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이 고민입니다 - 일상의 고민을 절반으로 줄이는 뇌과학과 심리학의 힘
하지현 지음 / 마티스블루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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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여 년 가까이 환자들의 고민을 듣고 함께 해결책을 찾아온 정신과 의사 하지현 교수가 뇌과학과 심리학의 최신 연구 결과들을 바탕으로 게으른 뇌와 넘치는 감정이 우리의 합리적인 판단을 방해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고민이 고민입니다>는 정신과 의사 하지현 교수가 뇌와 마음의 작동 원리를 이해함으로써, 쓸데없는 고민을 줄이고 진짜 중요한 고민에 집중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2023년 개정판으로 출간된 이 책에서는 22가지의 고민 잘하는 방법을 고민-결정-실행의 단계에 따라 다시 정리하고 최신 사례를 추가했다. 또한 출간 이후 독자들이 보여줬던 신뢰와 사랑에 보답하여 그동안 북토크나 강연 등에서 많이 나왔던 독자들의 질문을 선별해 문답 형태로 수록했다.

이 책은 '1장 모든 고민의 프로세스는 같다, 2장 넘치고 모자라는 감정들, 3장 게으른 뇌는 고민을 싫어한다, 4장 뇌와 마음을 다루는 전략들, 5장 고민을 잘한다는 것'이라는 5개의 목차로 구성되어 있다.



하지현 교수는 고민은 생각만 많아 선택을 못하는 문제이기도 하지만, 마음 안의 감정적 요소가 현재의 교착 상태의 원인이자 결과물이기도 하다고 말한다. 그는 자잘한 고민들이 마음 안에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면, 각각의 고민들의 해법을 찾는 것보다 고민의 문법을 이해하고 충분히 고민하여 더 좋은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마음의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이야기한다. 나의 한정된 에너지를 고민하는 데 쓰는 대신 실행하는 데 더 많이 사용하면 원래의 목적이었던 '실행'에 더 충실할 수 있고, 실행하면서 생기는 새로운 문제들을 더 잘 처리할 수 있다는 하지현 교수의 글에 공감한다. 고민을 잘한다는 것은 효율적이고 빠르게 생각해서 판단을 내리고, 고민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내 마음을 최적의 상태로 만들어주는 것이다.

하지현 교수는 고민을 잘하기 위해서는 나의 감정과 뇌의 작동 메커니즘을 잘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감정은 우리의 사고에 많은 영향을 주고, 뇌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능력의 한계가 있는 기관이기 때문이다. 하지현 교수는 나의 감정과 뇌의 매커니즘을 제대로 알면, 일상의 수많은 고민거리들 중에서 진짜 중요한 고민은 얼마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된다고 이야기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고민을 더 잘하는 방법을 찾아 불필요한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는 것이다.

"나는 성숙한 어른이란 감정에 휘둘리지 않으며 결정하는 데 지나치게 애쓰지 않는 존재라고 생각한다. 또한 기분 좋은 상태를 최대한 유지하고, 고민보다 실행에 더 많은 비중을 두며, 내가 한 일에 대해 반성은 하되 후회에 사로잡히지 않을 수 있다면 사회에서 한 사람의 몫을 제대로 해내는 사람이다."

하지현 교수는 내가 나를 믿지 못하고 완벽하고 결점이 없는 이상적인 결과를 기대하는 심리가 고민에 대한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이유가 된다고 말한다. 강박적으로 정보를 모으는 동안은 뭔가 열심히 하고 있다는 생각에 안심이 되기 때문에 긴장과 불안이 줄어든다. 더욱이 강박은 '감정의 격리'를 일으켜 지식에 기반한 정보에 몰두하면 두려움, 불안과 같은 감정에 높은 벽을 쳐서 차단하는 '지식화'라는 방어기제가 작동한다.

"강박적인 몰입은 일시적으로 낮은 존재감으로부터 발생하는 불안, 우울, 후회 등의 감정을 느끼지 않게 해준다. 그러나 몰두가 끝난 후 내 앞에는 높이 쌓인 쓰레기더미 같은 정보들만 남아 있기 일쑤다. 이를 기반으로 다시 판단을 해야 하니 진짜 결정은 점점 더 멀어질 뿐이다."

"적당한 수준의 계획을 세우기 위한 고민이 실제 불안을 불러일으킬 정도의 심한 걱정으로 전이된 것은 전전두엽에서 변연계로 이어지는 네트워크에서 감정을 얹으면서 발생한, 그 사안에 대한 해석의 차이 때문이다. 안전하지 않다는 불안이 고민할 대상을 확 키워버린 것이다. 사실 고민과 불안은 뗄 수 없는 관계다. 어떤 일에 대해 고민하는 건 불안해지고 싶지 않아서다. 열심히 고민해서 해결책을 찾으면 더 이상 불안해할 필요가 없다. 불안은 시간 축으로 보면 미래를 향해 있다. 미래를 대비하고 싶은 마음이다. 즉, 앞으로 일어날 수 있는 일에 대해 걱정하고 미리 준비해서 내가 위험해질 상황을 피하려는 것이 목적이다."

하지현 교수는 고민이 길어지고 결정을 못 내리는 데는 타인의 평관과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라는 이유가 있다고 말한다. 뿐만 아니라 하지현 교수는 자존감이 떨어졌을 때 가장 큰 문제는 자기 안에서 자신만의 기준치가 분명하지 않게 된다는 점이라고 이야기한다. 참고할 만한 자기 안의 기준이 없으니 고민이 계속되고, 어떤 일에 결정을 내리기 어렵다. 결정을 내린 후에도 실제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쉽지 않다. 결정한 것을 제대로 실행에 옮길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갖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현 교수는 최대한 결정을 미루는 진짜 이유는 회피와 현상 유지 때문이라고 말한다. 막판까지 가서 궁지에 몰리면 아무거나 선택해버리고, 한편으로는 그 선택을 신뢰하지 못한다. 그러면서 자신이 실레조는 고민을 많이 했다고 여긴다. 고민을 할까 말까 망설이다가 뒤로 미루는 시간을 '실제 고민한 시간'으로 착각한 것이다. 하지현 교수는 회피하고 있는 동안은 그 사안으로부터 벗어나 안전지대로 피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한다. 또한 그는 의도적 회피와 거리 두기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그다음의 안전하고 보수적인 방식인 '현상 유지'를 선택한다고 말한다. 현상 유지는 배가 거센 폭풍의 한복판으로 향해하고 있는데, 선장이 배 안의 흔들리는 문짝을 고치는 데에만 몰두하고 배의 진로를 바꾸지 않는 것과 같다는 하지현 교수의 길이 눈길을 끈다.

