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학습 바이블 - 배운 것을 100% 이해하는 후천적 공부머리의 비밀
임작가 지음 / 다산북스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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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Q, 환경, 운을 뛰어넘는 상위 1% 아이들의 학습 비밀은 '공부 정서'에 있다!"라는 띄지 문구에 끌려 읽게 된 책이다. 책은 사교육과 선행학습, 학습지와 과외 등 다양한 학습 방법을 동원하고도 성적이 쉽게 오르지 않는 이유를 ‘공부정서’라는 개념으로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아이들이 공부를 떠올릴 때 가장 먼저 느끼는 감정이 학습의 지속성과 몰입을 좌우한다고 말하며 억지로 하는 공부와 스스로 몰입하는 공부 사이에는 장기적으로 큰 차이가 생긴다고 강조한다. 결국 학습량이나 단기적인 성과보다 중요한 것은 공부를 대하는 태도와 감정의 방향이라는 것이다.

이 책은 유튜브 채널 〈인생멘토 임작가〉를 운영하며 학부모와 꾸준히 소통해 온 저자의 교육 경험과 학습 철학을 바탕으로 아이들의 공부정서를 긍정적으로 형성하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특히 공부머리를 타고난 소수의 아이들만을 위한 방법이 아니라 대부분의 학생들이 학교 수업과 교과서를 중심으로 학습 습관을 형성할 수 있도록 돕는 ‘엄마표 완전학습법’의 원리와 실천 방법을 제시하고 있어 무척이나 인상적이다. 부모의 지지와 환경 속에서 아이가 스스로 학습에 몰입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장기적인 학업 성취로 이어진다는 점에서이 책은 자녀 교육의 방향을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책은 부모의 공부머리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한다. 많은 사람들이 '공부머리는 유전된다'는 말을 쉽게 받아들이지만 프롤로그에서 저자는 이 생각을 조금 다른 관점에서 풀어낸다. 실제로 공부에 유리한 성향을 타고나는 아이들이 일부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이 곧 부모의 생물학적 유전자로 결정된다는 뜻은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학업 성취와 더 밀접하게 연결되는 것은 부모의 학력과 학습 경험, 그리고 자녀를 지도하는 방식이다. 다시 말해 ‘공부가 유전된다’는 말은 생물학적 유전이 아니라 부모가 아이에게 전달하는 학습 환경과 양육 방식이 학업 성취에 큰 영향을 준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저자는 공부를 잘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두 가지 요소로 학습 방법과 학습 동기를 강조하고 있다. 이 두 가지는 어느 하나만 부족해도 학습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고 이를 형성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존재 역시 학교나 학원이 아니라 부모라고 말한다. 부모와의 대화, 상호작용, 가이드와 피드백 등 일상적인 양육 방식이 아이의 공부 방법과 학습 의지를 만들어 간다는 것이다. 결국 자녀의 학업 문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부모 스스로 자신의 양육 방식을 돌아볼 필요가 있으며 아이가 올바른 공부 습관과 학습 동기를 가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부모가 맡아야 할 중요한 역할이라는 것이다.

그리고나서 공부정서에 대한 이야기로 본격적인 이야기를 시작한다. 저자는 공부정서를 '공부와 관련된 경험이 반복되면서 형성되는 정서적 상태, 즉 공부를 떠올릴 때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감정’으로 설명한다. 처음부터 공부를 싫어하는 아이는 거의 없지만 학습 과정에서 겪는 경험들이 쌓이면서 공부에 대한 감정이 긍정적으로도, 부정적으로도 굳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문제를 풀기 어려워 스트레스를 느끼는 상황이 반복되면 그 경험이 축적되며 공부 자체가 부담과 회피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저자는 이러한 상태를 ‘공부정서가 나빠진 경우’라고 설명하며 많은 부모들이 아이의 공부량이나 문제 풀이에만 집중한 나머지 정작 중요한 공부정서의 변화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저자는 문제집 풀이 중심의 학습이 부모들이 흔히 저지르는 대표적인 실수라고 말한다. 부모의 입장에서는 부담이 적은 분량의 문제를 풀게 하는 것이 아이를 배려하는 방식처럼 보일 수 있지만 아이에게는 반복되는 문제 풀이가 공부에 대한 부담과 부정적 감정을 만드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공부정서가 한 번 부정적으로 굳어지면 새로운 개념을 배우는 과정에서 필요한 인내와 집중을 유지하기 어려워지고, 결국 학습 자체가 지속되기 힘든 상태에 이르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저자는 공부를 잘하기 위한 첫 번째 조건은 뛰어난 학습 능력이 아니라 긍정적인 공부정서를 유지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렇기에 부모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역할 역시 아이의 공부정서를 해치지 않도록 돕는 것이다.


