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의 행성 노아 문지아이들 175
전성현 지음, 최경식 그림 / 문학과지성사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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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행성 노아>라는 제목이 과연 무슨 내용을 담고 있을지를 궁금하게 만든다. 이 책은 우주 개발 시대에 어른들의 거짓과 음모 속에서 진실을 마주하게 된 아이들의 선택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소행성 노아를 배경으로 새로운우주를 꿈꾸는 인간들의 끝없는 욕망과 탐욕이 어떠한 참혹한 재난을 불러오게 되는 지를 생생하게 그려내어 인간의 올바른 선택은 과연 무엇인지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이 책의 이야기는 주인공 수리가 트램을 타고서 노아의 풍경을 바라보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이 책의 배경이 되는 소행성 노아는 화성과 목성 사이에 위치하여 산소와 물을 제공하는 얼음과 에너지원이 되는 과성 쥬피튬을 가득 품고 있는 행성이다. 노아에서는 생명과학과 식량 자원 연구를 진행하며 심우주로 나아가기 위해 해왕성 탐사선 발사를 준비하고 있다. 사람 외의 생명체는 연구소에만 존재하고 사람들의 거주지는 지상에 건설된 타워 돔과 얼음 밑에 만든 아이스 돔이다. 대부분의 생필품을 지구에서 공급 받는 데다가 타워돔과 아이스 돔으로 제한된 곳에서 생활하는 것이 불편한 것 같지만 안전하고 편리한 생활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큰 불만 없이 만족해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빈틈없이 설계되고 조직된 곳에서 평온한 삶을 누리던 어느 날 예상치 못한 태양 폭발로 우주를 떠돌던 운석이 궤도를 이탈하여 노아와 충돌했다. 지구에 떨어졌다면 대기권에서 타 없어질 정도의 작은 운석들이었지만 노아는 대기가 없는 행성이다 보니 운석 충돌의 타격이 심했다. 그 중 하나가 아이스 돔 가까이에 충돌했고, 아이스 돔에는 중요한 시설이 많다 보니 운석 충돌의 여파가 컸지만 지구에서 지원 인력을 보내왔기에 조만간 아이스 돔이 복구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 책의 주인공 수리는 행성의 첫번째 아이로 운석 충돌로 거주지인 아이스 돔에 균열이 생겨 임시 거주지가 마련된 타워 돔에서 생활 중이다. 그러다 우주 식량 센터에서 일하고 있는 모로가 준비했다는 자신의 열세번째 생일 선물을 받기 위해 아이스 돔 행 기차에 몸을 실게 된 것이다. 그런데 이게 왠일일까? 수리는 승차불가인 상태이며 이에 대한 정보도 없다. 하지만 수리는 아이스 돔이 복구될 때까지 타워 돔을 떠나지 말라는 당국의 지침을 어기고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모로에게로 향한다.


그렇게 수리는 아이스 돔으로 향하는 기차에 승차 허가를 받지 않은 채로 몰래 숨어 들고, 그 안에서 자신처럼 몰래 탑승한 또 다른 행성의 아이 라임을 만나게 된다. 라임은 운석 사고가 있었던 날 아이스 돔에 남은 엄마와 연락이 되지 않자, 엄마를 찾아 나선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함께 아이스 돔을 향하게 된 수리와 라임. 과연 이 아이들은 어떤 여정에 놓이게 될까?


