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생각하는 개구리 생각하는 개구리
이와무라 카즈오 지음, 박지석 옮김 / 진선아이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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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내가 최근에 읽은 책....아니 올해 들어 읽은 책 중 가장 글이 적은 책인데 3~4번은 족히 읽었던 책....그러고도 제대로 이해하거나 읽은 것 같다고 생각이 들지 않았던 책이라고 소개를 해 본다. 그 흔한 '들어가는 글' 도 없고 목차도 없다. 그냥 처음부터 끝까지 아주 간단한 만화들만 쭉 있다.

처음 볼 때는 휘리릭 읽으며 이거 뭐지? 하고 지나갔다.

두번 째 볼 때는 개구리랑 생쥐를 집중해서 읽었다.

세번 째 봤을 때는 마음에 드는 한 곳을 펼쳐두고 매직아이 하듯이 멍~ 하면서 읽었다.

네번 째 읽을 때는 제목 그대로 생각을 하며 아주 천천히~ 천천히 읽어 보았다. 그림도 단순하지만 이 책의 내용인..... 개구리랑 생쥐가 주고 받는 대화는 더 간단하다. 엉뚱하기도 하다. 그런데 읽고서 잘 생각을 해 보면 나도 따라 엉뚱한 생각이 들거나 질문이 생긴다. 하나의 주제에 6~7가지의 생각과 질문을 주고 받다가 또 다른 생각으로 넘어간다. 예를 들면 개구리가 내 마음은 어디 있냐며 온 몸을 뒤진다. 그러다 얼굴을 마지막으로 짚어 본다. 그러면 얼굴과 마음에 대해 생각한다. 웃어 보고 울어 보고 화도 내보고 다 해보고 얼굴 표정에 따라 마음은 어떤지 이야기를 하다' 얼굴과 마음은 이어져 있나봐' 그러고는 또 마음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 마음을 보고 싶어하다가 또 다시 마음은 어디에 있어? 로 돌고 또 도는 무한 반복의 생각의 고리에 빠진다. 가만 두고 보자면 이게 무슨 생각거리이냐? 하며 어이없다 하겠지만 그들이 나누는 대화 자체가 고민을 하고 생각을 하게 만들며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되는지를 생각하게 된다.

꼭 아이랑 스무고개를 하는 듯 하기도 하고, 꼬리에 꼬리를 무는 것 처럼 질문을 따라 이런 저런 생각을 하게 만든다. 하다보면 별 쓸데 없는 생각 같지만 어떤 질문과 생각은 또 내 깊은 내면을 건드리는 것 같은 심도 깊은 것들도 있다.

표지에서 생각하는 개구리는 책 안의 이런 저런 생각과 말들을 지나 뒷 표지와 띠지에서 조차 생각을 하고 있다.

이 개구리.....왠지 낯설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우리 작은 딸하고 비슷한 거 같다. 작은 아이는 6살인데 같이 이야기 하고 있으면 자꾸 이야기가 산으로 간다. 엄마가 듣기엔 엉뚱하고 쓸데 없는 소리도 많이 한다. 그냥 그 아이는 자신의 생각의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말을 한건데 나는 아이에게 쓸 데 없는 말들이라며 입을 막았다. 이 책을 읽고 나니 그러면 안될 것 같은 마음이 들었다. 자유롭게 상상하고 이야기를 나누며 생각의 세계를 충분히 넓혀 줄 수 있었는데 나는 또 아이를 틀에 맞추어 키우려고 한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 나오는 개구리처럼 생각에 생각을 이어서 얼마나 멀리 나갈 수 있는지 한 번 이야기를 나누어 보아야겠다. 주제도 없이 별 영양가 없는 말이라며 후회할지도 모르겠지만 아이가 책 속의 개구리가 되고 내가 생쥐가 되어 보아야겠다. 아마 그러고 나면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내가 좀 더 분명하게 알 수 있을 것 같다. 간단했으나 쉽지 않았던 책.....내게 또 생각하는 개구리는 내게 무엇을 생각하는지 생각을 해 보라고 알려 주려는 것 같다. 분명 어린 친구들 대상으로 만든 책인데....솔직히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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