이어지는 내용에서는 부모의 교육 방식이 아이의 공부정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설명한다. 먼저 책은 많은 부모들이 선택하는 선행학습의 문제점을 지적한다. 선행을 통해 학습 내용을 미리 접한 아이들은 학교 수업에서 이미 알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그 결과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거나 학습 내용을 깊이 이해하려 하지 않는 태도를 보이기 쉽다. 문제는 단순히 진도를 앞서 나가는 것이 아니라, 문제집을 풀고 내용을 한 번 접한 것만으로도 이미 이해했다고 여기는 습관이 형성된다는 점이다. 이러한 경험이 반복되면 학습을 깊이 이해하기보다 피상적으로 받아들이는 태도가 자리 잡게 되고, 결국 공부에 대한 태도와 학습 방식 모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이다.

또한 저자는 겉보기에는 자연스럽고 긍정적인 방식처럼 보이는 놀이형 학습 역시 잘못 사용될 경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부모가 실생활 속 놀이를 통해 숫자나 글자를 가르치려 하지만 아이의 흥미나 자발성이 배제된 채 지식을 계속 주입하려 한다면 그것은 놀이가 아니라 또 다른 형태의 학습 강요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부모가 아이의 능력을 믿지 않거나 실패를 먼저 강조하는 태도를 보일 때 아이의 자기효능감 또한 약화된다. 자신의 노력으로 결과를 바꿀 수 있다는 믿음을 갖지 못한 아이는 도전을 두려워하게 되고, 결국 학습 과정에서 필요한 지속적인 노력과 시도를 포기하게 된다. 이러한 사례들을 통해 책은 아이의 성적 문제를 단순히 공부량의 문제로 보기보다, 부모의 학습 지도 방식과 정서적 환경 속에서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음을 깨닫게 만든다.

결국 이 책이 제시하는 해법은 ‘완전학습’이라는 개념으로 정리된다. 저자는 공부정서를 회복하고 학습을 안정적으로 이어가기 위해서는 선행학습이나 문제풀이 중심의 공부보다 학교 수업과 교과서를 바탕으로 배운 내용을 충분히 이해할 때까지 반복하며 익히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완전학습은 단순히 많은 문제를 풀거나 진도를 앞당기는 방식이 아니라 한 번 배운 개념을 스스로 설명할 수 있을 만큼 정확히 이해하고 자신의 지식으로 만들어 가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아이는 학습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성취감을 경험하게 되고 그 경험이 다시 긍정적인 공부정서로 이어지며 학습을 지속하게 하는 선순환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부모의 역할 역시 새롭게 정의된다. 저자는 부모가 아이의 공부를 대신 이끌어 가는 사람이 아니라 아이가 스스로 학습의 흐름을 만들어 갈 수 있도록 돕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즉 사교육이나 선행에 의존해 진도를 앞세우기보다는 교과서 중심의 학습을 통해 배운 내용을 충분히 이해하도록 돕는 것이 핵심이라는 것이다. 책은 이러한 완전학습의 원리를 국어·영어·수학·과학·사회 등 주요 과목에 적용하는 방법과 학습 결손을 보완하는 구체적인 전략까지 제시하며 부모가 실제 교육 과정에서 참고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향을 안내한다. 결국 이 책은 단기간에 성적을 끌어올리는 방법을 제시하기보다는 아이가 스스로 공부를 이어 갈 수 있는 기반을 만들고 그 과정에서 긍정적인 공부정서를 형성하도록 돕는 학습 방향을 제시하고 있어 더욱 유용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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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종이 울리면 - 제30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 대상 수상작(고학년) 창비아동문고 352
이하람 지음, 양양 그림 / 창비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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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고학년 부문 대상작이라 하여 읽게 된 책이다. 이 책은 외증조할머니의 49재를 치르게 된 열세 살 소년 우찬이 친구와 함께 마을의 출입 금지 구역에 드론을 띄웠다가 예상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호기심으로 시작된 작은 행동은 곧 예상하지 못한 상황으로 이어지고, 두 아이는 그 일을 계기로 마을에 오래도록 숨겨져 있던 비밀과 마주하게 된다. 산속에서 들려오는 종소리와 함께 드러나기 시작한 사건의 실마리는 아이들을 점점 더 깊은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게 만든다.

