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읽는 시간 - 불필요한 생각에서 가벼워지는 연습
스즈키 도시아키 지음, 김정환 옮김 / 21세기북스 / 2016년 5월
평점 :
절판


아무리 자기계발서를 열심히 읽어도 어떤 책을 읽어도 인생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회사를 옮겨도, 결혼을 해도 인생의 스토리가 근본적으로 달라지는 일은 좀처럼 없다. 계속 실패를 해온 사람은 앞으로도 실패를 계속할 것이고, 소극적인 사람은 앞으로도 소극적일 것이다. 건강을 걱정하는 사람은 분명히 앞으로도 자신의 건강을 걱정할 것이다. 왜 그럴까? <나를 읽는 시간>의 저자 스즈키 도시아키는 우리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자기 인생의 '각본'을 써넣고 그 각본대로 살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자신의 각본을 고쳐 쓰지 않는다면 인생은 근본적으로 달라지지 않는다. 각본은 무수한 선입관으로 구성된다. 간단히 말하면 각본이란 선입관이다. 자기도 모르게 마음속에 고정된 어떤 생각이나 관념을 바꿔야 한다. 인생을 변화하는 열쇠는 이제까지 자신을 속박해온 '선입관'이라는 녀석과 헤어지는 것이다. 책 <나를 읽는 시간>에서는 지금까지 우리를 이끌어온 각본의 정체를 확인하고 그것을 새롭게 다시 쓰는 법을 이야기한다. 지금의 상황이나 관계에 불만족스럽고 불안함을 느끼고 있다면 먼저 자신을 지배하는 선입관이 무엇인지 이해하고 그것을 자신에게 불필요한 것으로 인지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 책은 1장 우리가 의지대로 살아간다고 믿는 것은 착각이다, 2장 우리가 어쩔 수 없는 운명이라고 믿는 것들, 3장 그 일이 언제나 당연한 것처럼 살아가지 말자, 4장 부정적인 생각에서 자유로워지는 연습, 5장 내 마음인데 왜 마음대로 안 될까, 6장 나를 지배하던 생각을 내 편으로 만드는 법이라는 6개의 목차로 구성되어 있다.


'인생 각본'이란 교류분석 이론으로 유명한 정신의학자 에릭 번이 제창한 '심리적 프로그램'을 의미한다. 사람은 다양한 체험을 통해 느낀 점을 바탕으로 '나는이런 인생을 살 거야'라는 인생 각본을 마음속에 그려 나간다. 그리고 그 각본에 따라 인생을 살아간다. 사람은 자신에 대해 어떤 생각이나 신념을 품으면 무의식중에 그것에 맞춰 행동하며, 결국 그것을 현실화하는 무서운 힘을 갖고 있다. 이것을 심리학에서는 '자기실현적 예언'이라고 부른다. 어린 시절에 생긴 선입관은 어른이 되어서도 좀처럼 없어지지 않는다. 그 결과 가령 '가까이 오지 마'라는 금지령을 받은 아이는 어른이 돼서도 주위 사람들과 소통하는 데 서툴러 항상 혼자 행동하게 된다.


우리의 인생 각본에 영향을 미치는 '드라이버'라는 것이 있다. 심리학자인 타이비 칼러는 어린아이를 어떤 행동으로 몰고 가는 메시지를 '드라이버'라고 이름 붙였다. 영어 drive에는 운전을 한다는 의미 외에 '몰고 간다', '몰아낸다'는 의미도 있다. 아이는 금지령과 마찬가지로 부모의 말과 행동에 의해 자신의 행동을 유도 받는다. 이것이 '드라이버'다. 드라이버에는 1) 완전해라, 2) 기쁘게 해라, 3) 노력해라, 4) 강해라, 5) 서둘러라 라는 다섯가지 유형이 있다. '나도 모르게 항상 그렇게 하고 만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됀지 불안하다'라는 행동 해턴이 있다면 그것은 드라이버의 영향일지도 모른다. 자신이 쓴 인생 각본을 알기 위해서는 자신 내면에 어떤 드라이버가 들어 있는지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 그 존재를 깨닫는 것이 우리 인생을 휘두르는 불필요한 생각이나 관념에서 벗어나기 위한 첫걸음이라고 할 수 있다.