"현상 유지의 욕구는 무언가를 선택하고 실행함으로써 예상치 못한 변화와 갈등이 발생하는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생긴다. 있는 그대로 두고 관성대로 움직이게 하는 것이 마음의 에너지를 덜 쓰는 가장 좋은 방식이다. 현상을 유지함으로써 안전하고 익숙한 느낌을 주고, 그러면 내부의 반발도 적다. 현상 유지를 한 상태에서 자잘한 디테일에만 집중하는 것이 편하다. 사소한 문제는 전체판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도 내가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 안정감을 주기 때문이다."

하지현 교수는 반추는 자신의 부정적 감정과 스트레스를 인식함으로써 느끼는 불편한 긴장을 해결하려는 잘못된 노력이라고 말한다. 이렇게 되새김질을 반복하면 문제를 해결하고 현재의 나와 원하는 나 사이의 간극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지만 문제는 끝나지 않고 간극은 더 선명해진다. 하지현 교수는 이런 생각의 반복은 부정적 감정을 도리어 강화할 뿐이며, 문제 해결은 멀어지고, 변화의 동기는 줄어드는 역효과만 있다고 이야기한다.

하지현 교수는 방관과 부정은 당연히 고민해야 할 일을 회피하게 하거나 집단에 고민 없이 순응하는 데 영향을 미친다고 말한다. 하지현 교수는 집단에 속해 있으면 '평판에 대한 민감성'의 심리를 가지게 되며, 윗사람, 권력자, 집단의 명령을 그대로 이행하며 순응하게 된다고 이야기한다. 하지현 교수는 뇌는 어떻게든 에너지가 덜 드는 효율을 추구하고, 쾌락을 얻는 것보다 고통을 피하는 것을 우선시하는데, 순응은 이 두 가지 원칙에 잘 부합한다고 말한다. 집단의 논리를 따르기로 결정하면 에너지가 훨씬 덜 들고, 개인의 주관과 집단의 원칙 사이에서 충돌이 일어나 집단으로부터 배척당하 위험과 소외로 인한 아픔을 느끼지 않을 수 있다.

"삶의 의미를 집단 안에서 찾는 데 익숙해지면 순응은 불가피한 선택이 된다. 순응은 오랜 시간 진화를 거치면서 만들어진 본성의 일부로 어린 시절부터 배운 도덕적 교훈을 무시하게 만들 정도로 막강하다. 소속감과 배척감은 강력한 당근과 채찍이 되어, 행동의 결과에 대해 후회하거나 죄의식을 느끼지 않게 한다."

내가 아는 부분과 모르는 부분을 정확히 알고, 혼자 할 수 있는 것과 도움을 구해야 하는 것을 구별할 줄 아는 능력을 '메타인지'라고 한다. 하지현 교수는 메타인지 능력이 있어야 고민과 실행, 판단과 결정, 감정 억누르기, 단순한 계산 등에 능력치를 얼마나 배분할지 결정할 수 있다고 말한다. 메타인지가 안 되는 사람은 욕심과 성실성으로 능력 이상을 해내려다가 포기해버리거나, 불안이 앞서서 자기 능력치보다 훨씬 적게 고민하고 쉽게 결정해버린다. 뿐만 아니라 하지현 교수는 고민이 너무 쉽게 끝나버리거나 압박감만 크게 느끼는 것 같을 때에는 내 객관적 능력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

하지현 교수는 자아의 고갈은 내 안의 욕망을 성찰해볼 시간도 없이 바로 행동으로 옮기게 하여, 고민을 해야 할 타이밍에 고민을 하지 못하게 된다고 말한다. 자아 고갈을 막기 위해서는 적절한 에너지를 보충해주어야 한다. 하지현 교수는 현재 내가 피곤한 상태라고 느껴졌을 때에는 큰 결정을 내리는 것을 유보하고 일단 쉬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고민을 적극적으로 해야 할 상황에 하지 않은 채 넘어갈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하지현 교수는 쉽사리 판단하거나 해결할 수 없는 일들이 작업 기억의 공간을 차지해버리면, 다른 일들에 집중하고 정보를 처리할 공간이 줄어든다고 말한다.

하지현 교수는 루민을 많이 만들면 그만큼 여유 공간이 생기고, 그 행동을 할 때에는 뇌가 거의 거저 움직이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한다. 무엇보다 좋은 점은 루틴으로 한 행동은 기억에 남지 않는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하지현 교수는 중요한 것은 일상에서 매일 반복하는 일과, 공적인 일이나 사회적인 관계에서 책임을 결정해야 하는 일을 구별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하지현 교수는 고민의 위치는 다음의 세 가지 기분으로 측정할 수 있다고 말한다. 첫째, 고민하는 사안에 대한 내 반응을 감정적 영역이 주도하는지, 인지적 영역이 주도하는지 구별한다. 둘째, 지금 당장 해결해야 할 일과 나중에 해도 될 일을 구별한다. 셋째,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마음의 자산을 점검한다. 하지현 교수는 같은 고민이라도 깊이 생각해야 하는 일이라면 가급적 지친 오후보다는 오전이 낫고, 에너지가 많이 모자라는 것 같다면 생각의 덩어리를 쪼개서 일부만 정리해야겠다는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하지현 교수는 고민거리로 머리가 꽉 찬 사람이라면 하나하나 꺼내서 열어봐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야 버릴 것과 버리지 않을 것, 상황이 바뀌면서 새로 고민해야 할 것을 앞쪽으로 내놓을 수 있다. 하지현 교수는 바람직한 고민은 내가 뭘 갖고 있는지 파악하는 것에서 시작한다고 이야기한다. 이를 위한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글로 써보는 것이다. 각 고민거리들을 오늘 해야 할 것, 일주일 안에 할 것, 그리고 장기적 과제로 나누고 포스트잇을 테이블 위해서 재배치한다. 또한 하지현 교수는 고통의 영역에 있던 것들을 불편함으로 재분류하면 고통의 전체 영역이 줄어든 만큼 안정감이 증가하는 것을 느낄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현 교수는 고민을 할 때 '이 일이 나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져, 문제의 관점을 바꾸라고 말한다. 이 일을하는 이유를 스스로가 납득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현 교수는 가치를 생각해야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으며, 희망이 중요한 것은 고민의 과정에서 맞닥뜨리는 힘겨운 문제들을 넘어가는 원동력이 되어주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한다. 또한 하지현 교수는 의미와 가치는 우울한 것, 재미없는 것, 꼭 해야만 하는 것을 억지로 하기보다는 재미있는 것, 신나는 것, 가슴이 두근러리는 것, 언젠가는 꼭 하고 싶었던 것을 하는 것을 방향으로 하라고 말한다.

