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년생 요즘 아빠 - 300만 30~40대 아빠들에게 전하는 공감 육아 메시지
최현욱 지음 / 소울하우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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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 나서 떠오른 사람은 당연 사랑하는 나의 편! 우리 여보, 내 남편이다. 저자와 이름도 같고, 비슷한 나이 또래인데다 다른이들 보다 일찍 아빠가 된 것도, 가정 안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고 만들려고 노력하는 모습도 너무 비슷해서 그 사람이 생각날 수 밖에 없었다.

우리는 그랬다. 우리는 회사, 집만을 무한 셔틀로 다니시는 약간은 근엄하시고 조용하셨던 아버지와 늘 투닥거리고 잔소리를 시전하시는 극성 어머니 사이에서 그런가보다 하며 커 왔다. 그런데 요즘 시대는 많이 달라졌다. 내가 부모가 되어 봐도 그렇게는 살지 못할 것이 요즘 시대이다. 아빠만 회사를 다니는 것도 아니게 됐고, 아이는 혼자 낳아 혼자 키우는 것이 아니라며 아빠의 육아 참여도가 높아지길 바라게 됐으며, 이혼(?)을 하게 되더라도 양육권을 누가 쥐는지가 이제는 정해져 있지 않게 됐다. 그런데 정말 큰 문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른다는거다. 내 아버지가 하셨던대로 사는거 아니야? 라고 하며 그대로 따라 했다간 바로 아웃되기 쉽상이다. 그리고 내가 자라오며 '나는 이런 부모가 되겠다'하고 한 번 쯤은 생각을 했을텐데 그걸 막상 현실에서 실행에 옮기려고 하니 어디서부터 무엇을 어떻게 하는지 아무 것도 참고할 수가 없는 것이다.

혼자서 살때는 내가 할 일들만 잘하고 살아도 잘한다고 했는데 이젠 누군가를 책임져야 하고 나만 바라보고 있는데다 직장에서는 또 내가 해야 할 일들이 점점 어려워지고 많아지는 정말 비현실적인 현실의 세계가 자꾸 펼쳐지니 어려워도 너무 어려운 시간들이다.

이런 아빠들에게 이 책이 아마 많은 도움이 되어 줄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니 아빠만 꼭 읽으라기 보다는 엄마도 함께 읽으며 같이 노력한다면 더 좋을 것 같은 그런 내용들이 많아 더 좋았다고 할까?

전업이던지 워킹맘이던지간에 아이가 어릴 때는 아이에게 엄마의 역할이나 비중이 큰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아이에게 해주어야 할 직접적인 역할들 외에도 부부가 같이 해결하고 서로 나누어 할 수 있는 일들이 많다. 저자는 이런 일들을 함께 해결하는 것이나 직접적인 육아를 하는 아내를 서포트 해주는 것이 낫지 않겠는가라고 하며 자신은 이러했고 이렇게 깨달았으며 이렇게 하니 좋았더라하는 경험담도 같이 들려 주었다. 이 부분을 읽으며 나는 우리 부부가 같이 직장을 다니며 큰 아이를 키우던 그 때의 고생들이 떠올라 마음이 뜨거워졌었다. 그리고 카시트에 앉지 않으려고 떼쓰고 떨어지지 않으려 우는 아이를 안고 운전을 해서(물론 안되는 건 알고 있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양가 부모님댁을 떠돌던 남편과 나의 모습이 생각이 나 눈물이 날 거 같았다.

내가 직장을 그만두고 전업이 되어서도 남편은 나를 참 많이 배려해줬다. 그때는 당연하다 싶었지만 이 책을 읽으며 마음 고생 했을 거고, 참 쉬고 싶었을텐데 나를 위해 늘 애써 주었던 남편의 마음이 떠올라 참 감사했다.