이 책은 어린이의 호기심에서 출발한 사건이 타인을 향한 연민과 책임의 문제로 확장되는 과정을 보여 주고 있다.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서사 속에서 두 아이는 마을에 남겨진 역사적 진실을 마주하게 되고 그 과정을 통해 기억한다는 일이 지닌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책의 이야기는 외증조할머니의 49재가 열리는 절 법당에서 가족들이 모여 기도를 드리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목탁 소리와 함께 스님의 기도문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우찬은 슬픔에 잠긴 할머니와 가족들 사이에서 어딘가 낯선 분위기를 느끼며 법당 안을 둘러본다. 평생 솔개마을을 떠난 적 없던 외증조할머니의 죽음을 애도하기 위해 마을 사람들도 절을 찾아와, 법당은 슬픔으로 가득하다. 우찬은 제사상에 놓인 음식과 영정 사진을 바라보며 외증조할머니와 함께했던 기억들을 떠올리고 여름이면 뽕잎 위에 올려 먹던 오디를 함께 먹던 시절을 생각하였다.

그러나 따뜻한 추억과 함께 떠오르는 기억은 또 하나 있다. 생의 마지막 시기에 외증조할머니는 우찬을 알아보지 못한 채 이유 없이 울음을 터뜨리곤 했다. 우찬은 그 모습을 보며 두려움과 슬픔을 동시에 느꼈던 순간을 떠올린다. 그리고 북소리가 낮게 울리고 촛불이 흔들리는 법당에서 우찬은 외증조할머니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네며 절을 올린다. 이야기는 이렇게 가족의 애도와 기억이 교차하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그런데 왕할머니는 왜 우찬을 알아보지 못하면서도 그토록 울음을 터뜨렸던 것일까.


49재를 마친 뒤 우찬은 친구 태성을 만나게 되고, 태성이 가방에서 꺼내 보인 드론을 계기로 두 아이의 호기심은 새로운 행동으로 이어진다. 평소 마을 사람들의 출입이 금지되어 있던 뒷산 솔개산 비밀 들판에 드론을 띄워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두 아이는 산속으로 올라가 드론을 날리지만 기체는 울타리 너머 금지 구역 안으로 날아가 버린 뒤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 당황한 채 발길을 돌리려는 순간, 벌판 전체가 울릴 만큼 크고 선명한 종소리가 울려 퍼진다.

갑작스러운 소리에 우찬과 태성은 그 자리에서 얼어붙고 두 아이는 소리가 어디에서 나는지 건물 주변을 살피기 시작한다. 스피커나 실제 종 같은 것을 찾으려 눈을 돌리던 순간, 건물 안쪽의 어두운 통로에서 희끄무레한 무언가가 빠르게 스쳐 지나가는 장면을 목격한다. 마치 커튼이 펄럭이듯 스쳐 간 그 정체 모를 움직임은 아이들에게 또 다른 의문을 남기며 이야기를 더욱 긴장감 있게 전개시키며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게 만든다.

그날 이후 우찬과 태성은 비밀 들판에서 겪은 일을 잊지 못한 채 다시 그곳을 찾아간다. 그곳에서 두 아이는 폐건물 안에서 나타난 낯선 소년 동수를 만나게 된다. 동수는 자신이 곧 이곳을 떠나야 한다며 사라진 여동생 동희를 꼭 찾아 달라는 말을 남긴 뒤 건물 안으로 모습을 감춘다. 갑작스러운 만남에 두 아이는 자신들이 본 것이 현실인지 혼란스러워하지만 눈앞에서 도움을 요청한 소년을 외면할 수 없다는 생각에 동수를 돕기로 마음먹는다. 어른들은 이들의 말을 쉽게 믿어 주지 않지만 우찬과 태성은 포기하지 않고 단서를 따라가며 동수에게 얽힌 이야기를 조금씩 밝혀 나간다.