평소에 덜 고민하고, 큰 화두에 덜 휘둘리고, 우직하게 내 갈 길을 가고 싶다는 하지현 교수에 글이 인상적이다. 그래야 큰 고민을 해야 할 상황이 되었을 때 여유 있는 에어지와 마음의 공간을 확보할 수 있고 갑작스럽거나 압도되는 상황에도 당황하지 않고 담대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하지현 교수는 적절한 수준 이상의 능력을 갖췄고 나쁘지 않은 방식으로 제대로 고민한 후 결정을 내렸다면, 그 다음의 일에는 운의 영역이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는 것을 인정하라고 이야기한다.

"많은 사람들이 인생의 큰 파도가 와서 나를 휩쓸어버릴까 두려워한다. 그러나 정작 우리를 괴롭히는 것은 큰 파도가 아니라 일상의 작은 파도들이다. 큰 파도는 피할 수 없는 운명과도 같은 영역이고, 다행스럽게도 자주 있는 일은 아니다. 그보다 자잘한 파도에 넘어가지 않고 작은 물결을 큰 파도로 오해하지 않기만 해도, 사는 게 훨씬 편안해진다. 고민이 없어지기를 바라기보다, 우리의 삶이 고민에 휘둘리지 않도록 하자. 불가피한 고민의 존재를 인정하고 내 마음의 코어 근육을 튼튼하게 키우면서 꼭 필요한 고민에 집중하는 것이 바로 그 길이다."


이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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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결코 어머니가 없었다 - 엄마와 딸의 공동 회고록
하재영 지음 / 휴머니스트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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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으로서의 엄마의 생을 기록하는 것에서 나아가 자신의 이야기로 확장하는 글이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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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결코 어머니가 없었다 - 엄마와 딸의 공동 회고록
하재영 지음 / 휴머니스트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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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표제인 "나는 결코 어머니가 없었다(I never had a mather)"는 에밀리 디킨슨이 편지에 썼던 유명한 문장이다. 이 선언은 모계에 대한 부정이 아니다. 내 안의 '여성적 힘'을 선포하는 것이고, 어머니의 시대를 넘어서는 것이며, 나를 낳은 여자의 분신으로 살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것이다. 그 여성에게는 모두 어머니가 없다.

<나는 결코 어머니가 없었다>는 작가 하재영이 어머니의 생애사를 인터뷰하며 그와 교차하는 본인의 이야기를 페미니즘 시각으로 재해석한 엄마와 딸의 공동 회고록이다. 저자는 이번 책에서 '사적'으로 나와 가장 가깝고 내가 거의 모르는 한 여성, 어머니의 목소리를 기록하는 필경사가 되었다. 한 인간으로 존재하는 어머니라는 텍스트를 읽기 위한 작가의 치열하고 용감한 시도 끝에 피어난 두 여성 사이의 교감이 우리 시대 어머니를 해석하는 새로운 길을 제시한다.

"페미니즘에 대해 알아가면서, 나와 가장 가까운 여성-엄마에 대해 아는 바가 거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그녀가 나의 엄마로 '태어난' 것처럼, 인간이자 여성으로서의 엄마는 처음부터 없었던 것처럼 여겼다. 이 글은 엄마에 대한 모름을 앎으로 바꾸기 위해 시작되었다."

이 책은 '평범한 여자아이 되기, 실어의 시간을 경유해 다른 목소리로, 여자가 여자를 키우는 데에는 모순이 있다, 여성의 일에 대한 두 가지 신화, 이름 붙일 수 있는 문제 이름 붙일 수 없는 관계, '비존재'의 계보를 기록하기'라는 6개의 목차로 구성되어 있다.



이 책에서 하재영 작가가 엄마의 인터뷰 내용을 담은 글과 자신의 이야기를 교차하며 글의 방식을 진행하여 눈길을 끈다. 아내, 며느리, 엄마라는 역할을 하며 "무난하고 평범한 삶이 행복한 것"이라고 말하던 엄마와 "이제 나는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고, '잘' 해낼 수 있다고 믿지 않는다. 그러나 평범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평범함이 곧 행복함이라고 믿지도 않는다. 결국 아무도, 아무것도 나를 완전히 꺾지는 못했다."고 이야기하는 하재영 작가의 글에서 30년에 가까운 시집살이를 하며 목소리와 자리가 없는 존재로 살았던 엄마의 삶을 들여다보려고 노력하는 딸의 모습과 평범함이라는 언어가 소외시키거나 배제하는 정체성에 대해, 존중받지 못한 개별성에 대해, 모두가 같거나 비슷해지기를 원하는 사회에서 낯선 존재로, 이방인으로 살아갈 수 없는 이에 대해 생각한다는 글에 깊이 공감한다.

"이제야 그런 생각이 들어. 참 수동적으로 살았구나, 열정도 야망도 없었구나, 살림하고 시부모 모시고 남편 내조하고 아이 키우는 게 전부인 줄 알았구나. 다르게 사는 여자도 있었겠지만 나에게는 잘 보이지 않았어. 내가 봤던 여자 어른은 대부분 누구의 아내이고 며느리이고 엄마였으니까. 나도 그게 여자의 역할이자 의무인 줄 알았지. 그렇게 살다 보니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되었네. 돌아가고 싶다는 건 아니지만 인생에서 가장 좋았던 시기를 꼽으라면 그때인 것 같아. 학생이었던 시절. 누구의 아내도 며느리도 엄마도 아니었던 시절, 내가 그저 나였던 시절."

"'평범하지 않음'은 '특별함'이나 '비범함'일 수도 있고 '비보편성'이나 '소수성'일 수도 있다. 딸이 평범하게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에는, 선구적이고 투쟁적인 사람으로서 질투와 공격의 대상이 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과 소수자로서 차별과 배제의 대상이 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공존하는 듯하다. 평범해지고 싶은 소망, 혹은 스스로가 평범하다는 믿음의 기저에는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은 삶에 대한 갈망, 정상성과 표준성에 대한 강박, 비주류에 대한 두려움, 심지어 혐오가 자리하는지 모른다."

하재영 작가는 목소리를 제거당한다는 것은 가부장제가 초래하는 부정적 측면 가운데 하나라고 말한다. 목소리를 빼앗음으로써 세상이나 타인과 충돌하지 않고 자기 자신과 충돌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하재영 작가는 가부장제 사회에서 남성은 나약함을 통제당하지만, 캐릴 길리건이 간파했다시피 "한 때 여성의 것이었던 연약함은 인간의 특성"이라고 이야기한다. 약함은 여성다움이 아니라 인간다움이다.

"결혼 후 엄마의 첫 번째 결심은 "포기하자"였다. "이야기하는 것과 기대하는 것". 결국 엄마가 포기한 것은 목소리가 아닐까? 목소리를 자신의 고유함을 설명하는 도구이다. 내가 나 자신이기를 바라지 않는 사람들, "주어진 상황에서 해야 하는 일만" 하기를 원하는 사람들 앞에서 가장 먼저 버려야 하는 것도 목소리다. "있어도 없는 사람"의 핵심은 목소리 없는 존재, 침묵하는 자 또는 실어하는 자이다."

