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져라, 행복해져라 - 하루 한 장 사회정서 활동 다봄 사회정서 활동책
입티셍 아겔.세실 룽 지음, 마르그리트 쿠르티외 그림, 장한라 옮김, 김선경 감수 / 다봄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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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무엇을 할 때 행복하니?라고 물으면 의외로 선뜻 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 지금 느끼는 감정이나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에 대해 충분히 생각해 볼 기회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자신의 마음을 이해하고 표현하는 일은 자연스럽게 익혀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질문하고 생각하고 말해 보는 연습이 필요하다.

<행복해져라, 행복해져라>는 바로 이러한 연습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실천형 사회정서 활동책이다. 매일 하나씩 질문에 답하고 다양한 활동을 해 보면서 자신의 감정과 강점, 몸의 감각을 살펴보고 차츰 다른 사람과 자연으로 관심의 범위를 넓혀 가도록 구성되어 있다. ‘마음과 친해지기’, ‘건강하게 내 몸 돌보기’, ‘함께 살아가기’라는 세 가지 주제를 따라가며 아이가 스스로 자신을 알아가고 자신만의 행복 기준을 만들어 볼 수 있도록 이끈다.


이 책에서 말하는 행복은 단순히 기분이 좋거나 즐거운 상태에 머물지 않는다. 작가는 행복을 마음의 건강, 몸의 건강,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가 균형을 이루는 상태로 설명한다. 스트레스나 힘든 일을 완전히 피하는 것이 아니라 그런 상황을 견디고 회복하는 힘, 자신과 주변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태도 역시 행복의 중요한 요소로 본다. 특히 행복을 우연히 찾아오는 감정이 아니라 몸을 움직이고 충분히 쉬며 새로운 것을 배우고 스스로 선택하고 다른 사람과 자연에 관심을 기울이는 과정에서 조금씩 만들어지는 것으로 바라본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이러한 설명은 행복을 막연한 감정이 아니라 일상에서 연습하고 키워 갈 수 있는 능력으로 받아들이게 한다.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스스로를 돌보는 일, 주변 사람에게 관심을 기울이고 감사나 감탄을 표현하는 작은 행동들이 결국 행복을 이루는 재료가 된다는 것이다. 또한 최신 행복 연구를 바탕으로 활동을 구성했다는 점에서 단순히 ‘긍정적으로 생각하자’는 조언에 그치지 않고, 행복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요소를 생활 속에서 직접 경험해 보도록 한다. 결국 이 책이 강조하는 것은 정해진 행복의 모습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필요한 행복의 조건을 하나씩 발견하고 만들어 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책의 첫 번째 주제인 ‘마음과 친해지기’에서는 자신을 여러 각도에서 살펴볼 수 있는 활동이 이어진다. ‘나의 초상화’, ‘내게 기쁨을 안겨 주는 것들’처럼 비교적 쉽게 시작할 수 있는 활동에서 출발해 문화와 언어, 창의성, 장점과 가치, 감정과 꿈에 이르기까지 점차 생각의 범위를 넓혀 간다. 특히 첫 활동인 ‘나의 초상화’에서는 자신의 얼굴을 그리거나 사진을 붙인 뒤 주변에 자신의 성격을 나타내는 것들을 자유롭게 표현하도록 한다. 단순히 외모를 그려 보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나는 어떤 사람인가’를 생각하고 자신을 설명하는 특징을 직접 찾아보게 한다는 점에서 이후 활동의 출발점 역할을 한다.

이어지는 ‘내게 기쁨을 안겨 주는 것들’에서는 자신을 행복하게 만드는 대상을 ‘사람’, ‘물건’, ‘장소’, ‘사건’으로 나누어 적거나 그림과 사진으로 표현하게 한다. 막연히 ‘무엇이 나를 행복하게 하는가’를 묻는 대신 구체적인 범주를 제시해 아이가 자신의 경험을 하나씩 떠올릴 수 있도록 한 구성이다. 이후에는 ‘나의 힘’, ‘나의 장점’, ‘나의 가치’를 통해 자신이 가진 강점과 중요하게 여기는 기준을 살펴보고, 감정을 알아보고 다스리는 활동과 ‘나의 꿈’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읽고 이해하는 데 그치는 책이라기보다 질문에 답하고 그리고, 붙이고, 기록하는 과정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직접 확인하도록 만든 활동책이라는 성격이 이 부분에서 분명하게 드러난다.

