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이는 안녕 우리학교 소설 읽는 시간
황영미 지음 / 우리학교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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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약주문


황영미 작가의 신작이라 읽게 된 책이다. 이 책은 <체리새우: 비밀글입니다>와 <고백해도 되는 타이밍>에 이어 성장통 3부작의 완결작으로, 반복되는 이별 속에서 성장해 가는 중학생 정유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주인공 정유는 어린 시절 엄마와의 이별을 경험한 데 이어서 가장 친한 친구들이 차례로 자신의 곁을 떠나는 상황을 마주하게 된다. 유학을 가는 친구, 이사를 떠나는 친구, 그리고 기숙사 학교에 진학하는 소꿉친구까지. 정유는 계속되는 헤어짐 앞에서 불안과 상실감을 느끼며 사람을 좋아하는 마음과 떠나 보내야 하는 현실 사이에서 흔들린다.

저자는 전작들에서도 청소년들이 겪는 관계의 고민과 성장 과정을 현실적으로 그려 왔지만 이번 책에서는 이별이라는 주제를 보다 깊이 있게 이야기한다. 그렇기에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친구 관계에서의 갈등이나 설렘을 넘어 소중한 사람이 자신의 곁을 떠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를 함께 고민하게 된다. 그렇다고 소설은 이별을 단순히 극복해야 할 문제로만 바라보지는 않는다. 오히려 누군가를 좋아하고 아끼는 마음이 클수록 이별이 더욱 아프게 다가올 수 있음을 보여 주며 성장 과정에서 마주하게 되는 상실과 변화의 의미를 생각하게 만든다.

소설의 이야기는 오랜 친구 승아가 겨울방학에 잠시 한국으로 돌아오는 날을 기다리는 정유의 모습으로 시작된다. 정유는 친구와 다시 만날 생각에 설레지만 동시에 그 만남이 오래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이미 유학을 떠난 승아, 이사를 간 혜빈이에 이어 가장 친한 친구인 수지마저 기숙사 학교 진학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정유에게 친구들은 단순한 또래 관계를 넘어 자신의 일상을 지탱해 주는 소중한 존재들이다. 그래서 친구들의 떠남은 새로운 시작을 축하해야 할 일이면서도, 한편으로는 자신이 익숙하게 살아온 세계가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는 불안으로 다가온다.

특히 정유는 다른 사람들보다 이별에 더욱 민감한 인물로 그려진다. 어린 시절 엄마를 떠나보낸 경험이 있는 정유는 누군가와 헤어진다는 사실 자체를 쉽게 받아들이지 못한다. 친구와 잠시 떨어지는 일조차 큰 상실처럼 느끼고, 언젠가 다시 만날 수 있다는 사실보다 지금 곁에 없다는 현실에 더 크게 흔들린다. 소설은 이러한 정유의 모습을 통해 성장 과정에서 마주하게 되는 외로움과 상실감을 섬세하게 드러낸다. 또한 사람은 누구나 소중한 존재와의 헤어짐을 경험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별에 익숙해지거나 무뎌지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 준다. 그래서 정유의 이야기는 관계를 소중히 여겨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로 다가온다.

이어지는 이야기들 가운데 특히 마음에 남았던 것은 엄마를 향한 정유의 그리움이었다. 정유는 종종 꿈속에서 엄마를 만나 대화를 나누고 꿈에서 깨어난 뒤에도 한동안 그 기억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엄마가 세상을 떠난 지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정유에게 그 상실은 아직 현재진행형이다. 일상 속 사소한 순간마다 엄마를 떠올리고 문득 익숙한 향기나 풍경을 마주할 때면 엄마가 곁에 있었던 시간을 그리워한다. 특히 엄마가 없는 현실을 이미 받아들였음에도 불구하고 마음 한켠에서는 여전히 엄마가 돌아올 것만 같은 기대를 품고 있는 정유의 모습은 더욱 안타깝게 다가온다. 저자는 이러한 정유의 감정을 과장된 슬픔으로 표현하지 않고 일상의 틈새마다 스며 있는 그리움으로 담아내는데 그래서 오히려 그 감정이 더 생생하고 깊게 전해져 가슴을 저리게 만든다.