"감정적인 것을 여성의 영역으로 여기는 사회에서 남성은 여성보다 무감각하게 사회화된다. 타인에게 침묵할 뿐 아니라 스스로에게도 본연의 자아에 대해 침묵한다. 남성다움에 사로잡힌 이가 생각과 감정을 자신에게든 타인에게는 '구구 절절하게' 이야기하지 않는 이유는 내면을 드러내는 것이 나약함, 즉 여성성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하재영 작가는 엄마의 지대한 영향력 아래에서 자랐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 동시에 "나는 결코 어머니가 없었다."라고 선언하면서, 동시에 모성이 모든 결함의 원인이자 결과라는 이데올로기에 반대하면서 '좋은 어머니'가 되지 않기로, 나아가 '어머니'가 되지 않기로 했다고 말한다. 또한 하재영 작가는 모성에 덧씌워진 신화를 걷어낼 때 우리는 자신과 어머니에 대해 더 많은 사실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탯줄로 연결되어 있던 아이, 젖을 받아먹던 아이, 착하고 귀엽고 사랑스러운 아이, 무엇보다 그녀의 분신이던 아이는 사라졌다. 엄마에게 만족과 행복을 주던 아이는 없다. 야단을 맞아가며 왼손을 쓰지 않으려고 애쓰던 아이도 없다. 엄마의 인정과 칭찬을 갈망하던 아이, 기대에 부응하려고 더 완벽해져야 했던 아이도 없다. 완전한 상실의 끝에는 엄마가 원치 않는 일, 이해할 수 없는 일, 때로는 경악할 만한 일을 하는 아이가 있다. 집, 가족, 그리고 엄마에게서 달아나려는 아이가 있다. 그러나 관계는 상실을 통해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엄마에게서 상실이자 배신인 일이 나에게는 분리이자 독립이 아니었을까? '엄마의 딸'로 살지 않고 '나'로 살기 위해 겪어야 했던 진통이 아니었을까?"

"학문적, 문학적으로 업적을 쌓은 인물이 아니라도 우리에게는 다양한 여성의 이야기가 필요하다. 오랜 세월 모성을 신성시하고 절대시할 수 있었던 이유, 여성의 본능이자 소명으로 추켜세울 수 있었던 이유는 여러 조건과 정체성을 가진 사람이 모성에 대해 발언할 기회를 얻지 못했기 때문이지 모른다. 그렇게 모성은 찬양과 숭배의 대상이거나 처벌과 단죄의 대상으로서만 존재했고, 이상화되거나 폄하된 채 비판적 담론의 바깥에, 비현실성의 영역에 머물렀다. 어머니를 비롯해 비출산 여성, 다양한 성 정체성과 성적 지향과 가족 형태를 가진 사람이 모성에 대해 이야기한다면, 우리는 경험적 모성만이 아니라 정치적 이데올로기로서, 역사적 문화적 맥락으로서, 제도와 정책으로서 모성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하재영 작가는 자신에게 엄마는 낡은 관습을 상징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타인이 나를 비주체적 인간으로 내모는 상황에서도 주체적 인간이기를 끝내 포기하지 않는 이의 상징이다. 하재영 작가는 엄마의 결혼은 아버지들의 담합으로 성사되었고, 출산은 선택의 여지 없이 이루어졌으며, 시집살이는 상의 없이 결정되었지만, 그 일은 엄마의 삶에서 표면이지 내면은 아니라고 이야기한다. "어떻게 자존감을 지킬 수 있었어?"라고 묻자 "책을 읽으면서."라는 엄마의 대답은 하재영 작가에게 일종의 경구라고 말한다. 하재영 작가는 열렬히 읽는 삶이 그녀를 그녀이게 했다면, 읽고 쓰는 사람으로 사는 한 타인이 나를 훼손해도 나는 훼손당하지 않고, 타인이 나를 모욕해도 나는 모욕당하지 않으며, 타인이 나를 소멸시키려 해도 나는 소멸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한다. 뿐만 아니라 극복의 서사가 승리하는 자, 성공하는 자의 이야기라면 엄마와 자신의 이야기는 극복하지 않고도 살아가는 자, 상처에 의해, 상처와 함께 살아가는 자의 이야기일 것이라고 말하는 하재영 작가의 글이 인상적이다.

"엄마가 들려주는 내면의 이야기에는 '순응하는 자', '억압하는 자'와 같은 피해자'희생자의 정체성이 없다. 그녀는 누구도 원망하지 않고 아무에게도 원한을 품지 않았다. 엄마는 자신의 표현처럼 '생각하는 자', '질문하는 자'로 살았다. 자유가 허락되지 않는 상황에서 스스로에 대해 생각하고 질문하는 일은 고통스러우나, 엄마는 그렇게 했다. '생각하는 자', '질문하는 자'는 곧 '성찰하는 자', 궁극적으로는 '성찰을 통해 더 나은 자신을 꿈꾸는 자'다."

"외상 장애 환자에게 트라우마란 반복되는 현재다. 특정한 사건이 머릿속에서 재생되고 재생되고, 나는 그 일을 현재에서 경험하고 경험한다. 가장 증오하고 나로 돌아오고 돌아오고, 나의 절멸을 깨닫고 깨닫는다. 나의 일상은 그 끊임없이 반복성 위에 위치하지만, 엄마의 정신적 상속자로서 나는 상처를 언어화하면서 강해진다. "힘든 순간을 어떻게 극복했어?"라는 질문에 "살아가는 거야, 극복하는 게 아니라."라고 대답하는 엄마에게서 상처를 극복하지 않고 살아갈 가능성을 발견한다."

하재영 작가의 엄마는 한집에 사는 며느리는 함께 나이 들어가는 과정에서 많은 것을 알게 된다고 말한다. 내적으로든 외적으로든 한 사람이 변해가는 과정을 속속들이 목격하기 때문이다. 하재영 작가의 엄마는 슬픈 건 자신의 엄마와의 추억이 때오를 때가 아니라 추억할 게 없다는 걸 깨달을 때라고 이야기한다. 엄마에 대해 기억나는 것도, 이야기할 수 있는 것도 없다는 것. 그리고 이 책에서 딸과 함께 걸으면서 노을을 보면 좋겠다는 하재영 작가의 엄마의 글은 뭉클한 감동을 전한다.

