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완벽한 멕시코 딸이 아니야
에리카 산체스 지음, 허진 옮김 / 오렌지디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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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이민자 가정의 소녀의 성장과 치유의 이야기가 인상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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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완벽한 멕시코 딸이 아니야
에리카 산체스 지음, 허진 옮김 / 오렌지디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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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나는 완벽한 멕시코 딸이 아니야>는 시카고의 멕시코 이민자 가정에서 자란 작가 에리카 산체스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영미소설이다. 주인공 훌리아처럼 명민한 괴짜 책벌레였던 작가가, 어린 시절 꼭 읽고 싶었던 용감한 라틴계 소녀의 성장 스토리를 직접 쓴 것이다. 상반되는 문화 속에서 자신다움을 찾기 위해 세상과 싸워야 하고, 그에 앞서 사랑하는 가족들과 싸워야 하는 이민자 가정의 자녀가 끝내 자신을 부정하는 일만을 겪지 않도록 돕기 위해 썼다고 한다. 이 소설은 출간 직후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라 11개월 동안 상위권을 차지하며 신인 작가에게는 드문 상업적인 성공 외에도 전미도서상 최종 후보작에 오르는 문학적 인정까지 얻었다. 타임이 선정한 '역대 최고의 청소년 문학 100' 안에 들어 세계적인 고전 작품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이 작품은 현재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화가 진행 중이다.

<나는 완벽한 멕시코 딸이 아니야>에서 시카고에 거주하는 멕시코 이민자의 딸인 15세 소녀 '훌리아'는 완벽한 멕시코 딸이 아니다. 그것은 훌리아의 언니, 올가의 역할이었다. 이야기는 올가의 장례식으로 시작한다. 핸드폰으로 문자를 보내며 시카고의 가장 번잡한 도로를 건너다 사고를 당해 죽은 것이다. 올가의 죽음으로 훌리아와 가족들의 영혼은 산산조각 난다.

친하지도 않았고 이해하지도 못했던 언니, 너무도 다르지만 가장 가까운 존재의 죽음으로 인해 훌리아는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학업도 우정도, 영화처럼 찾아온 첫사랑도 뜻대로 되지 않는다. 올가의 죽음이 자신의 탓인 것 같아 고통받던 훌리아는 하릴없이 언니의 흔적을 쫓는다. 그런데 이 죽음에는 뭔가 이상한 것이 있다. 조신하고, 착하고, 똑똑하고, 아름답고 완벽한 우리들의 올가는 과연 어떤 사람이었던 걸까? 올가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던 게 아닐까? 이해받지 못하고 부모님의 속을 뒤집는 사고를 치는 건 내 역할인데, 어쩌면 나는 엄마 아빠에 대해서도 전혀 모르고 있는지 모른다.



언니 올가의 죽음 이후 학교에서 지내는 것을 괴로워하는 훌리아는 가족과의 관계에만 집중하기를 원하는 엄마를 이해하기 힘들다. 작가라는 꿈을 안고 더 넓은 세상에서 성장하고 탐험하고 싶어하는 훌리오를 이해해주는 가족은 존재하지 않는다.

"아마는 친구가 없고, 친구가 왜 필요한지도 모른다. 여자한테는 가족만 있으면 된다고 한다. (...) 아마는 일을 하거나 장을 보거나 집에서 요리와 청소를 할 때를 빼면 보통 티아들이나 코마드레이자 엄마의 사촌인 후아니타와 시간을 보낸다. 아, 그리고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성당에 간다. 우리 동네 밖으로는 거의 안 나간다. 내 눈에는 엄마의 세상이 너무 작아 보이지만, 본인은 그것을 원한다. 우리 가족의 내력일지도 모른다. 올가고 그랬고, 아파가 제일 좋아하는 장소는 우리 집 소파다."

사람들과 대화하는 방법을 잘 몰라서 항상 책을 읽으면서 자신을 잊으려고 애쓰는 훌리아는 언니 올가의 죽음 이후 가족들과 더욱 소통하지 못하고 외로움을 느끼고, 영어 수업을 가르치는 잉맨 선생님은 훌리아에게 따뜻한 조언들을 건낸다.

