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 2015.5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5년 4월
평점 :
품절


샘터 5월호에서는 '세월호가 할퀴고 간 삶의 갈피를 기록하다'라는 제목의 작가이자 르포문학 강사인 김순천님의 글이 인상적이다. 벌써 1년이 다 되어가는 '세월호 사건'의 가슴아픈 의미를 되새기를 글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세월호 참사로 미래의 음악가, 작가, 화가, 과학자들을 잃었습니다. 평범한 어머니, 아버지가 되어 우리나라를 새롭게 만들어 갈 많은 아이를 잃었습니다. 왜 그 아이들이 세상을 뜰 수밖에 없었는지 우리는 꼭 알아야 합니다. 인터뷰를 하면서 저도 많이 아팠습니다. 우느라 한 글자도 기록하지 못하고 돌아오는 날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꼭 알아야 하기에 기록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진실을 정면으로 바라볼 때야 삶의 비밀이 문을 연다는 걸 알기 때문입니다."


'아동 폭력 피해자를 위한 치유의 춤'이라는 무용동작심리치료 전문가 류분순님의 글을 통해 좌절과 아픔을 경험한 아이들을 치유하는 춤에 관한 이야기를 읽어볼 수 있었다. 살면서 한 번도 남에게 온전히 존중받아보지 못한 아이들은 손을 모아 서로 마주 보고 인사하며 상대방에 대한 공감을 표현하는 동작에서 펑펑 울기도 한다는 것이다. 무용동작심리치료로 공감과 소통을 느끼며 치유하는 아이들이 많이 늘어갔으면 좋겠다. 예술로 인간을 치유하는 장면들이 감동적이다.


"무용동작치료의 여러 단계를 거치며 아이들은 잃어버린 놀이성과 창의성을 발견하고 자발성을 회복한다. 또한 몸동작의 심리적인 역동성을통해 상황에 적응하는 방법을 배우고 세상을 경험한다. 상처받은 아이들에게 무용동작치료는 적절한 비언어적 공감과 소통을 이끌어낸다. 공감과 소통은 모든 의미 있는 인간관계의 근간이다. 누군가 나에게 공감할 떄 우리는 내면의 존재가 실재하는 느낌을 받게 된다. 공감이란 내가 모든 존재와 관계 맺고 있음을 아는 것이기 때문이다."


'손끝으로 만난 코끼리'라는 화가 엄정순님의 글이 감동적이다. 시각장애 학생들이 코끼리를 만지며 그들이 본 코끼리를 만드는 모습은 보이는 것 이면에 있는 본질에 다가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맹학교 중 한 곳씩 돌아가면서 코끼리 만지기 수업을 하고 수업이 끝난 뒤 만든 작품들을 7년째 계속하고 있다. 지금까지 6개 맹학교 100여 명의 학생이 코끼리를 만나고 그들이 본 코끼리를 만들었다. 그 결과는 이제껏 어디서도 본 적이 없는 코끼리의 모습이다. 그 작품에는 우리가 알고 있는 전형적인 코끼리의 형상이 없다. 그러나 동시에 너무나 코끼리답다. 코끼리가 없는 코끼리 작품이지만, 유치원생도 그것이 코끼리라는 것을 단번에 알아차린다. 코끼리는 본 적이 없는 아이들은 형태를 묘사하는 방식에서 자유로웠고, 몸으로 느낀 코끼리에 대한 기억이 먼저였다. 보이는 것 이면에 있는 본질에 다가가는 아이들의 작품을 본 미술 전문가들도 현대미술이 추구하는 조형성과 미학에 가깝다며 칭찬했다."


이밖에도 샘터 5월호에서는 2015 샘터상 시조부문, 동화부문, 생활수기부문, 샘물상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었다. 2015 샘터상의 작품을 읽고나니, 내년에는 나도 샘터상에 도전하여 좋은 결실을 맺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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