선입관은 '끼고 있는지조차 깨닫지 못하는 색안경'과 같다. '본인은 자각하지 못한 채 합리적이지 않은 근거 또는 잘못된 근거를 전제로 삼아 판정, 확신하는 마음의 활동'이다. 선입관의 특징은 1) 너무나 자명한 이치이며 당연해서 그것이 있는 줄도 의식하지 못한다, 2) 자기도 깨닫지 못하는 사이에 그것을 전제로 삼아버린다, 3) 일말의 의심도 품지 않는다, 4) 다른 선택지가 있을 가능성에 대해서 조금도 생각하지 않는다, 5) 근거를 물을 필요성조차 느끼지 못한다 이다.


사람이 선입관이라는 심리를 갖는 이유는 선입관이 뇌의 부담을 줄이고 편하게 사는 데 기여하기 때문이다. 사람은 좀 더 효율적으로 살기 위해 불필요한 생각을 하지 않도록 선입관을 갖는다. 사람은 정보를 모아서 질서를 만들어냄으로써 불완전한 데이터에서 완전한 의미를 읽어내려는 습성을 지니고 있다. 이것은 자신의 마음속에 있는 필터를 거치며 진행된다. 자신의 입맛에 맞는 질서를 만들어냄으로써 자신이 수긍할 수 있는 완전한 '의미'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사람은 태어나서 자신이라는 존재가 있다고 믿으며 살고 있지만, '자신'이라는 존재조차 선입관의 작품에 지나지 않는다. 선입관의 세 가지 근거로는 1) 과학적, 객관적 데이터, 2) 지위나 직함, 3) 상식이나 체면이 있다.


애초에 인간의 성격은 사람이 마음속 깊은 곳에서 믿고 있는 '신념'이라는 것을 기반으로 이뤄진다. 자신이 '옳다고 믿는 것'이 신념이 된다. 우리가 '신념'이라고 믿는 것은 '1)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과 현실이 일치해야 한다, 2) 이 세상 모든 일에는 의미가 있다, 3) 주위 사람들도 자신과 같은 의식을 갖고 있다'라는 생각에서 탄생한다. 인터넷도 '상식'이나 '분위기'를 강화시키는 도구다. 언론의 마인드 컨트롤과 유사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어떤 의견에 대해 '비난'이 쏟아지면 그것이 다수파, 즉 '모두'의 의견이라고 믿고 자신의 판단 기준으로 삼아버린다. 따라서 여기에는 여론 유도의 위험성조차 있다. 또 익명성을 이용해 무책임한 개인 공격이나 과격한 의견을 '유희 삼아' 쓰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의견이 극단화될 위험성도 있다. 그런 것들이 정말로 '모두'의 의견인지, 자신의 판단이 그런 것들에 휩쓸리고 있지는 않은지 곰곰이 생각할 필요가 있다.


상식이나 세상의 평판, 혈액형이나 겉모습 등의 첫인상은 전부 선입관이다. 많은 사람에게 일생의 일대 이벤트인 연애나 결혼도 선입관을 통해 성립되는 부분이 크다. 나아가서는 경제도 선입관이다. 호황, 불황이라는 개념도 사람이 나중에 만들어낸 것이다. 호황이므로 많은 사람이 행복해질 수 있다, 불황이므로 많은 사람이 불행해진다는 것도 선입관일 뿐이다. 이와 같이 선입관은 세상과 인생 곳곳에 존재한다.


선입관을 형성하는 네 가지 외적 요인으로는 1) 가족, 2) 교육, 3) 회사, 직업, 4) 사회 상식이 있다.


