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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속의 향기 - 다람살라에서의 38년, 청정 비구의 순례와 수행과 봉사의 기록
청전 지음 / 담앤북스 / 2025년 7월
평점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했습니다.-
서평_그림자 속의 향기_청천_담앤북스
세상은 여전히 잘 돌아간다. 혹여 내가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진다고 해도 지구는 여전히 자전을 하듯이 말이다. 그리고 그 넓은 대지엔 수십억 명의 인간이 살고 있지 않은가. 저마다 다른 삶을 살며 내일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때로는 과거를 생각하고 다음은 미래를 꿈꾼다. 감정 또한 다양하다. 오늘의 기쁨이 내일은 슬프게 바뀌기도 하고 어제의 아픔은 잊으려 노력하기도 한다. 쉴 새 없이 바뀌는 마음은 나도 잘 모르겠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있다. 바로 명상이다. 세상 돌아가는 상황을 모두 있고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가지면 심적으로 고요해진다. 복합적으로 느끼고 싶으면 향을 피우기도 하고 때로는 조용한 명상 음악을 틀어서 나만의 정신세계로 빠져드는 경험을 한다. 삶을 살아가며 그런 여유도 필요하지만 바쁜 일상 속에서 그것을 찾기란 쉽지 않다. 내일이면 직장을 가서 일을 해야 하고 집에 오면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으며 그냥 쉬고 싶어 마음이다. 안타깝지만 그런 인생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그래서 우연히 보게 된 저자 청전의 ‘그림자 속의 향기’를 읽게 되었다.
그는 1972년 유신 선포 이후 사회에 대한 자각으로 다니던 전주 교유 대학을 자퇴했다. 이후 가톨릭 신부가 되기 위해 신학대학에서 수업을 받던 중 구산 선사를 만나 가르침을 받고 1977년 송광사로 출가했다. 1979년 비구계를 받고 1986년까지 지리산 백장암, 망월사, 해인사 등의 선원에서 안거를 성만했다.
1987년 성지 순례에 나서 달라이 라마, 마더 테레사, 오쇼 라즈니쉬 등 많은 선지식을 탐방했다.
한때 교회도 다녀보고 성당도 갔으며 절에도 다녔다. 물론 한꺼번에 간 건 아니다. 각자 느낀 점이 달랐는데 교회는 목사의 가르침을 들으며 밴드나 기독교 음악을 부르는 축제 같았다. 성당은 성모 마리아 아래에 엄숙한 느낌 있고 절은 뭔가 자연과 하나가 되어 고요함 속에서 깨달음을 찾는 듯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문득 절을 다녔던 시절의 추억이 떠올랐다. 물론 절에 다닌 것과 책의 내용은 관련이 없지만 말이다. 특히 ‘카르마파의 탈출, 인도 망명’은 마치 영화 한 편을 보는 듯한 긴장감과 몰입감을 선사해 주었던 것 같다. 그리고 카르마파를 만나서 진심 어린 마음으로 슬퍼했던 저자의 이야기는 마음에 와닿았다. 이외에도 저자의 다양한 이야기를 읽을 수 있으며 마음의 실천력과 깨달음을 느낄 수 있는 뜻깊은 책이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