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리스트를 위한 유토피아 플랜 - 우리가 바라는 세상을 현실에서 만드는 법
뤼트허르 브레흐만 지음, 안기순 옮김 / 김영사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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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리스트를 위한 유토피아 플랜>은 미래로 향하는 문을 열고, 아울러 정신으로 통하는 문을 활짝 열어젖히려 한다. 단순한 욕망은 단순한 유토피아를 낳는다. 유토피아는 해결책은 고사하고 미리 재단한 대답을 제공하지도 않지만, 옳은 질문을 던진다. 이 책의 저자인 세계적으로 떠오르는 유럽의 젊은 사상가 뤼트허르 브레흐만이 말하는 우리가 바라는 세상을 현실에서 만드는 방법에 관한 이야기가 눈길을 끈다. 


네덜란드에서 처음 출간된 <리얼리스트를 위한 유토피아 플랜>은 국가적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국제적으로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는 기본소득 운동을 촉발히켰다. 워싱턴 포스트, 가디언, 선데이 타임스 등에서 이 책을 특집 기사로 다루었고, BBC에서 방송되기도 했다.


"세상은 악순환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과거 어느 때보다 많은 청년이 정신과 진료를 받고, 경력 초기에 몸과 마음이 탈진하고, 항우울제를 상용한다. 사회는 실업과 불만, 우울증 같은 집단적 문제가 일어나는 것은 개인 탓이라고 거듭 비난한다. 성공이 선택이라면 실패도 선택이다. 일자리를 잃었는가? 더욱 열심히 일했어야 했다. 몸이 아픈가? 건강한 생활방식을 실천하지 않은 것이 분명하다. 불행한가? 약을 복용하라."


저자는 자본주의가 풍요의 땅으로 들어가는 문을 연 것은 확실하지만 자본주의만으로는 풍요의 땅을 유지할 수 없다고 말한다. 진정한 진보의 실마리는 잘 사는 것의 의미를 아는 지혜로서 어떤 지식 경제로도 획득할 수 없다. 유토피아는 '좋은 장소'와 '없는 장소'를 동시에 가리킨다. 우리의 유토피아는 작은 규모로 시작할 것이다. 세대를 내려오는 동안, 각성한 몽상가가 없었다면 인류는 여전히 가난하고 굶주리고 더러울 것이고, 두려움에 벌벌 떨고 어리석을 것이며, 질병에 시달리고 추할 것이다. 유토피아가 없다면 우리는 길을 잃고 어디로 가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한다. 이 책에서 '우리가 원해야 하는 것은 완성된 유토피아가 아니라, 상상과 희망이 살아 있고 꿈틀거리는 세상이다'라고 말한 영국 철학자 버트런드 러셀의 글귀가 인상적이다.


"정신의 방향을 미래에 맞춰야 한다. 인정사정없이 나쁜 소식을 전달하는 미디어와 여론 조사를 수단으로 삼아 자신의 불평을 쏟아내는 행동을 멈춰야 한다. 대안을 생각해내고 새 집단을 결성해야 한다. 한계가 있는 시대정신을 뛰어넘어 시민이 공통으로 믿는 이상주의를 인식해야 한다."


저자는 이제 기본소득의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기본소득 제공은 자본주의가 내내 추구했어야 했던 과업이라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바쁘게 생활하는 사람과 가난하게 생활하는 사람 사이에는 주요 차이가 있다고 말한다. 빈곤에서는 자유로울 수가 없다. 사람은 상대적으로 빈곤을 느낀다. 나라가 부유해지면 항상 불평등이 불행을 초래하기 마련이다.


