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철학, 생각의 깊이를 더한다는 것
와카마쓰 에이스케 지음, 박제이 옮김 / 독개비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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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철학자들의 책을 소개하며 철학의 의미가 무엇인가를 배울 수 있는 책으로 인상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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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철학, 생각의 깊이를 더한다는 것
와카마쓰 에이스케 지음, 박제이 옮김 / 독개비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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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철학, 생각의 깊이를 더한다는 것>은 플라톤의 '소크라테스의 변명', 르네 데카르트의 '방법서설', 한나 아렌트의 '인간의 조건', 요시모토 다카아키의 '공동 환상론'을 바탕으로 대화, 생각, 일, 믿음에 대한 철학자들의 생각을 들여다본 인문 도서이다. 소크라테스, 데카르트, 아렌트, 요시모토는 하나같이 시대와 깊게 뒤섞여 살았다. 책상 앞에만 죽치고 앉아있기보다는 행동했다. 그것을 통해 다른 이들과 깊이 교류했다. 때로는 비판도 받았다. 그러면서 자기 몫의 삶을 살아낸, 시대를 대표하는 철학자이자 사상가다. 시대와 정면으로 맞서며 살아낸 이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통해 철학이란 무엇인지 생각해보고,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물음은 무엇인지 발견하도록 이끌어준다. 이 책을 통해 철학자가 도달한 곳이 아니라 그들이 걸어간 길을 따라가는 생각의 여정을 만나볼 수 있다.



저자는 소크라테스는 말을 잘 하는 사람이었지만, 그런 소크라테스가 '진실'된 말은 '무작위'로 하는 말이라고 했다. 지극히 평범한 단어로 이루어진 말이라는 소리다. 보통 우리는 무엇을 말할지 생각한 다음에 어떻게 말할지를 생각하지만 소크라테스는 '어떻게'는 '무엇을'보다 못하지 않다고 확신했다. '무엇을'은 요약할 수 있지만, '어떻게'는 요악할 수 없고 치환 불가능하다. 요약하거나 대체할 수 없는 것 중에서 '진실'된 것을 발견해나가는 일이 중요하며, 바로 이것이 소크라테스의 생각이라는 저자의 글이 눈길을 끈다.

"'미사여구'로 장식된 말은 누군가의 모방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나로 살면서 터득한 말로 이야기하게 된다. 그것은 어쩌면 '무작위'로 들릴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것 말고 방법은 없다. 그것이 소크라테스가 서 있는 위치였다. 곧 '무엇을 말할 것인가'보다는 '어떻게 말할 것인가'가 더욱 중요하다. 오히려 '어떻게'가 정해지면 '무엇을'은 자연히 정해진다."

저자는 소크라테스는 자신은 불완전하다고 생각하는 상태야말로 인간이 가장 지혜로 충만한 상태라고 말했다고 전한다. 이 '모른다는 사실을 아는 것'을 '무지의 지'라고 한다. 뿐만 아니라 저자는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인식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모르는 자신을 산다는 것은 조금 다른 영역이라고 이야기한다. 이 '무지의 지'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

"'인간성'은 완전하다. 왜냐하면 인간성은 누구나 대등하게 부여받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를 포함한 모두의 인간성 '상태'는 불완전하다. 누구나 발전하는 중인 불완전한 상태이기에 비로소 인간성을 기름으로써 인생의 깊이를 더하 수 있다. 그리고 불완전하다고 스스로 아는 것은 자신이 완전히 지혜를 지니고 있지 않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저자는 빨리 이해하는 것을 미덕으로 삼는 현대인에게 데카르트의 <병법서설>에서 "어떤 사람은 타인이 20년이나 걸려서 생각한 모든 것을 고작 두어 마디 말을 듣고서는 하루 만에 다 알 수 있다고 믿는다. 머리가 좋으면 좋을수록 쉽게 틀릴 수 있고 진리를 파악하는 힘도 약해질 수 있다. 그들이 나의 원리라고 믿는 것을 토대로 삼아 터무니없는 철학을 만들어내는 빌미를 주지 않기 위해서라며, 또한 그 잘못을 내 탓으로 돌리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라는 문장을 거듭 읽어보라고 권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배워야 할 점은 '빨리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오래 생각하는 것'이다. 저자는 빨리 이해하려는 것은 예지에 대한 모독이라고까지 데카르트는 느낀 것 같다고 이야기한다. 뿐만 아니라 저자는 더욱 위험한 것은 잘 모르면서 아는 척 하는 것이며, 나아가 자신이 알지 못하는 것에는 의미가 없다고 단정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현대인에게는 수많은 것을 빨리 알고자 하는 성향이 있다. 하지만 데카르트가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것은 '빨리 아는 것'보다는 '확실히 아는 것', '깊이 아는 것'이다. 곧 알아야 할 것을 알아야 할 때 아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저자는 데카르트는 우리에게 무언가를 '배우는 일'과 무언가를 '사는 일'은 다르다고 말한다고 전한다. 나아가 무언가를 '배우는 일'과 '사는 일' 양쪽의 길이 있다고 이야기한다. 우리는 어느 한쪽이 아니라 양쪽을 동시에 살아야 한다는 사실을 데카르트로부터 밝혀낸 것이다.

