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죽인 남자가 돌아왔다
황세연 지음 / 북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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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했습니다.-

서평_내가 죽인 남자가 돌아왔다_ 황세연_북다

프랑스 사회심리학자 귀스타브 르 봉은 그의 저서 <군중심리>에서 사람들이 군중 속에 들어가면 이성적인 사고가 약화되고 감정과 본능에 따라 움직이게 된다고 설명한다. 개인은 혼자 있을 때는 신중하게 판단하지만, 집단에 섞이면 단순하고 충동적인 행동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바로 이런 면을 황세연 작가의 명작 <내가 죽인 남자가 돌아왔다>에서 느낄 수 있었다. 특히 한마을에서 발견된 시체를 어떻게 처리하는지 의견을 나누는 장면이 그랬다. 마을의 이미지를 지킬 것인지 혹은 경찰에 신고를 할 것인지 말이다.

르 봉은 군중을 움직이는 힘으로 확언, 반복, 위엄을 강조한다. 논리적인 설득보다 단순한 메시지를 계속 반복하고 권위 있는 태도를 보이는 것이 군중을 지배하는데 더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군중은 쉽게 선동될 수 있으며 지도자의 역할이 결정적이라고 말한다. 역시 이 소설에서도 마을의 이장이 중심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결국은 생명의 존엄성을 지켜주는 것보다는 마을의 평화적 이미지를 훼손시키지 않는 쪽으로 선택했다.

<군중심리>는 우리 사회에 큰 영향을 주었으며 오늘날에도 정치, 광고, SNS 여론 형성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적용되는 사회 심리학의 고전이다.

황세연 작가는 1968년 충남 청양에서 태어나 서대전 고등학교와 목원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였다. 이후 1995년 스포츠서울 신춘문예에 단편 <염화나트륨>이 당선되면서 문단에 데뷔하였고, 그 뒤로 전업 작가로 활동하며 영화 시나리오와 방송, 광고 등 다양한 글쓰기를 병행하였다. 특히 그는 <나는 사랑을 믿지 않는다>와 <미녀 사냥꾼> 등 여러 작품으로 문학상을 수상하며 이름을 알렸다.

<내가 죽인 남자가 돌아왔다>는 교보문고 스토리 공모전 대상과 한국추리문학상 대상을 동시에 거머쥔 대표작으로 평가된다. 이처럼 황세연은 추리·미스터리뿐 아니라 SF, 동화, 로맨스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한국 추리문학의 저변을 넓히는 데 기여하고 있다.

일단 수상작이라는 기대감을 가지고 봐서 그런지는 몰라도 군더더기 없는 문장과 빠른 문장의 진행부터가 매력적이었다. 소설에서 구구절절하게 인물에 대한 설명을 하거나 마을의 배경에 대해 묘사를 하면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데 역시 필력이 대단했다. 그리고 시종일관 이어지는 긴장감 있는 장면은 더욱 소설에 몰입하게 되었다. 탄탄한 플롯도 왜 이 소설이 한국 최고의 문학상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교보문고 스토리 공모전> 대상을 만장일치로 수상하게 되었는지 이해하게 되었다.

특히 미스터리 소설은 개연성도 중요하지만 특유의 빠른 전개가 필요한 장르라고 생각했다. 이런 어려운 점을 작가의 끝내주는 필력으로 잘 풀어냈다는 점에서 감탄했다. 뭐랄까. 마치 잘 만들어진 미스터리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 소설이 드라마나 영화화되지 못한 점이다. 원작의 판권 계약이 잘 되어서 연기파 배우의 출연으로 영화화된다면 관객에게 어떻게 보일지 기대가 된다. 황세연 작가의 다음 행보가 어떻게 될지 지켜보고 있으며 앞으로도 좋은 소설을 계속 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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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근 곳으로 가는 사람
임주경 지음 / 잇스토리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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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했습니다.-


서평_둥근 곳으로 가는 사람_임주경_잇스토리

하루를 살면서도 각박한 세상은 나를 숨 막히게 했다. 그런 날이 계속되자 밖에 나가는 것조차 두려웠고 사람을 만나기 싫을 때도 있었다. 결국은 우울함에 젖어서 벗어나질 못했다. 내가 정신적으로 굉장히 심각한 상황인 줄 알았지만 다행스럽게도 우울감이었다. 사람에 대한 두려움도 대인기피증까지 나아가진 않았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뒤 정상적인 정신 상태로 되돌아왔다. 사랑하는 가족 덕분에 말이다.

임주경 작가는 19년 차 은행원으로 일하며 다양한 사람들의 감정과 내면을 관찰해 왔다. 갑작스러운 공황 장애로 인해 삶이 멈추자 ‘오래된 꿈’이었던 글쓰기를 다시 붙잡았고, 브런치 북 작가로 활동하며 심리적 서사와 우화적 글쓰기를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이 소설은 SF 장르이면서 좀 더 감정적인 정신적인 세계를 표현했다. 127 페이지 분량의 짧은 분량에 아담한 크기의 책이었고 표지 그림이 독특했다. 도시가 둘러싸인 숲의 중앙으로 찬란한 빛이 쏟아지며 여인이 서있는 광경이었다.

