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최초의 여의사 박에스더 여성 인물 도서관 5
고수산나 지음, 안혜란 그림 / 청어람주니어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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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최초의 여의사가 누구인지 아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우리나라 최초의 의사라고 하면 대부분 서재필님을 떠올리기 때문에 박에스더를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여자가 공부하는 것 조차 꺼려했던 조선 시대에 여의사라니. 그녀가 어떻게 조선 최초의 여의사가 될 수 있는지 그 이야기가 너무 궁금하다. 이 책은 당나귀를 타고 환자를 찾아 다닌 조선 최초의 여의사 박에스더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책의 이야기는 1909년 4월 28일, 경희궁에서 열린 귀국 환영회로 시작된다. 이 날 고종은 세 여성에게 각각 메달을 수여하였고, 그 중 한 명이 바로 이 책의 주인공 박에스더이다. 박에스더는 미국에서 의과대학을 졸업하여 조선 최초의 여의사가 되었고, 이 후 조선으로 돌아와 수많은 환자를 치료한 공로에 대한 치하를 받았다. 그리고 이어지는 박에스더의 이야기.


박에스더가 아닌 김점동이었던 시절, 점동은 열살에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이화학당에 입학하게 된다. 이화학당은 외국인 선교사가 세운 여학교로 여자아이들을 먹이고 입히고 재워주고 공부도 시켜 준다며 학생들을 모으고 있었다. 하지만 그 시절 조선의 사람들은 외국인을 무서워했고, 여자가 공부하는 것을 꺼려했기 때문에 학당에 가려는 아이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그러나 점동의 아버지 김홍택은 서양에서 온 선교사 아펜젤러의 집사로 일하고 있었기에 그들이 위험한 사람이 아니며 그들이 어떤 일을 하는지도 잘 알고 있었다. 점동이 이화학당에 가기 된 것은 바로 가난한 집에 입 하나 덜기 위해서였지만 이러한 아버지의 선택은 점동의 인생 자체를 바꾸는 계기가 된다.


처음에 점동은 사랑하는 가족들과 동네 친구 순덕이와도 헤어지기 싫어 이화학당에 가고 싶지 않았다. 게다가 무섭게 생긴 서양인이 아이를 잡아먹는다는 소문까지 듣자 더더 가기 싫어었다. 하지만 정작 이화학당에 가서 지내보니 이화학당의 교장 스크랜턴은 좋은 선생님이었다. 점동과 아이들은 스크랜턴을 통해 영어를 배웠고, 한국인 교사에게 읽기와 쓰길, 외국 선교사들에게는 오르간, 성경 등을 배웠다. 점동은 이화학당 아이들 중 영어 실력이 가장 뛰어났다.


어느 덧 점동이 이화학당에 온 지 3년이 되고, 점동은 스크랜턴의 제안으로 의사겸 선교사로 온 로제타의 통역을 맡게 된다. 점동은 여자가 의사가 될 수있다고 이전까지 한번도 생각해 본적이 없었기에 여자 의사라는 말에 깜짝 놀란다. 조선의 여자들은 남자에게 몸을 내보일 수도, 만지게 할 수도 없었기에 수술을 받거나 치료를 받을 수 없었는데 여자들도 치료를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에 점동은 신이 나서 돕겠다고 한다. 점동이 통역을 잘하자 로제타는 점점 점동에게 약과 치료법을 가르치고 싶어한다. 점동이 의료 보조를 맡아준다면 치료하기도 편해지고 훨씬 더 많은 환자를 진료할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점동은 약이나 치료법을 배우고 싶지 않았다. 약 공부는 너무 어렵고 복잡했고, 피가 너무 무서워서 수술할 때 옆에서 보지 못해 눈을 질끈 감기도 했기 때문이다.


