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
노희경 지음 / 김영사on / 2008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94년 신경숙님의 <깊은 슬픔>을 읽은 후 그녀의 대부분의 책을 찾아읽었던것과 달리 난 <거짓말>을 본 이후 노희경 작가의 드라마를 보지 않는다고 어디엔가 써놨을 것이다. 선뜻 손이 가지 않는다. 방송이 끝나고도 전혀 찾아 보지 않는다. 어쩌다 한번 본 것이 <꽃보다 아름다워>였고 고두심 아줌마가 가슴이 아프다고 가슴에 빨간약 바르는 장면이었다. 그 장면 보며 정말 대성통곡하고 울었다. -.-;;;;

<그들이 사는 세상>과 <바보 같은 사랑>은 볼까? 하다가 채널 선택권이 없는 관계로.. -.-;;;;; 말았던 기억....

하튼간에... 그런 노희경 작가의 에세이 집이라... 선뜻 집어들지 못하다가 구입해봤다만... 살짝~ 실망이라고나 할까...

책 제목과, 그리고 첫번째 챕터 이후에는 걍 그랬다. 힘 빠졌다고나 할까... 글 좀 더 모아서 내시지.. 싶은 생각도 들고 야멸차게도 삽화 빼면 얼마 안되잖아? 올 컬러로 만들었으니 이 두께에 이 가격이지!! 싶은 생각도 들고...

다만 한가지.. 글을 쓴 후 10년 후 덧붙였다는 글들이 내 가슴을 뜨끔하게 때린다. 써서 제출할 당시에는 최선이라 생각했던 내 모든 글들 나중에 살펴보면 정말 죽어버리고 싶게 만드는 감정이 이 분 역시 마찬가지구나.. 싶었던...  

나를 버리니, 그가 오더라.
그녀는 자신을 버리고 사랑을 얻었는데,
나는 나를 지키느라 나이만 먹었다.
- 15p

내가 만약 범생이었다면 낙오자들의 울분을 어찌 말할 수 있었겠으며,
실패 뒤에 어찌 살아남을 수 있었겠는가.
나는 작가에겐 아픈 기억이 많을수록 좋단 생각이다.
아니, 작가가 아니더라도 그 누구에게나 아픈 기억은 필요하다.
내가 아파야 남의 아픔을 알 수 있고,
패배해야 패배자의 마음을 달랠 수 있기 때문이다.
- 29p 

그런 말을 했었다. 나 대입시에 실패하지 않았다면 정말 재수없는 *이 되어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그럼면서도 10년이 넘게 지났어도 그 상처로 인해 투덜거리긴 하지만 말이다... 실패와 절망의 아픔을 알기에 투덜댐도 존재하지만... 이제 그만 투덜대자...  

6. 생각이 늙는걸 경계하라.
몸은 늙어도 마음은 늙지 않는다.
그러나 생각은 늙을 수 있다.
지금 내가 하는 모든 생각이 편견인 것을 직시하고,
늘 남의 말에 귀 기울일 것.
자기 생각이 옳다고 하는 순간,
늙고 있음을 알아챌 것.
-90p 

어쩜 조금씩 늙어가고 있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했었다. 잣대를 세우고 규제를 만드는 나를 보며... 생각의 노화는 몸의 노화 만큼이나 위험하다. 나같은 직업의 사람에겐... 감사합니다. 다시 한번 일깨워 주셔서...  

돌이켜 보면, 당신은 늘 그런 식이었습니다.
고통받는 사람을 외면하지 못하고, 그들의 상처에 약을 발라주거나
선물을 줘야만 직성이 풀렸어요.
난 늘 그게 좋았습니다.
(from 표민수)
- 121p 

쫌.. 머랄까... 기대가 커서였을까, 아님 앞 부분의 임팩트가 커서였을까... 살짝 용두사미의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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