이 책의 장점은 한 번 읽고 끝나는 책이 아니라 일정한 시간 동안 계속 써 나가며 완성하는 책이라는 데 있다. 50가지 주제 활동에 더해 32주 동안 자신의 일상을 돌아보는 리추얼 활동지를 마련해 두어, 그날의 생각과 경험을 기록하는 일이 자연스럽게 습관으로 이어지도록 하였다. 처음에는 빈칸이 많았던 책이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의 말과 그림, 경험으로 채워진다는 점도 흥미로울 듯 싶다. 같은 질문이라도 언제 답하느냐에 따라 내용이 달라질 수 있어 한 권을 완성한 뒤에는 그동안 자신이 어떻게 생각하고 변화해 왔는지를 확인하는 기록이 되기도 할 것이다.

무엇보다 이 책은 사회정서학습을 별도의 지식이나 훈계로 전달하지 않고 아이가 직접 참여하는 방식으로 풀어냈다는 점에서 활용도가 높을 듯 싶다. 혼자 작성할 수도 있지만 부모나 교사가 활동에 함께 참여한다면 평소 쉽게 꺼내지 못했던 생각을 자연스럽게 나누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끊임없이 다른 사람과 비교하고 평가받기 쉬운 환경에서 자신에게 관심을 기울이는 시간을 꾸준히 마련해 준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의미가 있다. 정답을 찾아 적는 활동책이 아니라 자신의 답을 하나씩 만들어 가는 책이라는 점에서 <행복해져라, 행복해져라>는 아이가 스스로를 알아가고 성장 과정을 기록할 수 있는 유용한 활동책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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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 진화의 세계 - 가장 혹독한 환경에서 발견한 생존의 법칙
이정모 지음 / 다산초당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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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 진화의 세계>라는 제목에 먼저 눈길이 갔다. 대체 생명체는 어디까지 견디고, 또 살아남기 위해 얼마나 달라질 수 있을까. 이 책은 인간이라면 살아남기 어려운 심해와 극지, 화산섬 같은 극한 환경에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적응해 온 26종의 동식물을 통해 진화의 세계를 들여다본다. 400도에 가까운 고온의 물 주변을 터전으로 삼는 폼페이웜, 우주 공간에서도 버틸 수 있는 물곰, 빛이 거의 닿지 않는 심해에 적응한 초롱아귀 등 책에 등장하는 생명체들은 하나같이 놀라운 특징을 지닌다. 하지만 저자는 이들의 독특한 생존 전략을 그저 흥미로운 자연 현상으로 보여주는 데 머물지 않는다.

오히려 이 생명체들이 극한의 환경에 맞춰 무엇을 얻고 무엇을 버렸는지 살펴보며 우리가 익숙하게 받아들여 온 진화의 개념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흔히 진화라고 하면 더 강해지고, 더 복잡해지고, 더 뛰어난 능력을 갖추는 방향을 떠올리기 쉽다. 그러나 극한의 환경에서 살아남은 생명체들은 때로 필요 없는 감각이나 기관을 없애고, 먹이와 호흡 방식은 물론 성별에 이르기까지 기존의 틀에서 크게 벗어난 방식으로 변화해 왔다. 여기에 110여 컷의 생생한 사진과 최신 과학 연구를 더해 이들의 생존 전략을 보다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심해 1000미터에서 시작해 극지와 화산섬을 거쳐 인간이 만들어 낸 또 하나의 극한 환경인 도시까지 이어지는 이야기들은 진화가 단순히 더 강해지는 과정이 아니라 주어진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끊임없이 달라져 온 결과임을 흥미롭게 풀어내고 있다.


책의 첫 번째 주인공은 수심 600미터 안팎의 어두운 바다에 사는 마크로핀나 미크로스토마이다. 머리가 투명하고 그 안에 관 모양의 눈이 들어 있는 이 물고기는 한때 눈이 없는 생물로 오해받기도 했다. 그러나 2004년 살아 있는 모습이 촬영되면서 위를 향한 눈이 필요할 때 앞으로 회전하고 투명한 머리는 빛을 통과시키면서 눈을 보호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먹이가 드문 심해에서는 빠르게 움직이기보다 기다리고 관해파리 주변의 먹이를 이용하며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방식으로 살아간다.

처음에는 기이하게만 보이는 모습이지만 저자는 이를 심해라는 환경에 맞춰 이루어진 진화의 결과로 바라본다. 빛이 부족하자 더 적은 빛도 감지할 수 있는 눈이 필요했고 에너지가 부족하자 빠름보다 기다림이 유리해졌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극한을 단순히 견디기 힘든 조건이 아니라 기존의 기준이 바뀌는 지점으로 설명하는 부분이다. 익숙한 방식이 더 이상 통하지 않을 때 생명은 새로운 방식을 선택하고 마크로핀나 미크로스토마의 독특한 모습 역시 그런 선택이 오랜 시간 쌓여 만들어진 결과인 것이다.

