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것들을 위한 시 - BTS 노래산문
나태주 지음 / 열림원 / 2022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작은 것들을 위한 시>는 청춘들의 깊은 고민과 반짝이는 사랑을 노래한 BTS의 가사에 나태주 시인의 산문을 더한 책이다. 평소 BTS의 노랫말에 관심이 있었다는 시인은 감명 받은 서른다섯 편의 가사를 함께 읽어 내려가며 그 안에 살아 숨 쉬는 메시지를 찾고, 자신이 생각하고 느끼는 바를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이 책에서 나태주 시인은 BTS의 가사를 읽으며 청춘들의 심정과 꿈을 그대로 담고 있는 노랫말에 전 세계 젊은이들이 열광하는 이유를 알게 되었다고 말한다. 나태주 시인은 BTS의 노래 'Tomorrow'의 가사 "해가 뜨기 전 새벽이 가장 어두우니까/ 먼 훗날에 넌 지금의 널 절대로 잊지 마/ 지금 니가 어디 서 있든 잠시 쉬어가는 것일 뿐/ 포기하지 마 알잖아."를 읽으며, 결국 이 노래는 우리에게 미래의 희망을 잃지 말라고 종용하는 노래이고 또 용기를 북돋워주는 노래였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BTS, 방탄소년단. 휘황찬란 빛나는, 아름다운 젊은이들. 그들이 부르는 노래. 나는 처음 그들의 노래 역시 휘황찬란 빛나기만 할 줄 알았어. 그런데 정작 가사 내용은 안 그런 거야. 오늘날 '미생'이니 '취준생'이니 해서 고통스러워하는 보통 젊은이들의 심정과 형편과 꿈을 그래도 닮고 있는거야."

나태주 시인은 BTS의 '이사'라는 노래의 가사를 읽으며 유목민의 삶, 노마드에 대해 말한다. 현대사회로 오면서 모드 인류가 유목민처럼 여기저기 떠돌며 사는 삶을 살게 되고, BST는 '이사'라는 노래를 통해 어차피 불가능한 것, 버릴 것이 있다면 과감히 버리면서 살겠다는 젊은이의 현명함과 유쾌함을 담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뿐만 아니라 나태주 시인은 이 노래에서 "텅 빈 방에서 마지막 짐을 들고 나가려다가/ 잠시 돌아본다/ 울고 웃던 시간들아/ 이젠 안녕."이라는 뒷부분의 키 센텐스가 중요 문장이라고 전한다.

"노래의 주인공은 지금 이사를 준비하면서, 여태까지 머물러 살던 장소와 시간들과 이별하며 추억에 잠겨 있어. '3년' 동안 살았던 집, '논현동 3층' '17평 아홉 연습생 코찔찔이'들의 공간이 구체적인 장소이지. "이사 가자/ 정들었던 이곳과는 안녕/ 이사 가자/ 이제는 더 높은 곳으로." 주인공은 힘든 가운데서도 희망을 노래하고 있어.

모르면 몰라도 밝고 신나는 노래일 거야. 진취적인 리듬이 콩닥거리는 노래일 거야. 어차피 인생은 떠돌며 사는 것. 이제껏 정답게 어울려 살던 것들과도 헤어지면서 사는 것. 섭섭함이야 있고 눈물겨움도 있겠지."

나태주 시인은 BTS의 'Butterfly'라는 노래의 가사말을 읽으며 사랑에 대한 마음을 쓰는 BTS처럼 시인에게 시의 원동력은 사랑하는 마음이라고 말한다. 나태주 시인은 BTS가 'Butterfly'에서 부른 사랑의 노래 속 대상은 나비처럼 가볍지만 자취없이 나부끼고 흔들리고 정체 없는 마음, 자칫 사라질 것 같은 마음이라고 이야기한다.

"나는 시인에게 시를 쓰게 하는 마음 가운데 가장 귀한 마음이 호기심과 그리움과 사랑, 그리고 열정이라고 말하지. 그러니까 사랑하는 마음이야말로 시의 원동력이라 할 수 있을 거야."