하지만 이야기가 이어질수록 정유는 조금씩 다른 모습으로 성장해 간다. 친구들의 연이은 이별 앞에서 무너질 것만 같았던 정유는 외할머니의 죽음과 새로운 생명의 탄생까지 경험하며 세상이 단순히 떠나보내는 일만으로 이루어져 있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누군가와 헤어지는 순간이 있다면 또 다른 만남이 시작되는 순간도 존재하고, 끝이라고 생각했던 자리에서 예상치 못한 변화가 찾아오기도 한다. 사실 이러한 일들은 특별한 사건이라기보다 누구나 살아가며 마주하게 되는 삶의 한 과정에 가깝다. 그럼에도 이 작품이 인상적인 이유는 그 평범한 순간들을 정유의 시선을 통해 새롭게 바라보게 만들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황영미 작가는 성장이라는 것을 거창한 깨달음이나 극적인 변화로 그리지 않는다. 대신 한 사람의 마음이 조금씩 넓어지고 단단해지는 과정을 섬세하게 따라간다. 정유는 여전히 이별을 힘들어하고 여전히 소중한 사람을 잃는 것이 두렵다. 그러나 이전처럼 상실만 바라보는 대신 관계가 남긴 기억과 의미를 품어 가는 법을 배워 나간다. 그래서 정유의 이야기는 단순한 청소년의 성장이야기를 넘어 변화하는 삶을 받아들이며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가는 모든 사람의 이야기처럼 느껴졌다. 이는 인물의 감정을 세밀하게 포착하고 독자의 마음속까지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만드는 황영미 작가만의 힘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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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에 귤 넣어도 돼요?
정희지 지음 / 창비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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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박한 제목에 끌려 읽게 된 동시집이다. 이 책은 어른들이 정해 놓은 규칙과 익숙한 시선에 머무르지 않고 어린이만의 자유로운 언어와 상상력으로 세상을 새롭게 바라보는 내용을 담고 있다. <라면에 귤 넣어도 돼요?>라는 제목처럼 작품들은 처음부터 예상 밖의 발상으로 독자의 시선을 붙든다. 라면에 귤을 넣는 엉뚱한 상상, 수조 속 존재들의 마음에 귀 기울이는 시선, 지구와 하이파이브를 나누는 장면까지 평범한 일상과 사물을 전혀 다른 방식으로 바라보게 만든다. 단순히 귀엽고 유쾌한 동시를 넘어 어린이가 스스로 생각하고 자신의 방식으로 세계와 관계를 맺어 가는 과정을 담아낸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특히 이 책은 어린이다운 솔직함과 개성을 억지로 꾸미지 않는다는 점에서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작품마다 익숙한 소재를 자신만의 시각으로 새롭게 풀어내면서도 과하게 감성적으로 흐르지 않고 담백한 유머와 따뜻한 시선을 유지한다. 그래서 읽다 보면 어린이의 말과 생각이 단순한 상상이 아니라 세상을 이해하는 또 하나의 방식처럼 느껴진다. 여기에 시인이 직접 그린 삽화까지 더해지며 동시 특유의 자유로운 분위기와 상상력이 한층 생생하게 살아난다.


이 책에서 특히 인상 깊었던 작품 중 하나는 <달팽이에게 좋은 일>이다. 시는 달팽이를 더 좋은 곳에 보내 주겠다는 마음으로 시작되지만 마지막에는 오히려 달팽이의 입장에서 상황을 다시 바라보게 만든다. 엄마와 아이는 달팽이를 위해 애쓴다고 생각하지만 정작 달팽이는 이미 자신의 집을 가지고 있었고, 어디서든 자기 방식대로 살아갈 수 있었다고 말한다. 선의를 담은 행동이 반드시 상대에게 필요한 것은 아닐 수도 있다는 점을 짧고 유쾌한 방식으로 보여 준다는 점이 흥미롭다.

무엇보다 마지막에 달팽이의 입장에서 이야기가 전환되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앞부분에서는 인간의 시선으로 상황을 바라보게 만들다가 마지막에 달팽이의 목소리를 등장시키며 지금까지의 상황을 완전히 다른 의미로 바꾸어 놓는다. 덕분에 독자는 자연스럽게 누군가를 위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하게 된다. 어렵거나 교훈적으로 설명하지 않으면서도 어린이만의 상상력과 관찰력을 통해 새로운 시선을 만들어 낸다는 점에서 이 동시집의 매력이 잘 드러나는 듯하다.