"공부는 훌륭한 일이다. 그러나 아무리 공부해도 우리는 그것에서 다른 사람이 가르쳐준 것 외에는 배울 수가 없다. 스스로 찾아야 하는 것은, 결국 제 손으로 찾아야 한다. 데카르트는 그 사실을 깨달았다. 진정한 배움이란 공부 바깥에서 자신이 만나야 하는 것을 발견하는 일이 아닐까. 데카르트는 그렇게 생각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러한 일은 누구나 경험하는 것이리라. 가령 지금부터 내가 '사랑이란 이러한 것이다'라는 강의를 한다고 치자. 이때 내가 사랑이라는 문제에 대해 동서고금의 명저가 말하는 것을 소개하면 여러분은 그것에 관해 '배우는 일'이 가능하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진정한 사랑을 '사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것은 자신이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었을 때 비로소 알 수 있기 때문이다. 타인의 설명으로 '사랑'에 관해 이해했다고 생각한다면 진정한 배움이라 할 수 없다."

저자는 데카르트는 인간이 타인에게 영향을 주려 할 때, 그것에 무척 어리석은 무언가가 숨겨져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말한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다양한 형태로 타인에게 영향을 준다. 하지만 타인에게 영향을 주는 것만 생각하다 보면 막상 자신이 보이지 않게 되어 '말'에서 멀어지고 만다. 저자는 우리는 자신의 언행이 진정 자신의 '영혼'을 갈고 닦기 위해 좋은 것인지 생각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자신이 진정으로 시도해보고 싶은 한 것은 세계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바뀌는 것이다. 자신을 바꾸라는 것 뿐이므로 누군가를 흉내 내기를 바라지 않으며, 이것을 하나의 계기로 자신과 대화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저자의 글에 공감한다.

"데카르트의 <방법서설>은 자기 자신을 다시 바라봄으로써 자신 안에 또 하나의 대화 주체를 발견하기 위한 책이다. 자기 자신을 다시 바라보고, 자신을 바꿔나가기 위한 책이다.(...)

자신 안에서 진정 우수한 타자를 얼마나 발견할 수 있을가. 데카르트는 자신과 다른 가치관을 지닌 사람과 깊은 대화를 펼쳐나갔다. 데카르트는 이것을 책상 위에서 고찰하지 않았다. 마흔한 살까지 책상에서 떨어져 직업이 다양하고 신분이 다양한 사람들과 이야기하여 <방법서설>이라는 책을 탄생시켰다."

저자는 철학자들의 생각을 뜻하는 '철학'이 아니라 일상에서의 철학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는 우리 개개인을 의미한다. 누군가의 생각, 누군가의 언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그것과 대화하면서 우리는 누구나 자신의 철학을 구축해야만 한다고 이야기한다. 뿐만 아니라 저자는 '철학은 철학자만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대전제를 세우고 20세기를 대표하는 한나 아렌트의 말을 통해 '일'의 의미를 생각해보는 시간을 제공한다. 저자는 인간은 누구나 방황할 때 재빨리 답을 찾고 싶지만, 그러면 인간은 그 답에 다소 속이 있어도 그것을 들이키고 만다고 말한다. 저자는 철학적 힘을 키우기 위해서는 목이 마르다고 해서 독을 마셔서는 안 되며, 그 목마름을 견디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만약 어떤 문제를 진정으로 생각하려 한다면, 어느 특정한 사람의 이론을 궁극의 해답처럼 생각하는 것이나 그렇게 생각하도록 재촉하는 것을 의심해보아야 한다. 그것이 철학의 전제라고 아렌트는 말한다.

