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킹버드 월터 테비스 시리즈
월터 테비스 지음, 나현진 옮김 / 어느날갑자기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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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모킹버드_윌터 테비스_어느날 갑자기

바야흐로 AI 인공지능 로봇의 시대를 살고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정보라는 건 인터넷 검색으로 알아보는 정도였지만 이제는 인공지능 채팅 로봇을 통해서 보다 즉각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되었다. 마치 개인 비서를 둔 것처럼 똑똑하고 고차원적인 정보를 제공했다. 물론 문제는 있다. 빅데이터 수집을 통해 만들어진 정보가 마냥 정확하진 않았다. 오류를 사실인 것처럼 알려주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루가 다르게 진화하고 있는 현실이다.

소설 ‘모킹버드’는 로봇에 대한 이야기지만 사람의 목소리나 다른 동물이 내는 소리를 따라 하는 새의 이름이기도 했다. 아무튼 읽다 보니 현실과 비슷한 면이 있어서 인공지능 로봇이 생각났다. 이 소설이 1980년에 나왔다는 게 놀랐다. 작가가 시대를 앞선 생각을 했다는 게 아주 정확하다고 할 순 없지만 어쨌든 SF 소설에 로봇이라는 존재를 녹여낸 게 대단했다. 단순히 사람의 명령을 받아서 움직이는 수동적인 존재에서 더 나아가 스스로 생각하여 판단할 수 있는 최첨단 로봇은 그럴싸한 소설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모킹 버드’

-세상은 이렇게 끝나는구나, 쾅 소리가 아는 훌쩍임과 함께

-인류가 모두 문맹이 되어 버린 미래의 지구, 초지능 로봇 스포포스 앞에 글을 읽을 줄 아는 남자가 등장한다. 스포포스는 그에게 한 가지 중요한 부탁을 하게 되는데

일단 제법 탄탄한 SF 적 설정은 충분히 개연성이었다. 모두가 문맹이 되어버린 지구. 처음엔 배경에 대한 이해가 잘되지 않아서 무슨 이야기인지 잘 파악이 되지 않았다. 그냥 인류가 뛰어난 로봇을 만들었고 기계가 발전도 없고 배터리 없이도 영원히 살아갈 수 있다는 건 애매했다. 오히려 판타지에 가까운 느낌이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소설은 소설이므로 스토리 자체에 집중했다. 사실 로봇이 인간의 명령에 따른 수동적 존재가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며 판단할 수 있고 인간에 대해 이성적 사랑의 감정을 가질 수 있다는 게 흥미로웠다. 더 나아가 성적인 장면 또한 현실적이었다. 인간 세계가 문맹화가 되어 로봇이 통제하는 설정도 매력적이었다. 이 소설이 윌터 테비스의 세 번째 작품이었다. 2022년에 만들어진 드라마 ‘지구에 떨어진 남자’처럼 영상화가 되길 기대한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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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에게
안준원 지음 / 현대문학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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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제인에게_안준원_현대문학


‘제인에게’, 제목만 봤을 땐 고전 명작 소설인 ‘제인 에어’ 같은 소위 막장의 끝을 달리는 감정 조합의 로맨스 소설 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생각일 뿐이고 뚜껑은 열여 봐야 알 듯이 읽어보고 그 진가를 알았다.

‘제인에게’

-믿을 수 없지만 믿고 싶은 이야기가 시작되고 있다.

-등단 6년 만에 내놓는 사람과 삶에 대한 결론, 안준원 본격 첫 소설집

-“이것은 나의 너에게, 반쪽이 아닌 온전한 너에게 보내는 내 마지막 편지야. 이 세상 모든 제인에게 보내는 마음으로 이 편지를 부칠게. 안녕, 제인.”

사실 쉽지 않은 소설이었다. 뭔가 세련되고 고급스러우면서도 뻔한 이야기를 벗어나 작가 고유의 세계를 그린 독특한 작품이다. 그의 등단 이력이 말해주듯 필력은 어마 무시했다. 사실 일반적인 3막구조에 익숙한 나에겐 이 소설집이 마냥 편하게 읽히지만은 않았다. 뚜렷한 사건의 시작이 없고 웬만하면 주인공이 이야기를 끌고 가야 따라갈 수 있는 형식을 교묘하게 비껴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훌륭한 소설이었다. 충분히 감성적이고 때로는 이국적인 향기가 느껴지기도 했으며 도드라지지 않으면서도 끝에 가면 진정한 소설의 매력을 알게 되는 그런 소설이었다.