또 하나 인상적이었던 생명체는 벨처바다뱀이다. 바다에서 평생을 살아가지만 아가미가 없어 반드시 수면으로 올라와 폐로 숨을 쉬어야 하는 파충류이다. 대신 긴 폐에 공기를 저장하고 심장 박동과 움직임을 줄여 한 시간 넘게 잠수하기도 하며 납작한 꼬리로 물을 효율적으로 밀어낸다. 바닷속 생활에 맞춰 염분을 배출하는 기관을 갖추고 피부를 통해 일부 산소를 받아들이는 능력도 생겼다. 육지에 알을 낳으러 돌아가는 일부 바다뱀과 달리 새끼까지 바다에서 낳는다는 점은 그 조상들이 오랜 시간에 걸쳐 육지에서 바다로 생활 영역을 옮겨 온 과정을 잘 보여준다.

그러나 벨처바다뱀의 삶에서 더 눈길을 끈 것은 이렇게 바다에 적응했음에도 여전히 많은 제약을 안고 있다는 점이다. 물속에서 살지만 물속에서는 숨을 쉴 수 없고, 바닷물에 둘러싸여 있으면서도 비가 내려 만들어지는 담수에 의존하며 낮은 수온 때문에 모든 바다로 퍼져 나갈 수도 없다. 바다는 넓은 생활 공간을 제공했지만 동시에 공기와 담수를 찾아야 하는 숙제를 남긴 셈이다. 결국 벨처바다뱀의 모습은 진화가 모든 결점을 없애 완벽한 생물을 만드는 과정이 아니라 여러 한계를 그대로 안은 채 주어진 조건에서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라는 점을 잘 보여준다.


그리고 오리너구리 역시 기존의 분류 기준만으로는 쉽게 설명하기 어려운 생명체이다. 털로 덮인 포유류이면서 알을 낳고, 젖꼭지 없이 피부에서 나오는 젖으로 새끼를 키운다. 물속에서는 눈과 귀를 닫은 채 부리에 있는 전기수용기와 기계수용기로 먹이의 움직임을 감지하며 수컷의 뒷다리에는 독침까지 달려 있다. 물갈퀴와 발톱을 함께 지닌 몸도 물과 육지를 오가며 살아가는 생활에 맞춰져 있다. 서로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특징들이 한몸에 모여 있어 처음 발견됐을 당시에는 여러 동물을 이어붙인 가짜가 아니냐는 의심까지 받았다는 사실도 흥미롭다.

그러나 오리너구리의 이야기가 더욱 인상적이었던 것은 이런 특징을 덜 진화한 모습이나 불완전한 중간 단계로 볼 수 없다는 점이다. 오리너구리는 다른 포유류와 오래전에 갈라져 자신만의 방식으로 지금까지 살아남은 단공류의 한 계통이다. 우리가 익숙한 포유류의 모습이 진화의 정답인 것도 아니며 알을 낳고 전기를 감지하는 오리너구리 역시 생명이 선택할 수 있었던 또 하나의 길이다. 결국 진화는 단순한 것에서 복잡한 것으로 곧장 나아가는 직선이 아니라 수많은 갈래가 생겨나고 사라지는 과정이다. 그래서 나는 틀린 답이 아니라 다른 답이라는 오리너구리의 이야기는 인간이 만들어 놓은 분류와 기준만으로 생명의 다양성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잘 보여준다.

<극한 진화의 세계>를 읽고 나면 진화를 바라보는 기준부터 달라진다. 살아남는다는 것은 더 강해지고 더 완벽해지는 일이 아니라 자신이 놓인 환경에 맞춰 때로는 기존의 능력을 줄이고 익숙한 방식을 버리면서까지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었다. 투명한 머리 속에 눈을 숨긴 마크로핀나 미크로스토마, 바다에 살면서도 공기를 찾아 수면으로 올라와야 하는 벨처바다뱀, 여러 동물의 특징을 뒤섞어 놓은 듯한 오리너구리의 모습은 모두 그 사실을 보여준다. 무엇보다 하나의 정답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각기 다른 조건에서 서로 다른 해답을 만들어 왔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우리가 이상하거나 불완전하다고 여겼던 모습조차 그 생명에게는 오랜 시간 살아남아 온 가장 적절한 방식이었던 셈이다.

