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일상을 잠시 접고 간직해둔 새 책을 들고 가볍게 전철을 탔다. 책을 펼치고 목적지에 닿을 때까지 존재의 기원으로부터 존재의 또다른 기원으로까지로부터 오는 사랑을 받으며 진행하는 책읽기로 황홀했다. 그리하여 이 책을 내가 만나러 가는 그 사람에게 선물로 주기로 했다. 시를 살해한 시대... 그러하다. 그러나 시의 시간을 아직도 기억하는 이 모든 전체의 웅얼거림... 아감벤은 그것으로부터 출발하는 커다란 삶을 다시 그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