을 차지하는 그런 소소한 희망도 가져 본다.

p126
유령 아내의 저주
p169
그늘진 빛
p222
초현실주의 커플
p103
별은 지옥에 떨어질 수도 있다.
p118
나의 아내는 자신이 원할 때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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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개의 달 시화집 겨울 열두 개의 달 시화집
윤동주 외 지음, 칼 라르손 외 그림 / 저녁달고양이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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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열두개의 달 시화집 겨울>_윤동주_저녁달고양이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추천 보증심사지침' 개정안에 따라 명확하게 경제적 이해관계를 밝힙니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아름다운 그림들과 감성을 자극하는 명시들의 콜라보레이션. 겨울 버전. 정말 조화가 너무 좋았다. 표지도 너무 예쁘다. 마치 내 인생의 단편을 담은 비망록 같기도 하고 일기장처럼 보인다. 하얀바탕의 꽃무늬에 아름다운 글씨체로<열두개의 달 시화집 겨울> 이라고 적혀있다. 표지도 접혀 있지 않아서 심플함이 있다. 정갈하게 느껴지는 이 책은 불필요한 설명없이 시와 그림으로만 구성되어 있다. 물론 화가들에 대한 설명은 되어있다. 그리고 그림의 원초적인 느낌을 전달하기 위해 컬러감에도 신경쓴 듯 보였다. 종이 냄새가 참 좋다. 시들도 엄선해서 잘 뽑아낸 듯 한 편 한 편 다소중함이 느껴졌고 특히 사랑과 관련된 시가 내 취향이었다. 이것이 각 사계절 별로 출간이 되었다고 하니 봄이나 여름, 가을편은 또 얼마나 좋을지 기대가 된다. 그리고 그림들이 시와 연관성이 있어 보였다. 아무렇게 나열 된 것이 아니었다. 시를 읽으며 옆에 있는 그림을 보며 연관성을 찾는 재미도 있었다. 물론 두 작품은 실제적으로 관련성은 없지만 나만의 감성 세계에 푸욱 빠져드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 살짝 아쉬운 점이 있다면 시에 대한 간단한 해석이 있었으면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았다. 그리고 그림도 어떤 사연으로 그려진 건지 알 수 있다면 좋았을 것 같은데 만약 일일이 그런 것들이 다 나열이 되다면 분량이 많아져서 책이 두껍거나 한권에서 끝나지 않았을 것 같았다. 그림 제목이 영어로 되어있어서 바로 확인 할 수가 없는 부분도 아쉬웠다. 물론 읽으면 되지만 한글이 더 익숙하고 편한 건 어쩔 수 없는 부분인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수의 명작 그림들과 시들을 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시각과 그리고 글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문학적 매력을 만끽하는 즐거움은 좋다. 고가의 명화들을 책자에 담아서 꺼내 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이 책을 소장하고 픈 이유가 될 것 같다. 나는 이 책을 아끼는 마음에 받자마자 북커버를 해버렸다. 지금도 내 옆에 두고 생각 날 때마다 펴보는 아이템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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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마에게 바치는 청소지침서 쿤룬 삼부곡 1
쿤룬 지음, 진실희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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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살인마에게 바치는 청소지침서>_쿤룬_진실희옮김_한스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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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왠지 젊은 작가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아닐수도 있겠지만 비밀스럽다. 대중에게 공개되길 거부하고 온전히 미스터리한 삶을 사는 미스터리 소설을 쓰는 작가<쿤룬>. 물론 속세와의 인연 자체를 끊고 오로지 작가의 원초적인 길을 걷고자했던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모습은 아니겠지만. 극장에서 영사기를 다루었던 일과 청소부를 했다는 작가의 경험은 오롯이 소설에도 드러나 있다. 그 때문인지 직업적인 모습들이 생각보다도 상세하고 전문적이었으며 어색한 부분들이 없었지만 역설적으로 보면 작가가 가지고 있는 한계점이 보여지는 느낌도 들었다. 가장 잘 아는 분야를 쓰는게 아무래도 시간적 투자를 줄이는 효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첫인상은 독특했다. 1막으로 치자면 미사여구 없이 바로 사건으로 치닫고 있다. 그리고 죽음이란 것과 생명 중시사상은 여기에선 한낫 휴지 조각처럼 치부되어 버린다. 그 죽음이라는 것을 두고 주인공 스덴과 살인마 집단 잭과 양면성을 띠는 모양새다. 그렇다고 사람을 죽이는 것은 합리화 될 수 없겠지만 마치 정의라는 포장지를 두른 살인 폭탄 상자처렴 보여진다. 그래서 이 소설은 상당히 충격적이고 그 행위들이 자극적이다. 작가가 보여주는 세상을 통해 독자들에게 전하려하는 메세지가 있기에 쉽게 과묵하고 신비스런 주인공에게 끌려가는 기분이다. 