개인적으로 이런 장르의 소설을 좋아한다. 특히 심리 소설을 좋아하는데 읽고 나면 이야기 속에서 나의 인생과 닮은 점을 찾게 된다. 상상하기를 좋아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작가는 현대인의 감정 소외, 자아, 붕괴, 내면 치유의 과정을 상징적 세계와 심리 판타지로 재구성하는 글쓰기를 지향한다고 한다. 이 소설 또한 작가가 겪은 심리적 격변과 내면의 회복 과정을 바탕으로 완성한 첫 소설이었다.

심리적으로 보자면 감정의 파문이 서사가 되는 도서관이 등장한다. 기억이 수족관처럼 떠다니는 방의 상징적 공간을 통해 내면을 탐구한다. 여기서 나라는 존재는 질문한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무엇을 잃어버렸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자기 본질을 찾아간다.

이런 전개는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설정으로 소설을 읽는 나에게도 성찰의 기회를 줬다. 이것은 일종의 문학적 체험이면서도 감성 있는 세계관으로서 여타의 일반 소설과는 다른 지향점을 가지고 있었다.

그렇다면 과연 영상화를 지향하는 이 소설이 시각적으로 표현된다면 어떨지 궁금해진다. 개인적인 바람이지만 판권 계약이 잘 성사되어서 훌륭한 배우와 감독의 연출을 통해 영화나 드라마로 보이기를 기대한다. 그래서 추천하고 싶은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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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와이프
어설라 패럿 지음, 정해영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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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를 사는 현대인들에게 적극 추천하고 싶은 소설이다. 다시 현대적인 영화 기술과 해석이 가미되어 영화화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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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와이프
어설라 패럿 지음, 정해영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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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엑스와이프_어설라 패럿_위즈덤 하우스

일단 이 소설은 1929년도에 출간이 되었다. 지금으로부터 무려 96년 전에 세상에 선보였고 곧 있으면 100주년이 된다. 그 당시 10만 부 이상 판매되었지만 애석하게도 어설라 패럿 작가의 마지막 삶은 비극적이었다. 몇 번의 결혼과 이혼을 반복했고 말년엔 번 돈을 모두 소진하였으며 암으로 병원에서 세상을 마감했다. 하지만 지금까지도 이 소설이 읽히고 있다는 건 현대인에게도 공감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어설라 패럿 작가는 1899년 보스턴에서 태어났다. 1920년 래드클리프 칼리지 영문학과를 졸업한 뒤 신문기자로 일했다. 1922년 <뉴욕 타임스> 외신 기자였던 리지 패럿과 결혼하고 1926년, 4년 만에 이혼했다. 그 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게 되면서 곤경을 겪기도 했다. 백화점 광고 일을 하다가 작가가 되기로 결심한 패럿은 친구에게 돈을 빌려 1929년 소설<엑스 와이프>를 출간하다. 그녀는 당대 가장 성공한 여성 작가 반열에 올랐다.

애석하게도 그녀의 사진 자료나 영상 자료는 많지 않았다. 영상은 찾아볼 수 없었고 사진 몇 장만이 남아있었는데 흑발 머리에 당차고 매력적인 모습이었다. 이 소설은 1930년엔 <이혼녀>라는 이름으로 영화화되어 당대 최고의 여배우였던 노마 시어러가 주인공 역을 맡았다. 무려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하게 되었으며 작품상과 감독상 후보에도 올랐다고 한다. 그만큼 <엑스 와이프>는 그 당시 인기 소설이었다는 것이다.

소설의 내용을 살펴보다면 주인공 패트리샤는 남편 피터와 자유로운 결혼 생활을 유지하려 하지만, 남편의 불성실로 인해 이혼하게 된다. 그 후 그녀는 전처, 즉 엑스 와이프라는 새로운 정체성을 받아들이며 독립적이고 강한 여성으로서 살아가는 과정을 그린다.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소재였다고 한다.

내용을 읽으면 확실히 페미니즘 소설이다. 당시 여성이 당해야 했던 사회적 부조리를 드러내고 있으며 주인공이 겪는 상황은 가히 충격적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자신이 낳은 아이에 관한 일종의 무관심이 그랬다. 사실 현실적이지 않았지만 문학적 특성 때문에 감정보다는 사회적인 면에 주안점을 둬서 요소가 다르다고 보는 것이 맞다. 그럼에도 당시의 미국은 한국 사회보다는 비교적 자유분방한 느낌이었다. 놀라웠던 건 동시대 작가였던 스콧 피츠제럴드와 작풍이 비슷했다. 두 작가는 재즈 시대를 대표하며 파티, 자유연애, 도시적 세련됨을 잘 묘사했다. 어설라 패럿 작가는 결혼과, 이혼, 사랑의 모순을 소재로 결혼 제도의 불평등을 드러냈다. 화려함 속에 감춰진 사회적 불안과 개인적 상실을 잘 보여준다.