그리고 책의 시선은 마지막에 인간에게로 향한다. 혹독한 자연환경에 적응해 온 생명체들을 바라보다 보면 이제는 인간 자체가 다른 생명들에게 하나의 극한 환경이 되어 버렸다는 사실을 생각하게 된다. 인간이 만든 도시와 오염, 기후변화, 사육과 길들이기 속에서 수많은 생명은 또다시 살아남기 위한 변화를 요구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 책은 결국 다른 생명체를 바라보는 인간의 태도까지 되묻게 한다. 수많은 생명이 저마다의 방식으로 살아남아 온 시간을 생각한다면 이제 인간에게 필요한 것은 그들을 우리의 기준에 맞추는 일이 아니라 각자의 방식으로 살아갈 수 있는 자리를 남겨 주는 일이 아닐까. <극한 진화의 세계>는 진화의 놀라움을 보여주는 데서 그치지 않고 인간 역시 수많은 생명과 함께 살아가는 존재라는 사실을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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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두 번 살 수 있는 ‘트와이스’라는 설정과 제목에 끌려 읽게 된 책이다. 마침 사전 서평단에 당첨되어 정식 출간 전에 조금 일찍 <트와이스>를 만나볼 수 있었다.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의 작가 미치 앨봄이 쓴 이 작품은 ‘인생의 모든 순간에 두 번째 기회가 주어진다면 어떤 삶을 살게 될까’라는 흥미로운 가정에서 출발한다. 한 번의 선택으로 지나가 버리는 것이 당연한 삶에서 같은 순간을 다시 경험하고 앞선 선택을 바꿀 수 있다는 설정만으로도 자연스럽게 호기심이 생겼다.

소설의 이야기는 카지노 조사관 앞에 놓인 한 남자의 낡은 노트에서 시작된다. 그 안에는 인생의 모든 순간에 두 번의 기회를 얻었던 알피 로건의 삶이 기록되어 있다. 어린 시절 처음 자신의 특별한 능력을 알게 된 알피는 이후 수많은 선택의 순간을 두 번씩 겪으며 예상치 못한 삶을 살아간다. 한 번 경험한 순간을 다시 살아볼 수 있다는 독특한 설정에 카지노 조사관이 알피의 기록을 읽어나가는 구성이 더해지면서 그의 능력이 어떻게 시작되었고 그가 어떤 선택들을 거쳐 지금에 이르게 되었는지를 하나씩 따라가게 만들며 이야기 자체에 완전 빠져들게 만든다.


알피가 자신의 능력을 처음 알게 된 것은 여덟 살 때 어머니의 죽음을 겪으면서였다. 병을 앓던 어머니가 집에서 쉬고 있던 어느 날, 알피는 곁에 있으라는 아버지의 말을 어기고 밖으로 나갔다가 돌아와 어머니가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마지막 순간을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괴로워하며 잠든 알피는 다음 날 아침 믿기 어려운 일을 겪는다. 전날과 똑같은 상황이 다시 시작된 것이다. 이번에는 밖으로 나가지 않고 어머니 곁에 머문 알피는 이미 한 번 이 시간을 겪었다는 사실을 어머니에게 털어놓는다.

어머니는 놀랍게도 알피의 말을 이해하고 그에게 일어난 일이 집안의 일부 사람들에게 전해지는 특별한 능력이라고 알려준다. 하지만 동시에 두 번째 기회가 첫 번째보다 반드시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 것은 아니며 모든 실수를 고치려 하거나 자신의 이익을 위해 능력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당부한다. 무엇보다 알피는 이 경험을 통해 자신의 능력으로도 바꿀 수 없는 것이 있다는 사실을 처음 깨닫는다. 시간을 되돌려 어머니의 마지막을 함께할 수는 있었지만 죽음 자체를 막을 수는 없었다. 첫 번째에는 어머니의 임종을 놓쳤고 두 번째에는 바로 곁에서 죽음을 지켜봐야 했던 알피에게 ‘한 번 더'라는 기회는 처음부터 단순한 행운만은 아니었다.

이후 이어지는 알피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그가 어떤 방식으로 두 번째 기회를 사용해 왔는지, 그리고 그 선택들이 그의 삶에 어떤 결과를 남겼는지가 조금씩 드러난다. 하지만 이번에 읽은 것은 티저북이라 알피의 긴 삶과 그가 감추고 있는 이야기의 전부를 확인할 수는 없었다. 무엇이든 마음만 먹으면 한 번 더 선택할 수 있는 능력은 얼핏 누구나 부러워할 만한 행운처럼 보인다. 그러나 두 번째 선택이 언제나 더 나은 결과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고 한번 고쳐 쓴 삶 역시 또 다른 후회와 실수를 남길 수 있다는 점에서 과연 이 능력을 행운이라고만 할 수 있을지는 생각해 볼 문제다.