이때 아렌트는 단순히 해답처럼 보이는 것을 의심하라고만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이 아니라 한 사람의 인간이 절대적인 말을 할 수는 없다는 전제에서 개개인이 각자 사고의 깊이를 더해야 한다고 호소하는 것이다."

저자가 노동과 일의 근원적인 차이를 말하는 아렌트의 글을 소개하여 인상적이다. 아렌트는 "노동이란 인간 육체의 생물학적 과정에 대응하는 활동력이다. 인간 육체는 자연스레 성장하여 신진대사를 한다. 그리고 결국 썩게 되는 이 과정은 노동에 의해 생명 과정에서 태어나 소비되는 생활의 필요물로 구석된다. 이때 노동의 인간적 조건은 생명 그 자체다. 일이란 인간 존재의 비자연성에 대응하는 활동력이다. 인간 존재는 종의 영원한 생명 순환에 맹목적으로 따르는 데 있는 것이 아니며, 인간이 죽어야 하는 존재라는 사실은 종의 생명 순환이 영원하다는 사실로 위안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일은 모든 자연환경과 지극히 다른 '인공적' 세계를 만들어낸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아렌트는 노동은 생명 활동과 깊이 맺어진 행위라고 생각했고, 아렌트가 말하는 '노동'이라는 말에는 인간의 근원적인 존엄과 같은 것이 담겨 있다고 말한 이 책의 글귀에 깊이 공감한다. 그러므로 인간은 살아 있는 한 노동에서 벗어날 수 없다. 만인이 항상 '삶'이라는 노동에 종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그곳에서 흔들리지 않는 의미를 찾아내는 데서 아렌트의 철학은 출발한다고 이야기한다.

"현대에는 아렌트가 말하는 노동의 의미가 퇴색된 채 '일'하기를 강요받는다. 그가 말하는 '노동'을 잊은 채로 일의 평가에 따라 인간의 삶이나 존재를 판단하는 세상이 되었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보자. 일 없는 노동은 성립하지만 노동 없는 일은 성립하지 않는다. 일 위에 노동이 있는 것이 아니다. 생명과 직결된 노동 위에야말로 진정한 의미의 '일'이 꽃피우는 것이다.

일의 현장에서는 노동력이라는 말이 자주 쓰인다. 그러나 이 말이야말로 아렌트가 말하는 '노동'에서 가장 동떨어져 있다. 그가 말하는 노동은 그 사람만 행할 수 있다는 고유한 의미를 지닌 생명의 행위를 가리킨다. 그런데고 노동력이라는 말은 노동을 대체 가능한 양적인 것으로 치환해버린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20세기를 대표하는 문학가이자 사상가인 요시모토 다키아키의 <공동 환상론>에 대해 말한다. 저자는 이 책을 소크라테스부터 시작하여 요시모토 다카아키로 끝내려 한 것은 그가 누구를 대하든 자신이 생각하는 것을 강속구로 날리는 사람으로, 자신이 살아낸 모습과 실로 가깝다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요시모토 다키아키는 개인의 내면에 깃든 인간을 신뢰하는 인물이었다고 말한다.




이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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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화한 불복종자 - 관계를 지키면서 원하는 것을 얻는 설득의 심리학
토드 카시단 지음, 이시은 옮김 / 흐름출판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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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은 세상을 위해 반대할 수 있는 용기와 가치의 힘을 배울 수 있는 책으로 인상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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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화한 불복종자 - 관계를 지키면서 원하는 것을 얻는 설득의 심리학
토드 카시단 지음, 이시은 옮김 / 흐름출판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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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복종이라는 용어는 매우 오랫동안 부정적인 이미지로 비춰졌다. 하지만 아이디어가 진화하고 사회가 발전하려면 통념에 도전하고 경직된 생각을 개선하려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현재의 안락함에 기댄채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변화는 결코 찾아오지 않는다. 사회에 반해 파괴적인 행위를 서슴지 않는 다른 불복종자와 달리 사회와 인류의 이익을 위해 안전한 다수 세력에서 벗어나 불편한 길로 자처해 나아가는 '원칙적인 불복종자'는 권위에 맞서 성공 가능성과 기회를 잡으면서도 반발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려 애쓴다. 지금까지 대부분 진보는 용기 있는 사람들이 사회 규범에 저항하는 과정에서 이뤄졌다. 기존 통설이 어떤 부분에서 옳지 않고 머물러 있으며 심지어 위험하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고 반대 주장을 제기했으며, 그에 반대하는 수많은 사람을 뛰어넘었다. 이견은 진보로 이어진다. 반대 의견을 금지하면 문명의 진화 속도는 느려진다. 이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만 다수 의견에 반하는 목소리를 낼 만큼 용기 있는 사람은 드물다.