그 과정에서 두 아이는 예상하지 못한 사실과 마주하게 된다. 동수는 1945년 일본군에게 속아 산속 소년병 훈련소로 끌려온 조선 소년이었고, 그가 애타게 찾고 있던 여동생 동희는 어린 시절 우찬의 왕할머니 순영과 각별한 인연을 맺고 있던 아이였다. 두 소년이 풀어 가는 사건은 개인의 사연을 넘어 역사 속에 묻혀 있던 이야기로 이어진다. 작품은 어린이의 호기심에서 출발한 사건이 과거의 상처를 기억하고 잊힌 이름을 다시 불러내는 과정으로 확장되며 어린이 또한 역사 앞에서 진실을 찾아 나설 수 있는 존재임을 설득력 있게 보여 주고 있다.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독자는 왕할머니 순영의 어린 시절과 자연스럽게 마주하게 된다. 어린 순영 역시 타인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았던 인물로, 우연히 목격한 비극적인 사건 이후 오랫동안 말하지 못한 기억을 마음속에 품고 살아간다. 누구도 꺼내려 하지 않았던 그 기억은 긴 시간 침묵 속에 묻혀 있었지만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다. 순영은 세상 어디에도 기록되지 못한 이름들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간직하며 잊지 않으려 했고, 그 기억은 시간이 흐른 뒤 다음 세대로 이어지게 된다.

이 지점에서 이 책이 전하려는 의미가 더욱 분명해지는 듯하다. 작품은 어린이의 호기심에서 출발한 사건이 과거의 상처와 마주하고 기억의 의미를 돌아보게 하는 이야기로 확장된다. 동시에 우리가 살아가는 현재 역시 이름 없이 사라질 뻔했던 수많은 이야기 위에 놓여 있음을 떠올리게 하며 그 기억을 다시 불러내는 일이 결국 지금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남겨진 책임임을 보여 준다. 이러한 메시지는 이야기가 끝난 뒤에도 오래 생각하게 만드는 여운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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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하면 되지 뭐 - 실패로 단단해지는 회복탄력성 다봄 사회정서 그림책
사라 린 룰 지음, 문송이 옮김 / 다봄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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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좋아서 읽게 된 책이다. 이 책은 최선을 다했음에도 기대한 결과를 얻지 못했을 때 아이가 마주하게 되는 좌절과 그 이후 다시 일어서는 과정을 담고 있다. 책은 비교와 경쟁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환경 속에서 아이들이 경험하는 실패의 감정을 중심에 두고, 그 감정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극복해 나갈 수 있는지를 보여 준다. 결과만을 강조하기보다 실패 속에서도 다시 시도할 수 있는 마음의 힘, 즉 회복탄력성의 의미를 이야기의 흐름 속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내며 읽는 이에게 생각할 거리를 남긴다.

이야기의 주인공 빈은 정성을 들여 씨앗을 돌보지만 친구들의 화분에서는 싹이 트는 동안 자신의 화분에서는 아무 변화도 일어나지 않는 상황을 맞는다. 친구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며 빈은 질투와 좌절을 느끼고, 결국 다시는 아무것도 심지 않겠다고 마음먹는다. 이 책은 이러한 순간에 아이가 경험하는 복잡한 감정을 섬세하게 보여 주면서 실패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도를 시작할 수 있는 과정임을 차분하게 전한다. 아이들이 실패를 두려워하기보다 다시 도전할 수 있는 마음을 생각해 보게 한다는 점에서 의미 있게 다가온다.


책의 이야기는 선생님이 아이들을 불러 모아 작은 종이봉투 하나를 보여 주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선생님은 그 안에 아주 작은 비밀이 들어 있다고 말하며 아이들의 호기심을 끌어낸다. 그 비밀의 정체는 바로 씨앗이다. 봉투 안에는 모양과 색이 서로 다른 수많은 씨앗들이 들어 있고, 아이들은 그 가운데 하나를 골라 직접 키워 보게 된다. 어떤 식물이 자랄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아이들은 자신이 고른 씨앗이 어떻게 자랄지 상상하며 하나씩 씨앗을 선택한다.

빈은 여러 씨앗 가운데서도 첫눈에 자신만의 씨앗을 알아본다. 초록빛이 돌고 반짝거리는 데다 동글동글한 모양이 마음에 들어 그 씨앗을 고르게 된 것이다. 과연 빈은 첫눈에 알아본 그 씨앗의 싹을 잘 틔울 수 있을까? 다음으로 이어질 빈의 이야기가 너무 궁금하다.