<트와이스>는 완벽한 선택을 반복할 수 있어야 행복한 것이 아니라 되돌릴 수 없는 선택과 실수까지 포함한 불완전한 시간이 모여 한 사람의 인생이 된다는 점을 보여주는 이야기처럼 느껴졌다. 어쩌면 인생이 아름다운 이유도 모든 순간을 완벽하게 고칠 수 있어서가 아니라 부족하고 아쉬운 선택까지 품은 채 앞으로 나아가야 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무엇보다 티저북은 가장 궁금한 지점에서 이야기를 멈춘다. 후회와 실수로 가득한 과거를 지나온 알피가 마지막까지 되돌리고 싶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그리고 그가 자신의 능력에 대해 결국 어떤 답을 내리게 될까. 아직 밝혀지지 않은 이야기가 많이 남아 있어 정식 출간본에서 이어질 다음 내용이 더욱 궁금해진다.

** 출판사로부터 가제본된 티저북을 받아 읽고 솔직하게 쓴 서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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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나잇 헤어살롱>이라는 독특한 제목에 끌려 읽게 된 책이다. 이 책은 악귀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위해 밤 10시에 문을 여는 퇴귀 전용 미용실인 굿나잇 헤어살롱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커트와 파마, 두피 관리까지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한 미용실과 다를 바 없지만, 이곳에서는 머리카락만 다듬는 것이 아니라 손님에게 붙은 귀신까지 함께 정리해 준다. 필요하다면 출장 미용도 나간다는 설정까지 더해지면서 일상적인 공간인 미용실과 퇴귀라는 전혀 다른 소재가 자연스럽게 한데 묶이며 눈길을 끈다.

사계절 출판사의 가제본 서평단으로 뽑혀 운 좋게 정식 출간에 앞서 공개된 70쪽 남짓한 가제본으로 먼저 만나보게 되었다. 분량은 짧지만 귀신을 퇴치하는 미용실이라는 독특한 설정과 빠른 전개가 맞물리면서 어느새 이야기에 완전히 빠져들게 된다. 귀신과 괴물, 퇴마와 액션과 같은 소재에 일상의 미용이라는 의외의 요소를 결합한 방식도 신선하고, 장면마다 긴장감과 궁금증을 이어 가는 구성 덕분에 읽는 흐름도 쉽게 끊기지 않는다. 오히려 제한된 분량만 공개되어 있다는 사실이 아쉬울 정도로 이야기는 금세 속도를 내고 자연스럽게 그다음 이야기를 궁금하게 만든다.


소설은 불길에 휩싸인 보육원에서 한 아이가 홀로 깨어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방 안은 연기로 가득하고 창문에는 쇠창살까지 설치되어 있어 빠져나갈 방법이 없다. 아이가 팽나무 화분을 끌어안은 채 정신을 잃어 갈 때, 온몸이 하얀 비늘로 덮인 정체불명의 존재가 나타나 아이를 구해 낸다. 하지만 건물 밖으로 나가려는 순간 검은 비늘의 괴물들이 아이를 내놓으라며 길을 막고, 하얀 괴물은 아이를 지키기 위해 그들과 맞선다. 결국 궁지에 몰린 순간 팽나무에서 들려온 목소리와 함께 아이 안에 잠들어 있던 알 수 없는 힘이 깨어난다.

다음 날 병원에서 눈을 뜬 아이에게 전날 밤의 일은 설명할 수 없는 기억으로 남는다. 사람들은 괴물 이야기를 사고의 충격으로 본 헛것이나 꿈으로 여기고, 시간이 지나면서 그날의 화재와 괴물에 대한 기억도 서서히 희미해진다. 하지만 자신을 살리려 했던 하얀 괴물과 자신을 노렸던 검은 괴물, 그리고 팽나무를 통해 드러난 아이의 힘은 앞으로 굿나잇 헤어살롱과 어떻게 연결될지 궁금증을 남긴다.


본격적인 이야기는 굿나잇 헤어살롱의 세 헤어스타일리스트 홍해와 성공, 매화가 출장 미용을 위해 산속의 한 저택으로 향하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세 사람은 겉모습부터 성격까지 제각각이지만 평범한 미용사들과는 거리가 멀다. 기억을 잃은 채 열일곱 살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홍해는 자유롭게 모습을 바꾸고 무엇이든 먹을 수 있으며, 성공은 팽나무 신령과 연결되어 특별한 힘을 사용한다. 매화 역시 악귀를 상대하는 능력을 지닌 인물이다. 서로 티격태격하면서도 자연스럽게 호흡을 맞추는 세 사람의 모습은 무거워질 수 있는 퇴귀 이야기에 적당한 유쾌함을 더한다.

