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대왕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9
윌리엄 골딩 지음, 이덕형 옮김 / 문예출판사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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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했습니다.-

서평_파리대왕_윌리엄 골딩_문예출판사

처음엔 ‘파리대왕’의 ‘파리’가 프랑스의 수도 ‘파리’라고 생각했었다. 알고 보니 날아다니는 곤충인 파리였다. 물론 작가와 책의 소개 글을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그런 생각을 했고, 솔직히 말하자면 소설보다 영화를 먼저 봤다. 그러나 어린 시절 때여서 떠오르는 장면이라곤 얼굴에 잔뜩 칠한 모습뿐이다.

단순하게 말하자면 이 소설은 어린아이들이 무인도에 표류하면서 벌이는 잔혹한 이야기였다. 이런 소재는 소설이나 영화로 꽤 흔하기도 하지만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쓴 건 달랐다.

이 소설의 작가 윌리엄 골딩은 1911년에 영구 콘월에서 태어나 영국 옥스퍼드대학교에서 2년간 자연과학을 전공하다가 영문학으로 전공을 바꿨다. 졸업 후의 친구의 도움으로 첫 시집 <시집>을 1939년에 출간한였다. 이후 1939년에 화학자와 결혼했고 제2차 세계대전의 노르망디 상륙작전에도 참여했다. 이후 소설가로서 성공하며 1983년에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개인적으로 무인도에 관한 이야기는 소설로 쓰기가 쉬운 듯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자칫 뻔하거나 지루할 수 있다. 그렇지만 고전 문학인 이 소설을 그저 재미라는 요소로만 접근할 순 없었다. 소설을 읽으면서 자연 과학에 관련된 작가의 해박한 지식에 감탄했고 등장인물들의 갈등을 통해 인간 내면의 악한 본질과 정의 사이에서 갈등하는 면 또한 탁월했다. 사실 소설을 더 재미있게 이해하려면 마지막 부분에 있는 번역가의 해설 부분을 참고하면 될 것 같다. 소설의 표면적인 이해보다 인간의 심리를 잘 분석한 여러 학자들의 해석을 읽는 것도 흥미로웠다. 사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어린이들은 현실에서의 모습과는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생각이 어른처럼 깊었고 그리고 양쪽을 갈라 정치적으로 해석하자면 자유민주주의와 실리주의에서 갈등하는 모습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선택은 독자의 몫인 것 같다. 그런 대치 상황을 작가의 통찰과 소설적 해석으로 바라볼 수 있는 훌륭한 문학 소설이었다. 결국은 현대 사횡에서 벌어지고 있는 정치적 갈등 상황과 비슷한 면도 보였다. 이 소설로 작가는 세계적으로 주목받으며 노벨상을 받게 되는 결정적인 작품이 되었다고도 한다.

‘파리대왕’은 추천이란 말을 하기 보다 읽을 수 있다면 당연히 읽어야 하는 소설이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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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를 미워해도 괜찮습니다 - 살면서 한 번은 읽어야 할 부모와의 관계 정리 수업
가와시마 다카아키 지음, 이정현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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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했습니다.-

서평_부모를 미워해도 괜찮습니다._가와시마 다카아키_포레스트 북스

왠지 마음이 편하지는 않을 것 같은 책이었지만, 살면서 부모님이랑 갈등 한 번 없던 사람은 없을 것이다. 나 또한 그랬다. 때로는 부모님을 원망할 때도 있었지만 그럼에도 사랑의 마음으로 이해했다. 물론 무조건적인, 맹목적인 추종과 사랑이 해결책이 아니란 걸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되었지만 세상에 완전한 해결은 없는 것 같다. 그저 순수한 호기심으로 이 책을 읽었다고 치자.

이 책의 저자 가와시마 다카아키는 어린 시절부터 부모님과 좋지 않은 관계로 살아갔다. 그러다 심리 상담과 심리학 공부를 시작했으며 지금은 자신과 비슷한 마음의 상처를 받으며 살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상담사이자 작가로 살아가고 있다.