아이들이 조금 더 크고 나면 좀 편해지겠지라는 마음은 고이 접어 넣어 두는 게 좋다. 저자는 아이들이 커 가며 더 직접적으로 육아에 참여하고 아이들과 함께 놀아주고 같이 시간을 보내며 아버지로서의 자리를 스스로 찾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그리고 그 나머지의 시간을 아내와 자신에게 나누어 사용했다. 물론 이렇게 하면 장기적으로 봤을 때 자신에게 주어지는 시간이 줄어드니 나는 언제 쉬냐? 라는 말이 나올 법도 하지만 일이나 맡은 역할들을 조정 한다면 얼마든지 가능했다. 실제 저자가 친구들과 술자리 모임에서 브런치 모임으로 바꾸었고 운동 모임 같은 것을 권하는 모습을 보는 것도 참 좋았다. 왜 남자라고 해서 카페에서 브런치를 즐기고 커피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던 것일까? 그리고 나머지 시간에 아내에게도 자유 시간을 주고 함께 모였을 땐 가족이 또 다 같이 즐거울 수 있으니 굉장히 좋은 방법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육체적인 에너지가 넘칠 시기의 아이들에겐 아빠와 짧게라도 열심히 뛰어 놀고 나면 아빠와의 정도 두터워지고 추억도 생기게 되며 엄마와는 다른 내 아빠에 대해 아이가 확실히 인식이 될 것 같기도 하다. 잘 놀줄 모르는 아빠들을 위해 친절하게도 저자는 참고할만한 사이트들이나 육아서, 노하우들을 많이 올려 두었으니 잘 활용하면 좋을 것 같다.

이 책에서 제일 기억에 남는 것이 뭐냐고 묻는다면 아내를 우선으로 생각하는 남편의 마음이라고 하겠다. 나의 남편도 그러했듯이 나와 아내 그리고 내 아이들이라는 내 가정에 집중을 했고 기꺼이 일부가 되기 위해 노력해 주었으며 늘 애써주고 있는 우리의 남편들..... 그리고 그가 힘들 땐 별로 큰 도움은 되지 않겠지만 언제나 기댈 수 있도록 내가 옆에서 버팀이 되어 줄 수 있어야 겠다는 생각도 해 보았다. 무엇보다 함께라는 단어가 계속 떠올랐다는 점도 있다. 누구만을 위함이 아닌 우리 모두를 위한다는 점....서로가 서로를 생각하고 아껴 주고 사랑하는 마음... 우리 모두 '함께'노력해야 가능한 일이니까 말이다.

우리의 아이들은 우리들이 어렸을 때 처럼 늦게 들어오시는 아버지를 기다리거나 밤늦게 술에 흠뻑 취해 겨우 잠자는 아이들을 깨워서 볼을 부비고 안아보며 일방적인 사랑을 퍼붓는(?) 아버지의 모습과 그런 아버지를 닥달하며 잔소리를 퍼붓고 '어유~ 못살아'를 남발하시던 어머니의 모습이 아닌 아이들과 늘 함께 웃고 놀고 떠들며 서로에게 따뜻한 말들과 애정 표현을 아끼지 않는 그런 부모가 되어가고 있는 중이다. 모두가 다 똑같을 수는 없겠지만 부부사이도 부모자식 관계도 서로 이해하고 함께하고 같이 노력할 때 더 나은 우리가 될 수 있는 건 아닐까 싶다.

이 세상 우리 아빠들 엄마들 모두 다 화이팅! 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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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택트시대의 초등공부, DIY가 답이다 - 스스로 공부하는 아이로 키우는 법
우영식.임영재 지음 / 프로방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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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는 초등3학년으로 초등 1학년을 다른 선배들과 다름 없이 학교에 적응하며 잘 지내다 초등2학년에 코로나 사태가 터져 EBS교육 방송과 e학습터, 학습꾸러미, 일주일에 한 두 번 하는 줌 수업으로 1년을 보냈다. 당시에는 아이도 엄마도 학교도 난생 처음 겪는 일이라 혼란속에서 아이를 어떻게 이끌어 주어야 할 지 눈 앞에 보이는 과제들만 해내기에도 벅찼다. 문제는 그렇게 보내버린 1년 덕분에 3학년이 되어도 진도는 커녕 기본이 안 되어 있어 올해는 공부를 함에 있어 이중고를 치르고 있다. 실제 올해 초 실시한 학력 수준 평가 에서 아직 덧셈, 뺄셈이 안되고 글을 못 읽는 아이들도 나왔다고 한다. 이건 과연 누구의 탓일까? 상황이 나아진다고 해도 교육부의 현 방침은 온라인 강의를 점차적으로 계속 늘리겠다고 하는데 이제 우리 아이는 어떻게 이끌어 주어야 하는 걸까?

