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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개를 힘들게 하는가! - 문제행동으로 힘들어하는 반려견과 가족을 위한 책
권기진 지음 / 좋은땅 / 2023년 3월
평점 :
<무엇이 개를 힘들게 하는가!>는 반려견 행동기반트레이너 권기진이 제안하는 행복한 반려생활방법을 담은 책이다. 개를 사람처럼 대하는 '의인화'의 오류를 지적하고, 분리불안, 식분증 등의 유형별 문제행동을 교정하는 실천방법을 상세히 수록하고 있다. 문제행동은 사람과의 생활이 개의 본성과 맞기 않기에 발생한다. 따라서 사람이 개의 관점에서 보지 않는다면 문제행동은 줄어들지 않을 것이다. 저자는 반려생활의 진정한 의미인 '공유'를 역설하며 사람들의 인식 변화를 호소한다.
이 책은 '1장 개와 인간 '무리'가 되다, 2장 개의 생각은 당신의 생각과 다르다, 3장 개의 행복은 인간의 행복과 다르다, 4장 당신의 개는 당신에게 학대받는 중입니다, 5장 가짜 부모의 방임! 훈육 없이는 평화도 없다, 6장 개들이 보내는 고통의 신호들, 7장 당신이 변해야 개에게 평화가 온다, 8장 모든 문제의 근원 '주도권', 9장 조금만 더 자연에 가깝게 살게 하라'라는 9개의 목차로 구성되어 있다.
"개는 사람이 함께 행복한 반려생활은 거져 오는 것도 아니고 다른 사람이 만들어 주는 것도 아닙니다. 반려인이라면 개들의 생각을 읽기 위해 노력하고 개들의 삶을 객관적으로 들여다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 책에서 제시하고 있는 방법들을 몇 개월만 실천해 나갈 수 있다면 많은 개들이 심리적 불안에서 벗어나 인간 세상을 두려워하거나 과민하지 않게 살아갈 수 있을 거라 확신합니다."
저자는 개들에게 인간이 필요한 이유는 구조적으로 사람 외의 존재와는 '무리'를 형성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태어나 처음 무리 관계를 맺게 되는 어미와 형제들과는 인간에 의해 생이별하게 되고, 다른 개들과 교류할 기회도 없이 인간의 가정에 갇혀 버리다 보니 유일하게 무리를 맺을 수 있는 존재가 인간밖에 없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저자는 좋은 양육자가 되려면 잘 보살피는 것으로 만족하지 않고, 반려견의 삶을 평온하고 올바르게 이끌어 갈 팩임을 최우선으로 삼아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인간이 개들에게 어른으로 인식되기 위해서는 인간사회의 어른이 아닌, 동물사회의 어른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동물사회에서의 어른이란, 내 것을 지킬 수 있고 주관 있게 행동하는 힘과 자신감을 가진 존재이다. 어리거나 약한 개처럼 행동새서는 개들 사회의 어른으로 인식되지 못한다. 저자는 '반려견 행동이론'에서 말하는 어리거나 약한 개로 인식되는 행동 4가지인 '4대 접촉행위'는 모든 행동문제 해결의 바탕으로 적용하는 매우 중요한 항목이라고 말한다. 이는 이유 없이 반려견의 눈을 자주 주시하는 것, 시도 때도 없이 반려견에게 말을 거는 것, 개의 얼굴 주변을 조물거리거나 빠르게 만드는 행동을 반복하는 것, 개와 수시로 장난치고 놀아 주는 것이다. 저자는 과한 접촉행위를 줄일 수만 있다면, 반려견에게 어른으로 존중받을 것이며, 반려견도 어른으로 변모하게 될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반려생활의 궁극적 목표는 반려견과 삶을 공유함으로써 행복을 누리는 데 있다고 말한다. 개가 인간 사회에서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신체적 제약보다 정신적 제약에서 벗어나도록 하는 것이 먼저라는 저자의 글이 눈길을 끈다. 저자는 '정신적 제약'이란, 개들이 사람과 살아가면서 겪는 불안, 초조, 긴장, 공포, 두려움 등 심리적 부장용에 시달리는 환경에서 살아가는 것을 말하며, 이런 문제는 과연 '개가 인간 사회에서 살아가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라는 의문이 들게 한다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오랫동안 개들을 관찰해 오면서 개를 덜 짖고 덜 예민하게 기를 수 있는 확률 높은 방법은, 영 있게 말하고 호들갑스럽지 않게 대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앉기'나 '엎드리기'를 가르치는 게 아니라, 그냥 말을 많이 걸지 않으면서 차분하게 반응하는 것만으로도 반려견의 과잉 행동을 완화시킬 수 있고, 불안을 덜 느끼는 개로 기를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반려견에게는 진중하고 평온한 반려인이 필요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도 그렇고 다 자란 개들 사이에서도 진중하고 평온한 존재는 '경거망동'하지 않음으로써 다른 구성원들을 이끌어 갑니다. 어려서부터 봐 온 양육자가 정적이고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 강아지가 양육자를 대하는 태도는 새끼 강아지가 어미를 대하는 태도와 흡사해집니다. 어미개는 강아지들에게 놀이친구가 아닌, 단호하고 확신 있는 리더입니다."