빈은 자신이 고른 씨앗을 ‘콩’이라고 부르며 무엇이 자랄지 여러 가지로 상상해 본다. 그리고 화분에 흙을 채운 뒤 얕은 구멍을 파 씨앗을 톡 떨어뜨려 심고, 흙을 살짝 덮어 준다. 물도 너무 많지도 너무 적지도 않게 알맞게 주고 햇볕이 잘 드는 창가에 화분을 올려 둔 채 싹이 트기를 기다린다. 하지만 한 시간을 꾹 참고 기다려 보아도 씨앗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다. 선생님은 빈에게 씨앗이 자라기까지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해 준다.

빈은 선생님의 말을 믿고 화요일, 수요일, 목요일이 지나도록 매일 화분에 물을 주며 기다린다. 그러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던 금요일, 엘로이지의 화분에서 먼저 싹이 돋는다. 빈은 작은 목소리로 축하한다고 말하지만 마음 한편에서는 살짝 부러운 마음도 든다. 시간이 조금 더 흐른 다음 주 월요일이 되자 싹이 튼 화분은 점점 늘어나지만, 빈의 콩은 여전히 아무 소식이 없다. 과연 빈의 콩은 언제쯤 싹을 틔우게 될까? 빈의 뒷이야기가 궁금하신 분들은 책을 통해 확인해 보길 추천해본다.

책이 단순한 이야기에서 그치지 않고 아이들이 경험하는 감정과 배움의 과정을 함께 보여주고 있다. 책은 과학 시간에 이루어질 법한 씨앗 심기 활동을 통해 사회정서교육의 의미를 자연스럽게 연결하고 있다. 자연의 성장 과정에는 인간의 노력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 존재하듯이 아이들이 살아가며 겪게 될 실패 또한 반드시 개인의 능력 부족 때문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 주어 더 인상적이다. 빈의 화분에서 싹이 나지 않자 친구들은 여러 가지 이유를 추측하며 묻지만 아무리 따져 보아도 정확한 이유를 찾을 수 없다. 책은 이 과정을 통해 실패의 원인을 단순히 개인에게 돌리기보다 중요한 것은 실패 이후 어떤 선택을 하느냐라는 것임을 깨닫게 만든다.


책의 이야기 뒤에는 씨앗의 성장 과정에 대한 설명이 덧붙여 있어 책의 메시지를 한층 두드러지게 만든다. 씨앗은 작은 주머니와 같아서 그 안에 뿌리와 줄기, 그리고 어린 식물이 자라기 위한 기본적인 구조가 이미 들어 있다. 단단한 씨껍질 속에서 배아라고 불리는 어린 식물은 잠을 자듯 활동을 멈춘 상태로 기다리며 추위와 더위 같은 환경을 견디다가 싹이 트기 좋은 시기를 맞이한다. 이처럼 씨앗은 보이지 않는 시간 속에서 성장의 준비를 하며 적절한 조건이 갖추어지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씨앗이 싹을 틔우는 과정은 발아라고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물과 공기, 그리고 이후 성장에 필요한 햇빛과 흙의 영양분이 필요하다. 만약 씨앗이 쉽게 자라지 않는다면 물의 양을 조절하거나 심은 깊이를 확인하고, 온도와 햇빛 같은 환경을 살펴보는 방법도 있다. 같은 씨앗을 여러 개 심어 보거나 조금 더 시간을 두고 기다려 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결국 씨앗의 성장은 언제나 계획대로 이루어지지는 않지만 다시 시도하고 기다리는 과정 속에서 가능성이 이어진다. 그래서 이 책은 씨앗이든 이야기든 아이디어든, 무엇이든 시작했을 때 결과를 확신할 수는 없지만 뜻대로 되지 않을 때는 다시 하면 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왜냐하면 다시 도전할 수 있는 마음이야말로 새로운 시작을 가능하게 하는 힘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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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배추를 응원해 주세요 - 제30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 대상 수상작(저학년) 신나는 책읽기 68
온선영 지음, 홍주연 그림 / 창비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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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과 표지만 보아도 재미가 있을 듯하여 읽게 된 책이다. 이 책은 어느 날 아침 갑자기 양배추가 되어 버린 아홉 살 소년 양현찬의 하루를 그린 이야기를 담고 있다. 축구 선수가 되는 것이 꿈인 현찬은 부모에게 자신의 꿈을 당당하게 말하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겨지고 체육대회 주전 선수를 뽑는 중요한 날 아침에는 뜻밖에도 사람이 아닌 양배추의 모습으로 눈을 뜨게 된다. 이야기는 이러한 기발한 설정에서 출발해 양배추가 된 채 학교에 등교하고 수업을 듣고 운동장에서 굴러다니는 등 예상하기 어려운 사건들을 이어 가며 경쾌한 분위기 속에서 전개된다.