이 책 역시도 지금까지의 시간을 되짚어보며 우리가 결국 나아가야 할 공부 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그리고 이런 저런 혼란 속에서도 결국 살아 남고 이겨 내는 학생은 스스로 알아서 공부를 하는 친구들이 될 것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이제 스스로 알아서 무엇을 공부하고 얼만큼 어떻게 공부 할 것인지를 할 줄 아는 아이로 키워야 한다는 말이다. 나 같은 아빠 엄마표 공부를 하고 있는 부모들의 최종 목표라고 할 수도 있겠다. 아직은 저학년이라서 아빠와 엄마의 스케쥴과 일정에 맞추어 이끌어 주며 공부를 하고 있지만 최종 목표는 간섭을 줄이고 스스로 찾아서 공부하게 방향을 잡아주고 노하우를 알려 주는 것인데 이 부분에 있어 나름 우리 아이의 단계와 맞게 상세히 나와 있어 많은 도움이 되었다. 예를 들어 아이가 초등 학생이 되면 간섭을 50%으로 줄인다, 유치원을 다닐 때까지는 애착관계에 집중하고, 초등 1~3학년 까지는 옆에서 도와주되 성과가 보이지 않더라도 초조해 하거나 느긋하게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고 책에서는 말한다. 대신 긍정적인 마인드와 격려를 해준다. 라포 형성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자. 초등 4~6학년이 되면 공부에 대한 잔소리는 한 발 거두고 건강한 관계 형성에 집중하고 기다리고 있다가 아이가 도움을 요청할 때 언제든 도와줄 수 있어야 한다.

언뜻 보면 이렇게 아이가 알아서 공부를 하게 된다면 학교의 역할이나 기능이 줄어드는 것은 아닌지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학교는 공부만 하러 가는 곳이 아니라는 생각을 해 보았을 때 멀리, 넓게 볼 줄 알아야 할 것이라는 생각도 안 들 수가 없다.

책에서 읽은 대로 요즘 나는 스케쥴표와 하루 일정을 아이와 서로 맞추어 스스로 알아서 하고 싶은 공부를 하게 하되 방향을 잡아주는 방법에 대해 시도 중이다. 많은 문제들이 생기고 어려움을 겪게 되겠지만 아이가 더 자랐을 때를 생각하며 미리 준비해 보려고 한다. 아직 유치원에 다니는 작은 아이에겐 엄마의 리드가 필요하겠지만 3학년 큰아이에겐 왠지 이렇게 하려고 해야 할 것 같다. 최근 아이의 학습에 대해 고민이 많았는데 기본적인 큰 틀을 알게 된 거 같아 자신감(?)이 생기는 듯 하다. 오늘도 아이와 함께 화이팅 해 보련다. 덩달아 우리 아이들 모두 힘내라! 라고 말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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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에는 긴 머리 - 지금의 내가 더 좋아
이봄 지음 / 이비락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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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내 나이 앞자리가 또 바뀌었다.