"선생님은 우리를 어른처럼, 우리의 생각과 감정에 정말로 신경을 쓰는 것처럼 대한다. 선생님들 대부분은 우리한테 말할 때 아무것도 모르는 바보들에게 하듯이 깔보며 얘기한다. 잉맨 선생님이 우리 언니가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나를 동정하는 눈으로 보지 않는다."

훌리아는 자신과는 정반대인 학교 친구 로레나와 우정을 쌓아나간다. 로레나는 품행이 방정하지 않고, 요란하고, 가끔 어처구니없을 만큼 무식하게 굴지만 훌리아는 로레나를 사랑한다. 로레나는 누가 훌리아를 이상한 눈길로 쳐다보기만 해도 그 사람과 싸워줄 수 있는 친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훌리아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로레나도 훌리아를 완전히 이해하지는 못한다. 훌리아가 좋아하는 문학이나 예술에는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엄마로부터 상처받는 말을 들은 훌리아는 자해를 시도하지만 살아난다. 훌리아는 진료실에서 만난 쿡 선생님으로부터 "가끔 사소한 일들이 우리 삶의 훨씬 더 큰 문제에 대한 상징이거나 계기일 수도 있어. 왜 특정한 순간 때문에 그렇게 힘드었는지 생각해 봐."라는 이야기를 듣는다. 훌리아는 자신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쿡 선생님에게 언니의 죽음으로 인해 경험한 지옥의 순간들과 작가가 되고 독립을 하고 자신의 삶을 갖고 숨을 쉬고 싶다고 말한다. 쿡 선생님은 눈물을 흘리는 훌리아에게 감정을 드러내는 건 당연한 일이며, 그걸 부끄러워하면 안 된다고 이야기한다.

"저는 멀리 가고 싶어요. 대학에 가고 싶어요. 시카고에서 살기 싫어요. 여기서는 성장할 수 있을 것 같지가 않아요. 저는 부모님이 원하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아요. 엄마를 사랑하지만, 엄마 때문에 미칠 것 같아요. 언니 때문에 속상한 건 알지만-우리 모두 그렇죠-, 정말 숨이 막혀요. 저는 올가와 전혀 다르고, 앞으로도 그럴 거예요. 내가 뭘 어떻게 해도 그걸 바꿀 순 없어요."

"아빠는 물리적으로 거기 있지만 말을 거의 안해요. 저한테도 거의 말을 안 걸고요. 내가 존재하지도 않는 것 같아요. 아니면, 가끔 아빠는 자지가 존재하지 않기를 바라는 것 같아요. 하지만 좀 이상해요. 항상 이렇게 나쁘지는 않았거든요. 어렸을 때는 저를 안고 다니면서 멕시코 이야기를 해 주셨어요. 아빠는 항상 좀 멀게 느껴졌지만, 열두 살인가 열세 살 때부터 저를 정말로 무시하기 시작했죠.(...)

아빠는 종일 캔디 공장에서 일하신 다음 집에 와서 티브이를 보고 주무시러 가요. 제가 보기에는 좀 안 됐어요.

삶에는 그보다 더한 무언가가 있어야 하니까요. 삶이 아빠를 스쳐 지나고 있는데 아빠는 그걸 알지도 못해요. 아니면 신경을 안 쓰든지요. 어느 쪽이 더 나쁜지 모르겠어요."

훌리아는 언니 올가가 살아 있을 때 남겨놓은 흔적들을 통해 멕시코 이민자의 딸로 완벽하다고 여겼던 언니의 비밀스러웠던 삶을 알게 된다. 그리고 부모님의 고향인 멕시코를 여행하며 할머니로부터 엄마와 아빠가 국경을 넘어오던 날에 관한 진실을 듣게 된다. 화가였던 아빠는 남편이자 아버지로서 책임져야 할 일들 때문에 원하던 꿈을 포기하고 미국 시카고 사탕 공장에서 열심히 일을 해야 했고, 훌리아의 부모님이 국경을 넘어오던 날의 비극으로 언니 올가는 탄생했다. 훌리아는 시카고에서 일도 하고 집도 갖기를 원했던 엄마가 가족 중에서 처음으로 국경을 넘을만큼 반항적이었으며,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하기 위해서 많은 일을 겪었다는 사실을 듣고 엄마를 이해하기 시작한다.