이날 이들이 찾아간 곳은 학교에 가지 못한 채 집에 머물고 있는 고등학생 이보미의 집이다. 보미의 언니 보아가 한 달 전 학교에서 목숨을 잃은 뒤 보미에게도 이상한 증상이 나타났고, 먼저 도움을 요청한 사람 역시 보아였다. 저택에 도착한 세 사람은 보아의 영혼이 온전하지 않은 상태라는 사실을 알아차리고, 보미에게 붙은 존재가 단순한 악귀가 아니라는 단서를 하나씩 찾아낸다. 특히 사진 속 보아와 보미, 친구들의 머리카락에 검붉은 기운이 얽혀 있는 것을 확인한 홍해는 그 배후에 수살귀가 있음을 알아챈다. 한 사람에게 붙은 귀신을 떼어 내는 일로 보였던 의뢰가 여러 학생과 학교에서 벌어진 사건으로 이어지면서 굿나잇 헤어살롱의 첫 번째 퇴귀는 생각보다 훨씬 복잡한 방향으로 흘러가기 시작한다.


보미에게 붙은 존재가 수살귀임을 알아챈 세 사람은 곧바로 퇴귀에 들어간다. 매화꽃 샴푸와 트리트먼트 젤, 퇴귀 가위처럼 미용 도구 하나하나가 악귀를 몰아내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보미의 몸에 깃든 악귀를 머리카락으로 끌어내 잘라 내는 과정이 본격적으로 펼쳐진다. 하지만 수살귀는 쉽게 물러나지 않는다. 오히려 홍해를 ‘불가사리’라고 부르며 그의 정체를 알고 있다는 듯한 말을 던지고 기억을 잃은 홍해는 예상치 못한 이야기에 크게 흔들린다.

홍해를 망설이게 하는 것은 잃어버린 기억만이 아니다. 얼마 전 퇴귀 과정에서 김 실장이 목숨을 잃을 뻔한 일을 겪은 뒤부터 그는 동료들이 또다시 다치는 상황을 두려워하고 있었다. 성공과 매화가 몸을 아끼지 않고 악귀와 맞서는 모습을 보면서도 왜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지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여기에 수살귀를 따라가면 자신의 정체를 알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까지 더해진다. 보미를 구해야 한다는 마음과 자신의 과거를 확인하고 싶은 마음 사이에서 흔들리는 홍해. 과연 이들은 수살귀의 방해를 뚫고 무사히 퇴귀를 끝낼 수 있을까?

70쪽 남짓한 가제본을 덮고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역시 다음 이야기를 빨리 읽고 싶다는 것이다. 강렬한 프롤로그를 시작으로 개성 뚜렷한 인물들이 등장하고, 퇴귀 과정에서는 긴장감을 높이다가도 세 사람의 티격태격하는 모습으로 분위기를 풀어 주는 등 호러 판타지의 재미를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었다. 무섭고 기묘한 장면 사이에 유쾌함을 적절히 섞어 놓아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무엇보다 아직 풀리지 않은 이야기가 많다는 점이 정식 출간본을 기다리게 한다. 홍해가 잃어버린 기억과 정체는 무엇인지, 굿나잇 헤어살롱의 사람들은 어떤 사연을 지니고 있는지, 앞으로 또 어떤 귀신과 손님을 만나게 될지 궁금한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귀신을 쫓는 미용사라는 호기심에서 시작하여 읽게 된 책이지만, 가제본을 읽고 나니 이제는 굿나잇 헤어살롱에서 펼쳐질 더 큰 이야기가 궁금해졌다. 짧게 맛본 만큼 정식 출간본에서는 어떤 세계가 더 펼쳐질지 기다려진다.