그리고 표제작인 <라면에 귤 넣어도 돼요?>는 이 동시집이 가진 자유로운 상상력과 어린이의 솔직한 시선을 가장 잘 보여 주는 작품 중 하나이다. 시 속의 아이는 자신의 말에 제대로 반응하지 않는 아빠에게 계속 말을 건네지만 아빠의 관심은 뉴스와 일상에 머물러 있다. 그러자 아이는 예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존재감을 드러낸다. 매운 라면에 귤을 넣겠다는 엉뚱한 행동은 단순한 장난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자신을 바라봐 달라는 신호에 더 가깝게 느껴진다. 평범한 가족의 저녁 풍경 속에서 어린이가 느끼는 서운함과 관심받고 싶은 마음을 유쾌하게 풀어냈다는 점이 특히 인상적이다.

특히 이 시는 어린이의 행동을 어른의 기준으로 쉽게 판단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더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아이는 자신이 좋아하는 귤을 아빠의 음식에 넣으며 자기만의 방식으로 애정을 표현하고, 동시에 자신의 목소리를 들리게 하려 한다. 그 과정이 과장되거나 지나치게 감성적으로 그려지지 않아 오히려 더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익숙한 대화와 일상적인 장면 속에서도 어린이의 감정과 생각을 섬세하게 담아낸다는 점에서 이 시는 동시가 어린이의 언어와 시선을 얼마나 생생하게 담아낼 수 있는 지를 잘 보여 주는 작품처럼 느껴진다.

결국 이 동시집은 어린이의 말을 단순히 귀엽고 순수한 언어로 소비하지 않는다. 오히려 어린이만이 발견할 수 있는 시선과 감각을 통해 익숙한 세계를 새롭게 바라보게 만든다. 시 속 아이들은 어른들이 만든 기준에 쉽게 맞춰지기보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세상을 이해하고 관계를 만들어 간다. 때로는 엉뚱하고 장난스러워 보이지만 그 안에는 타인의 마음을 지나치지 않는 섬세함과 자기 자신을 잃지 않으려는 단단함이 함께 담겨 있다. 그래서 이 동시집은 어린이를 위한 이야기이면서도 동시에 어른들에게는 오래 잊고 지냈던 감각과 태도를 다시 떠올리게 만든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점은 이 책이 특별한 사건이나 거창한 교훈 없이도 읽는 사람의 시선을 조금씩 바꾸어 놓는다는 것이다. 주변의 작은 존재들에게 귀 기울이고 타인의 감정을 함부로 단정하지 않으며 자기 목소리를 자연스럽게 드러내는 아이들의 모습은 지금의 우리 어른에게도 필요한 태도처럼 느껴진다. 자유로운 상상력과 재치 있는 언어 속에서 시집은 결국 자기답게 살아간다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만든다. 그렇기에 책을 다 읽고 나면 마음이 가벼워지는 동시에 일상의 풍경을 이전과는 조금 다른 눈으로 바라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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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요나! 1 - 기쁨의 숲마을로 출발하다
류재향 지음, 방새미 그림 / 창비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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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 좀 하는 이유나> 시리즈로 많은 어린이들의 사랑을 받은 류재향 작가의 신작이라서 읽게 된 책이다. 이 책은 주인공 나요나가 신비한 탈것 나르리와 함께 세상 밖으로 나아가며 겪는 모험과 성장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작은 섬마을을 떠나 낯선 숲마을에 도착한 나요나는 새로운 환경 속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그 과정에서 일상 속에 숨어 있던 기쁨의 의미를 하나씩 발견해 나간다. 이러한 나요나의 이야기는 어린이 동화임에도 어른인 내가 읽어도 공감되는 지점이 많아 자연스럽게 몰입하게 만든다.

이야기는 ‘열 살이 되면 나르리와 함께 모험을 떠난다’는 설정을 중심으로 전개되며 판타지적 장치를 통해 현실의 감정을 자연스럽게 풀어낸다. 특히 숲마을이라는 공간은 단순한 배경을 넘어 나눔과 환대, 그리고 관계의 의미를 드러내는 장으로 기능한다. 그 속에서 나요나는 버려진 것들 속에서도 생명의 가치를 발견하고, 사람들과의 교류를 통해 자신만의 시선과 태도를 형성해 간다. 이러한 흐름은 기존의 모험 이야기에서 기대되는 긴장감보다는 일상의 변화와 감정의 축적에 초점을 맞추며 읽는 이에게 오래 생각할 지점을 남긴다.