아무래도 나온 지 오래된 소설이라 한국의 이혼 관련 법률로 따지자면 말이 안 되는 부분이 있지만 중요한 건 그런 법리적인 면을 따지는 게 아니었다. 여성으로서의 삶이 당시에 어떠했는지, 그리고 낭만과 재즈의 시대와 도시적 환상을 어떻게 표현했는지를 생각하며 읽는 것이 중요했다. 결론적이로 왜 이 소설이 당시 최고의 베스트셀러였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그래서 이 시대를 사는 현대인들에게 적극 추천하고 싶은 소설이다. 다시 현대적인 영화 기술과 해석이 가미되어 영화화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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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자이 오사무, 문장의 기억 (양장) - 살아 있음의 슬픔, 고독을 건너는 문장들 Memory of Sentences Series 4
다자이 오사무 원작, 박예진 편역 / 리텍콘텐츠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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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다자이 오사무 문장의 기억_박예진_리텍콘텐츠

나는 우울증에 걸려서 치료를 받거나 하진 않았지만, 우울함은 나를 힘들게 하면서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주었다. 가식적이지 않은 있는 그대로의 우울감을 인정하면 심리적으로 편했기 때문이다. 특히 이 책 <다자이 오사무, 문장의 기억> 중에 <사양>에 대한 내용을 읽었을 때 인간 실존에 대한 좀 더 폭넓은 철학의 세계에 빠졌다. 그리고 우울함에 대해 꼭 안 좋게만 바라보진 않게 되었다. 다자이 오사무가 쓴 문장인데, ‘사람이 이 세상에 태어난 이상 어쨌든 살아내야 하는 것이라면, 이 사람들이 살아가기 위해 보이는 모습도 미워해는 안될지도 모른다.’ 이 책의 39페이지에 나온 문장이다. 나는 인간이 태어났기 때문에 살아갈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지만 그의 문장처럼 살아내는 모습도 미워해서는 안 된다는 것에 공감이 되었다.

다자이 오사무 문학의 핵심은 고독, 슬픔, 인간 존재의 불안정성이라고 한다. 이는 그의 개인적 삶의 비극적 경험과 시대적 배경이 맞물려 있어서 그렇다. 그는 반복된 자살 시도, 가족과 사회에 대한 부끄러움, 전쟁과 사회 혼란 속에서 인간 존재의 나약함을 깊게 체험했다.

일본의 유명한 호러 만화 작가 이토 준지는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 실격>을 각색하여 동명의 만화를 그렸다. 가장 첫 부분부터 충격적이었다. 한 남자가 그의 연인과 강에 미끄러져 동반 자살을 하는 장면이었다. 실제 다자이 오사무 작가의 죽음도 그랬던 건 아니었는지 상상하게 했다. 다자이 오사무 작가의 비극적 작품은 때로는 슬픔을 불러오지만 동시에 의문을 품게 한다. 그의 소설을 많이 읽어보지 나았지만 유명한 장편 소설인 <사양>과 <인간실격>을 읽어봤다. 작품 전체적으로 우울함이 베어 있었지만 이 책을 통해 시련에 맞서 나가는 다양한 인물들의 삶을 살아가는 방식을 깨우쳤다.

이 책 <다자이 오사무, 문장의 기억>은 일본 작가 다자이 오사무의 문장들을 모아 엮은 것으로, 그의 문학적 감수성을 전달한다. 특히 일본어 원문과 한국어 문장을 함께 실어서 원문 그대로의 매력도 느끼게 해준다.

책의 첫 부분엔 다자이 오사무의 인물 사진과 그가 쓴 책의 초판본 사진, 친필 원고 사진이 나열되어 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건 함께 생을 마감한 연인 야마자키 도미에의 사진도 수록되어 있다. 흑백 사진 속의 그녀는 참 아름다워 보였다.

다자이 오사무의 소설 내용이 잘 기억나지 않는다면 이 책으로 다시 대략적인 내용을 알 수 있다. 미쳐 깨닫지 못한 문장에서 인간의 존재에 대한 이유를 알게 해줬고 무엇보다도 우울이라는 감정 자체가 무거워서 부담스러울 줄 알았다. 하지만 이상하게 공감이 되면서 편했다. 앞전에도 말했지만 사회에서의 내 마음이 아니라 심연의 진실한 감정이 우울이기도 해서였다.

그래서 각박한 사회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추천한다. 무조건적인 성공학 책을 읽기보다는 우울하거나 슬픈 감정도 때로는 사람을 위로해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감정 자체도 좋고 인간 존재의 불안정성을 이해해야 한다. 그렇기에 나는 <다자이 오사무, 문장의 기억>을 읽고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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