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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의 이별
박동숙 지음 / 심플라이프 / 2017년 9월
평점 :
<어른의 이별>은 CBS음악FM <허윤희의 꿈과 음악 사이에> 작가 박동숙이 쓴 책이다. 저자는 수만 가지 사랑의 결을 경험했지만 여전히 '어른의 모습'으로 이별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안다고 말한다. 저자는 어떻게 사랑하고, 어떻게 이별할지 어쩌면 살아가는 내내 안고 갈 고민들을 이 책에 담았다.
"이 책이 누군가에게 그런 이야기가 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어느 날은 그만 용서하자는 말로,
또 어느 날은 우리 사랑도 제법 괜찮았다는 말로
속삭여줄 수 있기를.
무엇보다, 이제 그만 자신과 화해하기를,
두려워도 다시 사랑을 선택하자는 말을
들려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더 깊고 큰 사랑을 이야기할 수 있었다면 좋았겠지만
제가 아는 사랑은 여기까지입니다.
'산다'와 '쓴다'의 이어짐을 안다는 것,
'산다'와 '사랑한다'의 이어짐을 또 안다는 것이
위안이 되네요.
밖은 아직 길게 남앗고,
제게는 더 살고, 사랑하고, 써볼 힘이,
조금 더 남아 있습니다."
이 책은 1장 외로움을 그리움으로 오해하고, 2장 제대로 사랑한거야, 3장 나는 좀 더 울어야겠어, 4장 몹시 외로운 날의 다짐, 5장 슬프지 않아서 슬픈, 6장 너도 참 외로웠겠다의 6개의 목차로 구성되어 있다.
이 책에서 사랑과 이별, 삶의 고민을 담아낸 글귀들이 인상적이다. 사랑과 이별을 해 본 사람이라면 공감하며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이별'에 대해 '미래에 관해 이야기할 수 없게 되는 것. 오로지 과거 말곤 나눌 게 없게 되는 것.'이란 글이 인상적이다.
"이별이란 이런 것이구나.
미래에 관해 이야기할 수 없게 되는 것.
오로지 과거 말곤 나눌 게 없게 되는 것."
이 책에서 '창' 같은 사람이 아닌, '문' 같은 사람을 만나고 싶다는 글귀가 눈길을 끌었다. 사랑은 바라만 보는 것보다 함께 하는 것이기 때문이 아닐까?
"당신은 내게 '창' 같은 사람.
그런데 나는 이제 '문' 같은 사람을 만나고 싶어.
당신은 바라보기에 참 멋진 사람이었지만,
넘어가기는 힘든 사람.
마음이 원해서 손을 뻗어보고 움직여봐도,
어느 선 이상은 넘어갈 수 없었어.
당신은 창 같은 사람이었으니까.
나는이제 바라보며 감탄하는 것보다
문을 열고 들어가 풍경의 일부가 되고 싶어."
사랑 후에 아픈 이별이 찾아오면, 사랑했던 과거들을 후회하기도 한다. 이 책에서 사랑은 이뤄지지 않아도 괜찮은 거라는 글귀가 위로를 전해주고 성장의 기회를 마련해주는 것임을 알게 한다.
"생각해보니 사랑은
반드시 결실고 이어지지 않아도 괜찮은 거였어.
사랑은 우리를 통과해가면서,
우리를 웃게 하고, 울게 하고,
자라게 하는 것이니까.
다정한 기억과 울고 난 뒤의 맑은 눈을 남겨주는 것,
그러니 잃은 것은 아무것도 없을 거야."
실연을 했을 때 가장 위로가 되는 사람은 나와 똑같이 이별한 사람이라는 말에 공감했다. 상처로 고통받을 때 진정한 위로는 나와 같은 고통을 받고 있는 사람이 전해주는 한 마디 말이 아닐까?
"실연한 사람에게 가장 위로가 되는 사람이 누군지 알아?
잘 들어주는 사람이나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 아니야.
바로 나와 똑같이 이별한 사람이지.
특별한 대화 따윈 필요도 없어.
서로 눈만 바라봐도 큰 위로가 되거든.
'나처럼', '나 같은'이란 표현을 쓸 수 있는 것만으로
상처가 아무는 게 느껴져."
우리가 사랑을 시작하는 건 자기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라는 글귀가 눈길을 끈다. '연인이란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의 다른 이름'이라는 글은 우리가 중요한 삶의 순간들을 이야기하고 나누는 가장 친밀한 관계를 갖고 싶기 때문일 것이다.
"사람들은 결국 자기 이야길 하고 싶어서
사랑을 시작하는 게 아닐까.
'오늘 좀 힘들었어.'
'어렸을 때 많이 외로웠지.'
'나는 치즈버거가 제일 맛있더라.'
사소한 일상의 푸념, 아무에게나 쉽게 못하는 고백,
진짜 아무것도 아닌데
나한테만 중요한 이야기를 끝없이 주고받고 싶어서.
연인이란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의 다른 이름인지 몰라."
사랑과 이별. 달콤하고도 씁쓸한 단어가 조화를 이루어 관계가 시작되고 끝을 맺는다. 하지만 사랑이 끝나더라도 우리는 마냥 두러워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 책은 사랑과 이별에 대한 이야기를 읊조리듯 나누며 온기를 전해준다. 책 <어른의 이별>을 읽는동안 따뜻한 그림과 함께 사랑과 이별, 삶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