는 아빠가 일하던 우주 식량 센터로 향하고 그곳에서 괴상한 생명체와 마주하게 된다. 과연 우주 식량 센터와 아이스 돔에는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 수리와 라임의 뒷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들은 책을 통해 확인해보길 추천해본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노아에는 산소와 물을 제공하는 얼음과 에너지원이 되는 광성 쥬피튬을 가득 있었다. 그랬기에 풍부한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쥬피튬이 많이 매장되어 있는 노아를 우주 개발을 위한 지구의 전초 기지로 삼았다. 지구에서 출발한 우주선은 노아에서 쥬피튬을 공급 받고 먼 우주로 항한다. 하지만 인간에 의해 건설된, 결점이라고 없는 완벽한 곳이라고 믿었던 행성 노아의 모든 것들은 서서히 파괴되고 있었다. 그리고 그 혼란 앞에서 지구인과 행성에서 태어난 행성의 아이들, 그리고 인간의 식량을 위해 개발되고 변이된 생물들은 인간의 욕망과 탐욕이 과연 어떠한 결과를 나오게 하는 지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그리고 변이 생물과 행성의 아이들을 바라보는 과학자와 어른들의 시선에서 생명에 대한 존엄과 과학적 욕망들이 사이에서 과연 우리는 어떠한 선택을 해야 하는지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어른들과 달리 생명을 소중히 여기고 끝까지 지키가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어른으로서 부끄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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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최초의 여의사 박에스더 여성 인물 도서관 5
고수산나 지음, 안혜란 그림 / 청어람주니어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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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최초의 여의사가 누구인지 아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우리나라 최초의 의사라고 하면 대부분 서재필님을 떠올리기 때문에 박에스더를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여자가 공부하는 것 조차 꺼려했던 조선 시대에 여의사라니. 그녀가 어떻게 조선 최초의 여의사가 될 수 있는지 그 이야기가 너무 궁금하다. 이 책은 당나귀를 타고 환자를 찾아 다닌 조선 최초의 여의사 박에스더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책의 이야기는 1909년 4월 28일, 경희궁에서 열린 귀국 환영회로 시작된다. 이 날 고종은 세 여성에게 각각 메달을 수여하였고, 그 중 한 명이 바로 이 책의 주인공 박에스더이다. 박에스더는 미국에서 의과대학을 졸업하여 조선 최초의 여의사가 되었고, 이 후 조선으로 돌아와 수많은 환자를 치료한 공로에 대한 치하를 받았다. 그리고 이어지는 박에스더의 이야기.


박에스더가 아닌 김점동이었던 시절, 점동은 열살에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이화학당에 입학하게 된다. 이화학당은 외국인 선교사가 세운 여학교로 여자아이들을 먹이고 입히고 재워주고 공부도 시켜 준다며 학생들을 모으고 있었다. 하지만 그 시절 조선의 사람들은 외국인을 무서워했고, 여자가 공부하는 것을 꺼려했기 때문에 학당에 가려는 아이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그러나 점동의 아버지 김홍택은 서양에서 온 선교사 아펜젤러의 집사로 일하고 있었기에 그들이 위험한 사람이 아니며 그들이 어떤 일을 하는지도 잘 알고 있었다. 점동이 이화학당에 가기 된 것은 바로 가난한 집에 입 하나 덜기 위해서였지만 이러한 아버지의 선택은 점동의 인생 자체를 바꾸는 계기가 된다.


처음에 점동은 사랑하는 가족들과 동네 친구 순덕이와도 헤어지기 싫어 이화학당에 가고 싶지 않았다. 게다가 무섭게 생긴 서양인이 아이를 잡아먹는다는 소문까지 듣자 더더 가기 싫어었다. 하지만 정작 이화학당에 가서 지내보니 이화학당의 교장 스크랜턴은 좋은 선생님이었다. 점동과 아이들은 스크랜턴을 통해 영어를 배웠고, 한국인 교사에게 읽기와 쓰길, 외국 선교사들에게는 오르간, 성경 등을 배웠다. 점동은 이화학당 아이들 중 영어 실력이 가장 뛰어났다.


어느 덧 점동이 이화학당에 온 지 3년이 되고, 점동은 스크랜턴의 제안으로 의사겸 선교사로 온 로제타의 통역을 맡게 된다. 점동은 여자가 의사가 될 수있다고 이전까지 한번도 생각해 본적이 없었기에 여자 의사라는 말에 깜짝 놀란다. 조선의 여자들은 남자에게 몸을 내보일 수도, 만지게 할 수도 없었기에 수술을 받거나 치료를 받을 수 없었는데 여자들도 치료를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에 점동은 신이 나서 돕겠다고 한다. 점동이 통역을 잘하자 로제타는 점점 점동에게 약과 치료법을 가르치고 싶어한다. 점동이 의료 보조를 맡아준다면 치료하기도 편해지고 훨씬 더 많은 환자를 진료할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점동은 약이나 치료법을 배우고 싶지 않았다. 약 공부는 너무 어렵고 복잡했고, 피가 너무 무서워서 수술할 때 옆에서 보지 못해 눈을 질끈 감기도 했기 때문이다.