이야기는 주인공 나요나가 자라 온 나르리마을과 그곳의 특별한 전통을 소개하는 데서 시작한다. 나르리 마을의 아이들은 열 살이 되면 각자 자신만의 나르리를 만나고 나르리와 함께 섬을 떠나 새로운 길로 나아가야 한다. 나르리는 아이와 함께 성장하며 사소한 경험과 순간들을 계기로 변화하는 존재로, 이 마을에서의 삶과 성장의 의미를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이러한 설정은 나요나가 앞으로 마주하게 될 모험이 단순한 여행이 아니라 스스로의 삶을 선택해 나가는 과정임을 자연스럽게 예고한다.

프롤로그에서는 나요나의 개인적인 상황 또한 함께 제시된다. 할머니와 함께 살아온 나요나는 열 번째 생일을 맞이하지만 그날 아침 할머니가 남긴 편지를 통해 더 이상 곁에 없다는 사실을 마주하게 된다. 갑작스러운 상실 앞에서 혼란과 슬픔을 느끼면서도 나요나는 자신에게 주어진 길을 받아들이기로 결심한다. 결국 할머니의 마지막 메시지를 품은 채, 나르리 마을의 아이로서 자신의 나르리를 타고 세상으로 나아갈 준비를 시작한다. 나요나에게 앞으로 펼쳐질 여정이 어떤 방향으로 이어질지 자연스럽게 궁금해진다.


그리고 주인공 나요나의 모습은 매우 인상적이며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나요나는 복숭앗빛 폭탄 머리를 휘날리며 “한번 맡겨 보세요. 제가 뭘 해내나!”라고 말할 만큼 당차고 씩씩한 성격을 지닌 아이다. 무엇이든 직접 만들어 보고 고쳐 내는 능숙한 손길과, 주변의 재료로 새로운 즐거움을 만들어 내는 태도는 나요나의 가장 큰 매력으로 작용한다. 특히 직접 기른 블루베리로 아이스크림을 만들어 그 맛과 감각을 온전히 즐기고, 이를 기쁨으로 받아들이는 모습에서는 일상을 풍부하게 바라보는 나요나만의 시선이 드러난다. 이러한 모습은 자연스럽게 독자를 끌어당기며 누구라도 나요나에게 호감을 느끼게 만든다. 또한 이러한 캐릭터는 빨간 머리 앤이나 마녀 배달부 키키를 떠올리게 할 만큼 밝고 활기찬 에너지를 지니며 이야기 전체에 생동감을 더한다.

동시에 나요나는 불확실한 미래 앞에서도 쉽게 주저하지 않는다. 어디로 가게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도 오히려 설렘을 느끼며 앞으로 나아가려는 태도 역시 이 인물의 또 다른 매력이다. 낯선 길 위에서 지치고 힘든 순간을 겪으면서도 주변 풍경에 감탄하고 그 속에서 의미를 발견하려는 자세는 삶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힘으로 이어진다. 이러한 성격은 나요나를 단순한 모험의 주인공이 아니라 스스로 선택하고 만들어 가는 삶을 살아가는 인물로 더욱 돋보이게 하며 이야기에 대한 몰입도를 한층 높인다.

이러한 나요나의 성격은 숲마을에서의 경험을 통해 더욱 분명하게 드러난다. 초록이 무성한 숲마을에 도착한 나요나는 말하고 감정을 느끼는 나르리와 함께 아이들과 어울리며 ‘주거니 받거니 주머니 우체통’을 만드는 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나눔과 환대의 의미를 배워 나간다. 낯선 공간에서도 먼저 다가가고 관계를 만들어 가는 모습은 나요나 특유의 밝고 적극적인 성격을 잘 보여 주는 부분이다.

