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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스트 (컬러 명화 수록 무삭제 완역본) - 명화와 함께 읽는 ㅣ 현대지성 클래식 63
알베르 카뮈 지음, 유기환 옮김 / 현대지성 / 2025년 4월
평점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했습니다.-
서평_페스트_알베르 카뮈_현대 지성
알베르 카뮈의 페스트를 읽고 과연 나는 무엇을 깨달은 것일까? 다 읽고 나서는 그저 가슴이 먹먹했을 뿐이다. 단순히 소설이라 함은 재미와 감동과 감정의 요동침을 문학으로 느껴보는 것인데. 이 작품은 연대기적 구성 때문인지는 몰라도 일반적인 소설과는 결이 좀 달랐다. 어찌 보면 실제 이야기를 토대로 만든 다큐멘터리 같기도 했다. 무엇보다도 이 소설에 공감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나 또한 세계적으로 유행했던 전염병인 ‘코로나19’를 겪은 세대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읽으면서도 지난 시간들을 되돌아보며 비슷한 부분을 찾으려 노력을 했다. 결론적으로는 이 소설보다도 현실은 훨씬 더 무서웠다. 물론 문학작품을 두고 비교하는 건 그다지 옳지는 않지만 말이다.
알베르 카뮈는 1913년 11월 7일 알제리 소도시 몽도비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1차 세계대전에 징집되어 한 달 만에 전사하고, 어머니가 홀로 그를 키웠다. 지독하게 가난한 환경에서 자랐지만, 그를 각별히 총애한 담임교사의 추천으로 장학생이 되어 중고등학교에 진학했다. 대학에 간 후에는 은사 장 그르니에의 권유로 공산당에 들어갔으나 명령에 반발하다가 제명되었다.
그의 작품 세계는 부조리, 반항, 사랑이라는 세 개의 주제로 요약되며 각각의 주제는 에세이, 소설, 희곡으로 형상화된다. 1957년 마흔네 살의 나이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하지만 3년 후 교통 사로고 세상을 떠난다.
이 소설에 대해 전혀 몰랐을 땐 역병과 관계있으니 메디컬 스릴러 같은 느낌이거나 영화적 구성으로 긴장감과 액션 같은 것이 있을 줄 알고 기대했다. 그러나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세계적인 작가 알베르 카뮈의 위상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던 소설이었다. 연대기별로 구성되어 있으며 역병에 대한 능동적인 대응보다는 아포칼립스적 상황에 처한 의학인, 정치인, 종교인, 언론인 등 다양한 사람들의 심리를 엿볼 수 있었다. 거기에 죽음과 병이라는 철학적 주제를 담아 사유해 볼 수 있었고 실제로 겪은 코로나19 상황과 비슷한 면도 많았다.
사실 이 병에 대해 뚜렷한 원인을 알려주진 않는다. 어느 날 갑자기 쥐들이 죽어나가더니 수천 마리로 늘어났고 뒤이어 사람들이 병에 걸리기 시작한 게 시작이었다. 뒤이어 지역을 봉쇄하고 시민들의 자유를 억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이 내용에 대한 정확한 이해는 뒷쪽에 번역자가 쓴 해설 편을 읽어서 도움이 되었다. 아마도 필수적으로 읽어보는 게 독자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다.
결국 주제는 반항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역병이라는 상황에 맞물려 정부에서 시키는 대로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자유와 생존을 위한 시민들의 반항 말이다. 어쩌면 사회를 살아가는 하나의 현명한 방법이 반항인 것 같기도 하다. 해설에 보면 알베르 카뮈의 작품에서 이방인이 개인적인 반항이라고 한다면 페스트는 집단적인 반항이라고도 한다. 그렇다고 해서 정부가 시민들의 반항적 행동을 탄압하거나 하는 부분은 보이지 않는다. 역시 해결에는 시간이라는 것이 필요한 걸까?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소설이었고 다시 읽어도 새로운 면모를 볼 수 있는 가희 세계적인 문학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