저자는 반려견이 아무리 애틋하고 사랑스럽더라고 지나친 '의인화'에 빠지지 않도록 반려인 스스로 경계해야 한다고 말한다. 뿐만 아니라 저자는 개를 사람으로 여기는 사람은 개에 관해 아는 것이 전혀 없고, 개에 관해 궁금한 것도 없는 사람이라고 이야기한다. 반면, 개를 사람처럼 대하는 사람은 개에 관한 많은 것을 알기 위해 노력한다.
"'의인화'에 빠진 사람들은 열심히 짖고 있는 개를 달래고 안아 주면 진정할 거라 생각합니다. 분리불안에 빠진 개에게 개들의 방식이 아닌, 아동 분리불안요법을 사용하려 들기도 합니다. '엄마 금세 돌아올 테니 간식 먹고 있어!'라고 말하고 나간 뒤 얼마 지나지 않아 돌아와서는 '엄마 금게 왔지?'라며 간식을 주고 달래는 방식은 '아동 분리불안'에서나 시도되는 것으로 반려견에게 시도하면 안 됩니다. 짖으면 불러들일 수 있고, 돌아오면 친밀감을 표현할 거란 생각으로 인해 매우 많이 짖고, 엄청나게 불안한 개로 성장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의인화'에 빠진 사람은 개를 괴롭히는 사람입니다. 개의 외모와 전용공간은 멋지게 꾸며 주지만, 속은 곪아 가는 것도 모르는 사람입니다. 개를 모르고 개를 행복하게 만들 수는 없습니다. 개를 사람으로 여기면서 개에게 무엇이 필요한지도 알 수 없습니다 아무리 사람을 대신해 누군가에게 위안을 주고 둘도 없는 존재가 되었을지라도 그냥 그 자체를 중요하게 여겨야지 구태여 사람으로 둔갑시키려 하면 안 됩니다. 그렇게 하면 할수록 누군가는 더 큰 행복감에 젖을 수 있겠지만, 개들은 점점 더 불안정한 삶, 정신 자립조차 하지 못하는 삶을 살게 됩니다. 잠시도 떨어질 수 없고, 어디를 가도 불안해하며 다른 개들을 엄청나게 두려워하는 삶을 살게 될 확률이 높아집니다. 개들이 '짖음 지옥'에서 살아가는 원인도 지나친 의인화의 영향입니다."
저자는 반려견이 강박행동을 나타내고 있다면, 두 가지를 되짚어 봐야 한다고 말한다. 하나는 외부가 아닌 집 안엥서 장난감 던져 주기나 당기기 놀이를 자주 해 오지는 않았는지, 다른 하나는 사춘기 기간 동안 다른 개와 자주 접촉시키거나 산책길에서 다른 개의 마킹을 찾아다니는 걸 방치한 건 아닌지의 사항이다. 저자는 이 두 가지의 반복과 허용은 반려견의 정서를 불안정하게 만드는 가장 큰 요인이며, 개의 '평온'을 깨트려 불안, 초조한 일상을 이어 나가도록 만드는 원흉이라고 이야기한다. 뿐만 아니라 저자는 실내생활을 하는 개들에게서는 자기 신체에 가하는 정서불안 행동이 쉽게 나타난다고 말한다. 저자는 정서불안에 의해 앞발을 자주 핥는 행동이나 귀를 자주 긁는 행동, 발톱을 씹는 행동, 몸의 털을 끊는 행동, 꼬리나 허벅지를 공격하는 행동 등 여러 가지로 나타날 수 있는데, 이런 스트레스 반응은 반려 가족이 근처에 있을 때 심하게 나타난다고 이야기한다.
