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한부 - 백은별 장편소설
백은별 지음 / 바른북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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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시한부_백은별_바른북스

 죽음이란 건 마치 함부로 대할 수 없는 미지의 초자연적 존재같다. 조심스럽고 예민하게 되며 마음으로만 되새기게 되는 단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은 인간과 맞닿아 있고  죽음도 그렇다. 인생은 나이가들수록 무감각해지고 나아가 뻔해지며 지루함과 익숙함은 설레임 조차 느낄 수 없게 한다.
 최근 그 죽음이란 걸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바로 병원이다. 특히 중환자실은 사람이 죽느냐 사느냐를 눈 앞에서 볼 수 있다. 너무 신기하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그 상황이 가족이었다면 얼마나 비극적일지 가늠할 수 없는 현실일 것이다.

 '시한부'
 -자신의 마지막 날을 스스로 정한 삶조 시한부일까?
 -중2 작가의 시선에서 본 '청소년 우울증' 과 '자살'이야기

 세상엔 자살과 우울증을 소재로한 소설은 많다. 그렇지만 이런 불편하고도 익숙한 단어를 어떻게 이야기로 풀어내는가가 중요하다. 
 자신의 삶을 스스로 정하는 시한부가 되는 건 어떤 의미일까? 그리고 중2 학생이 시선으로 본 그런 세상은 성인이 볼 때 어떨까? 호기심이 생겼다. 소설은 마치 실제 이야기인 듯한 현실감이 느껴졌다. 학생 특유의 대사와 섬세한 전개는 그 세대가 아니면 쓰기 어려울 정도였다. 말 그대로 소녀 같았다.
  하지만 삶을 옥죄는 그들의 고충을 어른들과 사회는 잘 모를 수 있다고 생각했다. 암묵적인 무시와 그저 이해했다고 세상 모든 걸 안다는 듯한 소위 꼰대스러유 말과 행동은 학생들에게 오히려 반감만 살 뿐이다.
 '시한부'를 읽고서 어른들은 경각심을 깨닫고 보듬어 줄 줄 아는 자세가 필요하다. 결코 가벼울 수 없는 주제로 장편 소설을 쓴 백은별 작가의 앞 날을 응원한다. 한 편의 작품을 쓴다는 건 결코 쉽지 않은 과정이다. 다양한 경험 속에서 허구적 창작을 통해 독자를 이해시키고 감동하게 하는 건 더욱 어렵다. 하지만 주인공의 영혼까지도 바라볼 수 있으면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기에 이런 면은 소설이 가지는 가장 좋은 매력이기도 하다. 그래서 벌써부터 다음 작품이 기다려지며 추천하고픈 소설이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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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스토이 단편선 -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김이랑 옮김 / 시간과공간사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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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톨스토이 단편선_레프 톨스토이_시간과 공간사

 '정말 사람은 무엇으로 살까?' 사실 하느님의 이야기가 있어서 종교인을 위한 소설은 아닌지 의심하게 되었다. 하지만 착각이었고 비종교인이라고 하더라도 상관없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훌륭한 소설이었다. 
 소설이 갖추어야 할 기본적인 요소가 분명하면서도 작가 특유의 깊은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명작 소설이다.
 장편이 아닌 단편이라는 짧은 분량임에도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아주 강력한 악당이 등장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애틋한 현대 로맨스가 가미되지 않았지만 역시 고전 소설 특유의 매력이 충분했다. 지금까지도 관심과 사랑을 받는 그의 소설은 어느 것 하나 소홀할 건 없이 훌륭하기에 차차 읽을 생각이다.
 개인적으로 이런 깊은 철학적 질문을 던지는 톨스토이의 소설이 좋다. 단순한 재미를 넘어 나를 되돌아보게 되고 어떻게 인생을 살아야 하는지 깨달음을 주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소설은 이런 요소가 있어야 한자고 생각한다.
일단 문장이 깔끔하며 군더더기가 없다. 다시 말하자면 사건이 분명하고 내용을 이해시키기 위한 주저함이 없다는 것이다. 명확한 주제를 통해 드러나는 인생의 참된 의미가 정교하게 구성되어 깊은 감동을 준다. 마치 동화 같아서 초등학생이 읽어도 이해가 충분할 정도로 쉽게 쓰였다. 거기에 삶과 존재의 이유를 찾는 건 톨스토이가 얼마나 위대한 작가이자 사상가인지 알게 했다.
 특히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는 이런 진지한 주제를 유머스러우면서도 물 흐르 듯 썼다. 주제의 대단원을 장대하게 끝낸 점은 마치 교향곡의 절정 부분처럼 장대하고도 신성함을 느낄 수 있었다. 그를 흉내 내어 소설을 쓸 수 있으나 세월을 아우르며 모든 세대에게 공감을 주는 건 정말 쓰기 어려울 것 같다.
역시 톨스토이는 톨스토이였다.  휴머니즘과 판타지를 넘나들며 적절한 긴장감을 느끼게 한다. 아마도 이런 이야기는 작가의 경험과 깨달음으로 탄생할 수 있었던 건 아닐까?
 웹 소설을 많이 읽는 시대에서 톨스토이의 소설은 여전히 보석처럼 빛나는 문학 작품이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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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저 멀리 우리가 있는 것처럼
정훈교 지음 / 시인보호구역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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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이제 저 멀리 우리가 있는 것처럼_정훈교_시인보호구역