사실 아직도 부모님의 마음을 잘 모르겠다. 잘 해야지,라며 마음을 먹다가도 사람은 감정의 동물인 이상 감정이 좋아지지 않을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또 상처를 받거나 부모님과 갈등을 겪게 된다. 이 책은 마치 뼈에서 살만 잘 발라놓은 고기처럼 내 마음을 파악 당하는 기분이었다. 다 공감이 가면서도 한편으로는 나는 그런 자식이 아니겠지, 하는 마음으로 읽게 되었다. 그러다가도 전문용어로 ‘바넘 효과’처럼 불쌍한 자식이 되어버리는 내용도 있었다. 이 책 제목이 그렇듯 부모를 미워해도 괜찮습니다,였다. 사실 서평단으로 신청했을 때까지만 해도 어머니와 사이가 안 좋아져서 홧김에 신청을 하게 되어 읽었다. 역시 많은 부분이 공감되었지만 사람 성격은 바뀌지 않는다는 선입관이 있어서 마음이 불편할 것 같았다. 그런데도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장 어머니와의 관계가 나아지지 않는다고 해도 앞으로 같은 상황이 반복되게 하면 안 되기 때문이다. 괜히 부모님 원망ㅁ하는 마음만 생각할까봐 겁이 나서 때로는 읽다가 그만두기도 했다. 하지만 필요한 부분은 읽고, 조금 불편한 내용은 그냥 넘어가기도 했다. 나는 그런 자식이 아니고 부모님도 나를 안 좋게 만 대하진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은 아름답고 슬기로운 마음으로 부모님을 이해하기로 했다. 지금은 너무나 잘 지내고 있어서 이 책을 다시 읽기가 불편하지만 필요한 때가 되면 도 꺼내서 읽을 생각이다. 그래서 세상 모든 부모님과 자식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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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1억만 모읍시다 - 돈쭐남의 목돈 마련 챌린지
김경필 지음 / 경이로움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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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딱 1억만 모읍시다_김경필_경이로움

내가 보는 세상이 마치 이상과 현실 속에서 헷갈릴 때가 있다. 특히 돈이란 게 더 그렇다. 소위 톱스타라고 하는 연예인들은 적게는 수천에서 수십억 원의 큰돈으로 부동산 투자를 해서 막대한 부를 축적하는 걸 뉴스에서 심심치 않게 보곤 한다. 마치 억이라는 돈이 애 이름처럼 만만하게 보일 때가 있다. 그러다가도 현실적인 부분을 생각하면 나에게는 1억이라는 돈도 크다. 땅을 파도 10원 하나 나오지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마치 마른 사막을 헤매다가 오아시스를 발견한 듯한 희망을 줬다. 제목부터가 ‘딱 1억만 모읍시다’인데 열심히만 한다면 충분히 가능할 것 같았다. 물론 단기간은 말도 안 되고 빠르면 5년 여유 있게 7년 동안 죽어도 저축한다면 말이다. 그 디테일한 방법을 이 책이 알려준다. 이 책의 저자는 일명 돈쫄남이라고 불리며 1억 모으기 재테크 관련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유튜버이기도 하다. 그는 돈으로 혼쭐내는 남자 김경필 머니 트레이너이며 빼어난 입담과 재치 있는 강연으로 널리 알려진 인기 강사다. 정말 부러운 점은 40세가 되기 이전에 자수성가하여 강남에 입성했다는 것이다. 대한민국 직장인에게 경제적 성공의 첫 번째 허들인 1억 모으기를 재차 강조하며 다양한 티브이 프로그램에도 출연했다. 이외에도 칼럼을 연재 중이며 동시에 베스트셀러 작가다. 무엇보다도 이 책의 수익 전액이 기부된 다는 것도 의미 있다.