선입관을 이해할 때 주용한 개념으로 '자동사고'라는 것이 있다. 심리학에서는 어떤 상황이나 사건에 조우했을 때 '왠지 그런 생각이 드는','자신도 모르게 이렇게 생각하는' 사고방식의 습관을 '자동사고'라고 부른다. 근거나 이유를 건너뛰고 결론에 도달하는 것을 말한다. 자동사고는 자신의 의식으로 통제하기가 매우 어렵다. 대부분의 경우 자동사고는 '지금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가?'라는 자기 나름의 생존 규칙과 깊은 관련이 있다. 그래서 여기에 바탕을 둔 결론이나 생각이 갑자기 마음속에 '번쩍' 하고 떠오르면 냉정하게 받아들이지 못한다. 조건반사처럼 생각할 틈도 없이 몸이 움직이고 만다. 게다가 자동사고를 따르면 쓸데없이 생각하지 않아도 되므로 편하기까지 하다. 자동사고의 또다른 특징은 어떤 상황에서 발동되느냐가 사람마다 다르며 떠오르는 생각도 제각각이라는 점이다.


자동사고에는 습관이라는 것이 있다. 항상 부정적인 말만 하는 사람도, 반대로 항상 긍정적인 사람도 자동사고에 따라 자연스럽게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1) 흑백 사고, 도 아니면 모 사고(완벽주의), 2) 과도한 일반화, 3) 네거티브 필터, 마이너스화 사고, 4) 결론의 비약(지나친 독심, 잘못된 예상), 5) 확대해석과 과소평가, 6) 감정적 추론, 7) ~해야 한다 사고, 8) 낙인찍기, 9) 자신과 관련짓기라는 아홉 가지 전형적인 인지적 왜곡 패턴을 소개한다. 이를 통해 자동사고의 습관이 없는지 점검해볼 수 있다.


자동사고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는 의식적으로 자신의 사고 방식과 사물을 바라보는 시각을 의심할 필요가 있다. 사고의 자동 조종을 수동 조종으로 전환해 조종 권한을 되찾는 것이다. 자동에서 수동으로 전환하는 스위치는 바로 인지이다. 인지는 사람이 사물을 파악하는 방식을 가리킨다. 인지 요법은 인지 방식을 바꾸는 심리 요법이다. 인지적 왜곡에 대처하는 아홉 가지 방법으로는 1) 흑백하고, 도 아니면 모 사고를 극복하기 위한 대책으로 수치화를 통해 회색 지대 찾아내기, 감점(-) 방식을 버리고 가점(+) 방식으로 바꾸기, 원그래프법, 2) 과도한 일반화를 극복하기 위한 대책으로 예외를 찾아내기, 3) 네거티브 필터, 마이너스화 사고를 극복하기 위한 대책으로 이익과 손해를 생각하지, 적응적 사고, 4) 결론의 비약을 극복하기 위한 대책으로 상대에게 직접 물어보기, 5) 확대평가와 과소평가를 극복하기 위한 대책으로 매사를 공평하고 객관적으로 바라보기, 6) 감정적 추론을 극복하기 위한 대책으로 다른 선택지나 가능성을 생각해보는 습관 들이기, 7) ~해야 한다 사고를 극복하기 위한 대책으로 자신을 해방시켜 다른 시각 얻기, 8) 낙인찍기를 극복하기 위한 대책으로 그 밖의 측변에 주목하려고 의식하기, 9) 자신과 관련짓기를 극복하기 위한 대책으로 자신의 변호하기, 선택지를 늘리기의 방법이 있다.


사람은 선입관에 푹 빠져 감정적이 돼버리면 자신밖에 보이지 않게 되는데, 발코니 사고법은 그럴 때 스스로 자신을 높은 곳에서 바라보는 방법이다. 집이나 아파트의 발코니에서 내려다보듯이 자신 또는 사물을 높은 시점에서 관찰한다. 객관적으로 자신을 되돌아보는 법이다.


인생을 대하는 가장 이상적인 자세는 '나도 OK, 너도 OK'다. 이 자세가 있으면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나든 전부 좋은 방향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인새을 긍정적으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자세를 수정하는 것이 피룡하다. 그리고 자세를 수정할 때는 '긍정적 스트로크'가 중요하다. 이상적인 것은 긍정적 스트로크를 통한 교류다. 상대를 인정하고 자신도 인정받는다. 상대를 칭찬하고 자신도 칭찬받는다. 이런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긍정적 스트로크가 충족되면 인생에 대한 자세는 '나도 OK, 너도 OK'에 가까워진다.