이젠 젊다고 할 수도 나이들었다고 말하기에도 애매한 나이에 접어들었다. 생각과 신체는 어제와 딱히 달라진 거 같지 않았는데 말이다. 솔직히 30대까지는 나이먹는 것에 대해 별로 좋은 감정은 없었다. 늘어나는 숫자에 비해 내 인생사 업적(?)은 늘 나를 만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 나이는 다르다. 특별한 목표나 꿈이 있는 건 아니지만 후회하거나 그냥저냥 시간만 보내고 싶지는 않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한 번 뿐인 인생 이것 저것 해보며 즐겁게 살자라는 생각이 이제서야 들었던 것일까.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이지만 매 순간들이 즐거웁고 재미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크지 않고 소소해도 좋은....그저 나만 좋으면 되는 정도? ㅎ

여기 긴 머리를 가지고 싶어진 40대의 여자 이야기가 하나 있다. 남들보다 늦게 엄마가 되었지만 자신을 잃고 싶지 않은 아직은 여자이고 싶은? 우리와 별 다를 것 없는 그녀이지만 한해라도 먼저 살아 본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 보고 내 인생에 참고해 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그녀의 이야기를 읽었다.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느낀 건.... 참고나 조언을 얻었다기 보다는 같은 시대 비슷한 삶을 살고 있는 옆집 언니의 그냥 사는 이야기를 들은 느낌이랄까? 그냥 잔잔한 우리네 일상과 생각을 공유한 느낌이다. 시간 맞춰 아침에 눈을 뜨고 아이와 남편을 보내고 잠시 짬을 내어 주변 동지들과 브런치를 즐기고 시간 맞춰 집으로 돌아오지만 그닥 남는 것도 없는 그 시간을 내가 뭣하러 나갔담? 하며 돌아오고 (그러면서 또 다시 나가는 이유를 알 수 없는 반복.... ㅡㅡ;) 어질러진 집을 치우고 부랴 부랴 장을 보고 저녁은 뭐하지? 고민하고 남편과 조잘 조잘 담소를 나누고 잠이 드는..... 그런 삶에 중간 중간 들리는 소식에 누구는 어떻다더라 하는 소식과 내가 지금 일을 그만두지 않았다면... 이라는 생각, 나에 대한 고민과 걱정들.... 책을 읽으면서 다들 비슷하게 사는구나 싶기도 하고 나만 이런 걱정 하는거 아니였다 싶은 마음이 들어 안도하는 마음이 들었다. 잘 풀린 인연들이나 자식들의 교육과 육아에 관련된 이야기에 덤덤하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자신감도 줄어들고 나는 왜 그러지 못했나 하는 마음에 자꾸 쪼그라들어지는 기분이 들었었는데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토시 하나 빼지 않고 love myself 라는 대목에서 작가가 다 말해주었다. 나는 늘 열등에 가득 차 있고, 남들과 끊임 없이 비교하며 깎아내린 내 자신을 좀 더 사랑하고 아껴주고 싶어졌다. 40이 넘어서 말이다.

살림 콤플렉스 부분은 아마 대한민국 주부라면 거의 절반이 넘게 동의할거라고 생각한다. 나 역시도 결혼할 때 친정 엄마께서 말씀하시길 너는 직장 꼬박 꼬박 다녀서 월급 잘 받아오는 것 만으로 니 할일 다한거라 하셨다. 그런 내가 육아로 직장을 그만두고 살림이라는 것을 맡아서 해 본 결과 블로그나 사진이나 티비 속 집은 내 집이 아니다라는 자기 합리화였다. 안 그러면 나는 언제까지일지 알 수 없는 나의 일에 대해 끊임 없이 스트레스를 받을 것이고 가뜩이나 못하는 데 더 하기 싫어질 것 같았다. 그리고 이런 일까지 나는 최고로 잘하려고 애쓰지 말자, 그저 최선을 다하면 된다라는 것으로 방향을 바꿨다. 게다가 나는 다행히도 눈치껏 알아서 집안일을 잘 해주고 잔소리가 덜한 남편과 살고 있어서 부담을 내려 놓으니 이런 삶도 그닥 나쁘지는 않다고 여기며 살고 있다. 이런 내 남편의 인터넷 속 아이디는 '주는대로 묵자'이다. ㅋㅋ