최근 수십 년간 연구자들은 감정, 자기 조절, 창의성, 설득, 소수 영향, 집단 간 갈등, 정치심리학, 집단 역학 등 다양한 주제를 연구하면서 ‘남들과 다른 의견’을 어떻게 하면 ‘성공적으로 제시’할 수 있는지 밝혔다. 이와 함께 다수의 사람이 익숙한 생각을 벗어나 반대 의견을 받아들이는 과정에 대한 과학적 발견들이 알려지면서 불복종자들의 값지고 체제 전복적인 의견이 수용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원칙적인 불복종자들이 대중을 설득하려면 정서적인 저항을 극복하는 소통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온화한 불복자들>은 일상생활을 개선하는 실용적인 방법들을 과학에서 찾아내 대중에게 알리는 심리학자이자 웰빙과 회복력, 심리적 유연성, 삶의 의미와 목적, 호기심, 사회적 불안 관리 최고 전문가 중 한 명인 저자 토드 캐시던이 10년간의 연구를 종합해 찰스 다윈, 넬슨 만델라, 레오나르도 다 빈치, 마틴 루서 킹, 니콜라 테슬라, 스티브 잡스 증 관습적인 사고를 거부하고 진보를 추구한 불복종자들의 예시와 심리학 이론을 들어 반대 의견을 좀더 효과적으로 피력하는 실용적인 방법을 익히게 함으로써 낯선 것에 대한 두려움과 불신을 극복하고 일반적인 통념을 창조적이고 개방적인 생각으로 대체해 개인, 조직, 사회의 생활이 원활해지고 발전하도록 안내하고, 나아가 이로써 세상에 정의, 창의성, 용기가 더욱 가득하기를 희망하는 책으로 흥미롭다.

"이 책은 다음과 같은 사람을 위해 쓰였다. 적어도 일부 통념과 관행이 시급히 개선되어야 한다고 믿는 사람. 이 세상에 정의, 자유, 경제적 안정, 대의, 공동체, 인간다움이 늘어나기를 염원하는 사람. 비순응의 가치를 이해하고 쓸모없는 규범을 폐지해 진보를 이루려는 자유사상가들이 우리 사회에 절실히 필요하다는 점을 인정하는 사람.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고 때로는 웃고 욕하고 즐기면서 세상을 바꿔도 좋다고 믿는 모든 사람."



저자는 원칙적인 불복종은 2차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사회를 개선시키려는 의도의 반항을 의미한다고 말한다. 원칙적인 불복종자들은 가치 있고 중요한 아이디어를 실현시킬 추진력을 얻고자 한다. 어느 순간 그들은 의식적으로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인류의 이익을 위해 안전한 다수 세력에서 벗어나 불편한 첫걸을 떼기로 결심한다. 뿐만 아니라 저자는 사회를 개선하려면 원칙적인 반항이 필요적이며, 반항은 당신과 주변 사람들의 삶을 더욱 충요롭고 재미있고 충만하게 만들기도 한다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대다수 사람들이 혁명을 일으키지 않는 이유는 익숙한 현재 상황에 안도하고, 체제의 위협을 느끼면 하나로 뭉치고, 현재 상태에 의존한다고 느끼며, 앞으로 더 나아지리라 희망을 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오랫동안 널리 받아들여진 관습과 신념에 따르는 것은 인간 본성이며, 미래의 불복종자는 이런 편양을 인정해야만 그에 대처하고 궁극적으로 넘어설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원칙적인 불복종은 우리의 인지 편향을 무력화하고, 창의성을 북돋우며, 더 많은 불복종을 부추긴다고 말한다. 저자는 집단에 반대자가 1명이라도 있으면 사안을 신중하게 고려하면서 반대자의 입장을 뒷받침하는 충분한 근거를 검토하려는 동기가 생기게 된다고 이야기한다. 뿐만 아니라 우리가 개방적인 태도를 취해서 좀더 반항적으로 행동하고, 다르게 생각하고, 목소리를 높이고, 행동을 취하기를 바라며, 주변에서 만나는 반항자들을 좀더 열린 마음으로 대하고, 특히 그들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을때도 그러기를 바란다는 저자의 글에 깊이 공감한다.