 조용히 빠져드는 시의 바다. 그 어딘가에 나를 담그면 묘한 그림이 그려집니다. 마치 무의식의 세계에 내가 있는 것 같은. 그 안엔 계절이 있네요. 봄도 있고 가을도 있고. 꽃이 있습니다. 섬도 있고요. 사랑의 감정과 이별, 상실, 아픔, 기쁨 그 모든 것들이 짧은 구절 속에 담겨있네요. 그렇지만 깊고 넓습니다. 높고 아름답네요. 그 다양성을 느끼며 바람도 느껴보고 섬 안에서 그리운 추억도 그려봅니다. 특히 사랑이 좋았어요.

 '내가 너' 이쪽이 있으면, 저쪽이 있고 그곳에서 입술에 붉은 꽃을 피우면 내 쪽에서 또 피우고. 사랑은 그렇게 왔다 갔다, 하며 저울질 하 듯 오묘함을 만드네요. 오래된 그리움도 느껴지고요. 
 표지가 아름답습니다. 뭐랄까, 자면 미가 느껴져요. 낡았지만 그 때묻음 속에 피어나는 솔찬히 불어오는 색깔의 멋이 있습니다. 
 시집을 읽으며 마음이 꽉 들어찼습니다. 마음으로 울기도 하고 부끄럽게 겉으로도 슬픔이 뻗어 나오기도 했습니다. 나도 감정이 꼭 메마르지는 않은 듯 들어가는 나이와 흘러가는 세월 속에서 눈에 눈물도 더 차있나 봅니다. 바보같이 울고 시원하게 씻어 보냈습니다. 시가 가지는 매력이 이런 데 있나 봅니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그 세계로 무작정 뛰어들었어요. 추억에는 순서가 꼭 있진 안더라고요. 바다를 머릿속에 그리는데 내가 바다가 되어 버렸습니다. 그리고 섬을 품고 사랑과 이별 그리고 그리움을 또 느껴봅니다. 다시 시에서 나온  일상으로 돌아오면 마음에 잔잔하게 불어오는 여운이 있습니다.
 나를 심어서 결국은 다시 나에게로 되돌아온 것 같습니다. 머나먼 세계에서 가까운 나를 만나면 결국 사랑일까, 싶네요. 
 아름다운 시적 감성에 빠져 다시 나왔습니다. 좋은 시는 사람의 마음을 흔드는 힘이 있네요. 덕분에 행복했습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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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서린의 속도
전혜지 지음 / OTD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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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캐서린의 속도_정혜지_ OTD

 캐서린이 누구인지 궁금했다. 알고 보니 이 단편 소설 속 등장인물이었고 이름은 영희였다. 근데 그보다는 '속도'라는 것에 집중하게 되었다. 인생은 속도가 참 중요하다. 때로는 빠른 모터사이클을 탄 것처럼 빠를 때도 있고 그보다 더 빠르게 스마트폰으로 SNS 메시지를 보내는 것만큼 속도를 끼기도 한다. 물론 그러다가도 거북이 보다 느리게 시간이 멈춰버린 것처럼 암울한 하루를 보낼 때도 있다. 어느 인생의 어디건 삶은 중요했다.