"너도 알겠지만 난 학교에 거의 안 다녔단다. 열 세 살부터 학교를 그만두고 일을 해서 가족을 도와야 했지. 난 무식해, 미하. 모르겠니? 난 모르는 게 너무 많아. 나도 달랐으면 좋겠어. 네가 날 미워하는 건 알지만 엄마는 온 마음을 다해서 널 사랑해. 항상 그랬어. 널 가진 걸 알았을 때부터 계속. 그냥, 너한테 아무일도 없기를 바라는 거야. 항상 걱정이란다. 그것 때문에 얼마나 미칠 것 같은지 넌 모를 거야. 난 항상 널 지킬 방법만 생각해."

이 책에서 훌리아가 엄마를 향해 자신이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쏟아내는 장면이 눈길을 끈다.

"미안하지만 난 올가가 아니고, 올가처럼 되지도 않을 거예요. 난 엄마를 사랑하지만 다르게 살고 싶어요. 집을 지키기는 싫어요. 결혼이 하고 싶은지, 아이를 갖고 싶은지도 잘 모르겠어요. 학교에 가고 싶고 세상을 보고 싶어요. 난 너무 많은 것을 원해서 가끔은 정말 견딜 수가 없어요. 폭발할 것 같아요."

훌리아는 세상은 끔찍하고 무서운 곳이라는 기분이 들 때도 있지만 세상으로 나가서 가능하다면 모든 것을 경험하고 싶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훌리아는 쿡 선생님에게 자신이 쓴 시 <판도라>를 들려준다.

"그녀는 금고를 열었다. 자신을, 그녀의 삶이 담긴 낡은 슬라이드를, 그녀의 진실을 넣어 두었던 상자를 열었다. 부러진 깃털들, 거짓 반짝임을 만들어내는 박살 난 거울들. 그녀는 모든 순간을, 모든 거짓을, 모든 속임수를 모조리 분해한다. 모든 것이 멈춘다. 고요함, 아름다움, 더없는 행복, 겉모습이 담긴 사진들. 그녀의 축축한 입속에, 머리카락의 향기 속에 아직 남아 있지만 얽히고설킨 불확실함 속에서, 그녀의 어둠 속에서 파내야 하는 것들. 그녀는 자신이 펼쳐지는 날, 속박에서 풀려나는 날, 그 다홍색 상자를 뒤지고 또 뒤진다. 그녀는 진실 속에서 자라고 유목민처럼 세계를 떠돌아다니며 보랏빛 하늘의 아름다움을 훔치고 진주와 아름다운 아라베스크와 종이학을 찾아내서 얼굴에 가져다 대고 양 손바닥 사이에 간직한다. 영원히."

이 소설이 마지막 장면에서 뉴욕에 있는 대학에 합격한 주인공 훌리아가 광대하고 거대하고 압도적인 뉴옥에서 어떤 삶을 살지, 어떤 사람이 될지 궁금해하는 모습과 함께 가족의 소중한 의미를 떠올리는 생각들이 인상적이다. 지난 2년 동안 언니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 언니의 삶을 샅샅이 뒤졌고, 그러면서 자신의 아름답고도 추한 조각들을 찾는 법을 배웠던 훌리아의 성장을 응원한다.

"어떤 면에서는 (아마가 이해를 하든 못 하든) 아마와 아파, 올가를 위해서 사는 것도 내가 이루려는 것의 일부가 아닐까 싶다. 엄밀히 말해서 내가 세 사람을 위해 사는 것은 아니지만, 나에게는 세 사람이 갖지 못했던 수많은 선택의 기회가 있고, 나에게 주어진 것으로 정말 많은 일을 할 수 있을 듯한 기분이 든다. 내가 지루하고 평범한 삶에 안주한다면 세 사람이 걸어온 길을 낭비하는 셈이다. 언젠가 세 사람도 이 사실을 깨달을지 모른다."