"우리가 오래 소원했잖아. 아니, 나는 항상 여기 있었는데 네가 나를 피했지. 지금이라고 우리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다행이야. 걱정스러운 건 네가 몸과 마음이 자주 아픈 거야. 하지만 살아있으니까 걱정도 하는 거지, 언젠가는 내가 없는 세상에서 너희가 알아서 살아가야 하는걸. 내가 세상을 떠나면 너희는 잠시 슬퍼하고 한동안 그리워하다가 너희의 삶을 살아가겠지. 우리 엄마가 돌아가시고 내가 그랬던 것처럼."

"엄마가 떠나고 알았어, 시어머니에 대해서는 모르는 게 없는데 엄마에 대해서는 아는 게 거의 없다는 걸...... 엄마와 딸은 서로를 잘 알 수 없는 것 같아. 두 사람이 같이 지내는 건 어리거나 젊을 땐데, 그 시절엔 엄마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않거든. 자기 문제에 몰두하는 시기니까. 그러다 결혼하면 1년에 한두 번 엄마를 만날 뿐이야. 또 옛날 엄마는 그래. 아들 집에서는 상전처럼 굴어도 딸 집에서는 자세를 낮추거든. 우리 시어머니처럼 당당한 분도 그랬어. 아들, 며느리에게 갔을 때와 딸, 사위에게 갔을 때 태도가 완전히 달랐지. 딸들은 자기가 보는 엄마밖에 몰라."

"어릴 때 해 질 녘이 되면 놀다가도 하늘을 올려다봤어. 고등학생 때는 교실 창가에 앉아서, 대학생 때는 교정 잔디밭에 앉아서 넋을 놓고 석양을 바라봤지. 아, 맞다, 점촌으로 가는 기차에서도, 차창을 내다보면 산허리에 저녁놀이 걸려서 하늘이 온통 붉은데 참 아름다웠어. 아, 좋았다. 나에게도 오래전에 그런 시절이...... 해가 어스름하게 질 때를 황혼이라고 하잖아. 이제는 내가 황혼 자체가 되었어. 너랑 걸으면서 노을 보면 좋겠다. 그럼 내가 좋아하는 게 다 있는 거지. 산책, 노을, 그리고 우리 딸."

하재영 작가는 아빠의 암 수술 이후 처음으로 아빠를 본 날, 병원에 있는 동안 엄마의 얼굴과 체형이 달라졌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부모의 '나이 듦'을 자각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하재영 작가는 부모님의 병환을 목도하며 노년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고 이야기한다. 노년이 가까워진 사람, 노년이 된 사람, 노년의 가족이 있는 사람뿐 아니라 언젠가는 노년이 될 모두가 생각해야 한다고.

"이야기의 기원에 충실하려면 첫 장은 엄마의 엄마에게서 시작되어야 했고, 마지막 장은 엄마의 엄마에게서 끝나야 했다. 내가 주인공으로 열망한 인물은 '자신의 이야기를 남기지 못한 여성', '비존재로 존재하는 여성'이므로. 결국 엄마의 삶을 기록해야 했던 이유는 우리의 계보에 '비존재'인 할머니가 있음을 기억하고, 할머니와 달리 엄마를 '존재'하게 만들기 위해서였는지 모른다. 나는 엄마의 생애를 경청하고 해석하려 노력했으나, 엄마는 자신의 엄마에 대해 그럴 수 없고 나 또한 엄마의 엄마에 대해 그럴 수 없다. 이 책에서 나를, 나의 엄마를-솔닛의 표현을 빌려-여러 번 '비존재'로 표현했으나 진정으로 비존재인 나의 할머니는 이 책에서조차 부재한다. 이 글은 결여되었다."

하재영 작가는 책 <나는 결코 어머니가 없었다>는 엄마의 삶을 해석하고 감응하려는 작업이었다고 말한다. 뿐만 아니라 하재영 작가는 엄마의 축약된 일대기에 자신의 이야기를 덧붙이고 엄마의 삶을 전편으로, 자신의 삶을 후편으로 구성함으로써 자신이 엄마에게 지대한 영향을 받았고 강력한 연관성으로 이어진 사람이라는 것을 말하는 동시에 엄마와 자신은 다른 사람을 살았고 살고자 했음을 이야기한다. 엄마와 공동의 회고록을 쓰는 일이, 엄마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기록하지 못했던 다수의 여성에게 의미 있는 일이 되기를 소망했다는 하재영 작가의 글이 깊은 여운을 남긴다. 이야기는 단지 우리의 과거, 경험 기억이 아니라, 자유이거나 해방일 수 있다는 하재영 작가의 이야기는 여성으로서 목소리를 내어 자신의 이야기를 말하는 용기를 보여준다.




이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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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력의 심리학 - 무력감을 털어내고 나답게 사는 심리 처방전
브릿 프랭크 지음, 김두완 옮김 / 흐름출판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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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력에서 벗어날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들을 만나볼 수 있어 인상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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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력의 심리학 - 무력감을 털어내고 나답게 사는 심리 처방전
브릿 프랭크 지음, 김두완 옮김 / 흐름출판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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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력의 심리학>은 우울증, 강박 장애, 관계 중독에 고통받던 심리학자 '브릿 프랭크'가 자전적 체험과 연구를 통해 터득한 무기력을 떠나보내는 법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심리학 도서이다. 20대의 대부분을 극심한 무기력에 시달리며 살았던 저자는 임상 심리학이자 심리 치료사로서 자신의 내면을 분석하고, 다양한 내담자들을 만나면서 깨달은 무기력의 실체와 원인, 그리고 이를 해결하는 법을 정리했다. 무기력에 대해서라면 내부 고발자이자 치료사인 저자 브릿 프랭크는 무기력에 벗어나고 싶다면 문제의 원인은 자신에게 돌리는 것부터 그만두라고 말한다.

저자는 심리적 고통을 겪는 다양한 내담자를 만나면서 한 가지 발견을 하게 된다. 그들은 저마다 다양한 사연을 갖고 있지만, 한 꺼풀 들여다보면 자신을 괴롭히는 불안감, 무기력, 중독의 원인을 제대로 대면하지 못했다. 대신 무력감과 불안감에 시달리는 사람일수록 문제의 원인을 자신의 부족으로 돌리고, 결핍된 부분을 타인과의 관계나 음식, 약물 등으로 채우려 했다. 그러나 이런 노력은 결국 반복된 실패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무기력을 강화했다.

원인 없는 사건이 없는 것처럼, 원인 없는 감정은 없다. 문제의 원인을 자신의 탓으로 돌리는 한 감정에 계속 휘둘릴 수밖에 없다. 자기 본연의 모습을 믿고, 무기력을 '치료해야 할 문제'가 아니라 '내면을 들여다볼 기회'로 받아들여야 삶의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무기력을 이해하고, 삶의 주도권을 되찾기 위한 방법을 다양한 내담자들과의 만남, 자신이 겪었던 경험담을 통해 구체적이며 세밀하게 소개한다. 저자는 자신의 내면을 읽고, 타인과의 관계를 정립하고, 자기주도적으로 생활을 바꾸는 법을 제시하며, 무기력에 빠져 꼼짝달싹 못하는 사람들이 삶의 주도권을 잡고, 머릿속의 전쟁을 멈추길 희망한다.

