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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버린 도시, 서울
방서현 지음 / 문이당 / 2025년 11월
평점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했습니다.-
서평_내가 버린 도시, 서울_방서현_문이당
서울은 어린 시절부터 내 마음의 목적지였다. 모로 가도 서울이라는 말도 있지 않던가. 지방에 살던 시절, 나는 입시 때문에 서울에 있는 학원을 다니게 되었다. 그때 부모님과 처음으로 서울을 갔는데, 지하철 표를 끊는 것조차 잘 몰라서 두려움까지 생겼다. 그 후 매주 서울을 오가며 발전된 도시를 온몸으로 체험했다. 서울은 너무나 설레고 살고 싶은 곳이 되었다.
그런 그리움으로 이 책을 읽으려고 했다. 물론 제목은 ‘내가 버린 도시, 서울’이었음에도.
방서현 작가는 잡 앞에 숲과 방죽이 있는, 논산의 한 작은 마을에서 태어났다. 대학과 대학원에서 문학을 공부했고, 2022년 첫 장편소설 《좀비 시대》를 출간하면서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이 소설은 한국문화 예술위원회 아르코 문학 나눔 도서에 선전되는 쾌거를 이루었다.
책의 표지 그림이 멋지다. 고층 빌딩과 판잣집이 오묘하게 배치되었고 삭막하면서도 색감이 따스했다.
이 소설은 제목 그대로 서울에 관한 이야기였다. 내용 자체는 어린 시절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느낌이 들게 했지만 스마트폰이 등장하는 걸 보면 비교적 최근을 배경으로 쓴 소설이었다.
나,라는 주인공은 서울의 테두리 안에서 똥수저 동네부터 시작해서 흙수저, 은수저, 금수저 동네까지 계층별로 친구들을 만나 경험하는 이야기였다. 특히 똥수저 동네의 등장인물들이 다투는 장면에서 욕설이 강했다. 오히려 그런 적나라함이 가난한 동네의 현실적인 모습을 잘 표현했다,
주인공은 갓난아기 때 부모도 모른 체 박스 안에 버려졌다. 이를 폐지를 줍는 할머니가 발견하게 된다. 그와 할머니는 똥수저 동네의 판잣집에서 살다가 불이 나서 집을 잃는다. 다행히 불우 이웃 돕기를 통해 흙수저 동네의 반지하 방에 살게 되면서 계층 간의 차이를 느끼게 되는 이야기였다.
이 소설의 매력은 계층별로 나눈 동네의 모습과 사람들이 사는 모습을 잘 묘사했다는 점이다. 다만 아쉬운 건 소설적 서사 보다 풍경 묘사에 치중되어서 사건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 때문에 후반부에 가서는 지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는 주인공이 자신이 살아가는 환경과 현실에 대한 한계를 느끼게 되면서 잘 살려고 하는 노력을 보여주는 이야기였으면 했다. 긴박한 사건을 통해 목표를 이루어서 성공한다면 더 재미있게 읽었겠지만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