이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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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것들을 위한 시 - BTS 노래산문
나태주 지음 / 열림원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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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의 아름다운 가사와 나태주 시인의 따스한 공감의 언어가 빛나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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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것들을 위한 시 - BTS 노래산문
나태주 지음 / 열림원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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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작은 것들을 위한 시>는 청춘들의 깊은 고민과 반짝이는 사랑을 노래한 BTS의 가사에 나태주 시인의 산문을 더한 책이다. 평소 BTS의 노랫말에 관심이 있었다는 시인은 감명 받은 서른다섯 편의 가사를 함께 읽어 내려가며 그 안에 살아 숨 쉬는 메시지를 찾고, 자신이 생각하고 느끼는 바를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이 책에서 나태주 시인은 BTS의 가사를 읽으며 청춘들의 심정과 꿈을 그대로 담고 있는 노랫말에 전 세계 젊은이들이 열광하는 이유를 알게 되었다고 말한다. 나태주 시인은 BTS의 노래 'Tomorrow'의 가사 "해가 뜨기 전 새벽이 가장 어두우니까/ 먼 훗날에 넌 지금의 널 절대로 잊지 마/ 지금 니가 어디 서 있든 잠시 쉬어가는 것일 뿐/ 포기하지 마 알잖아."를 읽으며, 결국 이 노래는 우리에게 미래의 희망을 잃지 말라고 종용하는 노래이고 또 용기를 북돋워주는 노래였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BTS, 방탄소년단. 휘황찬란 빛나는, 아름다운 젊은이들. 그들이 부르는 노래. 나는 처음 그들의 노래 역시 휘황찬란 빛나기만 할 줄 알았어. 그런데 정작 가사 내용은 안 그런 거야. 오늘날 '미생'이니 '취준생'이니 해서 고통스러워하는 보통 젊은이들의 심정과 형편과 꿈을 그래도 닮고 있는거야."

나태주 시인은 BTS의 '이사'라는 노래의 가사를 읽으며 유목민의 삶, 노마드에 대해 말한다. 현대사회로 오면서 모드 인류가 유목민처럼 여기저기 떠돌며 사는 삶을 살게 되고, BST는 '이사'라는 노래를 통해 어차피 불가능한 것, 버릴 것이 있다면 과감히 버리면서 살겠다는 젊은이의 현명함과 유쾌함을 담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뿐만 아니라 나태주 시인은 이 노래에서 "텅 빈 방에서 마지막 짐을 들고 나가려다가/ 잠시 돌아본다/ 울고 웃던 시간들아/ 이젠 안녕."이라는 뒷부분의 키 센텐스가 중요 문장이라고 전한다.

"노래의 주인공은 지금 이사를 준비하면서, 여태까지 머물러 살던 장소와 시간들과 이별하며 추억에 잠겨 있어. '3년' 동안 살았던 집, '논현동 3층' '17평 아홉 연습생 코찔찔이'들의 공간이 구체적인 장소이지. "이사 가자/ 정들었던 이곳과는 안녕/ 이사 가자/ 이제는 더 높은 곳으로." 주인공은 힘든 가운데서도 희망을 노래하고 있어.

모르면 몰라도 밝고 신나는 노래일 거야. 진취적인 리듬이 콩닥거리는 노래일 거야. 어차피 인생은 떠돌며 사는 것. 이제껏 정답게 어울려 살던 것들과도 헤어지면서 사는 것. 섭섭함이야 있고 눈물겨움도 있겠지."

나태주 시인은 BTS의 'Butterfly'라는 노래의 가사말을 읽으며 사랑에 대한 마음을 쓰는 BTS처럼 시인에게 시의 원동력은 사랑하는 마음이라고 말한다. 나태주 시인은 BTS가 'Butterfly'에서 부른 사랑의 노래 속 대상은 나비처럼 가볍지만 자취없이 나부끼고 흔들리고 정체 없는 마음, 자칫 사라질 것 같은 마음이라고 이야기한다.

"나는 시인에게 시를 쓰게 하는 마음 가운데 가장 귀한 마음이 호기심과 그리움과 사랑, 그리고 열정이라고 말하지. 그러니까 사랑하는 마음이야말로 시의 원동력이라 할 수 있을 거야."