그러던 어느 날 ,점동은 로제타가 화상으로 손가락이 붙은 환자를 수술하기 위해 자신의 피부를 떼어 주겠다고 하는 것을 보고 큰 감동을 받게 된다. 그리고 환자를 위하는 로제타의 진심은 점동으로 하여금 의사라는 직업을 궁금하게 만든다. 그리고 로제타는 병원에 오지 못하는 환자를 만나기 위해 왕진을 다녔다. 통역을 위해 로제타를 따라다녔던 점동은 제 때 치료받지 못하는 조선 여인들의 참혹한 현실을 직접 눈으로 보게 된다. 그리고 점동은 조선을 위해, 여자들을 위해 자신이 도움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 후 점동은 로제타가 깜짝 놀랄 정도로 모든 공부를 열심히 한다.

그리고 어느 날, 로제타가 구순 구개열 환자를 수수라하는 것을 보게 된다. 수술 후 너무나 기뻐하는 환자와 보호자를 보며 점동은 가슴이 두근거렸다. 구순 구개열을 받은 환자들은 수술 후 자신이 살던 곳으로 돌아가기도 하고, 이전과는 아주 다른 삶을 살기도 했다. 로제타는 의사는 상처만 치료하는 게 아니라 사람의 마음도 치료하고 인생도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점동은 조선에도 여의사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고 마침내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 지를 깨닫게 된다.

그 후 점동은 세례를 받고 에스더가 된다. 그리고 에스더는 자신의 꿈을 응원해 주는 남편과 결혼하여 마침내 의과대학에서 공부를 하기 위해 미국 유학길에 오르게 된다. 과연 에스더는 고단한 유학 생활을 무사히 마치고 의사가 되었을까? 당시 조선에서조차 여자가 공부하는 것은 너무나 힘들었던 시대에 조선도 아닌 미국에서 지금도 너무나 힘든 의사 공부를 말도 통하지 않은 타국의 땅에서 에스더는 어떻게 공부를 했을까? 에스더의 뒷 이야기가 궁금한 사람은 책을 통해 확인해 보길 추천해본다.


여자는 공부할 곳도 없고, 아파다 병원에도 갈 수 없었던 시대에 조선 최초로 여학교에서 공부를 하고 미국으로 유학을 가서 의과대학에서 열심히 공부하여 초전 최초의 여의사가 된 박에스더는 미국에서 의사로써 잘 살 수 있는 기회를 마다하고 조선으로 다시 향한다. 그러나 에스더가 맞이하였던 조선의 현실은 결코 녹록치 않았다. 서양 사람, 서양 의학 자체가 낯선 조선에서 사람들은 에스더에게 서양 귀신이 붙은 게 아니냐며 욕을 하기도 한다. 게다가 그 당시 사람들에게 뿌리 깊게 자리 잡혀 있던 미신과 민간 요법은 에스더가 환자를 치료하는 데 있어 또다른 걸림돌이 된다. 이 모든 역경에도 불구하고 아픈 사람들을 치료하기 위해 당나귀를 타고 환자들을 찾아다녔던 에스더의 이야기는 감동적이면서 존경심이 절로 들게 만든다.


이 책은 잘 알려지지 않은 조선 최초의 여의사 박에스더의 이야기를 세밀하게 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책 뒤에는 선교사, 이화학당 등 개항과 함께 근대식 교육의 바람이 불었던 조선 후기를 소개하는 '그때 그 시절'을 실고 있고, 여의사로서의 박에스더를 알아보고 조선 시대의 또 다른 여성 의료인을 소개하는 '인물 키워드', 보구녀관, 박에스더상, 김점동관을 소개하고 박에스더 영상을 QR 코드로 만날 수 있는 '인물 그리고 현재'도 함께 수록하고 있다. 이러한 부록들은 박에스더를 더욱 폭넓게 알 수 있고 이해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그리고 청어람 주니어 블로그(http://blog.naver.com/juniorbook)에서는 이 책과 관련된 독후 활동지를 다운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어 책을 읽고 나서도 다채로운 독후 활동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인물관계도, 낱말 퍼즐, 독서 퀴즈 등등의 다양한 독후 활동은 아이들로 하여금 즐겁게 이 책을 다시 알아 보도록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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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랑콜리아 I-II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31
욘 포세 지음, 손화수 옮김 / 민음사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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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인 욘표세의 대표작이라 하여 읽게 된 책이다. <멜랑콜리아 1-2>는 실존 인물인 노르웨이의 대표 화가 라스 헤르테르비그의 비극적인 일생을 그려낸 작품이다. 1995년 작품이지만 국내에는 지난달 민음사가 출시한 아주 따끈따끈한 신작이다. 이 책의 욘 포세의 작품 중 실존 인물의 삶을 바탕으로 한 유일한 작품이다. 그리고 이 책을 읽기 시작하면 누구라도 바로 느끼게 되는 것은 바로 단어의 반복이 만들어내는 리듬이다. 이는 정신병을 가진 주인공의 내면 세계를 생생하게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욘 포세만의 독특한 문체는 1부에서는 라스 헤르테르비그의 1인칭 시점과 3인칭 시점으로 서술되어 라스의 불안과 우울, 편집증적 망상을 이해하게 만들고, 2부에서는 라스 헤르테르비그의 누이이자 치매로 고통받는 허구적 인물인 올리네 시점으로 서술되어 치매에 걸린 사람의 정신 세계를 이해할 수 있게 한다.