사실 이 책을 읽으면서 1억 모으기에 관한 큰 그림은 이미 이전부터 실천하고 있던 것이었다. 물론 지금은 아니고.

일단 더도 말고 덜도 아닌 조금 과하게 저축이라는 걸 해야 했다. 과하다는 건 월급 300만 원 이상을 기준으로 펼쳐지는 증액 저축의 기술 때문이다. 그리고 최소 5년 동안의 기간에 1억을 모은다는 걸 목표로 저축법을 알려준다. 하지만 기술만 가르쳐 주는 게 아니다. 1억에 대한 의미를 일깨워 주는데 1억을 모으기 전과 모은 후의 사람이 달라지는 점은 결국 내가 돈을 충분히 모았을 때와 그렇지 않았을 때의 몸과 마음가짐의 차이를 느끼게 해준다. 무일푼일 때 돈을 모으는 속도와 1억을 모았을 때의 2억을 모으기까지의 기간이 훨씬 짧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물론 이런 것도 최소 9500만 원을 다시 저축의 기술로 더 많이 돈을 쌓아갔을 때의 얘기였다. 1억을 모으면서 자신에게 방해되는 점도 객관적으로 알려줘서 도움이 되었다. 물론 대부분은 잘 지키고 있는 것들이었다. 단, 가계부 쓰는 건 좀 힘들 것 같다. 그래도 시도해 볼 것이다. 이 책의 후반부엔 부자들의 마인드와 1억이 후 10억을 모으는 걸 목표로 효과적으로 재테크 할 수 있는 방법도 있었다. 물론 일단 1억이 목표이기에 이 책을 참고해서 열심히 돈을 모을 것이다. 그래서 돈을 모아 자주 성가하고 싶은 모든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딱1억만모읍시다 #김경필 #경이로움 #컬쳐블룸 #컬쳐블룸리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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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색환시행
온다 리쿠 지음, 이정민 옮김 / 시공사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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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진실로 가는 소설의 여정 (둔색환시행)_온다 리쿠_시공사

소설 <둔색환시행>은 무슨 뜻인가? 지금까지 명쾌하게 밝히지 않는 것 같다. 작가의 의도인지 아니면 독자가 자유롭게 해석하길 바라는 건지. 아무튼 기괴하고 특이한 소설이었다. 집필 기간만 무려 15년이라고 하니 오랜 기간 숙고하며 완성한 작가의 필생 역작이 아닐까. 그냥 내가 이 소설을 제대로 이해를 못 했다고 하는 게 맞을지도.

온다 리쿠는 그 이름만으로 일본 문학계의 거장이며 권위 있는 문학상을 다수 수상한 대단한 작가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도 이번 신작 소설을 읽으며 재미보다는 아쉬운 점이 많았다. 물론 온다 리쿠 작가의 팬이라면 역시 반가운 마음으로 읽었겠지만 말이다.

이 소설은 정통 추리 소설일 줄 알았으나 읽을수록 점점 그것과는 멀어지는 느낌이었다. 일단 배경 장소가 선상이라 밀실 미스터리일 거라는 선입관이 들었는데 아니다. 배 안에서는 아예 살인 행위가 일어나지 않는다. 그렇다고 강력한 악당이 등장하느냐? 그것도 아니다. 또한 셜록 홈즈 같은 명석한 두뇌를 가진 인물이 나타나 청량음료를 마시듯 사건을 해결하는 건 더더욱 아니었다. 수사극도 역시 아니다. 그러면 도대체 이 소설은 장르가 무엇인가?

개인적으로는 다양한 장르적 요소를 가진 소설이라고 생각한다. 총 2권으로 구성된 소설이고 <밤이 끝나는 곳>에 대한 진실을 밝히는 이야기였다.