스트로크에는 원래 '쓰다듬다', 어루만지다'와 같은 의미가 들어있다. 심리학에서 스트로크는 이런 신체적인 의미와 함께 칭찬하거나 받아들이는 등 상대의 존재 또는 가치를 인정하는 심리적인 자극을 의미하기도 한다. 스트로크의 종류로는 1) 스킨십을 통한 스트로크, 2) 말을 통한 스트로크, 3) 태도를 통한 스트로크가 있다. 먼저 상대에게 긍정적 스트로크를 주고 타인에게 긍정적 스트로크를 요구한다. 긍정적 스트로크는 받지만 부정적 스트로크는 거부한다. 바람직한 것은 조건 없는 긍정적 스트로크다. 자네는 살아 있는 것 자체로 가치가 있어, 네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나는 행복해, 키가 작든 학력이 낮든 너를 좋아해와 같은 조건 없는 스트로크를 주고받으면 심리적으로 매우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 때문에 효과가 높다.


날마다 불안감이나 압박감에 짓눌려 사는 사람은 무슨 일을 하든 모든 것이 불안하게 느껴져 점점 부정적인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런 사람은 '좋은 일 노트'를 작성하는 것이 좋다. 문자 그대로 그날 있었던 '좋은 일'을 노트에 적을 뿐이지만, 이것은 부정적인 선입관을 긍정적인 선입관으로 바꾸는 방법이기도 하다. 좋은 일 노트에 반드시 써야 하는 세 가지 항목은 1) 그날 무엇을 했는지 적기, 2) 즐거움의 정도를 적기, 3) 반성할 점을 적기이다. 이런 순서로 적어가면 마지막에는 '하자'라는 긍정적인 의식이 된다. 이와 같이 '좋은 일 찾기'를 하면 자연스럽게 긍정적인 방향으로 의식이 향하게 된다.


성격을 바꾸는 네 가지 방법으로 1) 행동을 바꾸기, 2) '척'을 해보기, 3) 환경을 바꾸기 또는 환경을 넓히기, 4) 복장을 바꾸기가 있다.


'할 수 없어'라는 생각에는 항상 '하고 싶어'라는 마음이 숨어 있다. 사람들이 '할 수 있다/없다'는 선택지 가운데 '할 수 없다'를 즉시 선택해 제동을 거는 이유는 선입관이 '마음의 벽'을 만들어버렸기 때문이다. 이것을 심리학에서는 '멘탈 블록' 또는 '내제지'라고 부른다. 이 마음의 벽은 사람의 과거 경험에서 만들어진다. 마음의 벽을 만드는 주된 이유는 1) 방어, 2) 반항, 3) 달리 바라는 것 이 세 가지이다. 바꾸고 싶은 현실이 있을 때는 선입관의 정체를 깨닫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자신이 만들어낸 기준이라면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 변화를 막고 있는 것은 바로 자기 자신이다.


누구나 자신의 마음속에 있는 '어린아이 같은 부분'을 느낀 적이 있을 것이다. 심리학에서는 어른이 돼서도 어린 시절의 자신이 마음속에 남아 있다고 말한다. 그런 마음속에 있는 어린 자신을 '이너 차일드'라고 부른다. 어른이 되어 현실에 '어린 자신'이 존재하지 않아도 마음속에는 영원히 '어린 자신'이 존재한다. 이너 차일드는 그 자체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게다가 누구의 마음속에든 있는 존재다. 문제는 이너 차일드가 상처를 받았을 경우데 생긴다. 이너 차일드와 대화하는 방법으로 '빈 의자'라는 방법이 있다. 두 개의 의자를 준비하고 의자에 앉은 자신의 맞은편에 또 다른 의자를 놓고 그곳에 어린 시절의 자신이 앉아 있다고 상상한다. 그리고 일인이역의 독연을 하듯이 대화를 진행한다. 빈 의자는 대화를 통해 자기 나름의 해결책을 스스로 생각하고 깨닫는 방법ㅂ이다. 그러면 상처를 입었던 이너 차일드가 치유되어 과거의 자신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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