나는.....이번 40대는 조금 다르게 살아보려고 한다. 남들에게 빈틈없어 보이고 뭐든지 무조건 잘 해야 하고 다른 사람이 우선이 아닌 내가 우선이 되는 삶을 살아볼 거다. 내가 좋아야 하고 내가 즐거워야 한다. 내가 나를 좀 더 아끼고 사랑해야 한다고 말로만 생각으로만 하지 말고 실천을 해 보려는 거다. 그래서 나는 40대에는 하고 싶은 스타일이 없어서, 귀찮아서, 미용실 비용이 비싸서, 관심이 없어서 방치 했던 내 긴 머리를 자르고 파마도 해보고 염색도 해보려 한다. 내 내면에 숨어 있는 진짜 나를 찾아서 끄집어 내어 나다운 마흔 라이프를 즐겨 보고 싶다.

눈치 보지 말고 마이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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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생각하는 개구리 생각하는 개구리
이와무라 카즈오 지음, 박지석 옮김 / 진선아이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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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내가 최근에 읽은 책....아니 올해 들어 읽은 책 중 가장 글이 적은 책인데 3~4번은 족히 읽었던 책....그러고도 제대로 이해하거나 읽은 것 같다고 생각이 들지 않았던 책이라고 소개를 해 본다. 그 흔한 '들어가는 글' 도 없고 목차도 없다. 그냥 처음부터 끝까지 아주 간단한 만화들만 쭉 있다.

처음 볼 때는 휘리릭 읽으며 이거 뭐지? 하고 지나갔다.

두번 째 볼 때는 개구리랑 생쥐를 집중해서 읽었다.

세번 째 봤을 때는 마음에 드는 한 곳을 펼쳐두고 매직아이 하듯이 멍~ 하면서 읽었다.

네번 째 읽을 때는 제목 그대로 생각을 하며 아주 천천히~ 천천히 읽어 보았다. 그림도 단순하지만 이 책의 내용인..... 개구리랑 생쥐가 주고 받는 대화는 더 간단하다. 엉뚱하기도 하다. 그런데 읽고서 잘 생각을 해 보면 나도 따라 엉뚱한 생각이 들거나 질문이 생긴다. 하나의 주제에 6~7가지의 생각과 질문을 주고 받다가 또 다른 생각으로 넘어간다. 예를 들면 개구리가 내 마음은 어디 있냐며 온 몸을 뒤진다. 그러다 얼굴을 마지막으로 짚어 본다. 그러면 얼굴과 마음에 대해 생각한다. 웃어 보고 울어 보고 화도 내보고 다 해보고 얼굴 표정에 따라 마음은 어떤지 이야기를 하다' 얼굴과 마음은 이어져 있나봐' 그러고는 또 마음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 마음을 보고 싶어하다가 또 다시 마음은 어디에 있어? 로 돌고 또 도는 무한 반복의 생각의 고리에 빠진다. 가만 두고 보자면 이게 무슨 생각거리이냐? 하며 어이없다 하겠지만 그들이 나누는 대화 자체가 고민을 하고 생각을 하게 만들며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되는지를 생각하게 된다.

꼭 아이랑 스무고개를 하는 듯 하기도 하고, 꼬리에 꼬리를 무는 것 처럼 질문을 따라 이런 저런 생각을 하게 만든다. 하다보면 별 쓸데 없는 생각 같지만 어떤 질문과 생각은 또 내 깊은 내면을 건드리는 것 같은 심도 깊은 것들도 있다.

표지에서 생각하는 개구리는 책 안의 이런 저런 생각과 말들을 지나 뒷 표지와 띠지에서 조차 생각을 하고 있다.