작품은 독특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어린이가 겪는 현실적인 고민을 자연스럽게 드러낸다. 축구를 좋아하지만 주변의 시선을 의식해야 하는 주인공의 마음, 하고 싶은 일과 잘하는 일 사이에서 흔들리는 어린이의 고민이 이야기 곳곳에 스며 있다. 동시에 어떤 모습이든 주인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친구들과 주변 인물들의 태도는 이야기의 분위기를 한층 부드럽게 만든다. 이 책은 이러한 설정을 통해 어린이의 꿈과 도전에 관한 이야기를 유쾌한 상상력 속에서 풀어내며 읽는 재미를 더한다.


이야기는 주인공 양현찬이 아침에 눈을 떠 자신이 양배추가 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축구 선수가 되는 것이 꿈인 현찬은 체육대회 주전 선수를 뽑는 중요한 날 아침, 사람이 아닌 양배추의 모습으로 눈을 뜨며 당황스러운 하루를 맞이한다. 엄마와 아빠는 현찬의 말을 알아듣지 못한 채 그를 평소처럼 학교에 보내려 하고, 현찬은 행주에 싸인 채 부엌 식탁 위에서 어젯밤 일을 떠올리게 된다.

전날 밤 현찬은 학교 숙제로 장래 희망을 적는 과정에서 부모에게 자신의 꿈이 축구 선수라고 말하지만, 부모는 이를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장난처럼 넘긴다. 현찬의 바람과 달리 의사나 과학자 같은 직업을 이야기하며 웃어넘기고 축구를 좋아하는 마음 역시 가볍게 놀림의 대상이 되어 버린다. 이러한 기억을 떠올리며 현찬은 자신의 꿈이 제대로 이해 받지 못했다는 서운함과 답답함을 느끼게 된다. 바로 그 다음 날 아침 뜻밖에도 양배추가 되어 버린 상황은 이야기의 전개에 색다른 긴장과 흥미를 더하며 주인공이 양배추로 변했다는 설정 자체가 독자의 시선을 단번에 붙잡아 자연스럽게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게 한다.


이어지는 이야기는 양현찬이 실제로 양배추가 된 채 학교에 가게 되면서 겪는 여러 장면들을 따라 펼쳐진다. 거울 속에서 자신의 모습을 확인한 현찬은 당황하지만 부모는 그의 말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한 채 상황을 평소처럼 넘겨 버린다. 결국 그는 어리둥절한 마음으로 양배추의 모습 그대로 학교에 가게 되고, 자신이 축구 선수도 축구공도 아닌 양배추가 되어 버렸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며 하루를 시작한다. 그리고 전날 밤 부모에게 현찬이 축구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하던 장면 역시 인상적으로 남는다. 현찬은 축구공이 선수의 발에 자연스럽게 붙어 움직이는 것은 수많은 연습과 노력 덕분이라며 작은 채소가 굴러가기 위해서도 애써야 한다는 식의 비유를 들어 자신의 마음을 설명하였다. 이 장면은 축구를 향한 현찬의 열망이 얼마나 진지한지 보여 주는 대목으로 읽혀 그래서 현찬이 양배추로 변하게 된 것인가라는 생각을 해보게 만든다.

학교에서의 시간은 예상과 달리 낯설면서도 새로운 경험들로 채워진다. 친구들은 양배추가 된 현찬을 신기해하면서도 오히려 응원의 말을 건네고 양배추가 된 현찬 역시 굴러다니며 계속 축구에 도전한다. 때로는 양배추가 된 덕분에 수업 시간에 잠깐 쉬어 갈 수 있다는 소소한 장점도 발견한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점은 양배추가 된 현찬을 특별하게 대하기보다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주변 사람들의 태도이다. 이러한 모습은 다소 엉뚱한 상황 속에서도 꿈을 향해 나아가려는 주인공의 마음을 더욱 또렷하게 드러내며 이야기의 분위기를 한층 따뜻하게 만든다.