 '캐서린의 속도'

 -각자 자기만의 속도로 인생을 살아가는 거다
 -2023목포문학 박람회 청년 신진작가 출판 오디션 수상작
 -우리에겐 각자 자기만의 속도가 있다

 작가의 이력이 특이했다. 컴퓨터 공학과 연극을 공부해서 의대생 못지않은 면학 기간을 보냈다고 한다. 거기다 어린 시절엔 전혀 글쓰기에 취미가 없는듯한 관련이 없는 삶을 살았다 그러다 문득 들은 얘기로 이렇게 소설집까지 내게 된 작가였다.
 그러고 보면 사람의 인생은 도저히 예상할 수 없는 것 같다. 더 특이한 건 '신춘문예 낙선 집'이라는 제목의 모음집을 2권까지 냈다. 정말 번뜩이는 제목이었다. 
소설의 문장은 깔끔하면서도 작가 특유의 느낌이 있었다. 물론 특정 작품만 그런 건지는 모르겠다 각 등장인물의 평범한 일상에서 어떤 흐름을 잡아내어 기가 막히게 박제시켰다. 이를테면 문학적인 박제였다. 그리고 소설집의 마지막 '작가의 말'은 미리 읽어도 좋고 소설을 다 읽고 읽어도 상관없지만 결국 읽게 되었다. 작가의 의도를 알 수 있어서 더 흥미로웠다. 특히 '비만은 병희다'에서 다이어트 자체에 주제를 맞추기보단 각자 살아가는 인생의 모습 그 자체를 존중하는 게 멋졌다.
이렇듯 내용을 비틀어 버리는 듯한 전개가 좋았고 그림으로서 느끼게 된 '자아 존중'이라는 개념적 고찰의ㅣ 이를 수 있었던 것 같다. 앞으로 작가의 작품이 또 어떻게 세상에 나올지 기대가 된다. 때로는 환상적인 판타지도 좋고 피가 낭자하는 스릴러도 재미있지만 이런 인간미 넘치는 이야기도 너무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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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와의 7일 라플라스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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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마녀와의 7일_히가시노 게이고_현대 문학


 역시가 또 역시인 건가. 히가시노 게이고는 믿고 읽는 작가였다. 그동안 꽤나 많은 미스터리 소설을 읽어왔지만 취향 때문인지 아니면 작품이 이상했던 건지는 모겠지만 실망을 많이 했다. 그래서 읽다가 포기했었다. 개인적으로 가장 우선시 되는 건 작품성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특히 재미가 있어야 했기 때문이다. 그런 요소가 무조건 웃기고 멋지고 그런 게 아니라 몰입되게 하는 힘이 있어야 했다. 이 소설은 그런 점을 충분히 만족시켰다.


‘마녀와의 7일’

-일본 추리소설계를 대표하는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100번째 작품이자 200만 독자가 선택한 <라플라스 시리즈> 최신작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의 소설은 군더더기가 없는 전개가 일품이다. 물론 인물에 대해서 독자가 알아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디까지나 최소한의 설명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본다. 너무 장황하면 지루해진다. 거기다 지나친 부가 사건과 배경 묘사 또한 마찬가지였다. 이 소설은 중심 사건을 축으로 두고 주인공이 서사를 이끌어간다. 거기다가 속도감 있게 읽혀서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쪽수가 많이 넘겨져 있다. 그렇다고 해서 서스펜스가 약한 게 아니었다. 치밀하게 짜인 틀에서 독자가 공감할 수 있는 장치를 충분히 마련해 두었다, 그래서 대충대충이란 게 없는 설정이다. 사실 어설픈 소설을 읽다 보면 개연성으로 고민을 하다가 그 선을 넘어버리면 포기해버리기 일쑤였다. 그런 고민도 없이 빠져드는 게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의 전매특허였다. 그리고 뜻밖의 반전에서 무릎을 탁 치며 뒤통수를 맞은 건 아쉬웠지만 이래서 작가님의 작품이 인정을 받는구나, 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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