"그러던 어느 날 저녁, 처음 참석한 상담 모임에서 상황이 바뀔 수 있다는 희미한 가능성을 엿봤다. 그날 저녁, 내가 바닥에 주저앉아 소리를 지르고 콧물을 쏟아내고 있으니 한 따뜻한 상담사가 내 어깨에 손을 얹고는 이렇게 속삭였다. “브릿, 당신은 미친 게 아니에요. 당신 잘못도 아닙니다.” 일면식도 없던 상담사가 건넨 말 한마디 덕에 나는 사람이 어떤 행동을 하게 되는 근본적인 이유를 알아내기 위한 기나긴 여정에 들어설 수 있었다. 정신건강은 정신이 작용하는 과정이 아니다. 정신건강은 ‘신체가 작용하는 과정’이다. 우리를 괴롭히는 가장 끔찍한 심리 증상들도 실제는 정신질환이 아니라 신체 반응이다. 내 인생의 모든 궤적은 내가 신체 반응을 이해하고, 배우고 나서 바뀌었다. 나를 괴롭히던 우울증, 경계성 인격장애, 2형 양극성 장애, 섭식 장애 등의 증상들은 현재 모두 사라졌다. 오래 지속된 무기력한 생활 방식 역시 달라졌다. 나는 대학원으로 돌아가 심리치료사가 됐고 지금은 나와 같은 고통을 겪는 이들을 돕고 있다."

"이 책은 당신의 경제 상황을 나아지게 하거나, 멋진 몸매를 가지게 하거나, 병을 낫게 하는 마법을 부리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무기력과 불안함, 파괴적인 대인관계에서 벗어나는 현실적인 방법을 알려줄 것이다."

"당신에겐 존재의 자격이 있다. 이 지구에 있을 자격이 있다. 약오르고, 겁나고, 불쾌할 자격이 있다. 그리고 자신의 인생에서 행복을 경험하고 자신의 몸 안에서 편한 마음을 가질 자격이 있다.

이제 지긋지긋한 무기력에서 벗어나자."

이 책은 '1부 무기력을 떠나보내는 법, 2부 우리를 무기력하게 만드는 관계들, 3부 무기력의 에너지, 중독과 정서적 회기'라는 3개의 목차로 구성되어 있다.



저자는 불안감에 대한 우리의 상식은 확실히 잘못된 부분이 있다고 말한다. 불안감은 우리를 공격하는 게 아니라 도우려는 신호이다. 저자는 불안감 때문에 무기력에 빠지는 게 아니라, 오히려 불안감 덕에 무기력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뿐만 아니라 저자는 위험의 신경지는 불안 장애와 똑같은 증상을 낳지만 이러한 신체 반응은 장애나 병이 아니라 생존 반응이라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불안감을 느끼는 것은 나에게 '힘'이 있다는 신호이며, 감정의 고통은 약하다는 신호가 아니라고 말한다. 약물이나 술, 음식과 같은 외부 자극으로 도피해 고통을 느끼지 않으려는 시도는 오히려 심각한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다. 저자는 감정의 고통을 느끼는 능력을 막으려 한다면 감정적 죽음이라는 결과가 따라온다고 이야기한다.

"불안감은 신호이기 때문에 우리가 이를 제대로 인지하지 않으면 무기력한 상태에서 벗어날 수 없다. 불안감에 심하게 빠지면 정말 불쾌하고, 위축되며, 무력해지는 느낌까지 받는다는 점을 나도 잘 안다. 하지만 무기력 때문에 일어나는 문제를 해결하려면 먼저 불안감을 100퍼센트 느껴야 한다. 여기서 불안감은 감정이 아니라 일련의 신체 감각이다."

"우리가 흔히 쓰지만 잘못 이해하고 있는 용어가 있다. 바로 공황 발작. 공황 박작은 공격이 아니다. 공황 발작은 우리의 뇌가 데이터를 잘못 이해한 상태에서 우리의 생존과 안정을 지키려고 일어나는 신체 반응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러한 신체 반응을 다음과 같이 받아들이라고 배웠다.

그것은 질병이다.

그것은 화학적 불균형이다.

그것은 유전의 문제다.

그것은 정신 장애다.

그것은 정신적으로 약하다는 신호다."

저자는 무기력에서 벗어나려면 자신의 행동을 솔직하게 대면해야 한다고 말한다. 자신을 부끄럽게 여기고 자신의 선택을 한탄해봤자 변하는 것은 없다. 저자는 자신의 행동에 비판과 한탄을 하는 대신 호기심을 가져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호기심은 변화 과정에서 동력원으로 작용한다. 자신의 행동을 호기심을 갖고 보면 그 행동의 좋은 점을 더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저자가 무기력의 이점과 아이러니에 대해 이야기하여 눈길을 끈다. 무기력의 이점은 불편을 막는다, 감정으로부터 지켜준다, 관계를 도모한다, 문제를 짚어준다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바꾸려면 먼저 그 경험을 정확히 명명해야 한다고 말한다. 느낌, 감정, 생각의 차이를 몰라서 무기력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 느낌은 일련의 신체 감각이고, 감정은 이야기가 덧붙여진 신체 감각이며, 생각이란 발상, 신념, 관점, 의견, 판단과 같은 정신적 구성체다.

"우리의 뇌는 행복이 아닌 생존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우리의 신경계는 최대한 많은 에너지를 갖고 있도록 훈련되어 있다. 목표가 생존일 경우, 무기력 상태는 생존을 위해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뇌의 선택이다. 하지만 목표가 생산성일 경우, 무기력 상태는 문제가 된다.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내가 처한 무기력 상태의 이점을 이해해야 거기서 벗어날 수 있다."

"분노는 부당함을 가리킨다. 슬픔은 상실을 가리킨다. 두려움은 위협을 가리킨다. 계속 무기력한 상태에 있는 것은 고통스러운 감정을 피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감정은 불편하고 무섭고 혼란할 수 있다. 한때 나는 대화 중에 멍해 있고, 학대 관계에 머물러 있었다. 거울로 내 몸을 보고 수치심을 느낄 때에만 내 감정을 기꺼이 마주했다. 인간은 무기력에서 벗어나는 일이 자신의 감정을 마주하는 두려움과 대등하리라고 생각하지 않는 한, 계속 무기력한 상태로 남으려 한다."