"강아지를 쉬게 해 줘야 합니다. 아예 만지거나 놀아 주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부추기려 하지 말라는 뜻입니다. 강아지들은 가만히 두면 그리 오래 장난치지 않습니다. 하루의 대부분을 잠을 자야 할 강아지를 깨우고 부르고 만지고 안아 주고 장난치기를 통해 쉬기보다 많이 움직이도록 조장하고 있습니다. 잠을 자야 할 시간에 사람을 쫓아다니고 장난감을 물어 흔들고 있다면, 그 강아지의 정신이 안정적으로 성장할 가능성은 매우 낮습니다."
저자는 집을 지키려는 짖음과 산책길에서 다른 존재들에 대한 짖음, 가족이 모두 외출하는 걸 막으려는 '짖음형 분리불안'은 모두 개의 책임감에 의한 행동이라고 말한다. 가족 모두가 반려견에게 맞춰 줘 온 가정이라면 분리불안을 피하기는 어렵다. 저자는 '맞춰 준다'는 말은 인간의 관점에서는 배려하는 것이지만, 개의 관점에서는 '추종'이 된다고 이야기한다. 가만히 있는 반려견에게 추종하는 듯한 행동을 지속해 왔다면, 집 안에서의 모든 주도권은 당연히 반려견에게 있는 것이고, 산책을 하면서도 모든 걸 맞춰 왔다면, 집 밖에서의주도권도 반려견에게 있다.
저자는 인간과 무리 맺은 반려견들이 필사적으로 집을 방어하려 드는 것은 피할 수 없는 구조 안에서 배수진을 친 상태로 방어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집은 은신처이면서 큰 굴과 같다. 저자는 콘크리트 벽이나 담장으로 둘러싸인 구조는 더 이상 물러설 곳 없는 최후의 방어선이기 때문에 필사적으로 사수하려 애쓴다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사람들은 개들이 다른 개를 만나는 걸 좋아하 것이라 착각하지만, 1순위 경쟁자인 다른 개를 자주 마주치게 되면 자신이 위치해 있는 공간이 다른 개들의 세력권이라 여기게 되어 그 공간에 머무르는 걸 무서워하게 된다고 말한다. 저자는 산책 나온 모든 개들이 동일한 생각을 함으로써 서로가 서로를 의식하게 되어 불안정한 상태를 보이게 되는데, 걷지 않으려 하거나 지나치게 급하게 걸으려 하거나 다른 개의 마킹에 집착하는 행동들을 나타나게 된다고 이야기한다. 뿐만 아니라 저자는 집 밖의 환경을 불안하게 여기는 개들을 편안하게 산책시키기 위해서는 책임자의 역할을 명확히 드러내어, 책임자는 자기 무리의 영역을 걷든 남의 영역을 걷든 상관없이 매우 침착하고 의연해야 하며, 자신이 하지 않는 모든 행동을 반려견도 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한다.
"개들의 '마킹'은 긴장감의 표현입니다. 혼자서 하는 개인적인 활동이 아니라, 다른 개를 의식한 표현이기 때문에 그 표식을 확인한 개도 덩달아 긴장하게 되어 자신의 오줌으로 그 표식을 덮으려 애쓰게 됩니다. 반려견이 다른 개들과 자주 만나는 걸 좋아할 거란 생각은 개들의 생각과 정면으로 배치되지만, 이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반려인은 다른 개의 마킹을 확인하는 것이 좋은 활동일 거라 착각하여 더 많은 마킹을 확인하도록 돕습니다."