"그래서 소년들은 입을 모아 호소해. "곁에 머물러줄래/ 내게 약속해줄래/ 손대면 날아갈까 부서질까/ 겁나 겁나 겁나." 사랑의 마음은 이렇게 내가 원하는 대상,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내 앞에서 사라질까봐 걱정하고 근심하는 마음이기도 할 거야."

나태주 시인은 BTS의 노래 제목인 '웨일리언'은 고래(whale)와 외계인(alien)의 합성어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좌절과 한숨과 고독의 목소리를 듣게 되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 노래에서 외계 고래는 절망하고 포기하지 않았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BTS가 독백처럼 자신들의 이야기를 진심을 담아 부르는 것은 오늘의 예술 작품이 추구하는 평범성과 보편성을 나타내는 것이며 그 속에서 우리는 용기를 얻는다는 나태주 시인의 글귀가 눈길을 끈다.

"웨일리언, 바로 BTS 그 자신들. 수신자 없는 노래를 부르는 외계 고래들.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노래를 불려. 언젠가는 자신들의 노래를 들어줄 사람이 있기를 꿈꾸는 일군의 젊은이들. 불굴의 용기를 만나게 돼. 아니, 우리도 용기를 얻게 돼. 노래의 힘이야. 예술의 힘이고 젊은이들의 힘이야."

나태주 시인은 BTS의 노래 'Save ME'는 사랑의 갈구에 대한 것이고 사랑의 승리에 대한 것이라고 말한다. 갈구와 절망 속에서 끝내 승리를 얻어 자유의 몸이 되고 비상하는 존재가 된다는 것, 그것이야말로 사랑의 승리이기 때문이다. 나태주 시인은 이 노래는 치열한 사랑의 호소를 말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이 책에서 위기로부터 탈출하고 해방되는 기쁨을 함께 선사하는 BTS의 아름다운 노래에 대해 극찬하는 나태주 시인의 글귀에 공감한다.

"BTS, 그들의 노래는 이렇게 우리에게 위기를 체험하게 하고, 그 위기로부터 탈출하고 해방되는 기쁨을 함께 선사해. 서정 속의 서사 구조가 있는 것이지. 대단해. 현란해. 아름다워. 젊은이들이 열광하는 걸 나도 짐작할 수 있겠어."

나태주 시인은 BST의 가사집은 의외로 재밋고 정서적 깊이가 있고 생각할 게 많다고 말한다. 나태주 시인은 BTS 노래의 가사들은 무겁고 심각한 주제를 담고 있지만 그 표현은 가볍고도 경쾌하여 노랫말 이전에 특별한 시라고 이야기한다. 뿐만 아니라 나태주 시인은 BTS의 노래는 새롭고 희망적이고 혁명적이기 까지 해서, 우리에게 용기와 꿈을 주는 덕성을 존재한다고 말한다. 인생을 너무 무겁게만 보지 말고 사선으로 바라보고 영화처럼 살아간다면 우리의 인생은 지금보다 더 사랑스러울 수 있다는 나태주 시인의 글귀가 인상적이다.

"가끔 우리는 우리 인생을 정면으로만 보지 말고 사선으로 빗금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어. 그러할 때 인생은 의외로 조그맣고 분명하고 사랑스럽기까지 하지. 인생은 하나의 연극이란 말. 주변에서 듣는 말이기도 하지.

의외로 인생은 심각하지 않아. 크게 겁낼 것도 아니야. 오히려 심각하게 생각할 때 인생은 더욱 심각해지고 겁을 먹을 때 인생은 더욱 겁나는 일이 될 거야. 인생은 연극이다. 그렇다면 연기하듯이 살아볼 필요도 있어."

"BTS 노랫말의 가장 중요한 특성은 후반부에 반전이 오고 변용이 있다는 거야. 새로움이고 발견이고 문제 해결이지. 이건 정말 획기적인 일이야. 여기서 폭발적인 기쁨이 나와. 말하자면 엔도르핀이지. 노래가 우리에게 환희의 호르몬을 선사한다는 것!"