결국 이야기의 마지막에서 현찬은 좌충우돌한 하루를 지나 다시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온다. 양배추가 된 채 학교에서 보낸 시간은 단순한 소동이 아니라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조금씩 마음이 단단해지는 과정이기도 하다. 그리고 부모임과 선생님, 친구들은 낯선 모습이 된 현찬을 이상하게 바라보기보다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며 곁을 지켜 준다. 이러한 장면들은 어린이가 어떤 모습이든 존재 자체로 존중 받을 수 있어야 함을 일깨워 주는 듯하다.

그리고 현찬이 받은 따뜻한 시선과 응원은 다시 다른 사람을 향한 다정한 마음으로 이어진다. 자신이 겪은 경험을 통해 비슷한 상황에 놓인 친구의 마음을 이해하고 그에게 응원을 건네는 모습은 이야기의 여운을 더욱 깊게 만든다. 이 책은 기발한 상상력 속에서 어린이가 자신의 꿈과 마음을 지켜 나가는 과정을 보여 주며 서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태도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그리고 제목처럼 이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꿈을 가지고 꿈꾸는 아이들 모두를 응원하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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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온 날들이 당신 편이에요
하승완 지음 / 부크럼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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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읽어보아도 위안을 받는 책이다. 이 책은 빠르게 흘러가는 일상 속에서 스스로를 돌아볼 여유를 잃은 사람들에게 지나온 시간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보게 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저자는 남들과 같은 길을 걷고 있음에도 유독 뒤처진 것처럼 느껴지는 순간, 스스로의 선택과 속도를 의심하게 되는 마음의 장면들을 차분하게 짚어 보며 지금까지 견뎌 온 시간의 가치를 이야기한다. 여러 작품을 통해 많은 독자에게 공감과 위로를 전해 온 저자는 이번 책에서도 누구에게도 쉽게 털어놓지 못했던 감정과 생각들을 담담하게 풀어낸다.

책은 눈에 보이는 성취나 결과보다 그 과정에서 지나온 시간에 주목한다. 느린 걸음과 흔들리던 마음, 서툰 선택들 또한 지금의 자신을 이루는 과정이었다는 점을 이야기하며 쉽게 사라진 것처럼 보였던 시간들이 사실은 삶을 지탱해 온 중요한 경험이었음을 되짚고 있다. 그렇게 이 책은 지나온 시간 자체가 이미 삶의 한 부분이자 힘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전하며 독자가 자신의 시간을 조금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도록 만든다.


책은 독자에게 안부를 건네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누구나 삶 속에서 크고 작은 고민과 시련을 마주하며 살아가지만 그 마음을 쉽게 드러내지 못한 채 하루를 버텨 내는 순간들이 있음을 이야기한다. 겉으로는 평온해 보이는 사람에게도 말하지 못한 아픔이 있을 수 있으며 “잘 지내요”라는 짧은 인사 속에도 서로의 삶을 묵묵히 견디고 있다는 의미가 담겨 있을 수 있음을 전하며 독자의 공감을 이끌어 낸다.

이어 저자는 이러한 마음을 바탕으로 독자에게 조심스럽게 응원의 말을 건넨다. 지금까지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살아왔다는 사실을 잊지 말기를, 때로는 잠시 걸음을 멈추는 순간이 있더라도 그것이 결코 실패나 뒤처짐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이야기한다. 삶이 흔들리는 순간에도 사람은 여전히 자신의 방식으로 빛나고 있으며 지나온 시간과 경험들 역시 결국 삶을 이루는 중요한 장면이 된다는 메시지를 전하며 마음을 울리게 만든다.

