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 심청 - 사랑으로 죽다
방민호 지음 / 다산책방 / 2015년 1월
평점 :
절판


<연인 심청>은 효에 관한 이야기인 심청전을 사랑의 이야기로 확대시킨 소설이다. 이 책은 평론가이자 시인으로 활동 중인 서울대 국문과 방민호 교수의 첫 장편소설이다. 작가는 눈에 보이지 않는 이야기, 있을 법하지 않는 이야기를 통해서 옛 사람들이 생각했던 것을 되돌아볼 수 있다고 우리는 조금 더 지혜로워질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책 앞부분에 등장하는 작가 이야기가 인상적이다.


"왜 사람은 세상에 나고, 사람은 또 세상을 떠나는가. 무엇 때문에 사람은 이 세상에 나서 춥고 배고프고 외롭게들 사는가. 왜 사람은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져야 하는가. 다들 행복하게 살고 싶어 하지만 그럴 수가 없다. 다들 이 지상에서 만복을 누리고 싶어 하지만 그렇지 못하다. 왜 그런가. 이 세상이 도대체 어떤 곳이라 그런가. 이 알 수 없는 일에 그 옛날 사람들이 우리들보다 더 깊은 지혜를 품고 있었다 하면 우리 현대인에 대한 모독이라도 될까. 밤하늘의 별을 바라본 적이 언제였나. 도시에선 그렇게 해봤자 별 수 없고 시골에선 그렇게 하고도 꿈들을 잃었다. 하늘을 잊고 꿈을 잃어서 우리들의 영혼은 이토록 메말라버렸는지도 모른다. 보이지 않는 것, 믿을 수 없는 것을 받아들이는 능력을 잃어서 우리는 이렇게 물질에 매여 사는지도 모른다. 거기에, 눈에 보이지 않는 이야기, 있을 법하지 않은 이야기들이 그득했다. 보다가 깨달았다. 그 이야기들에 잠시라도 다시 귀를 기울일 수 있다면, 그것으로 옛 사람들이 생각했던 것을 되돌아볼 수 있다면, 우리는 조금 더 지혜로워질지도 모른다고. 그리하여 그 이야기의 하나를 오랜 세월이 흐르는 사이에 흐려지고 잊힌 본 뜻을 살려 독자들 앞에 내놓는다. 잠시 이 슬픈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주시라."


눈이 보이지 않는 아버지 심학규는 스님을 만나 공양미 삼백석이 있으면 눈을 뜰 수 있다는 말을 듣게된다. 이 소설에서는 공양미 삼백석을 얻기 위해 인당수에 뛰어들어야 하는 심청의 안타까움, 사랑하는 이를 두고 저승으로 가야만 하는 절박함이 드러난다. 이 소설을 끝까지 읽고나면, 사랑이란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주어도 아깝지 않은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연인 심청>은 우리가 알고 있는 고전 심청전에서 사랑이라는 소재의 상상력을 더한 작품이라는 점이 독특했다. <연인 심청>은 고전과 상상력의 결합을 흥미롭게 읽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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