처음엔 미소년이라는 말뜻을 잘못 이해해서 소년인 줄 알고 내심 걱정이 들기도 했으나 성인이었다. 아무리 그래도 아동을 주인공으로 내세우는 건 사회적 인식 자체가 좋지 않기 때문이었다. 내가 이 말을 하는 이유는 상세한 살인 행위에 대해 거부감이 드는 독자들에겐 이 소설은 개인적으론 권하지 않고 싶기때문이었다. 일단 도덕성의 유무를 떠나 살인 자체만으론 영화<양들의 침묵> 그 이상이었다. 하지만 한니발 렉터 박사의 매력과는 개별성을 논하긴 그런 것 같다. 그리고 살인 자체를 하나의 놀이 행위로 치부되는 것이 자극적이었고 선정적인 부분도 여과없이 드러나 있다. 중요한 건 이 모든 것들이 <다크웹>이라는 범죄의 온상인 검색싸이트와 관련이 있다는 것이었다. 그레도 이를 위해 작가가 재법 연구를 한 듯 꽤나 상세하게 서술되어 있었다.
지나친 추리 서사에 치우치지 않으면서 미스터리 스릴러의 매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소설이었다. 다소 잔인한 측면은 있지만 그런류의 것들에 거부감이 없거나 좋아하는 독자들에게 권하고픈 신인작가의 당찬 소설이라고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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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우지 않아도 삶에 스며드는 축복
정애리 지음 / 놀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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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채우지 않아도 삶에 스며드는 축복>_정애리_다산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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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책에 관한 짤막한 이야기>

하마터면 이 책을 읽지 못할 뻔 했네요. 잃어버릴 뻔했거든요. 저녁 때 택배기사님의 배송완료 문자를 받았죠. 책이 있는지 확인을 했는데 현관 문 앞에 없는 것이었습니다. 안왔다고 문자를 보냈어요. 생각해보니까 제가 주소기입을 잘못한 것이었습니다. 간혹 실수를 해서 다른 곳에 배달되는 경우가 있었거든요. 택배기사님이 내일 다시 회수해서 배달해주겠다고 했으나 저는 마음이 급해졌습니다. 그래서 그 주소로 가서 제가 찾겠다고 했죠. 거리는 눈이 제법 쌓여있었으나 녹고 있는 상태여서 축축했습니다. 저녁을 하다가 연락을 받아서 엄마한테 얘기를 하고 급하게 나갔습니다. 예전에 잘못가서 결국 집주인의 장기 부재로 책을 찾지 못했던 그곳이었나 싶었습니다. 다행히 그 다음 집이었이요. 빌라도 아닌게 주택도 아닌 2층의 다세대 집이었습니다. 저는 택배기사의 말대로 2층을 갔으나 웬걸 책이 놓여있지 않았습니다. 연락 받고 20분 정도 늦었는데 한발 늦었던 거였어요. 집주인이 회수해 간 듯 했습니다, 혹여 집을 잘못찾은 건 아닐까 싶어서 옆쪽의 빌라도 가보고 다른 쪽의 주택도 둘러봤으나 아니었습니다. 다시 택배기사에게 연락하여 그곳이 확실하다는 걸 알았습니다. 주인집 문을 똑똑 두들깁니다. 집에 불은 켜져있었어요. 혹시 또 틀린 건 아닐까 싶어서 아랫쪽에도 갔다가 우편함도 갔다가 그렇게 10분정도를 보내고 드디어 문이 열리며 주인이 나왔습니다.

'다행이다!' 

중년의 점잖은 여성분이셨습니다. 
물끄러미 저를 바라보시는데 양해를 구하고 책이 배달된 것이 없었냐고 물으니 문 뒷쪽에서 책을 꺼내 주셨습니다. 아랫집이냐고 물으시더라고요. 물론 아니라고 했고 거듭 감사하다고 얘기를 하고 나왔습니다. 덕분에 흰 추리닝 바지도 꾸정물이 다 튀었고, 온 몸이 땀에 젖어 버렸네요. 책 한 권 때문에 큰 일 치뤘습니다. 배우 정애리님의 <채우지 않아도 삶에 스며드는 축복>과의 인연은 그렇게 힘겹게 시작되었네요.