** 출판사로부터 가제본된 책을 받아 읽고 솔직하게 쓴 서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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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사자 와니니 10 - 초원으로 가는 길 창비아동문고 354
이현 지음, 오윤화 그림 / 창비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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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아이들이 참 좋아하였던 <푸른 사자 와니니> 시리즈가 드디어 완결이 되었다. 이 책은 쓸모없다는 이유로 무리에서 쫓겨났던 어린 암사자 와니니가 수많은 만남과 선택을 거치며 한 시대를 이끄는 우두머리로 성장하기까지의 긴 여정을 담고 있다. 2015년 첫 권을 시작으로 10년 동안 이어진 이야기는 어느덧 100만 명이 넘는 독자를 만났고, 초등학교 ‘한 학기 한 권 읽기’의 대표적인 작품으로도 꾸준히 읽혀 왔다. 2022년에는 IBBY가 선정한 ‘전 세계 어린이가 함께 읽어야 할 책’에 이름을 올렸으며, 2025년에는 권정생 문학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최근에는 뮤지컬에 이어 공연 실황 영화까지 제작되면서 책에서 시작된 이야기가 무대와 스크린으로도 영역을 넓혔다. 한 권의 동화에서 출발한 이야기가 10년에 걸쳐 독자와 함께 성장하며 한국 아동문학을 대표하는 시리즈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았으니 <푸른 사자 와니니>의 오랜 독자로서 마지막 권을 만나는 감회가 남다르다.

그 긴 여정의 마지막인 <푸른 사자 와니니 10: 초원으로 가는 길>은 지금까지 시리즈를 관통해 온 ‘성장’이라는 주제를 이전과는 다른 위치에서 풀어낸다. 처음의 와니니가 자신의 자리를 찾아 초원을 달리던 어린 사자였다면 이제는 무리를 책임지는 우두머리이자 성장한 딸들의 선택을 지켜봐야 하는 부모가 되었다. 오랜 벗과의 이별과 불타 버린 검은 땅, 새로운 삶을 꿈꾸는 다음 세대를 마주하면서 와니니가 고민해야 할 것 역시 달라진다. 이제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것만큼이나 자신이 지켜 온 것을 어떻게 물려주고, 새로운 길을 선택한 이들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가 중요해진 것이다. 어린 암사자의 홀로서기에서 출발해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끊임없이 묻던 이야기는 마지막에 이르러 ‘무엇을 남기고 물려줄 것인가’라는 질문으로 확장된다. 와니니가 처음 초원에 홀로 내던져졌던 순간부터 한 무리의 우두머리가 된 지금까지의 변화를 생각하면 이러한 결말은 지난 10년의 이야기가 어디를 향해 달려왔는지를 다시 돌아보게 한다.


책은 본격적인 이야기에 앞서 등장인물과 주요 인물들의 관계, 지난 권까지의 이야기를 간략하게 정리해 놓아 오랜만에 시리즈를 다시 만나는 이들도 어렵지 않게 이야기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10권에 이르는 동안 와니니 곁에는 수많은 사자들이 머물렀다가 떠났고, 새로운 무리와 다음 세대가 등장하면서 인물들의 관계도 한층 넓어졌다. 특히 이번 권에서는 와니니 무리뿐 아니라 이들을 도운 코끼리와 새롭게 등장하는 수사자들까지 한눈에 살펴볼 수 있어, 그동안 이어져 온 관계와 현재의 상황을 정리한 뒤 마지막 이야기를 시작할 수 있다. 또한 ‘앞 이야기’에서는 한 살 무렵 무리에서 쫓겨났던 와니니가 친구들을 만나 자신만의 무리를 이루고 검은 땅에 정착하기까지의 과정을 짚어 주면서 어린 암사자였던 와니니가 지금의 우두머리가 되기까지 얼마나 긴 시간을 지나왔는지도 자연스럽게 되새기게 한다.


10권은 인간이 놓은 불이 와니니 무리가 살아온 검은 땅을 집어삼키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불길은 마른 풀숲을 따라 빠르게 번지고 와니니는 무리를 이끌고 불길이 닿지 않은 바위 언덕을 넘어 인간의 길 건너편 낯선 초원으로 피한다. 평소라면 서로 쫓고 쫓겼을 동물들까지 한 방향으로 달아날 만큼 불은 초원을 순식간에 뒤흔든다. 와니니 역시 무리를 안전한 곳으로 이끌기 위해 쉼 없이 움직이지만 피난길 내내 마음에 걸리는 존재가 있다. 지난 권에서 입은 상처가 낫지 않아 눈에 띄게 쇠약해진 바라바라였다.

가까스로 불길을 벗어나 새로운 풀숲에 도착한 와니니는 그제야 바라바라가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힘차게 포효하며 곁에 있던 바라바라가 끝내 무리를 따라오지 못한 것이다. 와니니는 곧바로 그를 찾아 되돌아가지만 검은 땅은 이미 불길에 휩싸였고 어디에서도 바라바라의 모습은 찾을 수 없다. 삶의 터전을 잃은 상황에서 오랜 시간 함께해 온 벗마저 사라지면서 완결편의 시작부터 와니니에게 또 한 번의 큰 상실이 찾아온다.