"여러분이 달리고 싶지 않은데 반려견이 달리려 하거나, 계속 걸어야 하는데 따라오지 않고 버티거나, 여러분은 다른 개의 마킹에 관심이 없는데 반려견이 그것을 확인하려 한다거나, 여러분이 길을 가다 정지했음에도 반려견이 어디론가 이동하려 하는 행동을 하지 않도록 제어해야 합니다. 자유를 박탈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분을 믿고 여러분을 의지하며 여러분이 불안하지 않으므로 반려견도 불안해하지 말도록 가르치는 방법은 여러분의 결정에 따르게 하는 것입니다."
저자는 개가 인간을 주도하기 시작하면 점점 더 많은 상황들에서 통제를 가하게 되지만, 인간이 개를 주도할 수 있다면, 개는 인간을 통제하지 않고 맞춰 주려 한다고 말한다. 저자는개의 잘못된 판단이 그들의 본성에서 온 것일지라도, 그 본성을 역이용해 인간과 수평관계로 살아가도록 만들어 줄 능력이 여러분 모두에게 있다고 이야기한다.
"개에게만 변화해야 부탁하고 윽박지르는 게 아니라, 개를 기르는 양육자 스스로 자신의 생각과 행동이 개에게 끼치는 영향을 미안해하고 자신의 생각과 행동을 되돌아봐야 합니다. 개를 바꾸겠다는 생각은 버리고 여러분 스스로를 바꾸겠다는 진지한 시도가 필요합니다."
"이 책의 주된 내용들은 개의 행동을 바꾸는 게 아닌, 양육자의 행동을 바꾸어야 하는 이유와 목적을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어린 존재의 모습으로 반려견을 대하지 말아야 하고, 반려견을 어린 존재로 여기지 말아야 하며, 어미가 했던 훈육을 지금이라고 시작해야 함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다른 걸 차치하고 여러분이 강아지를 대하는 태도만 느긋한 어른처럼 바꿔도 생각보다 길지 않은 시일 내에 반려견의 눈빛이 편안해지고, 경직된 몸이 자주 이완되는 걸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저자는 훈육이 필요한 어린 강아지와 고쳐야 할 행동문제가 있는 반려견을 가르치기 위해서는 예뻐하는 행동을 멈추거나 줄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예뻐하면 할수록 의지하고 모방할 존재가 없는 상태가 되어 반려견들의 심리는 불안정해지고 정신은 제대로 성장하지 못하게 된다. 저자는 사랑한다면 막무가내로 예뻐하기보다 안정적인 범위 내에서 주고받음을 시도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반려견들에게 집을 떠나는 모든 행위는 탐색활동이라고 말한다. 그러므로, 저자는 반려견과 집을 나설 때 명심해야 하 것은 개들의 머릿속에 '놀러 가는 것'이란 개념을 없다는 점이라고 이야기한다. 산책은 바람 쐬러 가는 게 아닌, 탐색을 나가는 것이다. 그러니 탐색을 나가는 반려견에게 흥분된 모습을 보이지 말아야 한다. 뿐만 아니라 저자는 반려가족이 집 외부 공간에서의 주도권을 확보하는 일은 반려견이 외부 공간에서의 배타성을 높이지 않도록 만드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한다.
"탐색에서의 주도행위는 다음의 다섯 가지 행동으로 나타납니다. 반려 가족 모두는 다섯 가지 상황에서 반려견의 자의적 행위를 막음으로써 주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첫 번째 행동은 집을 나설 때 반려견이 가족보다 먼저 문을 나서려는 행동입니다. 두 번째 행동은 리드줄을 잡은 가족이 어딘가에 정지했을 때 반려견은 계속 움직이고 있는 행동입니다. 세 번째 행동은 길을 걸으면서 지속적으로 끌어당기는 행동이고, 네 번째 행동은 조급하게 다른 개의 마킹을 찾아 헤매는 행동이며, 다섯 번째 행동은 지나가는 개나 사람, 고양이, 새 등에 대해 경계행동을 보이는 것입니다."
<무엇이 개를 힘들게 하는가>에서 개들의 정신을 건강하게 만들고 근심, 걱정 없이 살아가도록 도와주는 일은 우리가 개들을 친구로 삼아 온 오랜 역사의 결실을 맺는 일이라고 말하는 저자 권기진의 글이 깊은 여운을 전한다.
이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