<서평>

밝은 색깔의 표지그림이 참 예쁩니다. 여러가지 꽃이 어우러져 있고 추상적이었어요. 따듯해보였습니다. 표지를 빼내면 그 안에 또 그림이 있는데 똑같았습니다. 다만 좀 더 강렬한 주황색 배경이었습니다. 같은 듯 다른 느낌.


이 책에 특이점이 보였던 건 시처럼 쓴 듯한 수필이었습니다. 물론 훌륭한 시인들의 시들도 몇편 수록이 되어 있고 노래 가사에 대한 내용도 있었습니다. 간결하게 쓰여진 글들은 보기가 편하면서도 각각의 깊은 뜻이 있었습니다. 거기에 배우 정애리님이 직접 찍은 소소한 소품들부터 아름다운 풍경 사진들까지 일상 속에서의 아름다움이 있었습니다. 뭐랄까. 익숙하면서도 정겨움이 느껴지는 것들이었습니다. 오히려 전문적이지 않은 사진이어서 편했던 것 같습니다. 아담한 크기에서 부터 제법 큰 사진까지 아기자기하게 구성이 되어있었어요. <채우지 않아도 삶에 스며드는 축복> 은 배우 정애리님이 일상에서 느꼈던 삶의 의미들을 사진과 함께 써놓은 수필이었습니다. 인생을 살아가는 이야기었고 거기엔 내가 미쳐 깨닫지 못한 의미들이 있었어요.. 


내가 행복했던 곳으로 가주세요.
박지웅 <택시>

-본문 중에서 박지웅<택시>-
그런데 이 짧은 시가 저는 왜이리 슬프게 느껴졌을까요. 단순한 문장이었지만 많은 생각이 들었던 시였습니다. 읽는 순간 내 지난 시절을 회상하게 돠었고 그곳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니까 너무 슬퍼졌습니다. 물론 돌아갈 수 없습니다. 불가능합니다. 배우 정애리님의 말씀처럼 현재가 중요하고 내 과거가 있어왔기에 지금의 내가 되어 있다는 거. 공감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제 마음은 조금 달랐던 것 같습니다. 과거가 있어서 추억이 있고, 그 추억을 기억하고, 회상할 수 있다는게 아름다웠습니다. 행복했던 곳으로 가는 택시가 있다면 그것이 현실이 될수는 없어도 상상의 나래를 펼쳐볼 순 있으니까요. 그러곤 다시 현실로 돌아오면 되는 겁니다. 슬펐습니다. 왜냐하면 내 현실이 그다지 녹록치는 않았으니까요. 만약 남부러울 만큼 좋았다면 이 시를 보고 또 슬퍼할 수 있을까 싶었지만 시가 주는 매력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웬만해선 안그러는데 강렬했네요. 이때문인지 이 책을 계속 읽어 나가고 싶다는 생각이 더 들었습니다. 다음이야기가 궁금해졌습니다.


<채우지 않아도 삶에 스며드는 축복> 은 제 마음을 부드럽게 보듬어주었습니다. 상처 받은 제 인생에 등불처럼 보였습니다. 저에게 단순히 힘내라는 말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내가 이미 무너져버렸는데 힘내라는 말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요. 나를 더 괴롭게 하는 말이었습니다. '다른 사람도 너보다 힘들어.'라고 비교하듯 들렸고 '그러니까 너도 힘들어 하지마.'라는 얘기로 느껴졌거든요. 그래서 마음이 다쳐서 우울증을 겪는 이들에겐 힘내라는 말은 하지말라고 합니다. 이 책에선 '힘빼.'라는 말을 제게 해주었습니다. 삶에 지쳐있는 나. 무언가 많은 우울함으로 채워져있고 잔뜩 긴장하며 살고 있는 나에게 '힘을 빼.'라는 말이 좋게들렸습니다. 채워진 걸 빼면 가벼워지잖아요. 깨끗이 비우고 나면 새로운 걸 또 채워나가면 되니까요. 

(p73 본문 중에서) 
최선을 다하셨나요?
좋습니다.
잘하셨어요.
차선을 선택하셨나요?
그것도 괜찮습니다.
수고하셨어요.
그도 저도 아니고 밀려서 오셨나요?
어떻습니까.
그래도 오지 않았습니까.
애 많이 쓰셨습니다.

당신은 살아있습니다.
그거면 된 거지요.
우린 또 길을 걸어가면 되니까요.