불길을 피해 도착한 새로운 초원은 검은 땅과 달리 사냥감이 풍부하고 평화롭다. 성장한 딸들은 낯선 곳에 대한 호기심을 보이며 새로운 만남과 모험을 기대하지만, 와니니의 마음은 여전히 검은 땅을 향해 있다. 불에 타 모든 것이 사라진 것처럼 보여도 시간이 지나면 다시 풀이 돋고 동물들이 돌아올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친구들과 함께 터전을 일구고 무리를 키워 온 와니니에게 검은 땅은 쉽게 포기하고 떠날 수 있는 곳이 아니었다. 하지만 딸들에게는 익숙한 터전을 지키는 일보다 아직 가 보지 않은 곳에서 자신만의 삶을 시작하는 일이 더 중요해지고 있었다.

그런 딸들의 모습은 첫 권에서 마디바가 정한 질서에 따르지 않고 자신의 길을 찾아 나섰던 어린 와니니를 떠올리게 한다. 과거에는 자신이 새로운 길을 선택하는 입장이었던 와니니가 이제는 부모이자 우두머리가 되어 다음 세대의 선택을 지켜봐야 하는 위치에 선 것이다. 자신이 지켜 온 검은 땅으로 돌아가려는 와니니와 새로운 세상을 향하려는 딸들의 모습이 나란히 놓이면서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세대의 변화로 시선을 넓힌다. 와니니의 성장이 자신만의 무리를 만드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제 그 무리에서 자란 이들이 각자의 길을 찾아 떠날 수 있도록 바라보는 단계에 이르렀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낯선 초원에서 와니니는 오래전 자신이 찾아 나섰던 전설의 장소와 다시 연결된다. 호기심 많은 타야리가 깊은 구덩이에 빠졌다가 두 늙은 수코끼리에게 구조되는데, 그들이 향하는 곳은 ‘언제나 비구름이 머무는 초원’이다. 이곳은 첫 권에서 어린 와니니가 잠보, 아산테 아저씨, 말라이카와 함께 찾아갔다가 가파른 낭떠러지에 막혀 돌아설 수밖에 없었던 곳이기도 하다. 오랜 시간이 흐른 뒤 뜻밖의 방식으로 다시 그곳의 소식을 접한 와니니는 당시의 기억을 떠올리며 자신이 걸어온 길과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다시 살펴보게 된다.

한편 낯선 초원에서 생활하는 동안 와니니의 딸들에게도 변화가 찾아온다. 새로운 존재들을 만나고 이전에는 알지 못했던 세상을 경험하면서 저마다 원하는 삶의 모습이 조금씩 뚜렷해지는 것이다. 와니니는 그런 딸들의 선택을 대신 결정하기보다 스스로 판단하고 움직일 수 있도록 지켜보며 필요할 때는 떠날 수 있도록 길을 열어 준다. 이후 다시 찾은 검은 땅에도 이전과는 다른 상황이 기다리고 있어 와니니는 우두머리로서 또 하나의 결정을 내려야 한다. 이 과정에서 '성공하는 사냥만이 사냥인 건 아니다'라는 말은 원하는 결과를 얻는 것만큼 실패하고 돌아서고 다시 선택하는 경험도 중요하다는 와니니 무리의 삶의 방식을 보여 주며 오래 마음에 남는다.

<푸른 사자 와니니>의 첫 장면을 떠올려 보면 와니니의 변화는 더욱 선명하게 다가온다. 무리에서 쫓겨나 자신의 자리를 찾아 헤매던 어린 암사자는 어느새 다른 이들을 이끌고 그들의 선택을 존중할 줄 아는 우두머리가 되었다. 수많은 만남과 이별, 새로운 시작을 거치며 조금씩 달라져 온 와니니의 모습은 10권에 걸친 긴 이야기를 다시 돌아보게 한다.

그리고 “초원이 선물한 오늘을 살아갈 것이다.”라는 와니니의 다짐도 오래 남는다. 10년 전 작고 서툰 암사자로 처음 만났던 와니니가 훌쩍 성장한 것처럼, 이 시리즈를 좋아했던 우리 집 아이들도 어느새 한 명은 성인이 되었을 만큼 많은 시간이 흘렀다. 더 이상 새로운 이야기를 기다릴 수 없다는 아쉬움은 있지만 아이들과 함께 와니니의 초원을 만나 온 지난 시간까지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되어 마지막 책을 덮는 마음이 남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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