하지만 축제를 앞두고 퍼진 근거 없는 오해와 소문은 이러한 흐름에 균열을 가져온다. 씩씩하던 나요나 역시 상처를 받으며 흔들리지만 그 감정을 그대로 무너뜨리는 대신 스스로 다스리는 방법을 찾아간다. 이때 등장하는 요리는 단순한 활동을 넘어 나요나가 자신을 돌보고 회복하는 방식으로 기능한다. 정성껏 만든 음식은 스스로를 위로하는 동시에 타인과 마음을 나누는 매개가 되고 이웃들과의 관계 속에서 나요나는 다시 균형을 되찾는다. 이러한 과정은 상처를 겪더라도 그것을 회피하기보다 자신의 방식으로 풀어 가는 나요나의 성장 과정을 보여 주며 이야기 전반에 따뜻한 온기를 더한다.

결국 이 책은 단순한 판타지 모험을 넘어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만드는 이야기로 남는다. 숲마을에서 버려진 것들이 새로운 에너지로 되살아나는 장면은 자연과 인간이 함께 살아가는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주고, 나요나의 선택과 행동은 그 가능성을 현실적인 감각으로 풀어내고 있다. 동시에 할머니의 말처럼 작은 기쁨을 하나씩 발견해 나가는 과정은 상실의 슬픔을 외면하지 않으면서도 삶을 다시 이어 가는 방식으로 그려진다. 축제의 기쁨과 이별의 아쉬움, 그리고 그 속에서 자라나는 감정들은 나요나와 나르리의 관계를 통해 더욱 깊이 있게 전달된다. 그렇게 이 이야기는 특별한 능력이 아니라 일상의 감각과 선택을 통해 성장해 가는 과정을 보여 주며 우리가 놓치고 있던 작은 기쁨들을 다시 발견하도록 이끌어준다. 그렇기에 나요나의 다음 이야기는 더더욱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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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임시 보관 중
가키야 미우 지음, 김윤경 옮김 / 문예춘추사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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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키야 미우 작가의 신작이라 읽게 된 책이다. 이 책은 63세 주부 마사미가 오타니 쇼헤이의 만다라 차트를 계기로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중학생 시절로 돌아가 다시 인생을 살아가게 되는 과정을 담고 있다. 남편의 냉소적인 반응에서 비롯된 고민은 과거로 돌아간 이후 구체적인 선택의 문제로 이어지고, 마사미는 이전과는 다른 방향으로 삶을 설계하려 한다. 이미 한 번 살아본 경험을 바탕으로 같은 상황을 다르게 받아들이고 선택해 나가는 과정이 이야기의 중심을 이룬다.

소설은 타임슬립이라는 설정을 활용해 결혼과 가족 중심으로 이어져 온 삶의 방식에 균열을 내고, 개인의 선택과 주체적인 삶의 가능성을 다시 묻는다. 특히 가키야 미우 특유의 현실을 정확하게 포착하는 시선은 이 작품에서도 그대로 드러나고 있으며 과거 사회에 뿌리 깊게 자리한 남녀 차별을 정면으로 마주하게 만든다. 이러한 사회적 조건 속에서 개인의 의지가 어떻게 제한되고 또 변화하는지를 보여 주며 이야기는 단순한 다시 살아보기에 머물지 않는다. 전개는 비교적 간결하게 이어지지만 인물의 판단과 변화 과정을 중심으로 서사가 구성되어 익숙한 삶을 다른 시선에서 바라보게 만든다.


이야기는 TV 화면에 비친 오타니 쇼헤이의 만다라 차트를 바라보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고등학생 시절부터 목표를 세우고 그에 맞춰 인생을 설계해 온 그의 모습을 접한 마사미는 깊은 인상을 받는 동시에 자신 역시 그렇게 살지 못했다는 자책감에 빠진다. 한때는 미래에 대한 기대를 품고 노력했던 시절이 있었지만 지금의 자신은 가사와 생계를 병행하는 평범한 주부에 머물러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게 되면서 그 간극은 더욱 크게 느껴진다.

이러한 감정은 점차 구체적인 결심으로 이어지게 된다. 마사미는 만약 인생을 다시 살 수 있다면 자신을 제약해 온 조건들을 배제하고 오롯이 자신의 삶을 선택하고 싶다고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이 같은 심정을 남편에게 털어놓는 순간 그는 오타니와 자신을 비교했다는 이유만으로 빈정거림과 조롱을 마주하게 된다. 이러한 경험은 마사미가 자신의 삶을 다시 바라보게 만드는 중요한 계기로 작용한다.