책의 첫 글인 '아주 작은 빛이 되어서라도'에서는 잠들지 못하는 밤, 복잡한 마음 속에서 스스로를 돌아보는 장면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특별한 일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마음이 쉽게 가라앉지 않는 순간 속에서 저자는 자연스럽게 과거의 자신을 떠올린다. 예전에는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좋은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는 마음 때문에 스스로를 많이 맞추며 살아왔고, 때로는 빛나 보이기 위해 자신의 감정을 눌러가며 버티기도 했다는 사실을 되짚는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저자는 그런 시간들이 결코 헛된 것이 아니었음을 깨닫는다. 사람들의 말에 흔들리고 스스로를 의심했던 순간들, 힘들다는 말조차 꺼내지 못한 채 견뎌야 했던 시간들이 결국 지금의 자신을 지탱해 온 힘이었다는 것이다. 겉으로 단단해 보이는 사람들 역시 보이지 않는 시간 속에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상처와 고민을 견디며 살아왔다는 사실을 떠올리며 저자는 삶의 의미를 되짚는다. 이 글은 그렇게 지나온 시간들이 결국 한 사람을 지켜 주는 힘이 된다는 사실을 전하며 이야기를 이어 간다.


이어지는 글들 가운데 특히 공감하게 되는 글은 '어른이 된다는 건'이다. 이 글에서 저자는 어린 시절의 자신을 떠올리며 이야기를 풀어간다. 넘어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던 어린 시절과 달리, 시간이 흐르면서 사람은 점점 실패를 두려워하고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게 된다.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쉽게 꺼내지 못하고 감정을 속으로 삼키는 순간들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행동과 마음 역시 조심스러워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저자는 어른이 된다는 것이 단순히 감정을 억누르며 단단해지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오히려 넘어질 가능성을 알면서도 다시 걸어 보려는 마음, 흔들리는 순간에도 다시 일어서려는 용기, 그리고 누군가를 끝까지 믿어 주는 태도가 진정한 어른의 모습이라고 이야기한다. 어린 시절의 용기와는 다른 방식이지만 삶을 통해 조금씩 자라난 다정함과 믿음을 품는 것이 어른이 되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이 글을 읽으며 나 역시 흔들림을 두려워하기보다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마음을 지닌 사람, 그렇게 진정한 어른으로 살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또 다른 글인 '다정한 사람의 특징'에서는 다정함이 무엇인지에 대해 간결한 문장들로 정리하고 있다. 저자는 다정한 사람의 모습이 거창한 행동에서 드러나는 것이 아니라 일상의 태도 속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난다고 말한다. 상대가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을 기억하고, 사소한 이야기라도 흘려듣지 않으며, 감정에 쉽게 휘둘리지 않고 상대의 말을 끝까지 들어 주는 태도가 바로 그런 모습이다. 또한 잘못이 있을 때는 사과를 미루지 않고, 자리에 없는 사람을 함부로 이야기하지 않으며, 작은 약속도 가볍게 넘기지 않는 태도 역시 다정함의 중요한 기준으로 제시된다.

이 글을 읽으며 하나씩 짚어보다 보니 자연스럽게 스스로를 돌아보게 된다. 농담에도 선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화를 내기보다 이유를 설명하며, 사랑과 관심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는 태도까지 되돌아 생각해 보게 되었다. 그리고 그 목록을 하나씩 체크하다 보니 생각보다 내가 꽤 다정한 사람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 왠지 기분이 좋아졌다. 작은 태도들이 모여 다정함을 만든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해 주는 글이다.

결국 이 책은 삶을 바라보는 시선을 조금 바꾸어 보게 만든다. 우리는 종종 기대한 만큼의 결과가 나오지 않을 때 스스로를 탓하고, 지나온 시간들을 부족했던 순간으로만 기억하려 한다. 그러나 저자는 뜻대로 되지 않았던 시간들 역시 삶의 일부이며, 그 과정 속에서 사람은 조금씩 단단해지고 성장해 간다고 이야기한다. 눈에 보이는 성취가 없었던 날들조차 결국은 오늘의 자신을 이루는 경험으로 남아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이 책은 우리가 살아가는 힘이 거창한 해답이나 특별한 순간에서만 비롯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무심하게 건네진 한마디의 친절, 누군가가 보여 준 작은 배려, 말없이 곁을 지켜 준 시간들처럼 사소해 보이는 장면들이 삶을 이어 가는 힘이 된다는 것이다. 그렇게 받은 온기가 다시 다른 사람에게 전해지며 서로의 삶을 지탱하게 된다는 사실을 일깨워 준다. 책의 길지 않은 글들을 하나씩 읽다 보면 어느새 마음 한켠에서 다정한 위로를 받게 되는 듯해서 마음이 참 따스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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