그런 불편함을 주면서도 읽고 나서도 생각하게 되고 다시 되돌아보며 궁금했던 부분을 찾아 읽게 된다. 친절하게도 ‘작품 해설’과 ‘작가의 말’이 잘 정리되어 있어서 작가의 의도도 알 수 있었고 직접적인 해석을 통해 자신이 읽고 이해한 부분과 비교할 수 있는 재미도 있었다. 그러고 보면 작가가 이 소설집을 완성하기까지 얼마나 고분분투하며 고생했는지 새삼 다시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처음에 이 소설을 이해하기 힘들었다는 식의 글을 쓴 게 조금은 후회되기도 하면서 제대로 읽지 못한 자신이 한탄스럽기도 하다. 다시 읽어봐야겠다. 어쩌면 이 소설집이 앞으로 영상화가 된다고 봤을 때 콘텐츠 원천 스토리로서 갖추어야 할 고급스러운 작품이 아닐까? 그런 마음으로 작가를 응원하고 싶다. 그리고 앞으로 더 다양한 소설로 독자에게 아름다운 이야기를 써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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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가 詩가 되다 - 서인석 노랫말 2024
서인석 지음 / 지식과감성#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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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노래가 시가 되다_서인석_지식과 감성


시는 삶 속에 머문 일상. 그리고 존재하는 나를 시적인 언어로 녹여낸 느낌이다. 사실 시의 은유적인 것과 상징적인 표현이 다소 어렵게 느껴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적인 완성도가 일품인 작품들이었다. 아마도 우리는 젊음의 한가운데에서 품은 농익지 않은 순수의 사랑과 추억들을 그리워 했을 것 같다. 보통의 삶에서 느낄 법한 소소한 것들을 시적인 언어로 섬세하게 그려냈다. 시에 내가 스며들어 소리 내어 읽어도 보았고 감성의 바다에 있을 때면 조용한 여운이 나를 감싸는 것 같다. 진짜 내 인생의 일부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시는 일상의 단순함이 있다. 그러나 그 속에서 공감할 수 있는 시적인 표현들이 아름다웠고 아기자기한 문학의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과하지 않아서 편했고 조용히 빛나는 각 행들이 모여서 하나의 틀을 완성하는 듯 보였다. 개인적으로 이런 시가 공감하기가 쉽고 자연스러워서 좋다. 보통 은유적 상징성이 있는 단어들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표현들은 그것이 과할 때가 있다. 그러면 시인이 해석해 주지 않거나 방관해 버리면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건 결국 시인 자신만의 시에 머물러 버리는 것 같다. 겉 멋없는 있는 그대로의 시는 먹기 좋고 보기도 예쁜 떡처럼 느껴진다. 억지스러움 없이 있는 그대로의 정갈함이 시에서 느껴졌다. 시인이 만든 세계에서 나도 동화가 되어 '아 그렇구나.''정말 그럴 수도 있겠구나.'하며 맞장구 칠 수 있는 소소함은 장황한 표현이 있는 시 보다 좋게 느껴진다.

<노래가 시가 되다> 정말 추억을 떠오르게 하는 그런 제목이었고 시집 안에서 많은 것들을 경험할 수 있었다. 그 중에서 사랑에 관련 된 시가 가장 좋았던 것 같다. 짝사랑도 있었고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할 때의 행복도 있었고, 그리움도 있었다. 그런 것들이 시적인 표현들을 통해 마음 속으로 노래부를 수 있어서 공감도 되고 감성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계절의 섬세함이 손으로 만져 지 듯 그려졌다. 읽고 나면 스산히 찾아오는 겨울바람과 밤공기, 그리고 가을의 정열적인 모습들은 도시 생활에 찌들어 잊고만 살았던 경이로움도 와닿았다. 나에게 소중한 기억을 떠올려준 세 시인들에게 감사함을 가져본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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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인트자일스의 나환자 캐드펠 수사 시리즈 5
엘리스 피터스 지음, 이창남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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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세인트자일스의 나환자_엘리스 피터스_북하우스


 과연 정통 추리 소설의 여왕이라고 추대하고 싶은 엘리스 피터스의 대작 캐드펠 수사 시리즈였다. ‘세인트 자일스의 나환자’는 18년의 긴 집필 기간 동안 그녀가 얼마나 고뇌하며 이 소설을 써나갔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한 번 읽었다고 해서 이 소설을 완전히 이해했다곤 할 수 없었다. 개인적으로 잘 읽히면서도 다양한 매력이 있어서 다시 읽어도 또 다른 재미를 느낄 고전 추리 소설계의 명작이라고 하고 싶다. 별다른 디자인 없이 묘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눈빛을 그린 표지 디자인이 이 소설의 특징을 상징하는 것 같았다. 이 소설을 잘 번역하기 위해 각 권마다 실력 있는 번역가분이 참여하여 훨씬 더 명료하고 정확한 번역을 읽을 수 있어서 또 좋았다.


