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에, 마음을 놓다 - 다정하게 안아주는 심리치유에세이
이주은 지음 / 앨리스 / 2008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그림을 보는 또 다른 시각..

그리 심각한거 좋아라~ 하진 않지만 어찌하다보니 심각한 책들만 읽게 되었다. 사실 지금 읽고 있는 책은 다른 책인데 외출하면서 가방에 안 들어가서 들어갈만한 적당한 사이즈의 책을 골라 잡았고 그 책이 이 책이었다.

미술관에서 그림을 보면서 당신은 무엇을 느끼는가? 혹은 왜 미술관에 들어가서 그림을 보는가?라는 물음에 무엇이라 응답하겠는가? 나? 난 이제 직업적으로 본다. 이전에는... 글쎄.. 여행 가면 당연히 봐야하는거라서?? 라고 답해야 할까??

내 가슴 속에 파문을 일으켰던 그림들을 모두 다 일일히 열거하자니 머리와 지면이 딸리고.. 종류?를 나눠보자면... 드레스덴 고전회화관에 걸려있는 라파엘로의 <시스티나의 성모>는 보고 기뻤고, 무리요의 그림들을 보며 가슴이 따뜻해지는 경험을 했고, 마드리드 프라도 미술관에 있는 벨라스케스의 <십자가에 달린 예수>는 보면서 숙연함과 거룩함을 느끼게 했고 소피아 센터에서 만났던 미로는 나를 즐겁게 했고, 피카소의 <게르니카>는 온 몸에 소름을 돋게 해줬고......

이렇게 여러가지 감정을 가져다 준 그림들 중 저자는 자신을 위안하고 책 제목대로 마음을 놓을 수 있는 그림들을 선정해 서술했다. 문장의 구조는 아주~ 명료하다. 하나, 또는 두개의 에피소드를 이야기 하고, 그림에 대해서 설명하고 마지막에 주제를 설명하는 아주~일관된 미괄식 문장들로 이루어진 책....

저자 서문....을 읽으면서 나 자라오던 환경과 참으로 비슷했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던.... 그래서 어쩜 서문에 이끌려 하루에 이 책을 독파할 수 있었던거 같다. (물론.. 오늘 외출거리는 왕복 3시간...) 

세상의 현자들은 자신에게 함부로 하는 사람일지라도
너그러이 용서하라고 누누이 말씀하시는가보다.
용서하지 않으면 자기 마음속에 화를 담아두게 되는 것이고,
화를 오래 담아두면 독이 되어 마음에 구멍을 내고 말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디 용서한다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인가.
- 45p 

그게 말처럼 쉬우면 난 득도했고 세상은 내가 바라는것처럼 늘 아름다울 것이다. 난 더이상 늘 아름다운 세상과 영원한 기쁨으르 꿈꾸지 않겠지.  

부모와의 관계에서 우리가 아는 것은 오직 은혜와 효도라는 말밖에 없다.
부모이기에 희생하고 자식이기에 복종하면서 서서히 꿈이 말라가고
조금씩 섭섭한 감정을 쌓아가는 것도 은혜이고 효도일까?
가슴에 고인 물은 오래 두면 썩는다.
부모와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
도리를 행하기보다는 서로 많이 사랑해주면 좋겠다.
- 85p 

아직도 엄마 아부지 밑에 빌붙어서 사는 주제인 나... 반성하자. -.-;;; 

자연은 바위처럼 늘 한결같은가 하면 파도처럼 모험적이고, 얼음처럼 차갑기도 하다.
자연을 여행하든 사람을 맞이하고 사랑을 해야 한다.
- 91p
 

그게 쉽나? -.-;;;;;;;;; 불행히도.. 난 어릴 때도 이런걸 쉽게 하지 못했다. 미안하다, 나 무미건조하고 드라이하고 계산적인 인간이다. -.-;;;  

우연한 만남은 수 겹으로 쌓여온 마음속 염원이 외부세계로 전해졌다가
다시 자신에게로 돌아온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비의 날갯짓 하나가 일으킨 파동이 점점 커지면 어마어마한 회오리를 일으킬 수 있듯,
미미한 인간의 염력도 겹겹이 쌓이게 되면 우주까지 미칠 수 있는 것이다.
- 113p 

씨크릿 해볼까?  

오르락내릴가 자그마한 상승과 하강을 반복하며 사는 인생도 있지만,
무지하게 진폭이 큰 단 하나의 포물선을 그리며 사는 인생도 있다.
한참을 내려간 사람은 어느 순간 바닥을 치고 나서 다시 한참을 올라갈 것이다.
어쩌면 그런 사람에게는 이제 올라갈 일만 남았을지도 모른다.
- 147p 

바닥이 어디인가...? 방송작가교육원 다닐 때 선생님도 이런 말씀을 하셨다. 인생은 롤러코스터와 같아서 올라갔다 내려오고, 내려갔다 올라온다... 지금 난 얼마나 더 내려가야 하는가...  

중년에 접어든 이제는 사는 데 득이 되는 일만 중요해졌다.
주변은 새로운 모험으로 가득 찬 곳이 아니라,
이미 다 알고 있는 일들을 습관처럼 처리해야 하는 시시한 장소가 되고 말았다.
물기가 부족하다는 것은 바로 그런 의미이다.
사람들에겐 자기에게만 들리는 리듬이 있다.
내면의 리듬이 울릴 때에는 그것에 가만히 몸과 마음을 맡겨봐야 한다.
그 리듬에 몰두하고 있노라면,
어느새 날아갔던 풍선이 다시 손에 쥐어져 있는 것을 느낄 수 있다.
- 159p 

늘 새로운 것을 찾아야 하는 삶을 살고 있고, 그렇게 살고 있다고 믿고 있던 내가 얼마전 '생각이 늙었다. 고루하다'는 소리를 들었다. 그러고 보니.. 고루할만한 나이가 될 수도 있다. 딱 10살 어린 어떤 블로거의 되도않는 치기를 웃기게 생각하고, 니 나이때 그런 사고와 행동은 봐줄만 하다...며 충고하던 내가 생각났다. 환경 탓 하지 말자, 내가 잘못한거다. -.-;;;;  

조카의 말대로 향수이름들을 보면 사람들이 무언가 결핍된 것을
완전하게 하기 위해 향수를 뿌린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강박(Obsession), 영원(Eternity), 탈출(Escape), 모순(Contradiction),
그리고 몽환(Euphoria).
- 161p 

캘빈클라인의 향수 이름들.. 처음 향수를 알게 되고, 향수를 쓰기 시작하면서 가장 많이 접했던 저 향수들.... 지금도 나는 향수를 꽤 즐겨서 많이 쓰는 편이다. 뭘 채우고 싶었을까??

 

그림을 보는 또 다른 시도. 어쩜 도식적으로, 학습적으로만 보던 내게 또 다른 새로운 시선을 안겨준 책. 그리고... 봐야 할 그림도 많고, 알아야 할 화가도 많다......

2009-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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