소설의 줄거리를 간단하게 말하자면 추월당이라고 하는 요정 같은 장소에 한 어린이가 살고 있다. 그에겐 어머니가 3명이 있고(존재 이유도 정확히는 모르는) 그 공간엔 귀신이 망상인지 모를 존재가 어린이의 눈에 보인다. 시종일관 어두운 밤을 배경으로 하며 다소 어둡고 비극적인 전개가 이어진다. 때로는 무서운 상황도 발생하고 한마디로 현실인지 비현실이 헷갈리게 한다. 답답한 건 시대적 상황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이 없고 등장인물에 대해서도 자세하게 알려주지 않는다. 그런데도 추월당 어느 공간에서 그 아이를 낳은 어머니가 망상으로 그 아이에게 보인 부분은 마치 영화 ‘기담’의 엄마 귀신같이 무서웠다.

<둔색환시행>에선 <밤이 끝나는 곳>의 소설에 대해 영화화 진행이 2번이나 되려고 했으나 제작진이 연쇄적으로 죽는 상황이 발생한다. 그로 인해 저주받은 책이라고 일컬어지게 되고 소설을 쓴 작가도 죽었는지 혹은 사라졌는지 실체가 밝혀지지 않는다.

이 소설의 주인공 고즈에 (40세, 여)와 남편 마사하루는 제작자들과 함께 크루즈를 타고 여행을 떠나게 된다. 목적은 그렇지만 사실 저주받은 소설에 대한 진실을 밝히기 위한 모임 자리였다. 그곳에서 선상 파티를 하며 사건에 관한 대화를 나누고 고즈에와 마사하루가 정리한다. 그리곤 진실에 조금씩 다가가며 사람들이 죽었던 이유가 밝혀지게 되는데.

개인적으로는 두 사람이 마치 같은 인물처럼 보였다. 특히 자기 독백이 많아서 자의식이 강해 보였다.

마지막 부분엔 제작진을 한 명씩 인터뷰하는데 소설의 전체적인 내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이 소설은 정통적인 미스터리를 기대했던 분들에겐 다소 아쉬울 수 있겠으나 온다 리쿠 작가만의 매력적인 소설이었다. 전개의 흐름이 빠르진 않지만 읽을수록 사건의 진실에 대해 궁금해지는 끌림이 있다. 그리고 소설 속에 등장하는 여행 장소에 대한 감성적인 부분과 음악, 영화를 언급하는 부분은 참고하기에도 좋았다. 그래서 추리 그 자체의 몰입감이 아닌 다양한 등장인물의 군상을 살펴보며 인간의 실존에 대한 철학적 이유도 찾을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온다 리쿠 작가의 15년간의 길었던 집필 기간만큼 훌륭한 소설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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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끝나는 곳
온다 리쿠 지음, 이정민 옮김 / 시공사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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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밤에서 밤의 끝으로 (밤이 끝나는 곳)_온다 리쿠_시공사

집필 기간이 무려 15년이나 되는 온다 리쿠 작가의 소설 <둔석환시행>에 나오는 자주 받은 소설 <밤이 끝나는 곳>. 그런데 독자들도 읽을 수 있게 책으로도 나왔다는 점이 독특했다. 마치 소설적 상상과 현실 사이의 벽을 조금은 허무는 듯한 느낌. 혹은 무서운 진실을 공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오싹함도 느껴졌다.

소설은 총 2권으로 <밤이 끝나는 곳>은 285페이지, <둔석환시행>은 651페이지다.

일단 온다 리쿠 작가는 두말하면 입만 아플 정도로 명실상부 일본 최고의 여성 소설 작가 중 한 명이다. 1964년에 태어나 와세다대학교 교육학부를 졸업했고 1991년 제3회 일본 판타지 노벨 대상 최종 후보에 올랐던 <여섯 번째 사요코>로 문단에 데뷔했다. 2005년 <밤의 피크닉>으로 제26회 요시카와 에이지 문학상 신인상 2006년 <유지니아>로 제59회 일본 추리작가 협회상을, 2007년 <호텔 정원에서 생긴 일>로 제20회 야마모토슈고로상을, 2017년에는 <꿀벌과 천둥>으로 제156회 나오키상과 제14회 서점 대상을 받았다. 일본에서 가장 권위 있고 대중성 있는 나오키상과 서점 대상 동시에 받으며 서점 대상을 두 번이나 받은 작가는 처음이라고 한다.