이 책의 시작은 1853년 늦가을 오후, 라스가 보라색 코듀로이 양복을 입고 침대에 누워 있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라스는 오늘 한스 구데가 오는 아틀리에에 가지 않기로 한다. 한스 구데가 아틀리에에서 라스가 그리는 그림을 보고서 라스에게 안 좋은 말을 할까 두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라스는 한스 구데의 비평이 두려워 침대에 누워 오늘은 아틀리에에 가지 않을 것이며 한스 구데도 만나지 않을꺼라고 하고 있다. 이 책의 시작에서부터 바로 느낄 수 있겠지만, 이 책은 욘 포세의 특징이라 할 수 있는 문장의 반복이 아주 많다. 번역가 의 말을 잠시 빌려 보자면, 처음에 'A-B-C'라고 쓴 문장을 'A-B-C-D'로 변주하다가 'A-B-C-D-E'로 한 번 더 바꿔 등장 인물들의 정보를 조금씩 흘린다. 이러한 문장의 표현 방식은 라스의 내면 세계를 이해하는 아주 적합한 표현 방식으로 라스가 무엇 때문에 불안한지를 제대로 이해하게 만든다.


다시 라스의 이야기로 돌아와 라스는 자신의 운명을 결단해 줄 구데 선생을 기다리다 책의 처음에서부터 느낄 수 있듯이 그는 돌연 착란에 사로잡히게 된다. 자신에게 '그림을 그릴 수 없는 사람이라고, 예술적 재능이라곤 전혀 찾아 볼 수 없는 인간'이라고 말할 까봐 두려워하다가 자신은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이고, 오직 자신만이 그림을 잘 그릴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불안과 우울, 편집적인 망상 속에 사로잡혀 있던 라스는 자신이 하숙하고 있는 빙켈만 집안의 딸, 헬레네에게 완전히 반하게 된다. 하지만 그림에 대한 불안과 헬레네에 대한 사랑은 그를 더욱 불안하게 만들고 착란 속에 더욱 빠져들게 만든다. 그런 그를 헬레네의 삼촌과 엄마는 내쫓기로 하면서 그의 불안은 더욱 극대화되어 간다.


그러다 <멜랑콜리아 1>의 이야기는 돌연 가우스타 정신병원을 배경으로 이야기를 진행하며 라스의 정신 세계를 더 자세히 보여주고 있다. 착란의 증상을 겪으면서도 라스가 꺾지 않은 것이 있으니 그건 바로 '그림을 그리는 것'이다. 그는 '자신이 원하는 것은 단하나 그림을 그리는 것뿐이다'를 반복하여 말하면서 라스를 평생 괴롭혔던 불안, 우울, 착란, 기억의 편린에도 불구하고 그림을 그리고자 했음을 알 수 있다.

 