"그래서 소년들은 입을 모아 호소해. "곁에 머물러줄래/ 내게 약속해줄래/ 손대면 날아갈까 부서질까/ 겁나 겁나 겁나." 사랑의 마음은 이렇게 내가 원하는 대상,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내 앞에서 사라질까봐 걱정하고 근심하는 마음이기도 할 거야."

나태주 시인은 BTS의 노래 제목인 '웨일리언'은 고래(whale)와 외계인(alien)의 합성어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좌절과 한숨과 고독의 목소리를 듣게 되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 노래에서 외계 고래는 절망하고 포기하지 않았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BTS가 독백처럼 자신들의 이야기를 진심을 담아 부르는 것은 오늘의 예술 작품이 추구하는 평범성과 보편성을 나타내는 것이며 그 속에서 우리는 용기를 얻는다는 나태주 시인의 글귀가 눈길을 끈다.

"웨일리언, 바로 BTS 그 자신들. 수신자 없는 노래를 부르는 외계 고래들.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노래를 불려. 언젠가는 자신들의 노래를 들어줄 사람이 있기를 꿈꾸는 일군의 젊은이들. 불굴의 용기를 만나게 돼. 아니, 우리도 용기를 얻게 돼. 노래의 힘이야. 예술의 힘이고 젊은이들의 힘이야."

나태주 시인은 BTS의 노래 'Save ME'는 사랑의 갈구에 대한 것이고 사랑의 승리에 대한 것이라고 말한다. 갈구와 절망 속에서 끝내 승리를 얻어 자유의 몸이 되고 비상하는 존재가 된다는 것, 그것이야말로 사랑의 승리이기 때문이다. 나태주 시인은 이 노래는 치열한 사랑의 호소를 말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이 책에서 위기로부터 탈출하고 해방되는 기쁨을 함께 선사하는 BTS의 아름다운 노래에 대해 극찬하는 나태주 시인의 글귀에 공감한다.

"BTS, 그들의 노래는 이렇게 우리에게 위기를 체험하게 하고, 그 위기로부터 탈출하고 해방되는 기쁨을 함께 선사해. 서정 속의 서사 구조가 있는 것이지. 대단해. 현란해. 아름다워. 젊은이들이 열광하는 걸 나도 짐작할 수 있겠어."

나태주 시인은 BST의 가사집은 의외로 재밋고 정서적 깊이가 있고 생각할 게 많다고 말한다. 나태주 시인은 BTS 노래의 가사들은 무겁고 심각한 주제를 담고 있지만 그 표현은 가볍고도 경쾌하여 노랫말 이전에 특별한 시라고 이야기한다. 뿐만 아니라 나태주 시인은 BTS의 노래는 새롭고 희망적이고 혁명적이기 까지 해서, 우리에게 용기와 꿈을 주는 덕성을 존재한다고 말한다. 인생을 너무 무겁게만 보지 말고 사선으로 바라보고 영화처럼 살아간다면 우리의 인생은 지금보다 더 사랑스러울 수 있다는 나태주 시인의 글귀가 인상적이다.

"가끔 우리는 우리 인생을 정면으로만 보지 말고 사선으로 빗금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어. 그러할 때 인생은 의외로 조그맣고 분명하고 사랑스럽기까지 하지. 인생은 하나의 연극이란 말. 주변에서 듣는 말이기도 하지.

의외로 인생은 심각하지 않아. 크게 겁낼 것도 아니야. 오히려 심각하게 생각할 때 인생은 더욱 심각해지고 겁을 먹을 때 인생은 더욱 겁나는 일이 될 거야. 인생은 연극이다. 그렇다면 연기하듯이 살아볼 필요도 있어."

"BTS 노랫말의 가장 중요한 특성은 후반부에 반전이 오고 변용이 있다는 거야. 새로움이고 발견이고 문제 해결이지. 이건 정말 획기적인 일이야. 여기서 폭발적인 기쁨이 나와. 말하자면 엔도르핀이지. 노래가 우리에게 환희의 호르몬을 선사한다는 것!"

