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 2015.6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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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6월호 '이달에 만난 사람' 코너에는 달 시화전 열어 소외계층 돕는 시인 권대웅님에 관한 글이 실려있어 인상적이다. 하늘 아래 달과 가장 가까운 동네에서 오랜 시간을 보낸 권 시인은 3년 전부터 달을 노래하고 있다. 2012년 어느 봄밤, 서울 상도동 산똑대기에 있는 집 앞마당에 앉아 담배를 피우다 문득 올려다본 보름달이 그를 향해 뭔가 속살거리는듯 했다고 말한다. 그는 2014년 4월 인사동 갤러리 시작에서 달동네 소외계층 후원 시화전을 열었고 동네 책방에서 열리는 시화전도 참여했다. 달 시화전이 동네 책방과 지역 주민이 상생, 연대하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하는 그의 소망이 이루어지길 바란다.


"그날 달한테서 두 가지 메시지를 받았어요. 첫 번째는 남은 생을 나누면서 살라는 것, 두 번째는 어두운 곳에서 힘들게 사는 이들의 마음을 달빛처럼 시로 밝혀주라는 것이었죠."

인상적인 촬영지를 찾아가는 기행 지면으로 '그곳에 가고 싶다' 코너에는 영화 <봄날은 간다> 촬영지가 소개되어 흥미롭다. 이 글을 읽고 강원 삼척 근덕면 일대를 여행하고 싶어졌다.

"여행지에 대한 첫인상은 꽤​ 믿을 만하다. 강원도 삼척의 경우엔 첫인상이 끝인상과 같았다. 버스에서 내려 처음 만난 참석은 투명하고 고요했다. 허진호 감독은 그래서 삼척을 선택했을 것이다. 사랑의 찬란함과 이별의 쓰라림을 배가시켜 보여주기 위하여. "시간은 늘 가고, 그 시간 속에서 모든 것들이 변한다. 서로 만나 좋아하고 사랑하고 헤어지고 잊혀졌다 다시 기억하고. 그 기억이 갖는 느낌을 굉장히 좋아한다." 그는 그 기억과 변화에 관한 관찰로서 영화 <봄날은 간다>를 만들었다.

가수 김광석의 영정을 보고 사진을 소재로 한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를 만들었던 그가 <봄날은 간다>를 시작하며 떠올린 건 아버지의 조촐한 회갑잔치에서 어머니가 불렀던 노랫소리였다. 실제로 영화에서 소리는 두 주인공을 연결하는 매개체다. 겨울의 차가운 파도 소리, 대나무 숲의 싱그러운 바람 소리, 눈 내리는 산사의 포근한 풍경 소리, 시냇물의 청량한 소리를 녹음하며 둘은 사랑에 빠진다. 그 기행에 귀 기울이다 보면 잊고 있던 소리가 되살아난다."


샘터 6월호에는 '세상을 뒤흔든 팝송'으로 밥딜런의 'The Times They Are A-Changing"이 소개되었다. 평소 음유 시인으로 불리는 밥 딜런을 좋아했기에 흥미로웠던 글이다. 이 곡은 밥 딜런이 1964년에 발표한 명곡으로 우리말로 번역하면 '시대가 변하고 있으니'라는 제목이다. 1960년대 미국 역사는 케네디 대토령이 암살당하고, 흑인 민권 운동이 불타오르고, 월남전에 반대하는 반전 캠페인이 거세게 일어났던 질풍노도의 시기였다.


"보통 앨비스 프레슬리를 로큰롤의 황제, 마이클 잭슨을 팝의 황제라고 부른다면 이번에 소개할 가수는 그런 화려한 별명보다는 음유 시인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리는 인물이다. 권위에 저항하고 새 시대의 물결을 예언했던 싱서송라이터이자 1960년대 청년 정신을 대변했던 반항아. 바로 밥 딜런이다."


" 'The Times They Are A-Changing'은 밥이 아일랜드와 스코틀랜드 민요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곡이다. 낡은 생각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각으로 세계를 바꾸어 보자는 메시지를 담았다. 밥 딜런의 전문 평론가인 미쉘 그레이는 "이 노래는 전형적인 저항 가요이며 침묵하는 대중에게 화두를 던져 그들로부터 반향을 일으키자는 목표를 지녔다"고 평가했다.

이 노래의 가사는 이렇게 끝난다. "지금 앞서 있는 자들이 훗날 꼴찌가 되리라(And the first one will later be last)." 마르코 복음서를 인용한 이 구절은 스티브 잡스가 가장 좋아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비록 지금은 뒤처져 있더라도 결코 용기를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 우리에겐 새로운 미래가 늘 열려 있으며, 그 미래를 품는 건 우리 몫이니까."


샘터 6월호 특집 기사로 '자기만의 방'에 관한 이야기가 인상적이다. '외양간에 꾸민 집필실, 나 홀로 동굴, 예순 살의 도서관, 애마 나의 안식처, 꿈을 그리는 작업실, 화장실에 의자를 두는 이유'라는 자기만의 방과 관련된 사연의 글에서 소중한 나만의 공간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아이들에게 철처히 혼자만의 방, 혼자만의 시간을 선물하고 싶었다는 홍성재님의 '나 홀로 동굴'에 관한 이야기가 돋보였다.


" '나 홀로 동굴'에서 느끼고 배웠던 경험은 내게 큰 깨달음을 주었습니다. 우리 사회는 암묵적으로 협력과 협동을 강요합니다. 학교에서, 직장에서, 가정에서도 개인보다 구성원을 생각하고 배려하라고 합니다. 하지만 자신을 오롯이 돌볼 수 있는 공간, 홀로 생각할 수 있는 여유 시간을 주지 않는 공동체는 불편하기 마련입니다. '나 홀로 동굴'을 통해 혼자만의 공간을 확보하도록 노력한 덕분에 자발적 협력의 즐거움을 깨달았던 경험은 꼭 아이들에게만 적용되는 건 아닐 듯합니다. 우리 주변의 더 많은 사람에게 홀로 있을 동굴을 선물하면 어떨까요?"


문화 살롱 신간 소개에는 도서 <마음의 힘>, <우리는 누구도 완벽하지 않다> <목수의 인문학> <제주에서 1년 살아보기> <스물아홉 장의 전당표>가 소개된다. 특히 강상중 교수의 저서 <마음의 힘>에 관한 이야기가 돋보인다.


"현대인의 마음은 왜 궁지에 몰렸는가. 저자는 원인을 세 가지로 분석했다. 첫번째는 세계화와 함께 가치관이 획일화되면서 대안 없는 시대가 되었다는 점. 두번째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연대가 약화되고 모든 문제를 개인 탓으로 돌리는 풍토가 만연했다는 점. 세 번째는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할지조차 알지 못하는 사람이 늘어났다는 점이다.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

조언은 명쾌하다. 정체된 듯한 삶이 갑갑하고 괴롭더라도 꿋꿋이 견디면 그 시간이 자양분이 될 거라고. 다른 사람의 말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만의 길을 걸으라고. 잘 안되면 몇 번이고 방향을 바꾸더라도 그 길 끝에서 수많은 선택의 가능성을 찾아내라고. 그것이 이 책에 담긴 문직한 메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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