"반대자의 입장을 접하면 우리는 상반된 입장을 지지하는 근거를 검토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현실을 점검하는 데 마음을 열고 자신의 입장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동기 부여된 추론과 확신에 계속 얽매이기보다 더 비판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을 갖추게 된다. 편파적으로 생각하는 성향이 줄어들고 사심 없이 진실을 추구하는 과학자처럼 생각하기 시작한다. 일반적으로 집단 안에 반대자가 있으면 구성원들은 노력이 덜 드는 정신적 지름길을 포기하고 좀더 정교하고 깊이 있게 정보를 처리하는 태도로 전환된다."

저자는 당신이 원칙적인 불복종자라면 친근한 태도와 회유적인 접근 방식을 취해야 한다고 말한다. 현상 유지를 지지하는 사람들을 망신 주거나 비난하거나 폄하하지 말고, 기존 통념의 옹호자들을 앞으로 당신의 협력자가 될 사람들로 여겨야 한다. 뿐만 아니라 저자는 원칙적인 불복종자로서 처음부터 호감을 얻으리라 기대하지 말고, 혁명이 아니라 진화를 목표로 삼으며, 변화의 주체가 되는 것은 반항자인 당신의 소명이자 특권이라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반항에 따르는 고통에 대해 이야기하며, 고통을 의연하게 견디려면 새로운 비장의 무기인 '심리적 유연성'을 개발하라고 말한다. 심리적으로 유연한 사람들은 생각, 감정, 행동을 주어진 상황에 적절히 맞추면서도 반드시 자신에게 중요한 일에 중점을 두고 행동하려 노력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자신의 사명과 도덕적 근거가 명확하다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더 심한 고통을 견뎌내며 안정감을 유지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자신이 이루려는 목표를 확실히 알면 다른 사람들의 혹독한 비난에 개의치 않고 자기가 가려는 길을 자신 있게 걸어갈 수 있다는 저자의 글이 눈길을 끈다.

이 책에서 저자는 불복종자가 일단 성공해 권력을 얻으면 기존의 가치를 내팽개치고 자신이 약속했던 대의를 이루는 데 실패해 기대에 못 미치는 행보를 보이는 것에 대한 경고의 이야기를 담아낸다. 저자는 인간이 천성적으로 얼마나 부족 중심적이며 특히 권력이 교체되는 시점에 그렇다는 점을 알면 한때 우리를 의심하거나 박해했던 사람들을 악마로 몰아가고픈 충동을 자제하고 좀더 사려 깊고 합리적으로 행동할 수 있다고 말한다. 또한 저자는 권력에 의해 자기 인식이 어떻게 흐려지는 지를 계속 주시하고, 자신의 확립된 가치관을 자주 상기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저자는 승리한 반항자들은 비판적인 사고방식을 키워서 누가 제기하든 선의의 회의론을 환영하며 모두에게 도움이 되도록 통설을 수정하고 개선하는 회의론의 힘을 인정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우리는 같은 집단 구성원들에게 공감하고 자부심과 기쁨을 나누며 그들의 요구에 응하지만 외부인에게는 그렇게 행동하지 못한다. 우리는 같은 집단 구성원들이 '타자'에 대해 공격적이고 폭력적이며 착취적으로 행동할 때는 못 본 척하고, 외부인을 공공의 적으로 지목해 그들의 반대편으로서 우리 집단을 규정한다. 힘든 상황에서는 우리 자신보다 다른 사람이나 대상을 비난하는 편이 더 편리하기 때문이다. 이런 역학관계로 인해 성공한 불복종자들이 기존 다수파 구성원들을 모질게 탄압하고 불필요한 고통을 초래하는 일이 매우 자주 반복된다. 또 불복종자들은 이 몰락한 다수파의 잠재적으로 유용한 의견을 묵살해 향후 분쟁이 발생할 빌미를 제공한다."