이 개구리.....왠지 낯설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우리 작은 딸하고 비슷한 거 같다. 작은 아이는 6살인데 같이 이야기 하고 있으면 자꾸 이야기가 산으로 간다. 엄마가 듣기엔 엉뚱하고 쓸데 없는 소리도 많이 한다. 그냥 그 아이는 자신의 생각의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말을 한건데 나는 아이에게 쓸 데 없는 말들이라며 입을 막았다. 이 책을 읽고 나니 그러면 안될 것 같은 마음이 들었다. 자유롭게 상상하고 이야기를 나누며 생각의 세계를 충분히 넓혀 줄 수 있었는데 나는 또 아이를 틀에 맞추어 키우려고 한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 나오는 개구리처럼 생각에 생각을 이어서 얼마나 멀리 나갈 수 있는지 한 번 이야기를 나누어 보아야겠다. 주제도 없이 별 영양가 없는 말이라며 후회할지도 모르겠지만 아이가 책 속의 개구리가 되고 내가 생쥐가 되어 보아야겠다. 아마 그러고 나면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내가 좀 더 분명하게 알 수 있을 것 같다. 간단했으나 쉽지 않았던 책.....내게 또 생각하는 개구리는 내게 무엇을 생각하는지 생각을 해 보라고 알려 주려는 것 같다. 분명 어린 친구들 대상으로 만든 책인데....솔직히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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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을 지키는 개, 푸코 - 반려동물 수피아 그림책 3
김고은 지음, 윤휘취 그림 / 수피아어린이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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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코는 강아지 시절 버려진 것을 어떤 꼬마가 데려와서 키워줬다. 둘은 함께 놀고 행복했다. 하지만 어느날 같이 놀면서 꼬마에게 작은 사고가 생기게 된다. 이후 꼬마의 부모님들을 푸코를 다른 곳에 보내려고 했고 아무도 데려 가지 않으려 하자 푸코를 아주 먼 곳의 어느 공원에 버려 버렸다. 꼬마를 찾기 위해 여기저기 헤매다 종이 줍는 할아버지를 만나게 되고 할아버지를 따라 살게 됐다. 할아버지와 살게 된 푸코는 너무 행복했다. 그러던 어느 날 할아버지를 찾아 온 이상한 사람들 때문에 푸코는 또 버려질까 두려웠다. 할아버지는 그런 푸코의 마음을 아신건지 옥상을 텃밭처럼 꾸며서 활기를 불어 넣었고, 하나 둘 무너지는 옆집들을 동네 담벼락에 그림으로 그리며 동네를 추억하게 만들었다. 그리고는 푸코에게 다신 집을 잃지 않아도 된다, 집을 잃었을 땐 이 그림을 보고 찾아오라 알려 주신다. 그리고 이름표 뒤에 전화번호도 적어주셨다.

푸코는 할아버지를 위해 옥상 텃밭을 비둘기들로부터 지키기로 한다. 하지만 무서운 비둘기들한테 공격을 당하고 그 상황에 할아버지는 또 푸코를 구해준다.

노란 은행잎이 떨어지는 할아버지의 담벼락 그림 속 집들을 바라보며 푸코에게 말씀하신다.

"푸코야, 이제는 춥지 않지?"

푸코는 다가올 추운 겨울이 무섭지 않아졌다.

이 이야기를 읽으며 푸코가 할아버지를 만나 참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고 반려견을 너무 쉽게 생각하고 무책임하게 버린 처음의 주인들이 야속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요즘 같이 들개에 공격을 당해 사람들이 다치거나 죽었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면 더더욱 화가 났다. 어릴 적 부모님이 키우시던 강아지들은 요즘처럼 받들어 모시며 예쁘고 귀하게 키우지는 않았지만 함께 사는 가족 같은 느낌이었는데 지금의 반려견들이나 반려묘들은 꼭 악세사리 같다. 쉽게 데려오고 쉽게 버려지고 너무 쉽게 바꾼다. 책임지지 못할 거라면 아예 데려오질 말았어야 하는데 왜 거기까지는 생각하지 못하는지 안타깝다.

강아지에게도 사람에게도 집이라는 곳... 언제 어디서든지 돌아갈 수 있는 따뜻하고 포근한 그 곳 그리고 가족. 그 의미가 변하지 않는 늘 행복한 단어였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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