나태주 시인은 BTS의 노래 '둘!셋!(그래도 좋은 날이 더 많기를)'을 읽으며 이 시대의 시와 노래가 진정 우리에게 주어야 할 것은 응원과 축복과 기도와 동행이라고 말한다. "힘들어도 조금만 참아. 내가 옆에 있으니까. 길이 멀어도 너무 힘들어하지 마. 내가 끝까지 동행해줄 테니까. 그래서 우리는 우리 몫으로 돌아온 인생을 완성하고 성공으로 이끌어야 한다고 생각해."라는 나태주 시인의 글은 시와 노래는 대중에게 따뜻한 위로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지금 우리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우울이 아니라 명랑이고, 어둠이 아니라 밝음이고, 절망이 아니라 소망이고 끝끄태 사랑이며,다른 사람의 허물이나 잘못을 조금쯤 가려주는 너그러움, 나의 요구보다는 다른 사람의 요구를 들어주는 너그러운 마음이라는 나태주 시인의 글에서 온기를 느낄 수 있다. 나태주 시인은 BTS의 노랫말을 통해 위안과 희망을 선사하는, 노래가 주는 마술을 경험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방탄소년단이 우리에게 들려주는 위로의 메시지에 다시 한 번 귀를 기울여봐. "그래도 좋은 날이 앞으로 많기를/ 내 말을 믿는다면 하나 둘 셋/믿는다면 하나 둘 셋/ 그래도 좋은 날이 훨씬 더 많기를/ 내 말을 믿는다면 하나 둘 셋/ 믿는다면 하나 둘 셋// 괜찮아 자 하나 둘 셋하면 잇저/ 슬픈 기억 모두 지워 내 손을 잡고 웃어/ 괜찮아 자 하나 둘 셋 하면 잊어/ 슬픈 기억 모두 지워 서로 손을 잡고 웃어."

나태주 시인은 BTS의 노래 'Love Maze'를 읽으며 가슴속에 가득한 감정을 누군가 좋은 사람에게 고백하고 호소하는 시와 같은 막강한 노래의 힘을 느낄 수 있다고 말한다. 나태주 시인은 호소와 고백을 하게 되면 내 마음이 가벼워지고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이거나 감동을 끌어낼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나태주 시인은 겉멋이 많고 가식이 많고 현학이 많아 잘난 척하고 아는 척하는 시인이 되면 독자나 이해자, 동행자, 응원자 없는 예술이 된다고 말하며, 시인이 경계해야 할 내용에 대해 전한다. 쉬우면서도 아름다운 문장을 쓰는 BTS의 노랫말은 오늘의 지치고 힘든 젊은 세대에게 작지만 분명한 용기를 전한다는 나태주 시인의 글에 공감한다.

" "사방이 막혀 있는 미로 속 막다른 길/ 이 심연 속을 우린 거닐고 있지/ 저기 가느다란 빛/ 그 낙원을 향해 헤매고 있기를/ 명심해 때론 거짓은 우리 사일 가르려 하니/ 시련은 우릴 속이려 하지 but/ 그럴 땐 내게 집중해/ 어둠 속에선 우리면 충분해/ 덧없는 거짓 속에서/ 우리가 함께면 끝이 없는 미로조차 낙원."

내가 읽을 때 가장 아름답게 읽히는 문장이야. 그 어떤 시인의 시보다도 좋은 문장이야. 이런 문장을 읽으면서 나도 반성하게 돼. 보다 쉬운 말로 보다 친근하고 속내 깊은 내용을 시로 써야 한다고 말이야. 요즘 시인들이 쓰는 시는 너무 어려워."

거시적이면서도 미시적인 BTS의 노랫말은 광활한 우주를 품고 있으면서도 일상적이고 소소한 개인의 그리움과 사랑을 담고 있다는 나태주 시인의 말은 이 시대의 예술이 가야 할 방향성을 보여준다. <작은 것들을 위한 시>는 BTS의 아름다운 노랫말과 함께 나태주 시인의 담담하면서도 따뜻한 공감의 언어를 보여준 책으로 인상적이다.

이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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