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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생각 - 아이디어 소설
이헌영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17년 9월
평점 :
품절
대한민국의 모든 사회적 문제의 원인인 '경제양극화'를 해결하는 아이디어 소설 <한 생각>은 허장훈 의원에게 온 '비밀 편지'의 내용으로부터 시작되어 흥미롭다.
허장훈 의원에게 '비밀 편지'를 보낸 이는 정관영이었다. 정관영은 오랜 고심 끝에 어느 날 문득 떠오른 하나의 생각이라는 뜻과 한나라의 삶의 형태를 확 바꿀 수 있는 큰 생각이라는 뜻으로 '한 생각'이라고 이름 붙였다. 정관영은 정치를 하면서 국민 모두를 답답하게 했던 여러 정치적인 문제들을 시원하게 해결할 수 있는 아이디어로, 자연스럽게 '한 생각 2'라고 이름 붙였다.
이 책에서 정관영은 허장훈 의원에게 부유층과 중산층만 있고 빈곤층은 없는 나라를 만드는 아이디어가 [한 생각]이라고 말한다. 정관영은 세계 어느 나라도 해결하지못한 경제양극화를 해결내므로써 국가적인 위상이 높아지고 범죄가 많이 줄거들게 되며, 특히 생계형 범죄가 획기적으로 줄어들고, 일자리가 늘어남으로써 자연스럽게 임금이 인상되는 선순환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먼저 [한 생각]으로 지금 이 나라가 처한 사회적문제들을 나열해보겠습니다. 이 문제들은 의원님이 대통령이 되셔서 해결하셔야 할 문제들이기도 합니다.
1. 경제적 양극화가 너무 심하고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
2. 지역 간 계층 간 갈등이 심하다.
3. 출산율이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나라다.
4. 자살률이 전 세계에서 1위인데, 2위보다 두 배도 더 높다.
5. 국내 경기가 지금도 심각한 불황인데 앞으로는 더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6. 국민의 복지 욕구는 분출하고, 정부도 복지정책을 하고 싶지만 재원이 없다.
7. 중산층은 얇아지고 빈곤층은 늘어나고 있다.
8. 통일 비용을 생각하면 굳이 통일을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국민이 적지 않다.
그 외 교육불평등문제, 일자리문제, 국민연금 고갈문제 등
이 나라의 대부분의 문제들을 국가의 재정을 사용하지 않고 거의 확실하게 해결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한 생각] 입니다."
정관영은 [한 생각 2]로 영호남 지역 갈등의 심화, 온 국민을 두 패 세 패로 나누어 독하게 싸우게 하는 것, 터무니 없는 공약을 양산하여 유권자들의 판단을 흐리게 하는 것, 상대방을 깍아내리고 들추어서 만신창이가 되게 하고 고소 고발이 난무하는 것, 선거가 끝난 후에도 싸움은 지속되고 다음 선거, 그 다음 선거로 이어지로 그칠 날이 없는 것, 모든 국민이 모든 일에 불신하게 되고, 불신은 불신을 낳고, 그 원인은 선거에 있는 것, 국력을 싸움질로 낭비하는 것, 승차 측의 모든 역량은 정권연장에 우선하고 패자 측은 정권탈환에 역량을 집중하는 것에 관한 문제들을 해소하거나 획기적으로 감소시킬 수 있는 아이디어라고 말한다.
정관영은 [한 생각 2]는 국민들의 직접 참여 욕구도 충족시키고, 선거 자체를 축제가 되도록 결합시킨 선거방법이라고 이야기한다. 우선 국민 직접투표로 1명이 아닌 2명을 선출하고 그 2명을 놓고 7주에 걸쳐서 7번의 추첨쇼를 벌린다. 즉, 결선은 투표가 아닌 추첨으로 뽑는 것이다. 그러면 국민 직접투표로 1명이 아닌 2명을 선출하여 1명을 뽑을 때보다 싸울 일이 반의 반 이하로 줄어드는 것이다.
이 책에서 허장훈 의원이 대통령이 되어 [한 생각]이 실현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한 생각]이 현실로 실현된 후, 제일 먼저 변화를 보인 것은 자살률이었다. 하루 평균 43명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많은 때는 60명, 적을 때는 30명 정도였다. 두 번째 변화는 외국인 관광객, 그중에서도 유럽 관광객이 불어났다는 것이다. 국내 경기는 한동안 별 조짐이 보이지 않더니 1개월쯤 지나자 고가의 백화점보다는 재래시장, 거리상가, 일반상가, 마트, 아웃렛점부터 매출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거의 동시에 소형 전자제품, 소형 가구 등으로 시작해서 점점 범위가 넓어져 갔다. 6개월이 지나자, 전 분야로 퍼지면서 전년 대비 소비매출이 17% 늘어났다. 대통령은 이 상황을 빈곤층의 재산이 중산층을 거쳐서 부유층으로 옮겨가고 있는 현상으로 판단했다.
"드디어, 대통령 취임 1주년인 2월 15일 [한 생각]이 결실을 맺었다.(...) 이로써 40%의 빈곤층, 그들의 어깨를 짓눌렀던 빚에서 완전히 벗어나 꿈인지 생기인지 모를 만복감을 만끽할 수 있었다.
금융기관은 빈곤층이 안고 있던 대출금이 그동안 제대로 회수 되지 않는 악성 채무로 인하여 어려움을 겪고 있었는데, 모든 대출금이 일시에 상환됨으로 묵은 체증이 해결되었다.
이로써 대한민국의 재정 분포도는 1등위부터 59등위까지는 각각 1%의 가구들이지만, 60등위는 41%의 가구가 공동으로 자리함으로써 사실상의 극빈층이 없는 나라가 되었다.
이제 이 나라의 가장 가난한 가정의 재산은 3인 기준으로 빚 없는 8,463만 원이 되었다. 3인 기준으로 약 700만 가구, 즉 41% 가구 각각의 재산이 8,463만 원이다.
세계 어느 나라도 해내지 못한 자본주의 국가의 골치며 짐인 빈곤층을 구제해낸 것이다. 완전한 것은 아니다. 잠정적일 뿐이다. 시간이 지나면, 또 빈곤층이 생겨날 것이다.
그래서 [한 생각]은 3년마다 실행해야 한다고 한 것이다."
이 책에서 부유층 기부행위의 보답은 제일 번너 감형 석방으로 나타났다는 것이 눈길을 끌었다. 대통령은 기부권 거래를 지금의 기부권자 2.34%의 119만여 명 뿐만 아니라 기부권이 없는 부유층 상위 15%인 750만 명에게도 확대 적용하여 기부권에 프리미엄이 많이 붙게 할 복안을 준비해 두었다. 그것은 기부권의 효용성을 높여 다음 3년 후 시행 때는 부유층이 좀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하기 위함이며, 한편으로는 부유층이 돈을 많이 쓰게 하는 아이디어인 것이다.
"기부권의 종류는 10억 원, 1억 원, 1천만 원, 1백만 원, 1십만 원 등 5가지였다.
부유층의 죄목은 대부분 돈과 관계된 것들로 다양하지도 않고 상습적인 것은 드물었다. 우선 대상자는 형량의 반 이상을 채운자로서 판사의 판단으로 1일 노역의 품값을 남은 기일 수를 곱해 산정된 액수만큼 기부권을 정부에 반납하면 되었다."
<한 생각>은 경제양극화라는 사회적 문제를 통해 부유층과 중산층만 있고 빈곤층이 없는 나라를 만들어보자는 아이디어를 통한 정치소설로 흥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