"역사적으로 혜택받지 못하던 소수자들이 권력을 잡게 되면 반드시 자제력을 발휘하도록 힘써야 한다. 그들과 똑같이 바라보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고용하거나 존중하거나 경청하기보다 다양한 차이를 존중하고 모든 사람을 환영하는 태도를 견지해야 한다. 그들이 중시하는 일반적인 이데올로기 검사조차 통과하지 못하는 사람이라 해도 말이다. 권력의 영향력은 피부색, 성벽, 사회 경제적 배경, 섹슈얼리티, 그 밖의 차이점이 아니라 우리의 지성과 지혜에서 비롯되어야 한다. 활발한 토론 문화를 장려해 모든 사람의 아이디어가 그 가치에 따라 평가받고 모든 종류의 회의론과 불복종이 자유롭게 허용되는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한다."

저자는 불복종자들과 더 생산적으로 교류하기 위해 자기 거리두리를 연습하라고 말한다. 자기 거리두기가 가능한 사람들은 감정이 격해지는 상황에서도 평정심을 잘 유지할 수 있다. 자기 거리두기를 연습하면 당신과 반대되는 신념을 가진 사람들의 주장에 노출되어도 방어적으로 반응하는 일이 줄어든다. 뿐만 아니라 저자는 호기심을 키워, 생소하거나 반대되는 관점을 마주했을 때 당신의 신념을 건전하게 회의하는 데서 시작하라고 이야기한다. 다른 사람이 제시하는 의견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그리고 저자는 비순응적인 아이디어를 더 잘 순응하기 위해 '의도적인 겸손'을 실천하라고 말한다. 자신이 잘못 알고 있을 가능성을 스스로 인정할 때 원칙적인 불복종의 가치에 더 감사하게 되고 반항자들을 더 존중하게 된다. 저자는 그래야 무조건 외면하거나 침묵 속에 움츠러드는 대신 약자를 위해 더 기꺼이 싸울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이 책의 마지막 장에서 저자는 원칙적인 반항자들을 키우려면 아이들이 스스로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고 믿어야 한다고 말한다. 아이들이 과거의 모험이나 미래의 계획을 이야기할 때는 적극적으로 반응하고, 아이들에게 원래 새로운 일을 시도하고 도전할 때는 불안한 생각과 감정이 드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해주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아이들에게 비판적인 사고능력을 길러주어야 한다. 원칙적인 불복종은 자유롭게 정보를 수집해 헛소리에서 유용한 정보를 걸러내고 다른 사람들에게 가치 있는 의견을 받아들이도록 설득하는 능력에 달려 있다. 저자는 아이들은 자유롭게 질문하며 양질의 정보와 질 낮은 정보를 구분하는 데 거리낌이 없어야 하며, 섣부른 판단이나 성급한 분석을 자제하고 비판적인 분석 과정을 자연스럽게 진행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저자는 아이들에게 다양한 형태의 용기를 알려줘 자신의 용기를 표현할 수 있는 언어를 제공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세상에는 여전히 많은 불필요한 고통과 부당함, 불평등, 비효율성, 명백한 오해가 존재한다. <온화한 불복종자는>는 원칙적인 불복종자가 되기 위해 독자에게 오늘 무엇을 바꿀것인가에 대해 질문하고 세상을 바꿀 행동에 나설 수 있는 용기를 북돋는 책으로 인상적이다.

"인간종이 존속하려면 우리 모두 다음 세대가 우리보다 비순응주의자들에게 잘 적응하도록 이끌어야 한다. 원칙적인 반항자들을 육성함으로써 자신의 의견이 있고 그것을 표현할 용기가 있는 후손의 손에 우리의 미래를 맡겨야 한다. 우리 아이들은 불복종자들을 처벌하거나 내쫓기보다 반항심이 그들 세대의 슈퍼 파워, 즉 성공의 열쇠임을 인정하고 그 힘을 해방시킬 것이다. 결국 용기 있게 질문하고 도전하고 해체해 기존의 역기능적인 체제를 더 나은 체제로 대체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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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섬
쥴퓌 리바넬리 지음, 오진혁 옮김 / 호밀밭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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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항하지 않고 정치에 무관심할 때 다가오는 세계에 대한 진실을 이야기하여 인상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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