최선은 기본이며 1등 만이 주목받고 성공한다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잘 했다.'고 다독여주는 이 글이 좋았습니다. 위안이 되었습니다. 최선을 선택한 것이 아닌 차선이라도 '잘 했다.'라는 말. 이도저도 아니고 그저 끌려다니는 인생을 살아도 '수고했다.'라며 해주는 말. 그리고 '가던 길 계속 걸어가면 된다.'는 말. 결국 나는 잘 하고 있는 것이었고 내가 나를 위로해주게 되었습니다.

(p85 본문 중에서)
물처럼만 살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자기의 길을 묵묵히.
그러나 쉬지 않고 끊임없이.
자기 목적지를 향해 갑니다.
도려낼 수도
잘라버릴 수도 없습니다.
열이 가해지면 수증기로 변신하기도 하고
장애물을 만나면 돌아서라도
때론 스스로 스며들어 안고서라도
자기의 길을 갑니다.

그러나
다 품으면서요.


물처럼 살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사람을 가벼이 보는 경향이 있고 그것이 편견이 되어버립니다. 뿌려지면 마르고 투명하기 때문에 꼭 속 빈 강정같기도 하죠. 그래서 개인적으로 듣기 싫어하는 말이었습니다. 무시하는 것처럼 들렸으니까요. 하지만 배우 정애리님의 이 말씀은 달리들렸습니다. 단순히 그냥 물이 아니고 흐르는 인생의 물처럼 느껴졌습니다. 강은 바다를 향해 흐르죠 목적지가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중간에 다양한 형태로 쓰이지만 지구에서 물이라는 건 변이가 되는 것이지 없어지는 건 아니었습니다. 물론 우주로가면 얘기가 달라지겠지만 그래도 우주 속에서도 불멸하죠. 이처럼 물은 단순함 속에도 삶의 철학이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기의 길을 가니까요.


거리에 핀 개망초나 마지막까지 자기를 희생하며 씨앗을 날리는 민들레, 잘려져서 밑둥만 남은 나무.  그러나 그곳에선 또 다른 생명이 움트고 있었습니다. 이처럼 자연의 작은 존재들에게도 그 가치는 또 빛나고 있었습니다. 배우 정애리님은 죽음에 가까운 시련 속에서도 그걸 잘 이겨내셨고 다시 삶을 아름답게 살고 계셨습니다. 그 에너지를 불우한 이들에게 나누어주며 돕고 계셨습니다. 정말 쉽지않은 일인데 존경심 마저 느껴졌고 그녀의 눈물엔 진심이 담겨있었습니다. 어머니와 아버지와 딸의 이야기엔 가족 사랑을 알 수 있었습니다.


<채우지 않아도 삶에 스며드는 축복> 은 결국 그녀의 이야기면서 우리에게 전하는 삶의 메세지였습니다. 이 책을 통해 저도 힘든 삶에 위안을 받고 희망을 얹어서 빛나는 인생을 살고 싶습니다.


p46
채워야 할 때도 있지만,
떨구고 버려야 할 때가 있습니다.
좋은 것들을 채우기 위해선 먼저 잔을 비워야 하지요.

p54
문은 기대입니다. 비록 닫혀있어도 언젠간 열린다는 소망입니다.

p67
흔하디흔한 김밥이 되어버렸지만
김밥처럼만 살아도 좋겠다 싶습니다.
누군가의 허기를 든든하게 채워주고
잔뜩 웅크리고 있어 내게도 다가오기 어렵지 않게.
김밥 옆구리 터지는 소리가 아니고 
김밥이 맛있게 먹다 불쑥 터지는 내 마음의 소리입니다.


p106
나와 다른 것을 인정할 줄 아는 것.
그것이 바로 선생 아닐까요.

나이를 먹으면 두 부류로 나뉜대요.
첫 번째, 포용할 줄 아는 여유가 생기는 사람과 
두 번째, 내가 옳고 내가 답이라는 노욕이 생기는 사람.
답은 정해져 있네요.
자기가 첫번째인 줄 알고 있는 두 번째는 어찌해야 할까요, 더 최악일까요?

백발이 아름다운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속에서 올라오는
'나도 다 해봤어.' 나도 다 안다구.'
많이 죽었는데도 그래도 가끔은 마음속에서 살아 움직입니다.
백발이 아름답기도 이리도 힘드네요.

당신의 말을 듣겠습니다.
당신의 마음을 듣겠습니다.
귀 둘.
입 하나.
참으로 어려운 일입니다.

p200
절망이 있을 때 비로소 보이기 시작하는 희망.
내가 우리가
열심히 살아가는 그날들이
꾸역꾸역 넘어가는 그 벽이
희망의 시작입니다.
너와 내가 서로에게 의지하며 살아가는 날들이
푸르디푸른 담쟁이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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