저자는 마음은 생산적인 상태에 있고 싶은데 뇌가 미루기 상태에 있다면, 우리는 게으른 게 아니라 생존의 뇌라고도 알려진 트라우마 반응을 경험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생존의 뇌는 우리가 확실히 안전해질 때까지 우리의 모든 목적, 계획, 야망을 한군데 모아 격리한다. 저자는 트라우마의 징후들로 '우유부단하다, 사과를 과하게 한다, 아니라고 말하기 어려워 한다, 주의력결핍장애/주의력결핍과다행동장애/강박장애가 있다, 남의 비위를 맞추려 한다, 완벽주의가 있다, 조바심을 낸다, 휴식을 쉽게 취하지 못한다, 놀라는 걸 싫어한다, 할 일을 미룬다, 생산적이고 싶을 때 게을러진다, 쉬고 싶을 때 일을 멈출 수 없다, 놀란 반응을 과장되게 한다(흥분한다), 성생활을 잘 즐기지 못한다, 죄책감 없이 음식을 잘 즐기지 못한다'가 있다고 이야기한다.

"뇌가 평소보다 더 많게 혹은 더 적게 에너지를 쓸 때, 이것을 생체 적응 상태라고 한다. 생체 적응 상태는 곰에게 쫓기거나 올핌픽 금메달을 따려고 할 때 도움이 된다. 반면에 쉬고 싶을 때나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트라우마 반응이란 우리의 몸이 위협을 받지 않는 상황에서 생체 적응 상태로 진입할 때를 가리킨다."

저자는 피터 레빈 박사가 트라우마에 대해 "너무 많거나, 너무 빠르거나, 너무 이른" 모든 것으로 정의한다는 것에 대해 이야기한다. 트라우마는 외부적 사건이 아니라 내부적 과정이다. 레빈 박사는 "트라우마는 우리에게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 확실한 증거 없이 속으로 품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트라우마는 우리의 뇌가 정보를 처리하고 소화하지 못하는 상태를 가리친다. 더 간단히 말하자면, 트라우마는 뇌의 소화불량이다. 그리고 트라우마 반응은 뇌의 소화불량에 따른 결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저자는 트라우마라는 표현이 무섭게 들리겠지만, 그저 우리의 뇌가 위축외었음을 가리키는 임상적 표현일 뿐이라고 이야기한다. 트라우마는 질환이 아니라 상처이며 치유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저자는 트라우마, 트라우마성 사건, 트라우마 유도 사건, 트라우마 반응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과거의 상처는 처리될 때까지 우리 내부 어딘가에 숨어있으며, 트라우마를 해소하려면 트라우마를 일으킨 경험을 잊거나 덮는 게 아니라 걸러서 배출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경험을 걸러서 배출한다는 건 스스로 위축되지 않고 자신의 느낌을 받아들일 수 있다는 의미다.저자는 트라우마 반응을 관리하는 최고의 방법은 신체 감각이 보내는 언어에 익숙해지는 것이며, 정신건강은 강하거나 약하거나의 문제가 아니라 안전을 지각하느냐 위험을 지각하느냐의 문제가로 말한다. 안전을 느낌 뇌는 증상을 보이지 않는다.

"당신은 스스로를 트라우마 생존자로 여기지 않겠지만, 혹시 위축된 느낌을 받은 적이 있는가? 아무것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무기력함을 느껴본 적이 있는가? 아무리 자신을 다그쳐도 제 할 일을 시작하지 못해서 당황한 적이 있는가?

그게 바로 트라우마 반응이다. 당신의 뇌가 지금 생존을 위한 최선의 방법으로 문을 닫아버리자고 선택한 것이다. 잠을 못 자거나, 쉬지 못하거나, 여유를 갖고 집중할 수 없거나, 완벽하게 일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계속 느낀 적이 있는가? 이 또한 트라우마 반응이다. 이것을 투쟁-도피 상태라고 한다."

"트라우마 : 우리의 뇌가 정보를 받아들이거나 처리할 수 없는 내적 상태. 다른 말로 하자면 위축이다.

트라우마성 사건 : 학대, 전쟁, 자연재해, 제도적 억압, 인종차별, 가난, 성폭행, 폭력 등 결과가 오래 지속될 수 있는, 모두가 끔찍하다고 인정하는 사건.

트라우마 유도 사건 : 출산, 결혼, 수술, 새 지역으로의 이사, 체중 감량, 데이트, 새 직장 생활 시작 등 트라우마를 낳는다고, 혹은 나쁘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여전히 고통스러운 증상을 야기할 수 있는 사건.

트라우마 반응 : 우리의 뇌가 에너지에 대한 요구를 지각하고 우리의 몸을 '재촉'하거나(공황/불안/주의력 결핍증) 멈추게 할 때(우울증/피로/미루기) 일어나는 현상. 트라우마 반응은 뇌의 지각에 기반한다. 요구가 진짜인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다."

저자는 우리가 자신의 그림자를 확인하고 이해하며 가까워지면, 그 그림자는 우리의 행위를 더는 좌우하지 못한다고 말한다. 저자는 정신의학자 칼 융이 그림자에 관한 광범위한 저줄을 남겼고 "무의식이 의식이 될 때까지 그림자는 우리의 삶을 주도할 것이며, 우리는 그것을 운명이라 부를 것"이라고 말했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칼 융은 "나한테 그림자가 없다면 어떻게 현실적일 수 있겠는가? 내가 온전하려면 어두운 면도 있어야 한다."라고 쓰며 진심 어린 삶에는 온전함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우리는 대부분 온전해지는 법을 배우지 못했고, 대신 사회적으로 용인되지 않는 생각, 느낌, 특성을 외면하고 부인하라고 배웠다. 저자는 그림자는 열기와 안락함을 줄 수 있고, 고통과 파괴를 불러올 수도 있는 불과 비슷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저자는 우리가 무기력에 빠지는 진짜 이유는 무기력이 우리를 돕는 최고의 방법이라고 여기는 '부분'들의 힘이 강해졌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한다. 우리의 부분들이 저마다 자기 목소리를 내겠다고 나서면 우리는 통제가 안 되며, 외톨이가 되고, 우유부단하며, 위축된 느낌을 받게 된다.

"물리적인 그림자가 빛이 막힐 때 만들어지는 것처럼, 심리적 그림자는 의식이 막힐 때 만들어진다. 여기서 '그림자'는 우리가 인정하기 부끄럽거나 마주하기 두려운 우리의 일부를 표현하기 위해 쓰는 은유다. 어떤 사람한테는 창의성의 그림자가 있다. 그런 사람들은 자신이 늘 쓸모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어떤 사람들한테는 분노 그림자가 있다. 그런 사람들은 자신이 늘 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사람들에게 자신이 이기적이라는 인상을 줄까 봐 너무 두려운 나머지, 자신의 필요와 욕구를 등한시할 수 있다. 아니면 판단이나 비판이 두려워서 자신의 재능을 숨길 수도 있다."