‘세인트 자일스의 나환자’

-세대와 언어를 뛰어넘은 영원한 고전. 매혹으로 가득 찬 중세 역사 미스터리로의 초대!

BBC 드라마 <캐드펠>의 원작이자 전 세계 작가들이게 영감을 준 ‘캐드펠’ 수사 시리즈‘의 국내 유일 완역본


 정말 영광스러운 소설이었다. 이걸 아주 잘 될 번역으로 국내에 완간이 되어 나온 것도 놀랍다. 아마도 추리 소설 작가들에겐 교과서적인 존재로서 창작을 하는 데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더군다나 BBC 드라마로 영상화되어 나와서 드라마에선 또 어떤 시각적인 특색으로 보일지 내심 기대가 된다.

 캐드펠 시리즈는 요즘 인기 있는 웹 소설처럼 빠르게 읽기보다는 사건의 전개에 집중하며 진지하게 읽어야 그 진가를 제대로 알 수 있는 소설 같다. 역시 추리 소설이기 때문에 허투루 보며 지나갔다간 사건의 중요한 점을 잊을 수 있기 때문에 이해가 잘 안될 수 있다. 그래서 작가 특유의 섬세한 필치를 통해 펼쳐지는 점진적인 특성을 잘 이해하며 읽어야 했다. 이번에도 역시 혼례식에 관한 처참한 살인사건을 수사하는 이야기였다. 역시나 매혹적이고 흥미로우며 대작가 다운 해석으로 독자를 가만두지 않는 소설이었다. 캐드펠 시리즈는 아쉽게 끝났지만 다시 읽어본다면 추리 소설의 매력을 또 느낄 수 있는 와인 같은 추리 소설이었다. 그래서 적극 추천한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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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베드로 축일 캐드펠 수사 시리즈 4
엘리스 피터스 지음, 송은경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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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성 베드로 축일_엘리스 피터스_북하우스


57세의 관록의 수사 캐드펠. 그의 매력적인 이야기가 펼쳐지는 ‘성 베드로 축일’은 엘리스 피터스 작가다운 뛰어난 미스터리 스릴러 소설이었다. 그녀가 왜 ‘애거사 크리스티’ 이상의 평가를 받고 있는지 읽을수록 도드라지게 느꼈다.

‘성 베드로 축일’

-엘리스 피터스 미스터리가 선사하는 즐거움은 역사적 디테일, 마을과 수도원의 중세 생활상, 생생한 캐릭터 묘사, 우아하고 문학적인 문체 등 이야기 그 자체에 있다.

엘리스 피터스 작가는 확실히 여타의 다른 미스터리 스릴러 소설과는 결이 다른 특성이 있다. 일단 문장이 우아하고 아름답다. 때로는 철학적인 사유를 할 수 있게 하며 깊이 있는 감동을 준다. 거기다가 촘촘하고 섬세하게 전개되는 특성은 이 소설이 대충 짜 맞추어진 사건의 나열이 아니라 치밀하게 구성된 작가의 필력이 제대로라는 걸 알 수 있는 대작이었다. 더군다나 스토리적 호흡은 스케일이 클수록 이끌어 나가는 게 쉽지 않은데 그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 수 없었다. 더군다나 각 인물이 생생히 살아 숨 쉬 듯 묘사되어 있어서 캐드펠 개인뿐만 아니라 캐릭터 모두가 사건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물론 다른 면에서 보자면 극적인 전개가 잘 드러나지 않아서 액션이나 자극이 좀 덜 할 수 있지만 여성 작가 특유의 전개로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이야기가 특징적이었다.

이야기는 내전과 아물지 않은 슈루즈베리에서의 성 베드로 축일 장에 관한 이야기로 시작되며 그 수익 배분을 두고 수도원과 시민들 사이의 갈등을 그린다. 결국은 한 거상이 죽는 살인 사건이 일어나며 그 사건 속에서 캐드펠의 수사력이 빛을 발한다.

사실 수도원 이야기와 중세 시대라는 배경적 특성을 빼놓는다면 역시 인간과 인간의 갈등 속에서 벌어지는 치명적인 사건에 대해 수사하는 이야기라고 볼 수 있다. 종교 그 자체가 중요한 요소가 아니기에 여기에 관해 잘 모르더라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라고 생각했다. 왜 지금까지 그녀의 소설이 사랑을 받고 있는지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더 추천하고 싶은 고전 추리 문학 소설이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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