사실 <밤이 끝나는 곳>을 읽으며 기대 보다는 아쉬운 점이 많았다. 난해했으며 개연성의 문제도 보였고 갈수록 뜬금없는 상황은 이해하기가 힘들 정도였다. 어쩌면 이런 분위기를 의도적으로 만들어 낸 건지 모르겠다. 그런데도 몰입감이 좋았던 소설이었다. 그리고 제목처럼 밤으로 시작해서 끝나는 순간까지 밤이 되는, 말 그대로 어둠에 그 자체였다.

주인공은 비짱이라고 하는 12살 어린이인데, 사실 처음엔 이 인물이 죽은 존재인지 혹은 살아 있는 인간인지 헷갈렸다. 나이와 외모도 소설의 마지막 부분에 가서야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소설 전체적으로 역사적 사실이나 각 인물에 대한 소개가 자세히 나오지 않아서 어떤 상황인지 알기 힘들었다. 예를 들면 주인공 비짱이 추월장이라는 곳에 살게 되었는데 엄마가 3명이라고 한다. 하지만 어떤 경위로 그곳에 오게 되었고 왜 엄마가 3명이 되었는지는 자세히 알 수가 없었다.

그다음으로 군인들을 ‘카키색’이라고 것도 특이했지만 그들이 왜 정부군에게 대항하여 싸우게 된 건지도 알려주지 않는다. 그저 마지막 부분에 가서는 정부군이 민간인과 저항군을 학살하며 추월장을 공격하러 올 뿐이었다. 개인적으론 2차 세계대전을 상징하는 것 같았는데 그렇다면 나가사키나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이 떨어진 상황 이후의 시대적 분위기가 나왔을 법했지만, 아닌 것 같다.

비교적 큰 분량을 할애하고 있는 비짱의 엄마 가즈에에 관한 이야기 또한 어떻게 딸이었던 비짱이 증오의 대상이 되어버리며 ‘악마’라고 부르게 된 건지 확실한 이야기를 들려주지 않았다.

후미코와 사사노 부부의 이야기도 난해했는데 귀신끼리도 서로 존재를 모를 수 있다는 설정이 나온다. 사사노는 작가이면서 어떤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여자랑 강으로 투신하여 동반 자살을 하려 한 인물이다. 혹은 이미 귀신이었나 햇갈린다. 후미코는 사사노를 찾으러 추월장까지 오게 되지만 결국 남편을 찾지 못하고 돌아가려 한다. 그 과정에서 민달팽이라고 불리는 ‘카키색’ 무리의 인물이 그녀를 유혹하는데 따라가면서 겁탈당한다. 이후 강가에 투신하여 생을 마감하고, 사사노의 아이를 밴 상태였다. 그녀는 안면이 없는 귀신이 되어 추월당을 배회하는데 소설의 장르 경계가 모호했다. 마치 ‘오컬트’ 같지만, 이를 해결하는 종교적인 행위도 없고, 추월장이라는 소규모 요정 같은 곳에서 귀신들과 인간 뒤섞여 살육 행위가 벌어지는 이야기로 보였다. 그리고 이 소설엔 악당이 없었다. 그런 개연성의 문제를 차치하고서라도 무서운 묘사와 긴장감 넘치는 전개가 흥미로웠다. 그랬으니까 계속 읽은 것이었지만 말이다.

이 소설이 <둔석환시행>에서는 저주받은 소설로 불린다. <밤이 끝나는 곳>이 주는 또 다른 반전이 있을지 모르겠다. 어쩌면 이런 게 온다 리쿠 작가만의 특색이 아닐까.

#밤이끝나는곳 #온다리쿠 #시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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