남편의 말에 상처를 받은 마사미는 무심코 장보기 메모 뒷면에 만다라 차트를 그리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막연한 생각에 머물렀지만 점차 자신의 삶과 사회에 대한 불만과 문제의식이 구체적인 언어로 정리되기 시작한다. 반복된 일상 속에서 당연하게 받아들여 왔던 역할과 구조를 다시 바라보며 여성의 삶을 제약해 온 조건들에 대해 스스로 질문을 던지게 되고, 이는 자신의 삶을 새롭게 선택하고자 하는 의지로 이어진다.

그렇게 생각을 정리해 나가던 순간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한다. 만다라 차트를 바라보던 마사미는 어느 순간 그 안으로 빨려 들어가듯 의식을 잃고 눈을 뜬 곳은 중학교 2학년이었던 1973년이다. 이미 한 번 살아본 기억을 지닌 채 과거로 돌아온 그녀는 이전과는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을 마주하게 되며 이야기는 인생 2회차라는 새로운 전개로 이어진다.


그렇게 과거로 돌아간 마사미는 같은 시기를 살아가던 첫사랑 아마가세와 다시 만나게 되고, 두 사람은 서로의 다시 얻은 삶을 인식하며 각자의 선택을 지지하는 관계로 나아간다. 마사미는 결혼과 출산 중심의 삶에서 벗어나 스스로의 기준으로 인생을 설계하려 하지만 그녀가 속한 시대는 여전히 그러한 선택을 쉽게 허용하지 않는다. 이 과정에서 작품은 개인의 의지와 사회적 조건이 충돌하는 지점을 드러내며 한 사람이 자신의 삶을 다시 선택한다는 것이 얼마나 많은 제약과 맞닿아 있는지를 보여 주고 있어 더욱 많은 공감을 자아낸다.

특히 현실을 적나라하게 짚어내는 가키야 미우 특유의 시선은 이 소설에서도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소설의 중간 중간에 마사미가 편지 형식을 통해 고발하듯 풀어내는 남녀차별의 실상은 과장된 장치가 아니라 실제 삶의 모습에 가까워 더욱 설득력을 갖는다. 이러한 묘사는 이야기에 대한 몰입도를 높이는 동시에 독자가 자연스럽게 자신의 현실을 떠올리게 만든다. 인생 2회차의 시선으로 드러나는 편견과 구조는 일본 사회의 단면을 보여 주지만 우리 사회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씁쓸함과 공감을 함께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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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치동 1등급 고미정이 망하면 우리학교 소설 읽는 시간
우신영 지음 / 우리학교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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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신영 작가의 신작이라 읽게 된 책이다. 이 책은 입시 경쟁의 중심지로 불리는 대치동을 배경으로 극단적인 교육 환경 속에서 살아가는 청소년들의 현실을 그려내고 있다. 학원비로 수백만 원을 지출하면서도 일상적인 삶은 최소한으로 유지하는 학생들, 학업을 위해 대부분의 시간을 소모하며 살아가는 아이들의 모습이 아주 리얼하게 담아내었다. 주인공 고미정은 이러한 환경 속에서 성적과 경쟁에 끊임없이 노출되며 ‘살아남는 것’ 자체가 목표가 되어 버린 현실과 마주한다. 소설은 과장하기보다 오히려 절제된 방식으로 장면들을 제시하며 대치동이라는 공간이 지닌 압박과 긴장을 더욱 선명하게 드러낸다.

이야기는 한 개인의 서사에만 머물지 않고 그 공간에 속한 다양한 인물들의 상황과 감정을 함께 보여 준다. 겉으로는 같은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각자가 놓인 조건과 속도는 분명히 다르다. 작가는 이러한 차이를 통해 획일적인 경쟁 구조 속에서도 저마다의 방식으로 버티고 있는 청소년들의 모습을 드러낸다. 이 책은 입시 중심 사회의 단면을 구체적으로 포착이야기는 암소수학 학원에 대한 소개와 설명으로 시작된다. 독특한 이름의 이 학원은 성적에 따라 학생들을 철저하게 등급으로 나누고, 상위권을 중심으로 한 경쟁 구조를 그대로 드러내는 곳이다. 실제로 존재할 법한 구체적인 운영 방식과 분위기는 대치동 학원가의 현실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인상을 준다. 이러한 설정에 이어지는 주인공 고미정의 이야기는 대치동 아이들의 일상을 한층 또렷하게 보여 주며 치열한 경쟁 속에서 점차 밀려나는 한 학생의 상황을 구체적으로 드러낸다.