<멜랑콜리아 2>는 라스의 누이 올리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올리네는 이미 대부분의 가족을 저 세상으로 떠내보내고 죽음을 바라보고 있는 노인으로, 갑자가 자신을 찾아온 시그네를 통해 동생 쉬버트가 곧 죽음을 맞이하게 될 것을 알게 된다. 2부의 이야기는 올리네가 쉬버트의 죽음을 앞두고서 치매 증상과 겹쳐서 죽은 라스의 모습, 음성, 흔적을 쫓는 모습과 기억을 깜박깜박하는 모습, 혹시라도 자신의 옷에 실례를 하게 될까 두려워하는 모습 등등을 통해 치매로 고통받고 있는 올리네의 내면 세계를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오늘날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상영되고 있는 현대 희곡 작가이자 실험적이고 정교한 시적인 언어를 구사하는 산문 작가의 욘 포세는 노르웨이와 북유럽을 뛰어넘어 전 세계 문학의 거장으로 자리매김했다. 이 책은 그러한 욘 포세의 대표적인 문체를 알 수 있는 작품이다. 욘 포세만의 반복적인 문체는 라스와 올리네의 내면 세계에 깊숙이 빠져 있는 듯이 생생하게 느끼게 하는 동시에 번역가 손화수님의 말처럼 편집증이나 치매에 시달리는 사람들의 내면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그 뿐만 아니라 그의 문체는 어려운 단어들이 없고 반복되다 보니 정말 쉽게 그리고 빠르게 그의 작품에 빠져들게 한다. 기승전결이 명확하지는 않지만 그래서 읽을 때마다 다른 면모를 발견하게 만드는 매력적인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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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해결사 깜냥 6 - 하품이의 가족을 찾아라! 고양이 해결사 깜냥 6
홍민정 지음, 김재희 그림 / 창비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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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불가능한 매력으로 1권부터 아이들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은 '고양이 해결사 깜냥'의 6권이 나왔다. 이번 책에서 깜냥은 새롭게 등장한 고양이 하품이와 함께 자신이 비밀이 숨겨진 동물 병원에 머무르며 집고양이의 삶을 궁금해하는 하품이의 가족을 찾아주고자 한다. 티격태격하면서도 어느새 서로에게 익숙해진 두 고양이의 가족 찾기 프로젝트는 과연 어떻게 될까? 귀엽고 사랑스런 두 고양이의 이야기는 누구라도 폭 빠지게 될 것이다.


이 책의 이야기는 동물병원의 보건사가 출근을 하다가 동물 병원 마당서 자고 있는 두 고양이를 발견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보건사의 놀라는 소리에 고양이를 보게 된 원장은 마당에서 자고 있는 고양이 중 한마리가 깜냥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원장과 재회의 인사를 나누던 깜냥은 5권의 '온동네편의점'에서 만난 장난꾸러기 고양이 하품이와 함께 새로운 여행길에 오르는 장면을 회상한다. 깜냥은 누군가와 함께 다니는 게 어색하지만 그리 나쁘지만은 않을 거라 생각하며 하품이와 함께 길을 나섰지만 곧 후회환다. 때로는 티격태격, 때로는 알콩달콩 케미를 보이던 두 고양이의 발길이 닿은 곳은 깜냥이 어릴 적에 지냈던 이곳 한마음 동물병원인 것이다.


 병원에서 지내는 동안 하품이는 반려동물을 소중히 여기는 보호자들을 보며 사람들과 함께 사는 생활을 궁금해 한다. 그런 하품이를 위해 깜냥은 밤새 무얼 하는지 곰지락거리다가 새벽에서야 잠에 든다. 과연 깜냥은 무엇을 했던 것일까?


깜냥은 하품이가 새 가족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기로 한 것이다. 우선은 동물 병원에 하품이의 가족을 구한다는 광고지를 병원 곳곳에 붙인다. 하지만 오후가 다 지나가도록 하품이의 가족이 되겠다는 사람은 나타나지 않았다. 하품이는 풀이 죽어서 의자 밑으로 쏙 들어가 있고, 그런 하품이를 보며 깜냥은 "아무도 오지 않는 다면 우리가 찾아가면 되지. 하품아, 가자."며 손을 내민다. 특유의 친화력을 발휘하며 하품이가 새 가족을 만날 수 있도록 돕는 깜냥. 과연 하품이는 새로운 가족을 만날 수 있을까? 그리고 사람들과 가족이 되길 꿈꾸던 하품이는 집 고양이로 행복하게 잘 살 수 있을까? 혼자 지내는 생활에 익숙해 하품이를 귀찮게 생각했던 깜냥은 이제 가벼운 발걸음으로 새로운 여행을 떠날 수 있을까? 깜냥과 하품의 뒷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들은 책을 통해 확인해 보길 추천해본다.