"자신의 그림자를 직면하면 또 다른 이점을 얻을 수 있다. 자신의 본성을 더 이상 외면하지 않게 되고 창의력, 에너지, 투지 등 그림자 속에 숨겨진 보석에 다가갈 수 있다."

"진정한 자기 연민은 자신의 내면세계 전체를 구석구석 알기 위한 대단한 탐색이다. 자신의 모든 부분과 친숙해지기 위한 여행이다. 진정한 자기 연민은 자신의 정신에서 가장 그늘진 부분도 외면하지 말라고 요구한다. 모든 행동이 받아들여질 수는 없지만, 모든 부분은 가치가 있다."

저자는 파괴적인 관계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법을 소개한다. 저자는 "고통은 피할 수 없고, 괴로움은 선택할 수 있다."라는 부처의 말씀처럼, 갈등은 피할 수 없지만 싸움은 선택할 수 있다고 말한다. 갈등 대비 언어는 어려운 대화 중에 안전함을 이끌어내는 소통 체계다. 뿐만 아니라 저자는 관계의 무기력함을 없내는 데 가장 필요한 행동 경계에 대해 이야기한다. 요구란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해달라고 부탁하는 것이지만, 경계는 상대의 행동에 반응하여 우리가 내리는 선택을 가리킨다. 경계에는 다른 사람의 조언이나 승낙이 전혀 필요 없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사과보다는 개선을 약속하라고 말한다. 만약 상황이 궤도를 벗어나고 우리가 이 상황을 망쳤다면, 사과가 아닌 개선에 기대는 편이 훨씬 더 효과적이다. 저자는 개선하기는 자신이 한 일을 인정하기, 그것이 파트너에게 미친 영향을 살피기, 그것을 다시는 하지 않으리라는 계획을 간추려 말하기, 의지 보이기라는 4단계로 구성된다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우정의 개념을 좁은 틀안에 가둬둘 필요는 없고, 확대해 해보라고 말한다. 저자는 친구들을 가끔 만나고 괜찮고, 시간이 지나면서 우정이 왔다가 가는 현실에 대해 인정해도 괜찮고, '베프'만이 아니라 다른 수준의 우정을 즐겨도 괜찮고, 지속적으로 갈등을 일으키는 우정은 멀리해도 괜찮고, 모임에서 일찍 떠나고 괜찮고, 지치게 만드는 우정에 발 빼도 괜찮다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우리의 관계가 무기력에서 벗어나고자 한다면 유아청소년기의 우정을 성인기의 우정과 구별하고, 우정의 역할을 재정의하며, 우정에 관한 미신을 무너뜨려야 한다고 말한다.

"친구란 영원하지 않다. 충실하지 않게 보일까 봐 억지로 관계를 유지한다는 것은 자기를 속이는 것이다. 사람과 장소에 흥미를 잃는 것은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대로 그 반응은 거절을 표현하거나, 우정으로부터 한 발짝 물러서는 것을 의미한다. 상대가 늘 그 자리에 있었다고 해서 그 사람을 자신의 인생 속에 계속 두어야 한다는 생각은 버리자."

저자는 정서적으로 서툰 가족의 10가지 징후는 '1) 악의 없는 가스라이팅, 2) 부모화, 3)유아화, 4) 삼각화, 5)완벽주의, 6) 생산주의, 7) 모호한 경계선, 8) 통제하기, 9) 폐쇄적 체계, 10) 엄격한 역할'이라고 말한다.

"자신을 돌볼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부모를 보살피는 일이 아이들에게 맡겨 져서는 안 된다. 부모화에 따라 아이들은 양육에 관한 일거리 그리고/혹은 부모의 감정에 대한 관리를 책임진다. 부모를 화나게 하거나 속상하게 할까 봐 두려워한 적이 있다면, 부모화를 경험한 것이다."

"탁월함을 이루려고 노력하면 기쁨이 찾아온다. 하지만 완벽함을 이루려고 노력하면 수치심이 찾아온다. 탁월함을 좇는 일은 실현 가능한 목표다. 하지만 완벽함을 좇는 일은 불가능한 꿈이다. 완벽주의는 미덕이 아니다. 정서적 자해의 한 형태다."

저자는 중독이란 고통스러운 진실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우리가 기대는 행동과 착각의 보호 체계라고 말한다. 저자는 개선의 가능성을 뒷받침하려면, 우리는 자신의 가장 해로운 중독(과 나쁜 습관)에도 자기 파괴가 아닌 자기 보호의 목표가 있다는 가정에서 시작할 필요가 있다고 이야기한다. 우리는 자신을 싫어해서가 아니라 너무나 보호하고 싶어서 과식하고, 운동하지 않고, 과로하고, 자신을 제대로 돌보지 않는다는 저자의 글이 눈길을 끈다. 뿐만 아니라 저자는 중독의 반대는 진실이라고 강조한다. 모든 중독, 강박, 나쁜 습관, 문제 행동의 이면에는 드러나지 않은 진실이 있다. 진실을 이해하지 않고 습관을 길들이는 데 집중한다면 헛힘만 쓰고 더 큰 무기력에 빠지기 쉽다.

"중독을 깨는 가장 중요한 기술은 자신의 진실에 대해 무조건 헌신하는 것이다. 자기 생각을 무시하는 행위는 큰 위험을 초래한다."

저자는 정서적 회귀를 뒤집는 유용한 방법에는 애도가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애도는 일련의 과거로부터 우리를 자유롭게 하며, 우리의 가장 진정한, 어른다운, 마법의 자아로 향한 문을 연다고 이야기한다. 애도의 목적은 과거를 바꾸는 게 아니며, 부모를 비난하는 일과도 무관하다. 용서를 구하지도 않는다. 애도의 목적은 홀로 집에 가는 길을 찾는 데 있다.

"우리는 과거를 애도함으로써 과거를 반복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날 수 있다. 우리의 어린 시절이 트라우마로 남았다면, 애도 작업이 트라우마를 처리하는 데 도움이 된다. 우리의 어린 시절이 괜찮거나 행복했다고 해도, 애도는 유용하다. 우리의 뇌는 애도 작업을 통해 무조건적인 사랑, 신뢰, 선함, 순수함을 매듭지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무기력의 심리학>은 무기력의 원인을 자신에게 돌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내면을 깊이 살펴보는 것에서 시작한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 이 책은 실제로 우울증, 강박 장애, 관계 중독에 고통받던 심리학자이자 저자 '브릿 프랭크'가 다양한 내담자를 만나면서 경험한 방법을 소개하여 무기력을 벗어나는 현실적인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어 인상적이다.




이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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