주인공 고미정은 한때 상위 반에 속했던 학생이지만 점차 성적이 떨어지며 아래 등급으로 밀려난다. 학원에서의 강등 통보와 시험 실패는 일상이 되어 버렸고, 짧은 휴식 시간조차 제대로 누리지 못한 채 편의점과 학원을 오가는 생활이 반복되괴 있다. 그리고 그녀가 다니는 학원가 주변의 풍경 역시 공부 중심으로 조직되어 있어 식사를 대신해 당분으로 버티는 모습이나 어린 시절부터 경쟁에 익숙해진 현재 아이들의 모습이 리얼하게 드러난다. 이러한 흐름은 대치동이라는 공간의 단면을 보다 사실적으로 이야기하며 고미정의 이야기를 통해 그 현실이 더욱 구체적으로 와닿게 만든다.하면서 그 안에서 살아가는 아이들의 현실은 과연 어떠한 지를 되짚어 보게 만든다.


주인공 고미정에 대한 이야기에 이어 이마트24에서 일하는 알바생 백영만의 시선이 펼쳐진다. 백영만이 바라본 대치동 아이들은 겉으로는 단정하고 부족함이 없어 보이지만, 실제로는 자극적인 음식과 에너지 음료로 끼니를 대신하며 하루를 버텨 나간다. 비슷한 교복과 태도 속에서도 묘하게 드러나는 여유와 동시에, 지나치게 단순화된 식습관과 반복되는 생활은 이곳 아이들의 일상을 단적으로 보여 준다. 특히 매번 같은 음식을 고집하며 무표정하게 식사를 마치고 나가는 한 학생의 모습은 자연스럽게 그의 시선을 끌게 된다.

그 학생은 바로 고미정이다. 백영만은 편의점에서 수많은 손님을 상대해 왔지만, 고미정의 반복되는 행동과 무심한 태도는 쉽게 잊히지 않는다. 한편 그는 넉살 좋은 성격과 꾸준한 아르바이트로 자신의 삶을 이어가는 인물로, 나름의 방식으로 현실을 버텨 나가고 있다. 두 사람은 편의점과 그 앞 공간을 사이에 두고 처음 마주하게 되고, 우연한 계기로 백영만이 말을 건네면서 짧은 대화가 이어진다. 스쳐 지나갈 수도 있었던 이 만남은 고미정에게는 낯선 변화의 계기가 되고, 서로 다른 방식으로 살아온 두 인물이 처음으로 연결되는 순간으로 그려진다.


주인공 고미정에 대한 이야기에 이어 이마트24에서 일하는 알바생 백영만의 시선이 펼쳐진다. 백영만이 바라본 대치동 아이들은 겉으로는 단정하고 부족함이 없어 보이지만, 실제로는 자극적인 음식과 에너지 음료로 끼니를 대신하며 하루를 버텨 나간다. 비슷한 교복과 태도 속에서도 묘하게 드러나는 여유와 동시에, 지나치게 단순화된 식습관과 반복되는 생활은 이곳 아이들의 일상을 단적으로 보여 준다. 특히 매번 같은 음식을 고집하며 무표정하게 식사를 마치고 나가는 한 학생의 모습은 자연스럽게 그의 시선을 끌게 된다.

그 학생은 바로 고미정이다. 백영만은 편의점에서 수많은 손님을 상대해 왔지만, 고미정의 반복되는 행동과 무심한 태도는 쉽게 잊히지 않는다. 한편 그는 넉살 좋은 성격과 꾸준한 아르바이트로 자신의 삶을 이어가는 인물로, 나름의 방식으로 현실을 버텨 나가고 있다. 두 사람은 편의점과 그 앞 공간을 사이에 두고 처음 마주하게 되고, 우연한 계기로 백영만이 말을 건네면서 짧은 대화가 이어진다. 스쳐 지나갈 수도 있었던 이 만남은 고미정에게는 낯선 변화의 계기가 되고, 서로 다른 방식으로 살아온 두 인물이 처음으로 연결되는 순간으로 그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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