<고양이 해결사 깜냥>의 1권이 나온 이후 깜냥은 지금까지 많은 사람과 동물들을 만나고 헤어졌다. 이 책의 마지막에서도 깜냥은 정든 공간과 이별하고 새로운 여행을 떠난다. 깜냥이 어렸을 때 함께 하고 6권에서도 잠시 함께 했던 동물 병원 원장은 말도 없이 떠나 버린 깜냥을 그리워하지만 어디서든 잘 지내고 있을 거라며 온 마음으로 깜냥을 응원한다. 짧은 만남이나 건강한 이별은 깜냥을 성장하게 하지 않았을까. 하품이 역시 짧은 시간이지만 식구로서 함께 한 사람들과 이별을 경험한다. 그리고 이 과정 속에서 왜 이 집을 떠나고 싶은지, 떠나서 어떻게 살 것인지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당당하면서도 확실하게 표현한다. 이 모든 것들은 친구가 되고 싶은 마음과 그 마음을 전할 용기를 기반으로 이루어졌다. 그렇게 만남과 이별을 경험하면서 조금씩 성장하게 되고, 또 다른 경험을 하게 되는 깜냥의 이야기는 딱 우리 아이들의 모습을 거스한히 담고 있기에 아마 수많은 아이들이 <고양이 해결사 깜냥>을 좋아하는 게 아닐까 싶다. 이제 다시 시작되는 깜냥과 하품이의 찐 여행에는 또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까? 두 고양이의 다음 이야기가 벌써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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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마 어차피 잘될 거니까
정무늬 지음 / 부크럼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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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읽어보는 것만으로도 힘이 나는 책이다. 이 책은 유튜브 채널 '웃기는 작가 빵무늬'의 정무늬 작가의 따뜻하지만 뻔하지 않은 유쾌한 응원과 위로를 담고 있다. 그리고 이 책은 인생의 모든 순간에서 우리가 행복하길 바라고 원하는 것들을 이루기를 바라는 저자의 따스한 마음이 가득 담겨져 있다. 그리고 저자 본인이 어떻게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행복한 삶을 살아가게 되었는지를 유쾌하면서도 솔직하게 담아내어 우리가 자신을 믿고 기분 좋게 무언가를 할 수 있도록 만든다.


인생을 살아가다 보면 기쁘고 행복하며 즐거운 시간보다는 어째 힘들고, 외롭고, 우울하며 불안한 시간들이 더 많은 것 같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도 과연 이게 잘 될 것인지를 우리는 의심하고 또 의심한다. 그런 우리에게 이 책은 말한다. 완벽하지 않으면 어떤가? 조금 넘어지면 또 어떤가? 작은 일이라도 자신을 돌보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말이다. 무조건 쉼 없이 뛰어간다고 해서 모든 일에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니 잠깐 멈춰 쉬어도 괜찮다. 확실한 것은 당신은 어차피 잘 될 사람이다라고 말이다. 읽다보면 묘하게 힘이 불끈 솟는다.


꿈을 꾸는 것은 쉽지만 그것을 이루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꿈을 향해 도전해본 사람이라면 꿈을 이루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바로 공감할 것이다. 그리고 꿈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과정 속에는 늘 실수와 실패가 존재하며 그 결과에 대한 후회가 함께 한다. 하지만 저자는 후회라는 감정은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감정이라고 말하다. 후회를 통해 우리는 지난 일을 복기하고, 부끄러워하며, 성찰하면서 성장한다고 말한다. 그렇기에 후회와 성장을 반복함에 따라 우리는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니 자기 자신을 믿고 응원하면 된다고 저자는 말한다. '진짜 잘했다고. 앞으로 더 잘될 거라고. 어느 길로 가든 내가 선책한 그 길이 최선이라고.'라고 말하며 포기하고 싶은 순간들을 참아내고 다시 일어서는 우리 모두를 응원하면서 힘을 실어준다.


이 책은 각박한 세상 속에서 무너지지 말고 조금 쉬었다가 다시 달려가라고 용기를 북돋아주는 책이다. 그렇기에 이 책은 우리에게 힘을 주는 말을 가득 담고 있다. 어쩌면 너무 뻔한 말이라도 할지라도 하나 하나 읽다보면 어느새 마음이 따스해지면서 편안해진다. 이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불안하고 초초하며 무기력해졌던 마음들이 조금씩 사라지는 것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자신에게 가장 냉정한 사람은 바로 자기 자신이다. 생각하는 대로 나오지 않는 결과에 주눅들 필요 없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시야를 넓혀보자고. 실패하면 어떤가 다시 도전하면 된다. 어차피 우리는 다 잘될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오늘을 잘 버텨낸 우리 모두 칭찬받아 마땅하며 또 다시 내일을 위한 힘을 내어보자. "우리 걱정하지 말자. 난 어차피 잘될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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