그러던 어느 날 ,점동은 로제타가 화상으로 손가락이 붙은 환자를 수술하기 위해 자신의 피부를 떼어 주겠다고 하는 것을 보고 큰 감동을 받게 된다. 그리고 환자를 위하는 로제타의 진심은 점동으로 하여금 의사라는 직업을 궁금하게 만든다. 그리고 로제타는 병원에 오지 못하는 환자를 만나기 위해 왕진을 다녔다. 통역을 위해 로제타를 따라다녔던 점동은 제 때 치료받지 못하는 조선 여인들의 참혹한 현실을 직접 눈으로 보게 된다. 그리고 점동은 조선을 위해, 여자들을 위해 자신이 도움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 후 점동은 로제타가 깜짝 놀랄 정도로 모든 공부를 열심히 한다.

그리고 어느 날, 로제타가 구순 구개열 환자를 수수라하는 것을 보게 된다. 수술 후 너무나 기뻐하는 환자와 보호자를 보며 점동은 가슴이 두근거렸다. 구순 구개열을 받은 환자들은 수술 후 자신이 살던 곳으로 돌아가기도 하고, 이전과는 아주 다른 삶을 살기도 했다. 로제타는 의사는 상처만 치료하는 게 아니라 사람의 마음도 치료하고 인생도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점동은 조선에도 여의사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고 마침내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 지를 깨닫게 된다.

그 후 점동은 세례를 받고 에스더가 된다. 그리고 에스더는 자신의 꿈을 응원해 주는 남편과 결혼하여 마침내 의과대학에서 공부를 하기 위해 미국 유학길에 오르게 된다. 과연 에스더는 고단한 유학 생활을 무사히 마치고 의사가 되었을까? 당시 조선에서조차 여자가 공부하는 것은 너무나 힘들었던 시대에 조선도 아닌 미국에서 지금도 너무나 힘든 의사 공부를 말도 통하지 않은 타국의 땅에서 에스더는 어떻게 공부를 했을까? 에스더의 뒷 이야기가 궁금한 사람은 책을 통해 확인해 보길 추천해본다.


여자는 공부할 곳도 없고, 아파다 병원에도 갈 수 없었던 시대에 조선 최초로 여학교에서 공부를 하고 미국으로 유학을 가서 의과대학에서 열심히 공부하여 초전 최초의 여의사가 된 박에스더는 미국에서 의사로써 잘 살 수 있는 기회를 마다하고 조선으로 다시 향한다. 그러나 에스더가 맞이하였던 조선의 현실은 결코 녹록치 않았다. 서양 사람, 서양 의학 자체가 낯선 조선에서 사람들은 에스더에게 서양 귀신이 붙은 게 아니냐며 욕을 하기도 한다. 게다가 그 당시 사람들에게 뿌리 깊게 자리 잡혀 있던 미신과 민간 요법은 에스더가 환자를 치료하는 데 있어 또다른 걸림돌이 된다. 이 모든 역경에도 불구하고 아픈 사람들을 치료하기 위해 당나귀를 타고 환자들을 찾아다녔던 에스더의 이야기는 감동적이면서 존경심이 절로 들게 만든다.


이 책은 잘 알려지지 않은 조선 최초의 여의사 박에스더의 이야기를 세밀하게 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책 뒤에는 선교사, 이화학당 등 개항과 함께 근대식 교육의 바람이 불었던 조선 후기를 소개하는 '그때 그 시절'을 실고 있고, 여의사로서의 박에스더를 알아보고 조선 시대의 또 다른 여성 의료인을 소개하는 '인물 키워드', 보구녀관, 박에스더상, 김점동관을 소개하고 박에스더 영상을 QR 코드로 만날 수 있는 '인물 그리고 현재'도 함께 수록하고 있다. 이러한 부록들은 박에스더를 더욱 폭넓게 알 수 있고 이해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그리고 청어람 주니어 블로그(http://blog.naver.com/juniorbook)에서는 이 책과 관련된 독후 활동지를 다운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어 책을 읽고 나서도 다채로운 독후 활동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인물관계도, 낱말 퍼즐, 독서 퀴즈 등등의 다양한 독후 활동은 아이들로 하여금 즐겁게 이 책을 다시 알아 보도록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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