나태주 시인은 BTS의 노래 '둘!셋!(그래도 좋은 날이 더 많기를)'을 읽으며 이 시대의 시와 노래가 진정 우리에게 주어야 할 것은 응원과 축복과 기도와 동행이라고 말한다. "힘들어도 조금만 참아. 내가 옆에 있으니까. 길이 멀어도 너무 힘들어하지 마. 내가 끝까지 동행해줄 테니까. 그래서 우리는 우리 몫으로 돌아온 인생을 완성하고 성공으로 이끌어야 한다고 생각해."라는 나태주 시인의 글은 시와 노래는 대중에게 따뜻한 위로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지금 우리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우울이 아니라 명랑이고, 어둠이 아니라 밝음이고, 절망이 아니라 소망이고 끝끄태 사랑이며,다른 사람의 허물이나 잘못을 조금쯤 가려주는 너그러움, 나의 요구보다는 다른 사람의 요구를 들어주는 너그러운 마음이라는 나태주 시인의 글에서 온기를 느낄 수 있다. 나태주 시인은 BTS의 노랫말을 통해 위안과 희망을 선사하는, 노래가 주는 마술을 경험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방탄소년단이 우리에게 들려주는 위로의 메시지에 다시 한 번 귀를 기울여봐. "그래도 좋은 날이 앞으로 많기를/ 내 말을 믿는다면 하나 둘 셋/믿는다면 하나 둘 셋/ 그래도 좋은 날이 훨씬 더 많기를/ 내 말을 믿는다면 하나 둘 셋/ 믿는다면 하나 둘 셋// 괜찮아 자 하나 둘 셋하면 잇저/ 슬픈 기억 모두 지워 내 손을 잡고 웃어/ 괜찮아 자 하나 둘 셋 하면 잊어/ 슬픈 기억 모두 지워 서로 손을 잡고 웃어."

나태주 시인은 BTS의 노래 'Love Maze'를 읽으며 가슴속에 가득한 감정을 누군가 좋은 사람에게 고백하고 호소하는 시와 같은 막강한 노래의 힘을 느낄 수 있다고 말한다. 나태주 시인은 호소와 고백을 하게 되면 내 마음이 가벼워지고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이거나 감동을 끌어낼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나태주 시인은 겉멋이 많고 가식이 많고 현학이 많아 잘난 척하고 아는 척하는 시인이 되면 독자나 이해자, 동행자, 응원자 없는 예술이 된다고 말하며, 시인이 경계해야 할 내용에 대해 전한다. 쉬우면서도 아름다운 문장을 쓰는 BTS의 노랫말은 오늘의 지치고 힘든 젊은 세대에게 작지만 분명한 용기를 전한다는 나태주 시인의 글에 공감한다.

" "사방이 막혀 있는 미로 속 막다른 길/ 이 심연 속을 우린 거닐고 있지/ 저기 가느다란 빛/ 그 낙원을 향해 헤매고 있기를/ 명심해 때론 거짓은 우리 사일 가르려 하니/ 시련은 우릴 속이려 하지 but/ 그럴 땐 내게 집중해/ 어둠 속에선 우리면 충분해/ 덧없는 거짓 속에서/ 우리가 함께면 끝이 없는 미로조차 낙원."

내가 읽을 때 가장 아름답게 읽히는 문장이야. 그 어떤 시인의 시보다도 좋은 문장이야. 이런 문장을 읽으면서 나도 반성하게 돼. 보다 쉬운 말로 보다 친근하고 속내 깊은 내용을 시로 써야 한다고 말이야. 요즘 시인들이 쓰는 시는 너무 어려워."

거시적이면서도 미시적인 BTS의 노랫말은 광활한 우주를 품고 있으면서도 일상적이고 소소한 개인의 그리움과 사랑을 담고 있다는 나태주 시인의 말은 이 시대의 예술이 가야 할 방향성을 보여준다. <작은 것들을 위한 시>는 BTS의 아름다운 노랫말과 함께 나태주 시인의 담담하면서도 따뜻한 공감의 언어를 보여준 책으로 인상적이다.

이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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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알만 한 진실이라도 (여우눈 에디션) - 박완서 에세이 결정판
박완서 지음 / 세계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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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서 작가님의 진솔하고 따뜻한 글이 인상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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