저자는 현대 시장은 유용성, 질, 혁신에 관심이 없기는 마찬가지이고 오로지 이익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말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불평등은 문제를 악화시킬 뿐이다. 부가 상류층에 집중될수록 기업 변호사, 로비스트, 초단타 주식 거래자를 요구하는 수요는 더욱 커지기 마련이다. 결국 수요는 외부와 단절되어 형성되지 않고, 지속적인 협상의 산물로서 국가의 법과 제도, 뒤에서 조종하는 사람들에 의해 결정된다. 실제로 혁신하지 않아야 이익을 얻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저자는 똑똑한 인재 수천 명이 결국 파괴적인 영향을 미칠 뿐인 고도로 복잡한 금융 상품을 고안하느라 시간을 낭비하는 바람에 인류가 얼마나 많은 발전을 놓쳤을지 상상해보라고 이야기한다. 이들은 이미 존재하고 있는 부를 이리저리 옮기느라 힘쓰지 말고 부를 창출하느라 모든 재능을 쏟아 넣어야 했다.


"우리가 어느 때보다 부유해지고, 젖소가 더욱 많이 우유를 만들어내고, 로봇이 더욱 많은 제품을 생산하는 세상에서는 친구나 가족이나 지역사회를 위한 봉사, 과학, 예술, 스포츠, 그 밖에 삶을 가치 있게 만드는 활동에 시간을 쏟을 여지가 있다. (...) 우리가 끊임없이 강박적으로 일에 집착하면 불필요한 직업의 수는 계속 증가할 것이다. 선진국에서 지난 30년 동안 국민에게 단 한 푼도 벌어주지 않으면서 관리자의 수가 계속 늘어난 것이 그 예이다."


저자는 진정한 가치를 결정하는 주체는 시장이나 기술이 아니라 사회라고 말한다.


"다음 질문에 대답하려면 자신과 자신의 개인적 이상을 살펴봐야 한다. 우리는 무엇을 원하는가? 예를 들어 친구나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을 늘리고 싶은가? 자원 봉사 활동에 들이는 시간을 늘리고 싶은가? 아니면 예술 활동? 스포츠? 미래 교육은 고용 시장뿐 아니라 좀 더 근본적으로 삶에 대비하도록 자신을 준비시켜야 한다. 금융 부문을 제어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자라나는 경제학자들에게 철학과 윤리를 가르쳐야 한다. 인종, 차별, 사회경제적 집단을 아울러 결속을 더욱 강화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사회학을 가르쳐야 한다."


저자는 역사의 경로를 결정하는 요인은 기술 가체가 아니라고 말한다. 결국 인간의 운명을 어떻게 형성할지 결정하는 주체는 인간이기 때문이다. 사회가 부유해질수록 노동시장은 더욱 비효과적으로 번영을 분배할 것이다. 저자는 기술이 베푸는 축복을 누리고 싶다면 궁극적으로 재분배를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돈의 재분배(기본소득), 시간의 재분배(주당 근로시간의 단축), 과세의 재분배(노동이 아닌 자본에 부과하는 세금), 로봇의 재분배가 필요하다."


저자는 세계를 더욱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고 싶다면 이민에 관해 우유부단하게 행동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저자는 금융 부문을 정밀하게 조사하여 위기가 닥치자마자 휘청거리지 않도록 은행을 압박해 더욱 커다란 완충 기제를 구축하라고 말한다. 또한 저자는 환경미화원, 간호사, 교사의 임금을 대폭 인상하고, 상당히 많은 수의 로비스트, 변호사, 은행가들의 임금은 삭감해라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현 세대에서 가장 총명한 인재들이 시대가 요구하는 최대 난제, 예를 들어 기후변화, 불평등, 노령인구 등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진정한 혁신이라고 강조한다. 저자는 모두에게 기본소득을 제공해서 자기 삶을 스스로 개척할 수 있게 하라고 말한다. 


저자는 일의 개념에서 주당 근무시간을 줄이자는 주장은 주말을 길게 무기력하게 보내자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진정으로 중요한 일들에 좀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자는 뜻이라고 말한다. 세상을 바꾸고 싶다면 비현실적이고 비이성적이어야 하고, 불가능에 도전해야 한다는 저자의 말에 귀기울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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